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마의 인터넷이야기

Thoughts on Internet

7월 2013의 보관물

포스터로 가꿔나가는 기업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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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석촌호수 인근의 ‘우아한 형제‘ 사무실에 방문했다가 “포스터로 가꿔나가는 기업문화”에 대해서 잠시 생각해봤다.

실리콘밸리 회사들을 방문하다가 느낀 것인데 유난히 포스터가 사내에 많이 붙어있는 몇몇 회사들이 있었다. 기억나는 곳을 꼽자면 링크드인과 페이스북이다.

왼쪽은 타블렛버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링크드인 사내 포스터. 오른쪽은 사내 안드로이드유저의 숫자를 높이기 위해 독려하는 페이스북 사내 포스터.

왼쪽은 타블렛버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링크드인 사내 포스터. 오른쪽은 사내 안드로이드유저의 숫자를 높이기 위해 독려하는 페이스북 사내 포스터.

페이스북 내부에는 ‘아날로그랩’이라는 곳이 있는데 이곳은 디자이너들이 ‘웹디자인’을 하는 곳이 아니고 아날로그 디자인을 하는 곳이란다. 즉 사내에 메시지를 전파할 포스터 디자인, 로고디자인, 장식물 등을 만드는 곳이라고 한다. 인터넷회사라도 그만큼 눈으로 시각화해서 직접 보이는 메시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회사가 직원들에게 전할 비전, 메시지 등을 시각적으로 반복해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온라인 회사지만 사내 인트라넷으로 아무리 올려봐야 사실은 잘 안 읽는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한다. (생각해보면 사실 그렇다.)

'배달의 민족'은 스마트폰을 통해서 쉽게 음식배달주문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앱이다. (화면출처:우아한 형제 홈페이지)

‘배달의 민족’은 스마트폰을 통해서 쉽게 음식배달주문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앱이다. (화면출처:우아한 형제 홈페이지)

그런 의미에서 최근 방문한 우아한 형제의 사무실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회사 곳곳에 장식한 독특한 포스터들이 회사의 문화와 정체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았다. 유머감각이 넘치는 문구들이 이곳은 즐거운 일터라는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 더구나 자신들이 직접 개발한 투박한 모습의 한글폰트 ‘한나체’를 사용해서 더더욱 그렇게 느껴졌다.

IMG_7381“정보기술을 활용하여 배달산업을 발전시키자”. 단순하고 이해하기 쉬운 회사의 비전 포스터가 인상적이다. 쉽고 명확하게 만들기!

IMG_7383버킷리스트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어려운 말 쓰지 않고 단도직입적이고 솔직하고 소박한 메시지가 멋졌다. 하나하나 읽어보시길. “가족들이 자랑스러워 하면서도 돈 많이 주는 회사”. 누구나 이런 곳에 다니길 원하지 않을까? (클릭하면 확대되므로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자세히 보시길.)

Screen Shot 2013-07-28 at 8.23.11 AM회사 방문 기념품으로 이렇게 사내에 붙여놓은 포스터를 넣어주었다. “효도하자” 같은 포스터도 있다.

Screen Shot 2013-07-28 at 8.23.35 AM폭소를 터뜨리게 만든 것은 기념품으로 받은 USB메모리다. ㅎㅎ 포스트잇에는 “까먹지 말자”라는 까먹기 힘든 문구가 적혀있다.

Screen Shot 2013-07-26 at 3.34.08 PM

방문 기념사진을 10층의 피터팬홀(?)에서 찍었는데 여기에도 독특한 포스터들이 보인다.

Screen Shot 2013-07-28 at 9.34.48 AM

 

우아한 형제 홈페이지에도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이 있다. 이렇게 독특한 디자인과 메시지의 포스터가 회사안에 넘쳐나는 것은 김봉진대표가 디자이너 출신인 점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사진을 깜빡 찍지 못했는데 회사내에 책이 넘쳐난다. 책값은 조건없이 무한지원이라고 한다. 책을 좋아한다는 것은 ‘배움’을 중요시하는 문화가 있다는 것이다. 작은 회사규모에도 불구하고 매달 (IT와는 상관없는) 인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외부인사를 초청해 강연을 듣는 문화도 인상적이다. 이런 강연내용에 대해서도 포스터가 붙어있다.

IMG_7384

이런 문화를 가꿔나가는 우아한 형제가 어떤 회사로 성장해나갈지 미래가 기대된다. 분에 넘치게 환영해주신 김봉진대표 및 사원여러분 감사합니다. (블로그를 쓸 생각은 사실 없어서 사진을 별로 안찍었던 것을 후회중…ㅎㅎ)

(참고로 미국에서 우아한 형제의 프리젠테이션을 접하고 감탄을 한 일을 계기로 이번 방문이 이뤄졌습니다. 참고 포스팅 첫번째 해외 회사설명회에 도전한 우아한 형제들)

Written by estima7

2013년 7월 27일 at 4:37 오후

실리콘밸리의 Disruption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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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호세의 테슬라 매장.

산호세 쇼핑몰안의 테슬라 쇼룸. 테슬라는 카딜러를 통해 간접적으로 소비자에게 차를 판매하는 미국자동차업계의 프랜차이즈룰을 깨고 이런 쇼룸을 통해 고객에게 직접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 카딜러업계와 힘겨루기중이다.

지난 1년간 실리콘밸리에 와서 살면서 이 동네의 Disruption능력에 정말 감탄하게 됐다. 기존 업계의 질서에 겁없이 도전하고 흔들고 바꿔나가는 능력.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등등등…

생각해보면 이런 사례가 실리콘밸리에는 수두룩하다.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 뿐만 아니라 기존 업계의 비즈니스모델을 뒤엎는 방법을 생각해내 기존 통념과 질서에 도전하는 스타트업 천지인 동네다.

