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마의 인터넷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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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과 한국인의 비슷한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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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중앙일보의 나탈리포트먼 인터뷰를 트윗으로 소개했다. “유대인과 한국인은 비슷한 점이 많다고 느꼈다”는 포트먼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지난해말부터 유대인들(정확히는 이스라엘인들)과 긴밀하게 일하고 있는 나도 비슷하게 느끼고 있는 점이다.

●한국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는.

“한국에 한 번도 못 가봤다. 진짜 가보고 싶은데…. 내가 자란 환경엔 유대인과 한국인이 많았다. 내가 다닌 학교의 학생 중 절반이 한국계 미국인이었다. 유대인과 한국인은 비슷한 점이 많다고 느꼈다. 교육, 가정, 그리고 음식조차도 마치 내가 속해 있는 사회 같다고 할까. 내가 개인적으로 한국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에서 본 것들이다. 한때 LA의 한인타운 근처에도 살았다. 그래서 한국어로 된 노래방·식당 간판도 많이 봤다. 물론 내가 갖고 있는 이미지가 실제 한국 이미지와는 다를 것이다.”-중앙일보 나탈리포트먼인터뷰에서

이후 내 트윗에 대해 “유대인과 한국인이 어떤 점이 비슷한가요”고 질문을 해주신 분들이 계셨다. 공감하지 못하겠다는 분들도 계셨다. 물론 섣부른 일반화는 위험하다. 나로서도 일부 유대인을 접해보고 받은 느낌일수밖에 없는 것이니까. 그래도 생각난 김에 내가 왜 유대인과 한국인이 비슷한 점이 있다고 느끼는지를 짤막하게 정리해봤다.

일에 대한 열정

-일을 밤낮없이 한다. 회사일을 위해 가정을 희생하는 편이다. Work ethic(일에 대한 윤리)가 미국인, 유럽인과는 다르고 오히려 한국인과 비슷하다.

교육열이 대단하다

-내가 아는 친구들은 아직 아이들이 어리다. 하지만 보스턴에서 알게된 교수님들과 벤처기업CEO가 있는데 애들교육시키는 것이 한국인 버금간다. 아버지도 MIT교수고 자기도 MIT출신인 CEO분은 요즘엔 자기옛날 공부한 수준으로는 MIT를 절대로 못들어간다며 아이들에게 엄청 과외활동을 시켜야한다고 내게 이야기했다. 고교다니는 큰 아들은 여름방학에 남미로 조정경기 연수를 간다고 한다.

-얼마전 미국에서 중국엄마교육논란을 불러일으킨 에이미추아 예일대법대교수나 하버드법대 석지영교수의 남편이 모두 같은 대학원의 동료교수이며 유대인인 것도 우연이 아닐듯 싶다.

머리가 좋다

-물론 모두다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같이 일을 하면서 확실히 느꼈다. 일에 대한 빠른 이해력, 정확한 판단력, 순발력에 많이 감탄했다.

다혈질이고 직선적이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돌려서 물어보지 않는다. 툭 까놓고 물어본다. 직설적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같이 일하기 당황스러웠다. 성격도 급하고 강한 편이다. 결정을 빨리해야 직성이 풀린다. 이런 면에서 한국인과 비슷하다.

군대에 간다.(민방위훈련도 간다)

-2년인가 3년인가 모든 남녀가 군대에 다녀오는 징병제다. (물론 예외도 있다. Haredim이라는 종교인들은 군대에 가지 않는다) 예비군까지 소집된다.

좁은 사회다. 다 연결된다.

-이스라엘은 인구 7백만의 작은 나라다. “Everybody knows everybody”라는 말을 자주 한다. 누구든지 한두다리 건너면 다 연결된다고 한다. 한국도 마찬가지 아닌가?

작은 나라다.

-바다와 적국으로 둘러싸인 작은 나라다. 물론 면적면에서는 한국보다 이스라엘이 휠씬 작다.

IT회사가 많이 모여있는 지역의 한 골목 모습. 정신없이 빽빽하게 (약간은 무질서하게) 주차를 해놓은 모습이 마치 서울의 한 사무실밀집지대를 연상케 했다.

