에스티마의 인터넷이야기

Thoughts on Internet

좋은 기업을 별점으로 고를 수 있게 해주는 글래스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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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말 미국의 유명한 테크블로거인 존 그루버가 인터넷사이트링크를 하나 소개하면서 “재미있는 일터 같다”(Sounds like a fun place to work)는 코맨트를 달았다. 삼성 산호세지사를 지칭해 비꼰 것이었다. 이 사이트에는 삼성의 경직된 기업문화를 불평하는 미국인 직원들의 글이 가득 올라와 있다. (참고 조선일보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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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직원들이 익명으로 자신이 다니는 회사에 대한 리뷰를 올릴 수 있는 사이트가 글래스도어(glassdoor.com)다. 미국에서 웬만큼 규모가 되는 회사라면 글래스도어에 이미 리뷰가 올라와있다고 생각해도 된다. 2007년 창업된 글래스도어에는 6백만개의 기업리뷰가 올라와 있으며 CEO지지도, 연봉정보, 채용인터뷰노하우 등이 공개되어 있다. 글래스도어는 기본적으로 취업정보사이트다. 하지만 잡코리아 같은 사이트처럼 단순히 회사측에서 제공한 구직정보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글래스도어의 모토는 기업에 대해 투명한 정보를 제공해 구직자가 자신에게 맞는 문화를 가진 회사를 골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책을 고를때는 아마존평점을, 영화를 보러갈때는 IMDB평점을, 식당을 갈때는 옐프(Yelp)를, 여행지에서 호텔을 고를때는 트립어드바이저(Tripadvisor)의 리뷰를 참고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 별점 한개차이에 따라 레스토랑이나 호텔의 매출이 왔다갔다 한다. 사람들이 이런 리뷰사이트를 이용해서 물건이나 서비스를 선택하는 것처럼 일하고 싶은 회사를 고를때 도 글래스도어를 이용하라는 것이 이 회사의 목표다. 가고 싶은 기업의 기존 사용자(그 회사직원)가 올린 5점만점의 리뷰평점을 보고 고르라는 것이다.

우리는 보통 이직을 고려하는 회사에 있는 선배나 후배, 친구들을 통해서 회사정보를 탐문한다. 내게 맞는 문화를 가진 회사인지 알아보고 들어가고 싶어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인이 없는 작은 회사의 경우에는 확인할 방법이 없어서 그냥 괜찮겠지하고 입사했다가 회사가 자신과 맞지 않아서 금방 퇴사하는 경우가 있다. 글래스토어는 그런 시행착오를 줄여주는 회사다. 글래스도어에는 이런 리뷰가 있는 회사정보가 6백만개가 넘게 있기 때문이다.

글래스도어 모바일앱에서 찾아본 삼성, 애플, 구글. 각 기업의 별점과 직원리뷰를 찾아서 읽어볼 수 있다.

글래스도어 모바일앱에서 찾아본 삼성, 애플, 구글. 각 기업의 별점과 직원리뷰를 찾아서 읽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삼성, 구글, 애플이 있다고 하자. 이 회사에 다니는 직원은 글래스도어 사이트에 가입해서 자기가 다니는 회사에 대해서 리뷰를 쓰고 별점을 매길 수 있다. 실제 직원인지 여부는 회사 이메일주소로 인증을 해서 파악한다. 단순히 리뷰만 쓰는 것이 아니라 CEO에 대한 지지도, 연봉정보, 인터뷰할때 질문내역, 회사내부 사진 등도 올린다. 입사하고 싶은 회사의 정보를 원하는 입사지원자에게는 사막속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다.

회사입장에서는 글래스도어는 눈엣가시같은 존재일수도 있다. 익명으로 된 회사에 대한 비판이 여과없이 올라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글래스도어는 반대로 자기들은 회사의 평판을 올려서 훌륭한 인재들을 뽑을 수 있도록 해주는 발판역할을 해준다고 선전한다. 종업원들에게 잘해주는 좋은 문화를 가진 회사일수록 글래스도어를 통해서 자동적으로 홍보가 되고 좋은 인재들이 제발로 걸어올 것이기 때문이다. 리뷰관리도 철저히 한다. 모든 글을 기계가 아닌 사람이 엄격한 규칙에 따라 모니터링해서 문제가 될만한 내용은 사전에 차단한다. 실제로 업로드된 리뷰의 15~20%는 가이드라인에 맞지 않아 등록이 거절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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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글래스도어가 매년 발표하는 ‘가장 일하기 좋은 직장’(Best place to work)은 언론에도 크게 보도되면서 높은 홍보효과를 올리게 된다. 2014년 1위는 컨설팅회사인 베인앤컴퍼니, 2위는 트위터, 3위는 링크드인이 차지했다. 세 회사모두 평점은 4.6점이었다. 반면 삼성전자아메리카와 LG전자의 평점은 각각 2.7점, 3.2점이었다. 한국회사들은 수직적인 의사결정체계와 야근을 강요하는 문화에서 낮은 평가를 받고 있었다.