이것은 아마 실리콘밸리가 워싱턴DC에서 멀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해봤다.

뉴욕이나 워싱턴DC와 같은 미국의 주요 동부도시와 달리 실리콘밸리에서는 정부관료를 만나기도 어렵고, 유명정치인을 만나기도 어렵고, 유명 언론인, 미디어거물을 만나기도 어렵다. 그저 첨단기술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창업가들만 넘치는 동네다. 미국의 중심인 동부와 3시간 시간차가 있다보니 메인스트림뉴스에도 상대적으로 동부사람들보다 둔감하다. 그러다보니 아무 생각없이 기존 통념을 뒤엎는 일에 열중하는 사람들 천지다.

겁없이 기존 질서, 법 제도를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 천지다. 그리고 그런 시도에 거액을 투여하는 투자자들도 가득한 동네다.

그래서 실리콘밸리는 정말 재미있는 동네다. 이곳에서 혁신은 문화다. 다른 어떤 곳에서도 실리콘밸리를 복제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같다.

Written by estima7

2013년 7월 22일 at 12:18 오전

구글글래스 10분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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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een Shot 2013-07-21 at 3.10.07 PM

트친 David Lee님(@GlassExperience) 덕분에 구글글래스를 며칠전 처음으로 직접 써봤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이런 종류의 디바이스는 아무리 관련 리뷰를 많이 읽고 데모동영상을 봐도 직접 한번 본인이 써보지 않으면 실제로 어떤지 감을 잡기 어려운 것 같다. (개인 호불호도 크기 때문에) 어쨌든 완전히 개인적인 내 뒷북 감상.

붐비는 동네 커피숍에서 써봤는데 안경을 안쓴 상태로 쓰니 오른쪽 위에 달린 조그만 화면에 나오는 글자가 뚜렷하게 초점이 잡히지 않아서 좀 곤란했다. (초점을 맞추는 방법이 있을 것도 같은데 못찾았음) 그래서안경을 쓴 상태에서 그 위에 구글글래스를 쓰고 작동을 해봤다. 커피숍의 wifi에 연결해서 썼다.

데모동영상에서 많이 봤던 탓에 여러개의 카드를 좌우로 회전시키는 방식으로 선택하고 ‘Ok Glass’하고 음성으로 명령을 내리는 방식이 아주 생경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사람이 많은 커피숍에서 눈을 치켜 뜨고 “Ok Glass”하면서 중얼거리거나 안경테를 손으로 툭툭 치는 것이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까 좀 신경이 쓰였다. 그리고 말하는 대로 척척 알아듣고 빠르게 페이지가 바뀌는 식으로 작동되는 것도 아니어서 좀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할까. 그리고 말을 하다가 뭔가 확인하느라고 눈을 치켜뜨고 눈의 초점을 대화상대방에서 작은 화면으로 번갈아 옮겨대는 것이 피곤하게 느껴졌다. 또 이렇게 곁눈질을 자꾸 하는 것이 대화상대방에게 큰 실례를 범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지금의 구글글래스로는 가볍게 사진을 찍고 가벼운 정보를 찾아보는 것 정도는 하겠지만 작은 화면과 느린 속도 때문에 웹브라우징이나 긴 글을 읽는 것은 무리일듯 싶다. 메일이나 문자를 읽고 답장하는 것도 음성으로 입력을 시도하다가 실수할까봐 불편하게 느껴졌다.

뭐 기술의 발달로 몇년안에 충분히 잘 사용할수 있을만큼 빠르고 밧데리도 오래가고 말도 잘 알아듣는 스마트안경이 나올 것은 틀림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구글글래스를 일반인들이 저항감없이 쉽게 사용하기에는 아직은 무리인 듯 싶다. 대중에게 아이폰이 처음 등장했을 만큼의 충격을 주는 것은 어림도 없을 것이다. 스마트와치 등과 함께 기존 스마트폰의 컴패니언, 액서세리 같은 역할의 Wearable device로 발전해가지 않을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모든 사람들이 이런 스마트안경을 쓰고 다니며 중얼중얼 안경에 명령을 내리고 사팔눈을 하고 다니는 것이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질지 의문이다. 우리는 정말 스마트폰도 모자라서 스마트안경의 노예가 되는 세상에서 살고 싶은 것인가?

Written by estima7

2013년 7월 21일 at 6:05 오후

고인 이름이 없는 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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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별생각 없이 지나치던 것에 외국 생활을 하면서 다른 점을 발견하고 문화의 차이를 느끼는 일이 있다. 신문 부고와 전기에 관한 문화를 보며 한국과 미국 사회의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를 느꼈다.

일반적인 한국신문의 부고란.

일반적인 한국신문의 부고란.

부고는 “어떤 사람의 죽음을 연고자에게 알리는 것이나 그러한 글”이라고 국어사전에 나와 있다. ‘부음’, ‘궂긴소식’(<한겨레>)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한국 신문 부고란의 대부분은 천편일률적인 형식을 따른다. “김○○ ××기업 전무 부친상=○○일 ○○시 ○○병원, 발인 ○○일 ○○시 전화번호”의 형식이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부고 기사인데 정작 고인의 이름은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한겨레>는 예외적으로 고인 이름을 적는다.) 고인이 현직에 있는 사람이거나 과거에 어느 정도 사회적 지위가 있었던 사람이 아니면 그냥 자식들의 이름 다음에 ‘부친상’, ‘장인상’ 같은 식으로 처리된다. 특히 평범한 주부로 평생을 살아온 분의 경우는 거의 예외 없이 고인의 이름 없이 ‘모친상’ 아니면 ‘장모상’, ‘조모상’으로 나온다. 자식들의 이름만 직업이나 직함과 함께 열거된다.

