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마의 인터넷이야기

Thoughts on Internet

“나는 너의 보스니까 너는 내가 시키는대로 해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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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내의 누군가가 “나는 너의 보스니까 너는 내가 말하는대로 따라야해”라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 즉, “닥치고 내가 시키는 일이나 해”라는 것이다. 팀원이 자꾸 왜 그렇게 해야하냐고 물어대니까 짜증이 나서 그렇게 말한 듯 싶다.

가끔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정말 염려스럽다. 리더쉽의 기본을 모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부하들을 자신의 타이틀, 직함(Authority)으로 찍어누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정말 위험한 것이다. 나이브한 생각이다.

예전에 어떤 친구는 “내가 매니저가 되기만 한다면 그 일을 해낼 수 있다”라고 내게 주장하기도 했다. 승진시켜주면 일을 해낼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 자기가 공식적으로 매니저, 팀장이라는 직함과 권한이 없기 때문에 사람들을 움직일 수 없다고 믿는 것이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사실은 아니다. 이런 상사밑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일단 시킨 일은 하지만 대체로 그 이상은 안한다.

공식적인 직함은 없지만 조직내에서 항상 존경받고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있다. “Influence”가 있는 사람이다. 높은 지위에 올라가면 파워가 자동적으로 따라온다고 생각하면 위험하다. 실력과 솔선수범하는 태도 그리고 상대방을 감화(Inspire)시키는 능력으로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만들어야 한다. Earn Respect다. 그것이 영향력(Influence)을 낳는다. 이런 사람들이 팀의 리더가 되서 일을 하면 기대이상의 좋은 결과가 나온다. 팀원들이 리더를 신뢰하고 따르기 때문이다.

내가 자주 듣는 팟캐스트인 What Great Bosses Know에서 Jill Geisler가 영향력의 요소에 대해서 짧게 잘 정리해 놓았다. 소개하면,

  • Expertise; you have wisdom about the work. 자신의 업무에 관해서는 확실한 전문지식으로 무장되어 있어야한다.
  • A reputation for integrity; you live your values. 청렴하다는 평판이 있어야 한다. 바꿔말하면 솔선수범하는 사람이다. 자신에게 엄격해야 한다. 자기에게는 너그러우면서 부하들에게는 엄격함을 강조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중잣대는 안된다.
  • Empathy; you see the world through others’ eyes.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부하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배려할 줄 알아야한다.
  • Inspiration; your words and actions cause people to see positive possibilities. 말 한마디와 행동으로 다른 사람을 감화시킬 수 있는 사람이다.  “나도 저렇게 해야겠다”는 긍정적인 행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 좋겠다.

Jill은 언론사에서 일하는 매니저들에게 어떤 사람이 편집국에서 비공식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냐고 물었다고 한다. (Jill은 주로 언론사간부들을 교육시키는 일을 하는 방송국간부출신이다.) 그러자 일을 잘하고, 도덕적이고, 진실되며, 남들을 잘 도와주며, 매일 자진해서 일을 솔선수범하는 사람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I hear stories about journalists who are informal leaders in the newsroom — skilled at craft, ethical and honest, willing to coach, ready to step up and lead by example every day (and especially in critical moments).)

이것을 이해 못하면 아무리 조직에서 승진해도 팀으로서 정말 좋은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조직원들이 믿고 따라주질 않을테니까.

물론 직위를 통한 권위(Authority)도 중요하다. 비상시나,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할때는 이런 권위를 이용해 빨리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가 있다. 하지만 조직의 건강성을 위해서는 항상 타이틀보다는 ‘영향력’을 이용해 조직원들을 이끌어 가야 할 것 같다. “I’m the boss!”라고 외치는 것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는 못한다.

Written by estima7

2012년 2월 8일 at 5:26 오후

경영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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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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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최근에 비슷한 경험을 했는데, 시기에 적절하게 바로 적용하게 되었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2. 이렇게 너무 자주 좋은 글을 올려 주시니 매번 감사합니다.^^ 임사장님의 글을 읽다 보니 피터 드러커의 얘기가 생각 나는군요. “경영은 일을 올바르게 하는 것이지만 리더십은 옳은 일을 하는 것이다.” 직위에 부여된 물리적 권위로 수직적 리더십을 강요하는 기업 조직에서 위에 제시된 4가지 요소를 가진 조직원이 영향력을 발휘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marxtoday

    2012년 2월 8일 at 6:51 오후

    • 얼마전에 Effective Executive를 다시 읽고 반성, 반성했습니다… “What needs to be done?”, “What is right for the enterprise?”