위 동영상은 기업들에게 글래스도어의 Company profile페이지를 잘 관리하라고 조언하는 홍보비디오다. 미국의 호텔들이 고객수를 늘리기 위해서 Tripadvisor의 자사호텔페이지를 잘 관리하는 것처럼 기업들도 그렇게 하라는 것이다.

투명한 회사정보를 제공해서 구직자에게 선택권을 준다는 측면에서 글래스도어의 존재는 바람직하다. 기업입장에서 좋은 문화를 만들어 좋은 평판을 확보해야 훌륭한 인재를 끌어들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지금까지 약 450억원의 투자를 받고 급성장중이다. 글래스도어는 미국직장인의 이력서기반 커뮤니티인 링크드인(Linkedin)과는 또 다른 가치를 만들어낸 취업정보사이트라는 점이 독특하다. (참고포스팅 : 최고의 글로벌 비즈니스 인명사전 링크드인)

책, 영화, 식당, 호텔 등 제품과 서비스에 주로 활용되던 인터넷사용자리뷰를 ‘회사’에까지 적용했다는 점에서 글래스도어는 취업정보업계에서 새로운 혁신을 이룩해냈다고 할만하다. 그리고 미국의 피드백문화는 거의 모든 분야에 적용된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이런 서비스가 한국에도 등장할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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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인에 기고한 칼럼내용을 보완했습니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4월 21일 at 7:14 오후

보스턴의 병원에 정식 도입된 구글글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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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보스턴글로브의 보도에 따르면 보스턴의 베스이스라엘병원이 응급실(ER)에 구글글래스를 정식으로 채용했다. (베스이스라엘병원은 하버드의대부속병원이다.) 이 병원의 응급실의사들은 환자를 진찰하기 전에 구글글래스로 바로 환자의 정보를 띄워서 확인한다고 하는데 그 방법은 바로 위에 보이는 사진처럼 각 병실에 붙어있는 QR코드로 바로 환자기록을 불러내서 확인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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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Life as a Healthcare CIO 블로그.

보스턴로컬방송 보도

보스턴로컬방송 보도. 위 사진을 클릭하면 TV뉴스 동영상으로 이동.

좀 신기한 뉴스라 정보를 좀더 찾아봤다. 위는 CBS 보스턴의 로컬TV뉴스 보도. QR코드 등을 활용해 의료정보를 신속하게 확인하는 소프트웨어는 샌프란시스코의 Wearable Intelligence라는 스타트업이 개발했다고 나와있다. 찾아보니 이 회사는 “Wearable Intelligence in Healthcare”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유튜브에 아래와 같이 공개했다. 응급환자를 대하는데 있어 구급요원과 의사들이 어떻게 구글글래스를 잘 활용하는지를 보여주는 내용이다. 아주 잘 만들어져 있다. 관심있는 분들은 필견이다.

이 동영상을 보니 가까운 병원에서 구글글래스를 낀 의사들을 만날 날이 그다지 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4월 14일 at 5:04 오후

한국인과 창의력 키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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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미래창조과학부 주최로 열린 창조경제글로벌포럼에 다녀왔다. 기조연설에 <프리>, <롱테일경제학> 등의 저서로 유명한 혁신전도사 크리스 앤더슨이 나왔다. 그는 창조경제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일반대중들이 인터넷을 통해 아이디어를 공유해 창조적인 제품을 만들어내는 개방적 혁신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리고 일반인들이 참여해서 낸 아이디어로 독특한 드론(무인비행기)을 만들고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는 오픈소스 하드웨어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DIY드론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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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이 끝나고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그런데 그가 창의적인 혁신을 위해 필요하다고 역설한 글로벌한 개방형 지식플랫폼에 실제로는 한국인들의 참여가 떨어지는데 그 이유를 아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그러자 앤더슨은 아주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 글로벌한 개방형 혁신커뮤니티에서 한국 사람들의 활동이나 기여도는 낮다. 왜 그런지 나도 궁금하다. 그래서 예전에 한국에 왔을 때 누군가에게 물어본 일이 있다. 그랬더니 ‘한국 사람들은 일하느라 매우 바쁘다. 보통은 늦게까지 일하느라 시간도 없고 지쳐서 취미생활을 즐길 여유도 없다’는 대답을 들었다. 아마도 그게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그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느꼈다. 한국인이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기여가 적은 것은 아마도 영어장벽 때문에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와 비슷한 영어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공헌도는 훨씬 높은 이웃나라 일본을 보면 꼭 그것이 이유는 아닌 것 같다. 앤더슨의 말처럼 한국인은 너무 여유없이 바쁘게 살아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미국에 살면서 관찰해보니 미국인들에게는 여유로운 ‘저녁’과 ‘주말’이 있었다. 실리콘밸리의 엔지니어들은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취미생활을 즐기며 시간을 보낸다. 지인인 한 벤처기업의 사장은 차고에서 아들들과 모형비행기를 같이 만들어서 주말마다 비행기를 날리러 갔다. (참고 글 – 창조경제는 ‘저녁이 있는 삶’에서 시작된다:한국아버지와 실리콘밸리 아버지의 차이-머니투데이 유병률기자)

 반면 우리는 너무 바쁘다. 보스의 눈치를 보면서 야근을 밥 먹듯이 하는 대기업 직원들이 많다. 대기업에 다니는 지인은 “아침에 별 보고 출근에 나섰다가 매일 밤 야근으로 파김치가 돼서 늦게 귀가한다. 주말에는 잠만 자다가 영화 보기 등 여가생활도 밀린 일 하듯이 한다”며 “쌓이는 것도 없고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 것도 무리다”라고 괴로워한다.