한국에서는 당연한 듯 지나치던 이런 부고란의 문제점을 알아챈 것은 미국 신문의 부고란을 읽게 되면서부터다. 여기서 부고의 주인공은 고인이다. 그 자손들이 아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From NYT obituaries.

From NYT obituaries.

 “로다 레인버그. 82. 루이스의 부인. 리사와 데이비드의 엄마. 벤저민, 리오라, 시라의 할머니. 그녀는 따스하고 온화한 영혼, 낙천적인 성격, 유머, 호기심, 강건함, 세상을 따뜻한 곳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으로 기억될 것이다.”

 이처럼 고인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것이 부고의 목적이다. 더 긴 부고 글에는 고인의 인생 역정을 간결하게 소개한다. 자손들은 이름만 나올 뿐, 직업이나 직함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주인공은 고인이다. 부고란을 읽는 재미도 있다. 사랑이 느껴진다.

우리 동네 반스앤노블의 전기서가.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말 다양한 인물들에 대한 전기-자서전이 활발하게 출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 동네 반스앤노블의 전기서가.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말 다양한 인물들에 대한 전기-자서전이 활발하게 출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미국에 와서 신기하게 느낀 것이 전기 장르의 인기다. 나는 한국에 있을 때 전기를 어릴 때나 읽는 위인전 같은 고리타분한 책으로 여겼다. 그런데 미국에서 전기나 자서전은 정치인, 기업인, 과학자, 예술인, 언론인 등 다양한 분야의 인물에 대해 끊임없이 신간이 쏟아져 나오고 읽히는 인기 장르다. 스티브 잡스 전기처럼 밀리언셀러인 전기가 많다. 서점에 가면 전기만 진열한 큰 서가가 따로 있고 평생 전기만을 쓰는 전업 작가들이 많다. 이런 전기들은 한 인물의 삶을 단순히 미화하기보다는 그 시대 상황을 세밀히 묘사하면서 공과 과를 균형있게 서술해 독자가 한 인물의 인생을 돌아볼 수 있게 한다.

2006년 상원의원이던 오바마가 시카고교외의 한 공공도서관 포스터를 위해 Team of rivals 책을 읽는 모습을 포즈를 취했다.

2006년 상원의원이던 오바마가 시카고교외의 한 공공도서관 포스터를 위해 Team of rivals 책을 읽는 모습을 포즈를 취했다.

왜 이렇게 전기가 인기가 있을까? 전기를 탐독하는 한 지인은 내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역사책은 딱딱해서 읽기가 어려운 데 반해 동시대를 살아간 사람의 전기를 읽으면 그 사람의 생애를 통해 흥미롭게 역사를 배울 수 있다.” 역사는 반복되고 인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그런 의미에서 옛 인물의 생애를 따라가 보는 것은 독자에게 지혜와 용기를 준다는 것이다. 전기를 통해 일종의 멘토를 찾게 되는 것이다. 10여년간 링컨을 연구한 역사학자 도리스 컨스 굿윈은 2005년 <권력의 조건>(원제 Team of Rivals)이라는 링컨 전기를 펴냈다. 이 책은 스테디셀러가 됐고 2009년 대통령으로 취임한 오바마에게 큰 영감을 줬다. 그는 이 책에서 라이벌을 끌어안는 링컨의 리더십에 자극받아 힐러리를 국무장관으로 영입했다.

이런 서구의 문화에 비해 우리는 사람의 인생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한국의 부고도 마치 문상 올 사람을 모집하는 것 같은 형식을 버리고 이처럼 고인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형식으로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 * *

7월16일자 한겨레신문 ‘임정욱의 생각의 단편’칼럼으로 기고한 내용.

집에서 구독하는 NYT의 Obituaries란을 보다가 문득 한국신문의 부고란과 비교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오랜만에 다시 찾아봤는데 (내 기억처럼) 역시 (한겨레를 제외한) 대부분의 신문부고란은 망자의 이름이 빠진채로 나와있었다. 그래서 저번에 블로그에 “한국신문의 부고, 미국신문의 부고“라는 글을 올렸고 이번에 한겨레칼럼으로 다시 써봤다.

사실은 18년전 신문사 사회부 신참기자로 일할때 부고란을 작성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는 아무 생각없이 팩스로 전달되어 온 부고게재요청을 형식에 맞게 적은 다음 전화번호가 맞는지 직접 걸어서 확인하고 신문에 실었다. “왜 망자의 이름은 없는 것일까”라는 생각은 못했다. 내 조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그러던 것이 문화가 다른 나라에 가서 살게되니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칼럼을 쓰고 나서 우연히 이 문제를 10년전에 지적했던 “신문 부고란엔 망자가 없다”라는 제목의 미디어오늘 기사(2003년게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이런 부고문화를 풍자한 김승희시인의 ‘한국식 죽음’이란 시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출처:꿈마이, 책에 빠지다 블로그

출처:꿈마이, 책에 빠지다 블로그

더불어 이 시가 지적한 내용을 가지고 쓴 블로그글 “그런데 누가 죽었다고? … 김승희「한국식 죽음」“도 읽어보고 생각해볼 만한 글이다.

죽은 자의 신분은 자식의 지위에 의해 결정된다. 그래서 조문을 가는 사람들은 망자를 애도하기보다 산 자를 보고 돈을 내고, 산 자를 위해 식장에 좀 머물며 국밥을 먹을 뿐이다. 죽은 사람보다 산 사람에 대한 정보로 가득한 부고란은 산 자들을 위해 죽음마저도 이용하려 드는 우리네 일그러진 장례 문화의 단면이다. 부고란은 죽은 자를 두 번 죽이고 있다.

우리 장례문화에 대한 이런 지적은 정말 뼈아프다. 어쨌든 이런 시, 기사가 나온지 10년이 지났는데도 변한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또 아쉽기만 하다.