      estima7

      2012년 2월 8일 at 9:20 오후

      • 늘 고민하고 실천하고 계시는 모습 보기 좋습니다. 피터 드러커의 사상에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많지만 리더십에 관한 그의 철학은 높이 사고 싶습니다. Effective Executive를 읽고 나서 기업조직 보다 오히려 행정조직에 더 부합한 얘기가 아닐까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marxtoday

        2012년 2월 9일 at 12:41 오전

  3. 사람이 아닌 계급이 일을 하는 경우를 많이 봐서 그런 것 같아요. 실무급이 아무리 애써도 진전이 없던게 전화 한통으로 처리된다거나 하는. 특히 군대가 심한데, 많은 한국인 남자가 가장 먼저 경험하는, 그래서 보고 배우고 평생을 가는게 군대라는게 슬픈 현실;;

    alex

    2012년 2월 8일 at 8:46 오후

    • 그러네요. 군대가 많은 영향을 끼쳤겠지요. 그런데 제가 이 글을 오늘 쓰게 된 계기는 한국사람 때문은 아닙니다.^^

      estima7

      2012년 2월 8일 at 9:04 오후

  4. 최근 제가 다는 회사에 적절하게 부합되는 글이네요.
    몇 명 다니지도 않는 회사에서 별다른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직위를 내세우는 상사로 인해서 회사 분위기가 점점 엉망이 되가고 있죠. 이 글을 보고 왜 회사가 안좋은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좀 더 선명하게 알 수 있을 것 같네요.
    저도 그런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공식적인 직함은 없지만 조직내에서 항상 존경받고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주의하고 노력해야겠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서강준 (@skjn_legon)

    2012년 2월 8일 at 10:08 오후

    • ㅎㅎ 그렇다고 꼭 공식적인 직함이 없을 필요는 없죠. 타이틀도 중요하죠. 하지만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권위가 아니라 영향력이라는 것을 항상 명심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항상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estima7

      2012년 2월 8일 at 10:18 오후

  5. 페북에 공유 좀 할게요..
    참 리더가 이런 거였지 라는 생각을 하게되네요..

    sungmo

    2012년 2월 8일 at 11:37 오후

  6. 부하+막내직원으로서 많이 공감하는 내용입니다.
    문제는 그런 상사를 변화시키는 방법이 무엇이냐? 인데 글 쓰신 바와 같이
    그 분들은 본인에게 관대하시기 때문에 문제가 없으며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시죠.
    쉽지 않은 문제인 것 같습니다. 글 잘 봤습니다.

    건범

    2012년 2월 9일 at 10:16 오전

    • 그런 상사는 그런 상사의 상사가 변화시키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그런 노력을 상사입장에서 해본 상황에서는 “정말 쉽지 않다”고 말씀드릴 수 밖에 없네요. 물론 제 능력이 안되서 그렇기도 했지만 결국 내보내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만약 그런 상사가 득세하는 분위기의 사내 문화가 만연해있고 본인의 밸류와 전혀 맞지 않다면 그 조직을 나오는 수 밖에는 방법이 없을 것 같습니다.

      estima7

      2012년 2월 21일 at 4:43 오후

  7. 제게 꼭 필요한 내용이었습니다. 아직 직원이 없는 1인 기업입니다. 직원 고용시 항상 가슴 속에 담고 행동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생각하는 꼴찌

    2012년 2월 9일 at 4:54 오후

  8. [...] 에스티마라는 필명으로 유명한 임정욱대표님의 블로그에서 좋은 글을 봤다. “나는 너의 보스니까 너는 내가 시키는대로 해야해“. [...]

  9. [...] “나는 너의 보스니까 너는 내가 시키는대로 해야해.” 라는 제목의 에스티마님 글이다. 글을 읽고 나니 얼마 전 다녀왔던 캐나다 출장에서 매니저와 나누었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그 때 이야기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

  10. 하지만 아이러니 한게
    조직이라는게 모든 사람이 저런 리더십을 갖추는 것도 조직이 좋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모양새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과연 조직 문화가 그런 리더가 성공할 수 있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모양새를 갖추고 있는가?가 아닐까요.

    lovegizmo

    2012년 2월 21일 at 5:17 오전

    • 위에 더 자세히 쓰지는 않았지만 저런 리더쉽을 가진 사람이 단순히 “인기를 쫓는 좋은 사람”은 아닐 거구요. 부하들에게 잘해주고 존경을 받지만 실력도 있고 중요한 순간에는 결단력도 있는 캐릭터가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조직문화가 뒷받침해줘야 저런 사람이 성장할 수 있겠죠.

      estima7

      2012년 2월 21일 at 4:4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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