 또 즐길 줄 모르는 문화도 창의력의 적이다. 앤더슨은 “창의력은 놀이(Play)에서 나온다. 3D 프린터를 가지고 놀다 보면 창의적인 제품이 나온다”고 말했다. 반면 우리는 무엇도 순수하게 즐기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책도 순수히 즐거움을 위해서 읽지 않는다. 남들이 읽는 베스트셀러를 경쟁하듯 읽는다. 베스트셀러 수위에는 자기계발서가 다수 포진해 있다. (참고글 : 즐거움을 위한 책 읽기-에스티마의 인터넷이야기)

얼마 전 보드게임을 만드는 회사 대표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그는 아이들을 위해 보드게임을 사는 엄마들이 반드시 물어보는 말이 있다고 했다. “이거 뭐에 좋아요?”라는 것이다. 그러면 그는 어쩔 수 없이 틀에 박힌 대답을 한다고 한다. “두뇌개발에 좋고요. 인지능력도 향상됩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일을 더 오래, 열심히 하자고 직원들을 독려하는 조직이 많다. 하지만 그것은 조직의 창의력을 죽이는 일이다. 그것보다는 정해진 시간 안에 집중해서 더 효율적으로 빨리 업무를 마칠 수 있도록 일을 하는 방법과 문화를 바꿔야 할 것이다. 그리고 여유로워진 남는 시간에 휴식도 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순수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자. ‘경쟁’이라는 강박관념을 버리고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평등하게 토론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자. 그러다 보면 창조경제가 자연스럽게 되지 않을까.

***

크리스 앤더슨이 준 깨달음(?)을 계기로 써본 한겨레 <임정욱의 생각의 단편>칼럼.

Written by estima7

2014년 3월 29일 at 1:55 오후

이스라엘의 스타트업이 강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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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스라엘에 다녀왔다. 이스라엘은 전세계적으로 ‘창업국가’(Startup Nation)로 잘 알려져 있다. 인구 800만의 아랍의 적으로 둘러싸인 소국에 인구 대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스타트업 기업들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 처음 이스라엘을 방문했던 나는 이곳의 분위기가 실리콘밸리와 아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만난 이스라엘 스타트업 사람들은 마치 실리콘밸리 사람들과 비슷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 같았다. 마치 실리콘밸리 사람들을 그대로 이스라엘에 옮겨놓은 것 같다고 할까. 이후 여러번 이스라엘을 여러번 방문했던 나는 항상 이 작은 나라에서 매력적인 스타트업이 쏟아져나오는 이유가 궁금했다. 이하는 내 나름대로 생각해본 이스라엘 스타트업이 강한 이유다.

텔아비브의 한 도서관내에 스타트업을 위해 만들어진 Co-working space공간.

텔아비브의 한 도서관내에 스타트업을 위해 만들어진 Co-working space공간.

첫번째는 이스라엘이 이민 국가라는 점이다. 이는 전세계에서 몰려온 이민자들이 현지 IT기업의 핵심 인재층을 채우고 있는 실리콘밸리와 비슷하다. 현 이스라엘 유대인 인구의 30%는 본인이 직접 이민온 1세대이며 나머지도 모두 이민 가정의 2세, 3세다. 특히 구소련 연방에서 이민온 러시아계 유대인들이 큰 인재풀이 됐다. 이들 중 주로 과학자나 엔지니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덕분에 많은 이스라엘 젊은이들은 학교에서 히브리어를 국어로 배우며 교육 받지만, 집에서는 영어나 러시아어, 스페인어 등 부모의 모국어를 사용해 다국어 능통자가 많다. 또 부모의 모국에 친척이 남아있거나, 이중 국적자로서 활발히 교류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이스라엘인들로 스타트업이 구성되면 저절로 글로벌 기업이 되는 것이다.

두번째는 좁은 국내 시장이다. 이스라엘의 인구는 2013년 기준으로 800만명 정도다이다. 서울 인구 만큼도 안된다. 그중에서 아랍계 인구를 빼고 나면 히브리어를 쓰는 유대 인구는 6백만 밖에 되지 않는다. 즉, 히브리어로 만든 제품이나 서비스가 팔리는 내수시장은 세계시장에 비하면 한 줌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이스라엘 기업은 아예 처음부터 글로벌시장을 겨냥하고 시작할 수 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차별화된 기술이나 비즈니스모델로 승부하는 경우가 많다. 큰 내수시장이 있다면 외국에서 성공한 모델을 모방해서 국내 시장을 겨냥해도 되겠지만 애초부터 미국이나 유럽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시장을 겨냥하다 보니 뛰어난 기술이나 제품이 없으면 안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최초의 인터넷 전화나 인터넷 메신저는 모두 이스라엘 스타트업이 처음 내놓은 것이다. 이스라엘 스타트업이 글로벌화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세번째는 전 국민의 높은 수준의 영어 실력과 글로벌한 비즈니스 감각이다. 이스라엘에 가보면 평범한 식당의 종업원이나 버스 운전사도 상당한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는 경우가 많아 깜짝 놀라게 된다. 영어가 공용어도 아니고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모든 교육이 히브리어로 이뤄지는데도 그렇다. 히브리어가 영어와 비슷해서 잘하는 것 아니냐고 질문하면 “히브리어는 오히려 아랍어와 비슷하며 영어와는 완전히 다르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그런데 왜 이렇게 영어를 잘할까.