* * *

칼럼의 후반부분에서 이야기한 미국의 전기문화는 올초 트루먼전기를 읽고 받은 감상이다. 유명한 전기작가인 데이빗 맥컬로라는 사람에 관심이 있어서 (해리 트루먼대통령에 대해서는 일절 관심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읽어봤는데 총 1120페이지짜리 긴 책을 너무나 흥미롭게 읽었다. (참고: 일주일 걸려 쓴 책, 10년 걸려 쓴 책) 그리고 “전기라는 것이 이렇게 재미있는거”라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됐다. 그리고 보니 미국에는 스티브 잡스전기를 쓴 월터 아이작슨(아인슈타인, 벤자민 프랭클린),  도리스 컨스 굿윈 등 기라성 같은 전기작가들이 많이 있고 정말 수많은 전기가 매달 쏟아져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처럼 전기가 많이 나오는 것은 그만큼 독자가 있기 때문이다.

Screen Shot 2013-07-19 at 12.28.26 AM

며칠전 뉴욕에 잠깐 출장을 갔는데 엄청나게 더운 날 30대초반쯤 되어 보이는 한 백인여성이 머리에는 얼음주머니를 엊은 채로 집안에 있는 잡동사니를 끌어다 길에 놓고 모두 $1라며 팔고 있다. 내 눈길은 끈 것은 무지 두꺼운 워싱턴 전기였다. 3년전쯤 나온 책이다. 당시 나는 “아니 세상에 워싱턴이면 우리나라의 세종대왕, 이순신장군 급의 위인인데 어떻게 또 새로 전기가 나오나”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이 전기는 모든 언론의 찬사를 받으며 퓰리처상까지 수상한 책이다. 본문만 822페이지다. 어쨌든 백만년쯤 뒤에 읽게 되겠지만 책 욕심에 이 책을 집어들고 1달러를 건냈다. 그러자 그 여성이 빙긋 웃으며 “He’s my hero!”라고 한마디한다. 이런 독자들이 있기 때문에 전기가 계속 쏟아져 나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Written by estima7

2013년 7월 19일 at 12:34 오전

생각의 단편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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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K롤링이 무명 추리소설의 진짜 작가인 사실이 어떻게 밝혀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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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ockoo's Calling 표지와 JK롤링. 이번주 이 사건의 승자는 Amazon일 것이다. 서점들이 종이책 재고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킨들 전자책버전이 불티나게 팔려나갈 것이기 때문.

The Cockoo’s Calling 표지와 JK롤링. 이번주 이 사건의 승자는 Amazon일 것이다. 서점들이 종이책 재고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킨들 전자책버전이 불티나게 팔려나갈 것이기 때문.

해리포터의 작가 JK롤링이 몰래 가명으로 추리소설을 출간했다가 그 사실이 밝혀진 뉴스가 전세계적으로 화제다. 지난 4월 발간된 추리소설 ‘더 쿠쿠스 콜링(The Cuckoo’s Calling)’은 ‘로버트 갤브레이스’라는 작가이름으로 발표됐다. 그런데 사실은 이 소설의 작가가 JK롤링이었다는 것이다. 비평가들의 호평을 받았지만 지난 2달간 겨우 1500부만 팔렸던 이 책은 이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등극했다. 아마존 베스트셀러랭킹에서 즉각 1위로 부상했다.

그런데 국내언론은 이 사실만을 보도했을뿐 어떻게 해서 이 비밀이 밝혀졌는지에 대해서는 쓴 곳이 없는듯 싶다. 이것은 영국의 선데이타임즈의 특종이다.  NYT는 그 특종의 뒷 이야기를 흥미롭게 소개했다. 이 에피소드는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시대에 기자의 호기심이 어떻게 세계적인 특종으로 연결되는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얘기다. 다음은 간단한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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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가 특종의 단초

선데이타임즈가 이 사실을 밝혀낼 수 있던 것은 요즘 모든 일이 그렇듯이 ‘트위터’덕분이었다. 선데이타임즈 기자 한명이 쿠쿠스콜링책을 좋아하는데 도저히 작가의 첫 작품으로는 믿어지지 않는다는 트윗을 날렸다. 자정이 지나서 그녀는 익명의 어떤 사람으로부터 “그 책은 작가의 처녀작이 아니다. JK롤링이 쓴 것이다”라는 트위터멘션을 받았다. 기자는 즉시 “당신은 어떻게 그것을 아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냥 안다.(I just know)”라는 답이 돌아왔고. 얼마 안있어 그 트윗과 계정은 폭파됐다.

물론 이 익명의 트윗이 장난이거나 출판사가 관심을 끌기 위한 미끼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선데이타임즈 아트에디터인 리처드 브룩스는 JK롤링이나 출판사 몰래 일단 한번 사실여부를 확인해보기로 했다.

우선 그는 인터넷으로 JK롤링의 최근작 The Casual Vacancy와 The Cuckoo’s Calling 사이에 많은 유사성을 찾아냈다. 두 책 모두 공통의 에이전트, 출판사, 편집자가 맡고 있었다. JK롤링을 맡을 정도의 거물편집자가 로버트 갈브레이스라는 무명작가를 같이 담당한다는 것부터 이상했다.

그리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군인출신에 지금은 사설탐정으로 일한다는 사람이 썼다고 하기엔 믿기어려운 글솜씨였다. 그는 쿠쿠스 콜링과 해리포터 등 몇개의 JK롤링의 저서를 언어전문가에게 보내 분석을 의뢰했다. 역시 많은 유사점이 발견됐다. 비슷한 라틴어문구를 썼다든지 일부 장면의 설정이 비슷했다.

