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마의 인터넷이야기

Thoughts on Internet

9월 20th, 2011의 보관물

“Shut up, listen up.”

with 11 comments

오늘 내 커리어코치이자 멘토이신 이스라엘 아주머니 사라와 저녁을 같이 했다.

이 분은 30여년전 이스라엘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에 오신뒤 EMC 등 IT업계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은 뒤 은퇴, 지금은 컨설턴트로 이스라엘과 보스턴을 오가며 일하시는 분이다. 미국과 이스라엘 양쪽을 이해하는 이 분을 통해서 이스라엘과 미국의 기업문화에 대해 많이 배웠다.

오늘은 마침 지난번 내가 이스라엘출장때 겪은 경험을 이야기했다. 텔아비브에서 이스라엘본사 사람들과 함께 회의를 하는데 그렇게 격렬하게 논쟁을 하고 공격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처음봤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어떻게 교육을 받고 문화가 형성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모두가 Extrovert(아주 외향적인 사람)처럼 보이는 것 같다고 했다. 사실 그런 부분이 너무 지나쳐서 내향적인 성격인 나는 좀 불편하기도 했다. 서로 자기가 먼저 말하겠다고 나중엔 다같이 고함을 질러댈 정도였다. 워크숍이 끝나고 나니 오히려 우리 미국에서 온 멤버들에게 “왜 너희들은 그렇게 조용하냐. 좀 Speak up해라”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사라는 원래 이스라엘에서는 그렇게 교육을 받고 자라기 때문에 정말 사람들의 성향이 공격적인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자신도 이스라엘에 있을 때 그랬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는 조심스럽게 한마디했다.

“Extroverts can learn from being quiet, listen up and be strong leaders.“(공격적인 사람은 조용히 있으면서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그렇게 해서 좋은 리더가 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사실은 아래 글이 떠올라서 했던 말이다. “Shut up”이라는 말을 쓰기가 부담스러워서 돌려말한 것이었다.

Introverts can learn to step up, speak up and be strong leaders.

Extroverts can learn to shut up, listen up and be strong leaders.

그러자 사라가 문득 떠오른 것이 있다는 듯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해줬다. (아주 정확하지는 않지만 생각나는대로 옮긴다)

“내가 30여년전에 미국에 왔을때는 지금처럼 영어를 잘 하지 못했다. 그때는 이스라엘도 영어로 나오는 TV방송도 없던 시기였다. 이스라엘회사에 취직을 했는데 내가 맡은 일은 동부의 고객회사들을 담당하는 것이었다. 동부의 도시들을 출장다니며 기존 제품 구매고객들이 서비스계약까지 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제품가격의 20%해당하는 금액을 매년 서비스유지보수비용으로 내도록 계약을 따내는 것이었는데 쉬운 일이 아니었다. 빠듯한 예산을 운영하는 각 기업의 구매담당자들을 설득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 당시는 영어도 못하는데다 미국문화도 몰랐기 때문에 미팅을 하면서 그들이 하는 말의 절반도 못 알아들었다. 하지만 이스라엘에서 배운대로 공격적이고 논쟁을 좋아하는 내 강한 리더쉽성향은 살아있었다. 그들은 특별히 필요없을 것 같은 유지보수서비스를 매년 계약을 맺어 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주저했다. 어떻게 그들을 설득해야할까?

일년이 지난뒤 회사는 내게 동부뿐만이 아니라 중부, 서부까지 미국전체를 관할하도록 더 큰 역할을 맡겼다. 내가 세일즈매니저로서 성공적으로 일을 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그럼 내가 어떻게 했을까?

비결은 내가 구매담당자들의 이야기를 들어줬다는데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당시 내가 영어를 잘 못했기 때문에 (할수없이) 입을 닫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입을 닫고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기 위해 열심히 경청했다. 그런데 그들은 내가 우선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에 흡족해했고 결과적으로 매번 성공적인 딜을 해낼 수 있게 됐었다. 결국 “shut up, listen up”이 효과를 거둔 것이다.
그게 내가 미국에서 처음 배운 중요한 레슨이었다.”

Update : 방금 우리 재무팀장과 1대1 미팅을 하면서 문득 느낀 것인데 내가 미국에 와서 2년반동안 그럭저럭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도 결국 위 사라아주머니와 비슷한 이유가 아니었던가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영어가 짧고 미국비즈니스를 잘 몰랐기 때문에 어쨌든 열심히 듣고 이해하려는 태도를 견지했다. 그런 모습이 직원들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 것 아닌가 싶다. 물론 언제까지나 그렇게 하기에는 한계도 있지만.

Written by estima7

2011년 9월 20일 at 10:16 오후

팔로우

모든 새 글을 수신함으로 전달 받으세요.

다른 934명의 팔로워와 함께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