Hasoffers.com 텔아비브지사에서 만난 아리. 그의 설명처럼 이스라엘TV는 웬만한 서구 프로그램을 다 더빙없이 자막으로 내보내고 있었다.

Hasoffers.com 텔아비브지사에서 만난 아리. 그의 설명처럼 이스라엘TV는 웬만한 서구 프로그램을 다 더빙없이 자막으로 내보내고 있었다.

해즈오퍼스(Has Offers)라는 미국스타트업의 텔아비브지사를 맡고 있는 아리 아트셜 씨는 미국에서 성장한 뒤 성인이 돼 이스라엘로 건너온 유대인이다. 그래서 히브리어보다 영어가 휠씬 편하다. 그는 이스라엘인들이 영어를 잘하는 것을 미국 프로그램을 더빙하지 않고 항상 자막을 달아서 방영하는 이스라엘 TV의 영향으로 해석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사인펠드’ 같은 미국의 인기 드라마를 어릴 때부터 원어로 즐기면서 자랐기 때문에 영어를 잘하는 것 같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스라엘 TV 방송을 살펴보니 아이들이 보는 애니메이션까지 자막으로 방영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그는 “많은 이스라엘 회사들이 글로벌 비즈니스를 위해 사내 문서나 이메일은 영어로 쓰는 경우가 많다”며 “그래서 나처럼 외국에서 온 사람들이 일하기가 아주 편하다”고 말했다.

구글이 스타트업에게 개방한 공간인 '캠퍼스 텔아비브'에서 만난 Zula의 CEO 데이빗.(왼쪽) 벌써 몇번의 창업을 경험한 이스라엘에서 잘 알려진 연쇄창업자라고.

구글이 스타트업에게 개방한 공간인 ‘캠퍼스 텔아비브’에서 만난 Zula의 CEO 데이빗.(왼쪽) 벌써 몇번의 창업을 경험한 이스라엘에서 잘 알려진 연쇄창업자라고.

네번째는 선순환이 이뤄지는 활발한 창업 생태계다. 1998년 세계 최초의 인터넷 메신저 ICQ를 개발한 이스라엘 스타트업 미라빌리스가 미국의 AOL에 2억8700만달러에 매각됐다. 그런데 돈을 번 창업자들은 이후 다른 스타트업에 투자하거나 재창업에 나서고 있다.
이런 ‘연쇄 창업자’들이 만든 이스라엘 스타트업들이 매년 미국의 글로벌 IT기업에 매각되거나 나스닥에 상장된다. 그렇게 백만장자, 억만장자가 쏟아져 나오고, 그들이 똑똑한 인재들을 모아 다시 기업을 만들어 성공시키면서 스타트업 커뮤니티에 돈도 모이고 인재도 모이게 된 것이다. 이런 선순환이 요즈마펀드 등 이스라엘 정부의 스타트업 진흥정책과 맞물려 돌아가면서 이스라엘은 그야말로 스타트업이 가득한 ‘창업 국가’가 됐다.

구글 텔아비브캠퍼스에서 만난 한 구글 직원은 “텔아비브에서 돌을 던지면 90%는 창업자에게 맞는다는 농담이 있다”며 “구글을 퇴사하는 직원들도 대기업으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거의 대부분 창업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고 말할 정도다.

이스라엘에서 만나 식사를 함께한 '창업국가'(Startup Nation)의 공저자 사울 싱어. 완벽한 영어를 구사해서 어디 출신이냐고 물어보니 미국에서 나서 자라서 대학까지 졸업하고 24살때 이스라엘로 이주했다고.

이스라엘에서 만나 식사를 함께한 ‘창업국가’(Startup Nation)의 공저자 사울 싱어. 완벽한 영어를 구사해서 어디 출신이냐고 물어보니 미국에서 나서 자라서 대학까지 졸업하고 24살때 이스라엘로 이주했다고.

다섯번째는 전세계의 끈끈한 유대인 네트워크의 힘이다. 내가 같이 일해 본 이스라엘인들은 내 예상보다 휠씬 긴밀하게 같은 유대인들끼리 연결되어 있었고, 수시로 서로를 돕고 소개해 주고 있었다. 종교와 전통, 애국심으로 묶인 전세계 유대인들의 동질감이 이스라엘 스타트업들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성공한 이스라엘 창업자들은 뉴욕과 실리콘밸리를 분주하게 오가며 현지의 유대인 네트워크를 통해 미국 지사를 설립하고 투자를 받는 것이 일종의 공식으로 되어 있었다. 또 IT 업계에서 성공한 미국의 유대계 미국인들도 분주하게 이스라엘을 드나들며 투자나 협력 대상을 찾는 경우가 많다.