어느 정도 확신이 선 그는 금요일밤에 최종확인을 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단도직입적인 이메일을 JK롤링에게 보냈다. “로버트 갈브레이스는 사실 JK롤링이라고 생각합니다. 딱부러지게 답을 주실 수 있겠습니까?” 토요일 아침에 롤링의 대변인에게서 답이 왔다. “그녀가 털어놓기로 결심했습니다.”

The Cockoo's Calling이 JK롤링의 작품으로 밝혀지게 된 경위를 보도한 NBC뉴스.

The Cockoo’s Calling이 JK롤링의 작품으로 밝혀지게 된 경위를 보도한 NBC뉴스.

Update : NBC나이틀리뉴스가 위에 소개한 내용을 흥미롭게 보도. 문제는 영국이나 미국의 서점에서 전혀 이 책을 구할 수 없다고. (Link: Crime author revealed to be J.K. Row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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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 들은 특종 연예기자의 이야기와 흡사

나는 이 기지넘치는 기자의 이야기를 읽고 거의 10년전에 들었던  선배의 이야기를 떠올렸다. 스포츠신문에서 연예기자로 여러 대스타들의 연애사실을 여러번 특종으로 터뜨렸던 선배다. “어떻게 해서 그런 특종을 낚느냐”는 질문을 했었다. 그러자 그 선배의 의외의 대답.

“인터넷커뮤니티를 열심히 모니터하는게 비결이야. 잘 찾아보면 “어디서 누구와 데이트하는 OOO를 봤다”는 글이 올라오거든. 그러면 주위 정황을 잘 확인한 다음 맞다는 판단이 들면 당사자에게 전화해서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는거야. (평소 잘 아는 사이기도 하니까) 그렇게 갑자기 공격하면 실토하는 경우가 많아.”

SNS시대에 특종을 얻기 위해서 기자들은 더욱더 열심히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해야할 것 같다…. 그리고 호기심과 분석능력도 필요.

Written by estima7

2013년 7월 15일 at 8:19 오후

“MBA가 이끄는 회사에 다녔다면 백번은 잘렸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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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에 살 당시 근교인 플레밍햄을 지나다가 우연히 Bose본사건물을 본 일이 있다. 고급스피커로 유명한 Bose브랜드에는 익숙해있기에 “아니 저 회사가 여기 있었구나”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사람들과 그 이야기를 하다가 Bose는 원래 MIT출신 교수가 창업한 회사라는 얘기를 들었다. 그리고 그 교수가 회사의 대부분의 주식을 MIT에 기부했다는 뉴스를 접하기도 했다. 보스턴지역에 넘쳐나는 비즈니스감각을 갖춘 백인사업가일 것이라고 여기고 지나갔다.

그런데 어제, 7월12일 그 Amar G Bose교수가 향년 83세로 별세했다는 소식을 트위터를 통해 처음 접했다. 그리고 읽어본 NYT의 부고기사가 너무 좋아서 간단히 소개해 본다. 그가 인도계였다는 것을 비롯해 몇가지 의외인 점이 있었다.

-인도 독립운동가의 아들

Screen Shot 2013-07-14 at 11.57.50 AM

부모님과 함께한 Amar Bose. 출처 유튜브 동영상.

1929년 필라델피아에서 태어나서 자란 그는 영국지배에 저항하다가 인도에서 옥살이를 하고 미국으로 탈출한 독립운동가의 아들이다. 일찌기 기계를 다루는데 재능이 있었던 그는 13살때 용돈벌이로 라디오수리를 시작했는데 2차대전당시 어려웠던 집안살림을 돕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Bose를 창업한 계기

Bose 901 스피커시스템(출처:ebay사진)

Bose 901 스피커시스템(출처:ebay사진)

클래식음악 애호가였던 그는 50년대 MIT학생일 당시 샀던 고가의 스테레오시스템의 소리가 그다지 좋지 않다는데 실망했다. 그때부터 음향공학에 대한 관심이 싹텄다. 그는 콘서트홀에서 경험하는 소리의 80%가 사실은 벽과 천정을 통해 간접적으로 청중에게 전달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이 원리를 응용해 새로운 디자인의 스테레오스피커를 개발해냈고 64년에 멘토이자 MIT교수인 Y W Lee교수의 권유로 Bose를 창업한다. 이후 68년 그가 만들어낸 Bose 901 Direct/Reflecting 스피커시스템은 25년간 베스트셀러가 되어 Bose가 자리잡는데 큰 역할을 한다. 이후 Bose는 노이즈캔슬링 헤드폰, 카스테레오시스템 등을 내놓으며 급성장한다.

-Bose Corporation은 비공개회사

2012년 매출이 2조8천억원정도로 추정되며 직원수도 1만명에 육박하는 Bose가 상장기업이 아니라는 것에도 놀랐다. 이것은 Bose박사가 장기적인 비전을 갖는 R&D를 위해서는 기업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매분기 실적을 발표해야하는 공개기업이 되면 월스트리트의 압력에 굴복해 단기실적을 맞추는데 급급하기 쉽다.

“I would have been fired a hundred times at a company run by M.B.A.’s. But I never went into business to make money. I went into business so that I could do interesting things that hadn’t been done before.”-Dr. Bose.

“MBA가 이끄는 회사에 있었다면 백번은 잘렸을 겁니다. 하지만 나는 결코 돈을 벌기 위해서 비즈니스를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그동안 시도되지 않았던 흥미로운 것들을 해볼 수 있기 때문에 비즈니스를 시작한 겁니다.”-Dr. Bose.

-가르침에 대한 열정

그의 연구에 대한 열정 못지 않게 가르치는 것에 대한 열정도 대단했다. 그는 56년에 MIT교수가 된 이후 45년간 이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의 강의는 특히 공학뿐만 아니라 인생이야기까지 곁들인 MIT에서 소문난 명강이었던 것 같다. 동료교수와 학생의 이야기.