이런 이유로 이스라엘을 더 자세히 알게 되면서 뭔가 친밀감을 많이 느꼈다. 식사를 하러 같이 갔는데 밥 비슷한 것도 나오고 고추장 비슷한 소스도 나오고 해서 “음식조차 비슷한 면이 있네”하는 느낌까지 받기도 했다. 이스라엘에 있는 동안 매일같이 같이 밥먹어주고 손님대접에 신경을 쓰는 점이나 뭔가 급속히 건설붐이 일어나며 아파트빌딩이 우후죽순으로 올라가는 모습 등에서도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스라엘음식. 아랍음식의 짬뽕같은 것이라고 하는데 왼쪽에 보면 보리밥 같은 것도 있고 고추장같은 매운 소스도 있다. 그래서 의외로 먹는데 거부감이 없었다.

물론 다른 면도 많다. 유대교라는 종교에 사실상 종속된 정교일치의 국가라는 점. 세계에서 몰려든 다양한 유대민족으로 구성된 이민국가라는 점. 사방이 적국으로 둘러싸인 작은 나라라는 점 등…

라이코스의 새로운 모회사인 Ybrant Digital 이스라엘의 직원들 모습. 개인주의적인 미국인들과 달리 아주 가족적인 분위기다.

어쨌든 유대인은 전세계에 1천5백만정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스라엘보다 미국(6백여만명)에 더 많은 유대인이 있다. 남한인구 4천8백만명에 비교해도 사실 얼마 안되는 숫자다. 그런데도 그 존재감은 거의 1억인구에 버금간다. 이스라엘이라는 나라와 유대인에 대해서 조금 더 잘 알게 되니 미국과 중동의 미묘한 역학관계가 조금 더 잘 보이는 듯 싶다.

한국과 너무 먼 나라라고 생각하지 말고 이스라엘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물론 이스라엘인들도 한국인에 대해 무지에 가까울 정도로 모르기는 마찬가지다^^)

Update : 쓰고 나서 가장 중요한 사실 하나가 떠올랐다. 한국인과 유대인(이스라엘인)의 가장 큰 차이중 하나는 영어실력이다. 유대인들은 어찌 그리 영어를 잘하는지! 한국인들이 유대인만큼 영어를 잘한다면 정말 대단할텐데 하는 생각을 여러번 했다.

Update 2: 이 글을 쓰면서 아카데미시상식을 보고 있었는데 예상대로 블랙스완의 나탈리포트먼이 여우주연상을 수상. 축하! 중앙일보기사를 읽기 전에는 그녀가 유대인인지 몰랐다.

Written by estima7

2011년 2월 27일 at 10:00 오후

18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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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색다른 관점에서 이스라엘을 보신 것 같아 큰 도움이 됐습니다. 공부하러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와 있는데 이곳은 좀 시골 같아서 분위기가 다르거든요. 방문하셨던 텔아비브는 유럽과 근동국가의 교집합 같은 느낌이지만 예루살렘은 옛날 이스라엘을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써주신 포스팅 참고해서 저도 한 번 예루살렘 이야기 남겨봐야 겠네요.
    감사합니다. ^^

    konelius

    2011년 2월 27일 at 10:16 오후

    • 예루살렘도 이 친구들이 일정을 잡아줘서 그때 잘 구경했습니다. 텔아비브하고는 많이 다른 고대도시더군요.

      제 이야기가 색다른 관점이라니 뜻밖이네요ㅎㅎ 전 이스라엘을 아는 사람들은 다 그렇게 생각할 줄 알았는데… 이밖에도 하고 싶은 얘기가 많은데 시간이 없어서 나중에… 예루살렘에 대해 쓰시면 알려주세요.

      estima7

      2011년 2월 28일 at 6:14 오전

  2. 저희 비지니스 파트너도 중국&이스라엘 입니다.
    일단은 군대(??)라는 동질감이 있었고 머리가 좋다는 점입니다.

    대부분 영어 퍼펙 합니다–> 정말 부러움 점

    좋은 글 잘 읽고 있으며
    트위트를 통해 여러가지로 좋은 정보들 참조하고 있습니다.
    건강 하세요

    choisanghwan

    2011년 2월 27일 at 11:06 오후

    • 왜 영어를 잘 하느냐는 질문에 해외여행을 많이 하기 때문일거라는 말을 많이하더군요. 어쨌든 적국으로 둘러싸인 작은 나라이기 때문에 생존본능도 많이 작용할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참 영어못하는 사람도 더러 보긴 했습니다ㅎㅎ.