텔아비브시내의 쇼핑몰에 가보니 젊은 군인들이 가득했다. 이스라엘에서는 남녀모두 3년간 의무복무를 해야한다.

텔아비브시내의 쇼핑몰에 가보니 젊은 군인들이 가득했다. 이스라엘에서는 남녀모두 3년간 의무복무를 해야한다.

여섯번째는 독특한 군대 경험이다. 이미 많이 알려져 있지만, 이스라엘 젊은이들은 남녀를 막론하고 3년간 의무 군 복무를 해야 한다. 대개는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군대를 간다. 군대에서 보낸 시간은 귀중한 인생의 낭비라고 생각하는 한국 사람들과 달리 이스라엘 사람들은 대부분 군대 경험에 대해서 긍정적이다. 어린 나이에 위기 대처 능력과 리더십을 배우며, 인간으로서 성숙해질 수 있는 기회였으며 좋은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시간이었다는 것이다. 특히 스타트업 창업의 아이디어를 군대 경험에서 얻었다는 얘기를 하는 사람이 많았다.

Umoove의 캠핀스키 CEO

Umoove의 캠핀스키 CEO

눈의 동공과 안면 움직임으로 스마트폰과 타블렛의 소프트웨어를 쓸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유무브(Umoove)라는 예루살렘스타트업의 이츠 켐핀스키 CEO는 “군대에 있을때 이런 첨단기술을 군사용으로 개발하는 것을 보고 민간에 적용해볼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런 친구들에게 군대에서 정확히 뭘했었냐고 물으면 “보안 상 말할 수 없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대개는 이스라엘 보안부대에 근무했던 경우다. 적에 비해 수적으로 열세인 군사력을 만회하기 위해서 이스라엘 군대(IDF)는 첨단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편이고 거기서 배울 기회가 많았다는 설명이다.

이스라엘의 스타트업환경에 대해 많은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 데이빗 노이. 영어문법교정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진저소프트웨어의 CMO다.

하지만 내가 이스라엘의 스타트업 사람들에게 느낀 가장 큰 강점은 따로 있었다. 위험을 수반하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들의 헝그리정신이었다.

영어 교정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진저소프트웨어의 마케팅 최고책임자 데이빗 노이 씨는 내게 “이스라엘인들은 기존의 틀을 부수고 바꿔보려는 습성이 있다”며 “그런 마음에서 그까짓 것 한번 해보지 뭐”라는 마음으로 새로운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고 이야기했다. 그런 이스라엘인들의 도전 의식이 젊은 인재들로 하여금 변호사나 의사가 되거나 대기업에 가기 보다 스타트업에 쏠리게 하는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대신 이스라엘인들은 스타트업을 크게 키우지를(Scale up) 못한다”고 말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트위터처럼 스타트업에서 시작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는 약하고 중간에 매각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스라엘에서는 거꾸로 삼성, LG, 현대 같은 글로벌 대기업이 있는 한국을 부러워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역시 모든 것을 다 갖추기는 쉽지 않은 법이다.

***

2014년 3월 8일자 조선일보 위클리비즈에 기고했던 내용입니다. 위에 진저소프트웨어의 데이빗 노이(애칭 두두)와 했던 이야기를 ‘보스와 부하가 평등하게 토론하는 이스라엘 조직문화’라는 글로 쓰기도 했습니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3월 22일 at 6:43 오후

On The Road-보통사람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전하는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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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이브닝뉴스에 스티브 하트먼이란 기자가 있다. 이 기자는 매주 금요일 뉴스 마지막에 On the Road라는 코너를 운영한다. 일종의 미담 코너인데 그는 여기서 가끔씩 감탄스러운 스토리를 전달한다.

출처: CBS뉴스 웹사이트

출처: CBS뉴스 웹사이트

특히 지난주에 Ohio boy pays it forward with found fortune라는 훌륭한 리포트를 접해서 소개한다. 주차장에서 주은 20불 지폐를 자신이 갖지 않고 식당에서 우연히 만난 군인에게 편지와 함께 전달한 8살 꼬마의 이야기다. 가슴 뭉클한 스토리이기도 하지만 스티브 하트먼의 스토리텔링 능력에도 매료되서 이 뉴스를 소개해보고 싶어졌다. 아래 내용을 참고해서 위 동영상을 꼭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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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살 꼬마 마일즈 에커트는 가족과 함께 식당에 들어갔다. 그는 신이 나있었다. 20불짜리 지폐를 방금 주차장에서 주웠기 때문이다.