“He talked not only about acoustics but about philosophy, personal behavior, what is important in life. He was somebody with extraordinary standards,” Professor Oppenheim said.

“그는 음향학뿐만 아니라 철학, 개인의 자세,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했습니다. 그는 대단히 훌륭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His class gave me the courage to tackle high-risk problems and equipped me with the problem-solving skills I needed to be successful in several careers. Amar Bose taught me how to think.”

“그의 수업은 높은 위험을 가진 문제를 대처할 수 있는 용기와 여러 커리어에서 성공하는데 필요한 문제해결능력을 배울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아마르 보스는 ‘생각하는 방법’을 제게 가르쳐주었습니다.”

Bose교수는 엔지니어링에 대해 자세히 가르치면서도 풍부한 사례와 관련된 배경을 설명해서 큰 그림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자신의 소유주식 대부분을 MIT에 기부

2011년 그는 자신의 주식 대부분을 MIT에 기부했다. 다만 MIT는 매년 현금배당금을 받을뿐, 이 주식을 양도하거나 회사경영에는 참여할 수 없다는 조건이었다. ‘Majority stock’이라고 나와있으므로 이 주식에 Voting right이 있다면 회사경영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정도의 규모인 것 같다. 구체적인 기부금액은 대외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2008년 포브스 미국부자랭킹에서 15억불의 자산가치로 321위에 올랐을 정도의 부호였으므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MIT기부금액은 조단위 가치일 것이 분명하다.

Vanu Inc 홈페이지에서 Bose박사의 아들 Vanu의 소개페이지

Vanu Inc 홈페이지에서 Bose박사의 아들 Vanu의 소개페이지

그는 억만장자였지만 소박하게 살았다. 그가 2011년 한 영국신문 인터뷰에서 했다는 말이다.

 “I don’t want a second house, I have one car, and that’s enough. These things don’t give me pleasure, but thinking about great little ideas gives me real pleasure.”

“나는 별장을 갖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차 한대가 있는데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그런 것들은 내게 기쁨을 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작지만 훌륭한 아이디어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이 나의 진정한 즐거움입니다.”

그는 슬하에 자녀가 둘이 있는데 자식들에게 회사를 물려주려고 한 것 같지는 않다. 아들인 Vanu는 MIT를 공학전공으로 졸업하고 역시 아버지처럼 자신의 이름을 딴 회사 Vanu Inc를 창업해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 같다.

참 멋진 인생, 멋진 부고기사다. 위 내용은 대충 요약한 것이니 원문을 한번 읽어보시길.

Amar G. Bose, Acoustic Engineer and Inventor, Dies at 83 (NYT)

Screen Shot 2013-07-13 at 11.33.43 PM

Written by estima7

2013년 7월 13일 at 11:42 오후

시애틀-밴쿠버-캠브리지 도서관 구경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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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어디에 가든 기회가 있으면 도서관구경을 즐기는 편이다. 책을 꼭 좋아해서라기보다는 일단 지친 발걸음을 쉴 수가 있고 인터넷을 무료로 쓸 수 있으며 가볍게 그 지역의 신문, 잡지, 책을 구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그 지역 주민의 모습과 함께 도서관건물과 분위기를 보면 그 도시가 얼마나 도서관을 소중히 여기는지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도서관구경을 즐긴다. 미국의 경우는 신기하게도 관광지 작은 마을에 가도 도서관이 있다. (미국의 도서관들은 대부분 로그인정보 없이 브라우저를 열고 약관동의만 하면 마음껏 쓸 수 있는 wifi가 무료 제공된다.)

나중에 알고보니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의 기부로 지어진 도서관.

나중에 알고보니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의 기부로 지어진 도서관.

렘 콜하스의 시애틀중앙도서관

최근 시애틀과 캐나다 밴쿠버를 갔는데 독특한 도서관을 만났다. 우선 시애틀시내에 있는 공공도서관.(사진은 위키피디아출처 사진 1장을 제외하고 모두 아이폰5(시애틀-밴쿠버), 아이폰4(캠브리지)로 직접 찍은 것. 사진을 누르면 확대됨)

IMG_6794 IMG_6798외관이 정말 독특하다. 이 시애틀중앙도서관은 2004년 건립된 것으로 네델란드출신의 유명한 건축가 렘 콜하스가 디자인한 것이라고 한다. 아무 생각없이 시내를 걸어가다 우연히 만난 독특한 건물의 모습에 놀랐고 이 건물이 도서관인 것을 알고 또 놀랐다.

3층의 Living room

3층의 Living room

이날은 너무 날씨가 좋아서 그랬는지 햇볕이 가득 들어오는 내부의 모습도 좋았다.

IMG_6805

10층의 Reading room

10층의 Reading room

각 층별로 곳곳에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많이 있는데 특히 10층의 리딩룸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마치 무슨 피라밋안에 있는 느낌.

10층에서 내려다본 3층의 모습

10층에서 내려다본 3층의 모습

5층부터 10층까지 연결하는 일직선으로 된 긴 에스칼레이터.

5층부터 10층까지 연결하는 일직선으로 된 긴 에스칼레이터.

내부 강당.

내부 강당. 도서관치고 상당히 큰 규모여서 놀랐다.

이 도서관을 건립하는데 굉장히 큰 예산이 소요됐을 것 같아서 찾아보니 98년 시민투표에 의해 도서관건립계획이 통과됐고 자그마치 거의 2억불의 채권이 발행되서 비용을 충당했다고 한다. 하여간 놀랐다. Pike Place Market에서도 멀지않은 곳에 있으니 시애틀을 방문하시는 분들은 꼭 한번 찾아가서 1층부터 11층까지 올라가보시길.