      estima7

      2011년 2월 28일 at 6:15 오전

  3. 유태인이야 워낙 유명한 민족이지만 최근 우연히 후지다 덴이 쓴 을 읽고 나서 이 민족에 대한 본격적인 호기심 발동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한국어 자료는 구하기 힘들더군요. 그래서 위키피디아와 구글에서 영어로 된 자료들을 구경했습니다. 그래도 뭔가 풀리지 않는 것이 있는 것 같아요 워낙 개방적이지 않은 속성이 있어서일까요. 에스티마님의 글을 보니 그래도 뭔가가 잡히는 느낌입니다. 기회되실 때에 주변에서 만났던 유태인 얘기도 더 써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마두리

    2011년 2월 27일 at 11:31 오후

    • 저는 유대인에 대해서 사실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어떻게 하다보니 이렇게 긴밀하게 일을 하게 됐네요. 참 복잡한 역사와 함께 모순도 함께 간직하고 있는 나라와 민족이라고 생각합니다. 잘 아시겠지만 부정적인 측면도 많지요. 보스턴이나 뉴욕에는 유대인인구가 특히 많은데… 나중에 기회되면 소식 전하겠습니다. 안그래도 내일도 그런 분을 한분 만나야해서…^^

      estima7

      2011년 2월 28일 at 6:18 오전

  4.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늘 좋은 글로 많은 것들을 전해 주심에 감사…

    박영우

    2011년 2월 28일 at 12:38 오전

  5. 교육에 관한한 한국엄마들 저리 가라죠.
    치맛바람도 마찬가지구요..^^

    isanghee

    2011년 2월 28일 at 3:47 오전

  6. 아..얼마전 해외에서 여행하다가 처음으로 이스라엘 여자분과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다른 외국인과는 다르게 대화가 잘 연결되고 친근함을 더 느꼈던것 같습니다. 말씀대로 정말 유창한 영어실력은 물론이구요. 군필이다보니 여자분과 군대 이야기도 한 특이한 경험이었습니다.(여자는2년 남자는3년이라 더라구요)

    Charles

    2011년 2월 28일 at 9:15 오전

    • 전 옛날에는 전혀 그들에게 관심이 없었고 대학원유학할때는 차갑다는 인상을 받은 일도 있었습니다. 다 사람마다 다르겠지요ㅎㅎ 그래서 섣부른 일반화는 좋지 않아요.^^

      estima7

      2011년 2월 28일 at 10:32 오후

  7. [...] 유대인과 한국인의 비슷한 점? 어제 중앙일보의 나탈리포트먼 인터뷰를 트윗으로 소개했다. “유대인과 한국인은 비슷한 [...] [...]

  8. American Jews와 이스라엘 국민과는 정말 우즈베키스탄의 고려인과 서울 사람들 보다도 더 큰 차이가 있는데, 잘못 혼동하신 것 같습니다. 유태인이라는 단어로 유태계 미국인과 이스라엘국민의 특징을 혼동하고 계십니다.

    아공

    2011년 3월 21일 at 2:43 오후

    • 안그래도 그렇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스라엘인과 미국의 유대인의 특징을 좀 혼동하고 있어요. 아까 저희 회사를 방문하신 분과도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그런 이야기를 좀 했습니다만… ^^ 제가 정확히 어떤 부분에서 크게 다른 것인지는 아직 파악하고 있지 못합니다. 아시면 좀 가르쳐주시겠습니까?

      안그래도 제가 두 그룹의 사람들과 계속 접촉하고 일을 하게 될 입장이기 때문에 이제 직접 조금씩 물어보고 차이점을 파악해볼려고 합니다. (무척 흥미로운 주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파악이 되고 생각이 정리되면 다시 포스팅을 하려고 합니다.

      estima7

      2011년 3월 21일 at 3:04 오후

  9. 유대인과 한국인들의 비슷한 공통점에 대해 많이 알아가네요. 전 예전부터 유대인을 알고는 있었지만 별 관심이 없었는 데 ‘나탈리 포트만’이라는 배우 때문에 유대인에 대해 서치해보다가 미국사회의 많은 부분을 움직이는 위대한 민족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IT업계에선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사 등등… 영화 쪽에선 파라마운트, 콜롬비아, WB 등등 이 유대인이 운영하는 기업이더군요. 우리가 쓰는 아이폰도 유대인이 만든 걸작이고…
    유대인, 한국인 모두 지구 만물의 영장인 호모 사피엔스 종의 위대한 두 민족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건희는 유대인과 싸우고 있다.)

    dandyishlim

    2012년 7월 7일 at 1:37 오후

  10. 선생님 글내용이 유익해서 잘 읽고있습니다 ^^
    근면 성실한 국민성과 교육열은 대한민국과 유대인이
    정말 비슷해보이네요

    Steve Kim

    2013년 1월 5일 at 4:2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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