Screen Shot 2014-03-08 at 8.07.03 PM

그런데 마일즈는 식당에서 군인을 발견했다. 위에 나오는 중령이다. 마일즈는 자신의 20불을 Pay it forward (다른 사람에게 받은 후의를 또 다른 사람에게 돌려준다는 뜻)하기로 했다. 마일즈는 아래와 같은 노트를 써서 20불과 함께 중령에게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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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 soldier – my dad was a soldier. He’s in heaven now. I found this 20 dollars in the parking lot when we got here. We like to pay it forward in my family. It’s your lucky day! Thank you for your service. Myles Eckert, a gold star kid.”
“군인아저씨, 우리 아빠는 군인이었습니다. 그는 지금 하늘나라에 있어요. 저는 지금 막 주차장에서 이 20불을 주웠습니다. 저는 이것을 Pay it forward하고 싶습니다. 오늘은 당신에게 있어서 행운의 날인 것 같습니다. 당신의 봉사에 감사드립니다. 마일즈 에커트. 골드스타키드.”

Screen Shot 2014-03-08 at 8.18.09 PM

마일즈는 원래는 그 돈으로 비디오게임을 사고 싶었지만 군인을 보자마자 돌아가신 자신의 아빠를 떠올렸다고 했다. 마일즈의 아빠는 그가 태어난지 5주만에 이라크에서 전사했다. 마일즈는 20불을 군인에게 주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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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즈는 아빠를 똑 닮았다. 마일즈는 집에 돌아와서 엄마에게 아빠가 묻혀있는 묘지로 데려다달라고 했다. 그리고 혼자서 아빠에게 가서 묘비를 껴안고 뭔가 이야기했다. 그날 자신의 선행을 아빠에게 자랑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 모습을 엄마가 멀리서 사진으로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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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들고 한번도 만나보지 못한, 하늘나라에 있는 군인 아빠를 떠올리며 우연히 만난 군인에게 20불을 정성스런 메모로 싸서 건낸 8살 꼬마. 그리고 아빠의 묘비를 껴안고 그 이야기를 속삭인 꼬마. 이 꼬마의 애틋한 마음을 생각하며 뭉클했다. 이 중령은 “이런 식으로 (꼬마에게) 고마움을 인정받은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나는 이후 이 노트를 매일매일 다시 보고 있습니다. It’s incredible being recognized in such a manner. I look at it (the note) every day”라고 말한다. 그는 이미 또 많은 20불을 기부했고 꼬마의 노트를 “A life-time direction”으로 여긴다고 했다. 그는 평생 이 노트를 잊지 못할 것이다.

Update : CBS이브닝뉴스는 지난 3월28일 위 리포트의 후속보도를 냈다. 이 9살소년은 미국인을 감동시킨 작은 히어로(본인은 전혀 원하지 않았던)가 됐다. 그리고 그가 기부한 20불은 크게 불어났다. 이 소년에게 성금이 답지했으며 이 가족은 이 성금을 전부 스노우볼익스프레스라는 전쟁에서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돕는 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 현재까지 모인 돈은 3억원쯤된다.

***

나는 3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압축해서 이처럼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전하는 스티브 하트먼의 스토리텔링능력에 감탄했다. 어찌보면 평범할 수 있는 미담도 끈기 있는 인터뷰를 통해 보통 사람들의 내면의 이야기를 끌어내며 또 그 내용을 호소력있는 원고, 나레이션으로 훌륭한 스토리로 거듭나게 만든다. 그가 어떻게 꼬마를 인터뷰하는지 보라.

위 동영상은 그가 어떻게 On the Road시리즈를 취재하고 3분리포트로 구성하는지에 대한 것이다. 미담제보는 주로 페이스북으로 받는다는 점이 흥미롭다. 자기가 직접 스토리를 쓰고 나레이션을 녹음하고 동영상을 편집하는 것 같다. 그야말로 취재부터 스토리, 편집까지 자신이 직접 통제하는 것이다. (물론 카메라맨과 프로듀서는 따로 있지만 말이다.) 방송국에 계신 분들은 많이 참고할 만한 내용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찾아보니 스티브 하트먼은 98년부터 방영한 “Everybody has a story”라는 뉴스시리즈로 유명해진 기자다. 이 시리즈는 매회 미국지도에 다트를 던져서 걸린 타운을 찾는다. 그리고 그 타운의 공중전화박스에 걸린 전화번호부에서 무작위로 선택한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연결되면 그 사람의 이야기를 취재해 전달하는 것이다. 그야말로 길에서 우연히 만나는 완전 보통 사람을 인터뷰해서 전국뉴스에 나가는 스토리로 만든다는 것인데 가능할까 싶다. 그런데 그는 이 시리즈를 123회나 이어갔다. 그래서 제목도 “모든 사람에게는 스토리가 있다”다.

예를 들어 위 스토리는 오레곤의 한 카우보이를 찍어서 찾아갔는데 그는 엄청나게 말수가 적은 사람이었다. 그런데 해병대원으로 걸프전쟁에 참전했던 그의 이력에서 스티브는 흥미로운 부분을 찾아냈다.

스티브 하트먼의 따뜻한 스토리는 세상은 아직도 아름다운 곳이라는 생각을 하게 해준다. 그의 리포트를 보다보면 미국인들이 개인주의적이라는 선입견을 버리게 된다. 그리고 어찌보면 우리보다도 더 정이 많은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정’은 꼭 한국인의 전유물이 아닌 것 같다.