로마 콜로세움을 닮은 벤쿠버중앙도서관

밴쿠버의 도서관도 독특했다. 한겨레 구본권기자님이 트윗으로 알려주셔서 지나가다가 한번 들러봤다. (밴쿠버도서관은 미국의 도서관과 달리 wifi를 사용하는데 로그인을 요구했다. 다만 카운터에 이야기하니 id를 확인하고 바로 wifi용 아이디를 발급해주기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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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이 로마의 콜로세움모습으로 생긴 9층짜리 밴쿠버중앙도서관이고 왼쪽이 오피스빌딩이다. 밴쿠버시는 도서관건립을 위한 재원충당을 위해 왼쪽 건물을 같이 짓고 장기 리스를 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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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입구를 들어서면 한쪽은 도서관, 한쪽은 오피스빌딩으로 들어가는 아트리움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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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도서관 내부는 평범한, 일반적인 도서관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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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상층부에서 아래를 내려다 본 모습. 콜로시움 모양의 외벽안에 이렇게 빈공간이 만들어져 있다.

120년의 시간이 공존하는 캠브리지도서관

이렇게 도서관을 구경하다보니 1년전까지 내가 살다가 온 보스턴쪽에서 본 인상적인 도서관이 하나 떠올랐다. 하버드와 MIT가 있는 캠브리지지역의 도서관. 위치도 하버드와 MIT의 정확히 중간쯤에 있는 도서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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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브리지도서관 메인빌딩(출처:위키피디아)

유서깊은 이 도서관빌딩은 1888년, 즉 125년전에 개관한 것이다. 캠브리지시는 이 역사적인 건축물을 그대로 살리면서 도서관을 확장하는 계획을 세워 새로운 도서관건물을 2009년도에 개관한다.

IMG_2531그 모습은 위와 같다. 신기해서 처음봤을때 이렇게 파노라마사진으로 찍어두었다. 120년짜리 건물옆에 현대적인 건물을 이어서 붙인 것이다.(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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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도서관건물의 외관도 멋지다.

IMG_2524구관 내부의 모습은 이렇고

IMG_2528 신관내부의 모습은 이렇다.

건물도 멋지지만 이런 지역도서관이 훌륭한 것은 지역주민들과 밀착되어 있고 개방적이라는 것이다. 길을 걷다보면 도시나 마을 한가운데 위치한 도서관에 쉽게 들어갈 수 있고 마음껏 책이나 DVD등을 빌려볼 수 있다. 인터넷이나 컴퓨터 사용도 자유롭다. 도서카드를 만들면 빌려갈 수 있는 책의 숫자도 너그러워서 (쿠퍼티노 우리 동네 도서관의 경우) 동시에 1백개의 아이템까지 체크아웃할 수 있다고 해서 깜짝 놀란 적이 있다. 꼭 그 지역주민이 아닌 지나가던 여행객들도 들어가서 인터넷을 쓰고 책을 뒤져보는 것은 자유다. 어린이코너도 잘 되어 있어서 애들을 데리고 가서 마음껏 책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다.

한국의 도서관은 그 숫자에서도 절대적으로 부족하지만 이런 개방적인 분위기도 부족한 것 같아서 아쉬웠다. 마침 옛 서울시청건물이 도서관으로 탈바꿈했다고 해서 이번에 한국에 방문하면 꼭 가볼 생각이다. 기대가 크다!

Written by estima7

2013년 7월 13일 at 11:16 오전

한국신문의 부고, 미국신문의 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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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een Shot 2013-07-12 at 12.17.13 AM한 신문의 부고. 한국에 있을때는 아무 생각없이 지나가다가 미국에 와서 살게 되면서 이상하게 생각하게 된 것. 부고 기사인데 정작 ‘고인’의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 고인이 현직에 있는 사람이거나 과거에 어느 정도 사회적 지위가 있었던 사람이 아니면 그냥 자식들의 이름 다음에 ‘모친상’, ‘장인상’ 같은 식으로 처리된다. 특히 평범한 가정주부의 경우는 거의 예외없이 ‘모친상’ 아니면 ‘장모상’, ‘조모상’으로 나온다. 고인의 이름없이 자식들의 이름만 열거되는데 게다가 왜 직업이나 직함까지 왜 꼭 나와야하는지 모르겠다. (그러다보니 내세울 것이 없는 형제자매의 경우는 ‘자영업’이라고 표기하기도 한다.)

평생 자식을 키우면서 본인의 이름없이 ‘OO엄마’로 불리우던 여성들이 눈을 감고서도 역시 아무도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지 않는 것 같아서 씁쓸하다.

이런 문제의식(?)을 갖게 된 것은 미국신문의 Obituary를 읽게 되면서부터다.

Screen Shot 2013-07-12 at 12.22.10 AM저명인사가 아닌 경우 물론 공짜로 실어주는 것은 아니고 유료로 게재하는 내용이지만 고인의 삶을 돌아보는 이런 부고기사의 주인공은 ‘고인’이다. 그 자손들이 아니다.

Screen Shot 2013-07-12 at 12.24.12 AM

페드라 에스틸. 100년 4개월 26일만에 세상을 떠난 나의 어머니. 그녀의 따뜻한 미소와 아름다움은 모든 사람을 사랑으로 감쌌다. 그녀는 가장 멋진 엄마였으며 나의 가장 친한 친구였다. 그녀의 가슴, 영혼은 항상 나와 함께 했다. 그녀를 영원히 사랑하고 그리워할 것이다. 도비.

이처럼 간결하게 고인의 이름을 쓰고 추모하는 글을 쓰는 것이 참 마음에 든다. 줄줄이 자식의 이름과 직업, 직함을 열거할 필요가 있을까?