마지막으로 On the Road 시리즈 몇 개를 소개한다. 영어공부삼아 시간날때 한두개 보면 좋다.

몸이 불편한 친구를 위해 그가 주인공이 되는 특별한 미식축구게임을 준비한 중학생들 이야기.

은퇴할 계획이 없는 미국에서 가장 나이많은 선생님 이야기. 100세! 선생으로서 일을 시작한 나이는 81세.

장애가 있는 고교 농구 팀매니저학생에게 잊지 못할 골 기회를 선사한 코치

루게릭병에 걸린 중년아저씨의 도넛배달트럭 훔치기. 그는 왜 도넛을 훔치고 싶었을까.

엄격한 고교 수학선생님의 전혀 다른 이면생활.

할머니의 보살핌을 받는 교도소 수감자들.

30여년전 자신이 청소부로 일하던 학교의 교장이 된 사람. (청소부였던 그를 격려해 공부하게 한 전임교장이 대단)

입양부모에게 계속 거절당해 돌아오는 꼬마를 두고 난처해하던 입양기관 직원.

홈리스들에게 무료로 머리를 깎아주는 82세 할아버지.

암환자들에게 커피선행을 하는 사람.

암으로 세상을 떠난 친구가 도와준 샷.

단 한번의 시민민원도 받지 않은 경찰관.

거위가 사랑하는 사람.

어려운 사람을 돕는 부동산업자.

Written by estima7

2014년 3월 8일 at 9:24 오후

“우리나라에서는 안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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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캐시 화면

스퀘어캐시 화면

지난해 미국에서 저녁에 맥주모임을 가진 일이 있다. 모임을 끝내고 계산을 위해 각자 20달러씩 달라고 했다. 그런데 몇분이 현금을 가져오지 않았다. 그러자 한 사람이 스마트폰을 꺼내서 내 이메일을 물어보더니 바로 1분 만에 돈을 보냈다는 것이다. 그러자 다른 사람들도 그 사람을 따라 바로 내게 이메일로 돈을 보내줬다. 상대방의 이메일 주소를 알고 은행 현금카드만 있으면 즉석에서 손쉽게 돈을 보내줄 수 있는 ‘스퀘어캐시’(Square Cash)라는 앱이었다. 나는 나중에 집에 돌아와서 단 몇번의 클릭으로 쉽게 이메일로 받은 돈을 은행에 집어넣을 수 있었다. 정말 신기한 서비스라며 나중에 사람들과 이야기했다. 그리고 누가 “한국에서도 될까?”라고 질문했다. 바로 나온 반응은 “우리나라에서 돈을 주고받으려면 액티브엑스(X)와 공인인증서 같은 것이 막고 있잖아. 우리나라에서는 안 될 거야”였다.

사진출처 Blog.lyft.com

사진출처 Blog.lyft.com

 샌프란시스코에 갔다가 핑크색 콧수염 장식을 단 차들을 만났다. 자동차 공유 서비스인 리프트(Lyft.com)에 가입한 차들이다. 자신의 차를 가지고 리프트 운전사로 등록해서 통과가 되면 원하는 시간에 마치 택시처럼 운행해서 돈을 벌 수 있는 서비스다. 고객은 리프트 앱으로 차를 불러서 이용하고 돈은 앱으로 내면 된다. 실제로 이용해 봤는데 쉽게 차를 잡고 택시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었다. 이 회사는 지금까지 900억 가까운 돈을 투자받아 미국 20여개 도시로 확장중이다. 캘리포니아주는 지난해 9월 기본안전규정과 보험규정만 제대로 따른다면 이런 승차 공유 서비스를 허용한다고 결정하기도 했다. 한 신문의 기자와 이 모델이 한국에서도 될까 하는 이야기를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안 될 겁니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걸릴 것이고 또 어떤 다른 규제 이슈가 튀어나올지 모르니까요. 규제만 없다면 될 텐데요.” 이렇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얼마 전 서울을 방문한 한 홍콩 투자자를 만났다. 한국 인터넷회사에 관심이 많다는 그는 이런 이야기를 했다. “한국 인터넷회사는 미국이나 다른 나라 인터넷회사에 비해서 저평가되어 있다. 나와 같은 해외투자자들이 한국 인터넷회사에 투자하는 데서 가장 망설여지는 것이 한국 정부의 규제다.” 그는 “한국 사람이 온라인쇼핑을 하는 것을 봤는데 아이디, 패스워드 넣고 신용카드번호, 주소 등을 매번 다시 입력하는 것을 봤다”며 “너무 복잡했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는 “당신도 알다시피 전세계 어디 가도 아이디, 패스워드 넣고 미리 입력해둔 카드번호 선택하고 보안번호만 입력하면 결제가 끝난다. 한국이 이제는 다른 어떤 나라도 쓰지 않는 액티브엑스까지 포함해서 이렇게 복잡하게 결제시스템을 만든 이유가 이해가 안 간다”고 물어봤다. 나는 뭐라고 답을 해야 할지 몰랐다.

알리페이와 텐페이 로고

알리페이와 텐페이 로고

 그는 이어서 “중국 정부가 인터넷산업을 규제할 것 같지? 아니다. 거의 통제가 없다. 콘텐츠 검열을 제외하고는 인터넷업계가 다 자유롭게 알아서 한다. 그래서 엄청나게 빠르게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자기는 중국에 가면 알리페이나 텐페이를 이용해 현금 없이 스마트폰으로 택시를 타고 물건을 구매한다는 것이다. 한국 인터넷회사들도 자기가 보기에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쓸데없는 규제 이슈에 발목을 잡혀서 제 실력 발휘도 못하고 글로벌 진출도 안 되는 것 같다는 설명이다.

 2007년 아이폰이 열어젖힌 스마트폰혁명이 이제는 모든 산업에 파괴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더는 낡은 규칙이 적용되지 않는 시대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많은 장애물이 남아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그 장애물이 우리의 상상력을 위축시킨다. 그리고 항상 “우리나라에서는 안 될 거야”라는 말을 하게 만든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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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3월4일자 한겨레신문 <임정욱의 생각의 단편>칼럼으로 기고한 글.  한국에서는 인터넷비즈니스를 하기에는 공인인증서, 액티브X, 본인확인제, 게임셧다운제 등 너무 규제가 많다는 생각을 평소하고 있었다. 그런데 몇주전 후배의 소개로 우연히 만나 이야기한 홍콩의 투자자의 이야기가 뇌리에 남아있어서 써봤다. 그 친구는 그나마 한국의 인터넷회사에 아직도 관심이 있으니까 그런 애정어린 걱정(?)을 해준 것 같다.

예전에 휴고 바라의 중국 인터넷마켓 이야기라는 포스팅에서 중국의 인터넷업계혁신이 얼마나 빠른지 전한바 있다. 이제는 그런 얘기가 곳곳에서 들린다. 한때는 한국의 인터넷회사를 벤치마킹하기에 열중했던 중국 인터넷회사들이 이제는 한국에는 매력있는 인터넷회사가 없다는 얘기를 공공연하게 한다고 한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인터넷망 속도만 빠른 ‘IT강국’ 허상에서 빨리 깨어나야 한다. 안그러면 멀지않아 혁신은 전혀 없고 인터넷망만 좋은 ‘IT약소국’이 될지도 모르겠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3월 6일 at 6:00 오후

큰 돈을 벌 수 있게 해주는 공유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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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ABC방송의 간판뉴스프로그램인 ABC월드뉴스를 보다가 “‘The Sharing Economy’ Can Make You Big Bucks”(공유경제가 큰 돈을 벌게 해준다)라는 꼭지를 보게 됐다. 재미있는 뉴스리포트이니 위의 동영상을 한번 꼭 보시길.

출처:ABC뉴스

출처:ABC뉴스

이것은 Real Money라는 미국의 가정이 돈을 절약할 수 있게 해주는 시리즈보도를 하는 코너의 일환으로 보도한 것 같은데 공유경제가 벌써 이렇게까지 미국인의 삶에 파고 들고 있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에어비앤비(Airbnb)뿐만이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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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DogVacay라는 서비스를 통해서 남의 개를 맡아주고 하루 35불씩 버는 강아지 애호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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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een Shot 2014-03-04 at 11.35.41 PM스핀리스터라는 자전거공유서비스로 중고 자전거를 빌려주고 한번에 30불씩 버는 청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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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에 홈페이지를 보니 샌프란시스코에는 이렇게 빌릴만한 자전거가 많다. 다음엔 정말 한번 빌려봐야겠다.

Screen Shot 2014-03-04 at 11.35.58 PM대체로 사용하지 않고 집에서 놀리는 자동차를 릴레이라이드닷컴을 통해 빌려주고 있는 부부가 나왔다. 차를 빌려가서 한달에 최고 1천불까지 내는 고객이 있다고 한다. 덕분에 자녀의 대학학자금을 쌓아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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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의 세컨드카는 놀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괜찮은 용돈을 벌 수 있겠다. 사고가 나도 이 회사의 보험으로 1백만불까지 커버해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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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경기가 있을때마다 경기장 근처에 사는 덕에 주차장을 비싼 값에 빌려주는 사람도 있다. “우리집에 주차하세요”(Parkatmyhouse.com)라는 서비스를 이용해서다.

Screen Shot 2014-03-05 at 7.19.41 AM오늘 테크니들뉴스를 보니 심지어 화장실나눔을 실현하는 화장실 공유경제 서비스 AirPnP라는 회사도 나왔다.

위 ABC뉴스보도에 부제목으로 붙인 “집에 숨어있는 현금(Hidden Cash at Home)“이란 문구가 공유경제모델의 장점을 그대로 설명하는 듯 싶다.

미국에서는 이제 공유경제가 완전히 대세로 진입하는 것 같은데 한국에서도 이 바람이 거세게 불어올 것 같다. 아직 공유경제서비스를 한번도 안써본 분들은 꼭 시도해보시길. 개인적으로는 에어비앤비의 팬이고 Lyft, Uber 등을 써본 편인데 더 나아가서 위에 나온 다양한 서비스를 한번 써보고 내 주위에 남들과 나눌만한 것이 없는지 봐야겠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3월 5일 at 8:1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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