Screen Shot 2013-07-12 at 12.24.32 AM

로다 레인버그. 82. 루이스의 부인. 리사와 데이빗의 엄마. 벤자민, 리오라, 시라의 할머니. 그녀는 따스함과 온화한 영혼, 낙천주의, 유머, 호기심, 용기, 세상을 따뜻한 곳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으로 기억될 것이다.

한국의 부고기사도 마치 문상을 오는 사람을 모집하는 것 같은 형식을 버리고 이처럼 고인을 추모하는 형식으로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Written by estima7

2013년 7월 12일 at 12:49 오전

스마트폰 하나로 택시기사 되기-Ly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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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yft를 상징하는 핑크색 콧수염장식을 붙인 자동차(출처 Flickr)

Lyft를 상징하는 핑크색 콧수염장식을 붙인 자동차(출처 Flickr)

한달전 주말에 샌프란시스코에 갔다가 핑크색 콧수염 장식을 붙이고 다니는 자동차를 보게 되었다. 별 희한한 장식을 붙이고 다니는 사람도 있다고 생각하고 웃고 넘어갔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것은 리프트(Lyft)라는 일종의 승차공유(Ridesharing)서비스에 가입되어 있는 차였다. 집의 남는 방을 여행자에게 빌려주는 에어비앤비(Airbnb.com)처럼 내 차의 남는 좌석을 인터넷을 통해 남에게 제공해주는 서비스였던 것이다. 나중에 인터넷에서 그 서비스를 알게 되고 이미 사용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는 것을 알고 공유경제모델이 이 정도로 많이 퍼졌구나 하고 놀랐다. 지난해 6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된 리프트는 이미 로스앤젤레스, 시애틀, 시카고, 보스턴에 이어 샌디에이고까지 진출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의 리프트 이용경험

그래서 일때문에 어제 샌프란시스코에 갔을 때 일부러 리프트를 이용해 보았다. 리프트의 이용방법은 다음과 같다.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폰으로 리프트앱을 다운로드받고 페이스북 계정을 이용해 가입한 뒤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한다. 페이스북계정이 필요한 것은 최소한의 신원확인 때문인 듯 싶다. 그리고 전화번호와 카드를 통한 인증도 겸하는 셈이다. 이렇게 하면 일단 리프트 이용준비가 끝난다.

Screen Shot 2013-07-11 at 12.48.26 PM

마치 한국의 이지택시앱과 비슷하기도 하다. 운전사의 평점도 보인다.

어제는 샌프란시스코 칼트레인(Caltrain)역에 내려서 다운타운까지 가야했다. 일단 역에 내리자마자 앱을 구동하고 주위의 리프트자동차를 찾았다. 줄리아라는 드라이버가 가장 가까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고 “Call Driver”버튼을 누르자 바로 전화가 연결됐다. 그러자 줄리아는 바로 역앞 사거리에 있다고 내게 말했다. 두리번거리는 내게 신기하게도 “당신이 어디 있는지 보인다”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신호가 바뀌고 바로 내 앞에 다가온 핑크색콧수염을 단 차를 바로 확인하고 탈 수 있었다. 그녀의 안드로이드폰에는 승객인 내 사진이 떠 있었다.

약 10여분 거리인 다운타운쪽으로 같이 가면서 줄리아와 조금 이야기를 해봤다. 리프트드라이버는 파트타임으로 하는 일인데 시작한지 6개월이 됐다고 한다. 운전하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이 아주 재미있고 보통 10분내에 계속 콜이 오기 때문에 생각보다 꽤 바쁘다고 한다.

목적지에 도착해서 내리자마자 ‘기부’요청이 앱에 떠올랐다. 별점 5개를 주고 그녀는 훌륭한 드라이버라는 메모와 함께 제출(submit)버튼을 누르자 바로 영수증이 이메일로 도착했다. 지갑을 꺼낼 필요가 전혀 없다. 이 기부금액은 일반택시를 이용할 때보다 20% 싸다고 한다.

이런 서비스가 미국의 대도시에서 인기있는 이유

비교적 서울거리를 달리는 택시가 많고 외국에 비해 요금도 저렴한 편인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 택시는 그다지 편리한 교통수단이 아니다. 대도시에서 택시를 잡기도 힘들며 내부도 불결하고 운전사도 불친절한 경우가 많다. 게다가 요금도 비싼 편이다. 조금만 달려도 몇십불이 훌쩍 넘는다. 게다가 매번 20% 가까운 팁을 챙겨줘야 한다는 것도 불편하다. 그래서 나는 가급적이면 택시를 안 타려는 편이다.

콜택시를 부를때도 전화를 해서 지금 있는 위치를 설명하고 기다리는 것도 번거롭다. 그런데 스마트폰 앱을 통해서 이 모든 과정을 생략하고 택시를 쉽게 호출할 수 있고, 지갑없이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이런 승차공유서비스가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자투리시간과 차를 이용해 용돈을 버는 사람들

(리프트 드라이버 홍보비디오)

그리고 차량을 소유하고 있으면서 시간이 남는 사람들은 리프트운전사가 되어 돈을 벌수도 있다. 리프트앱에서 “Become a driver”버튼을 누르고 자신의 차와 운전면허증, 자동차보험증 등을 찍어 보내는 등 간단한 절차를 거치는 방식으로 지원할 수 있다. 운전사는 운행후 기부받은 돈의 80%를 받게 된다. 리프트에 따르면 시간당 35불+를 벌 수 있다고 한다. (캘리포니아의 시간당 최저임금이 8불인 것을 고려하면 꽤 괜찮은 편이다.)

안전에 대한 우려를 해결하기 위한 장치

하지만 안전문제는 어떨까? 교통사고가 났을 때 보상문제도 염려스럽고 으슥한 밤에 이용할 경우 운전사나 승객이 갑자기 강도로 돌변할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리프트는 운전사를 받을때 23세이상, 3년이상 운전경력자로 한정해 철저히 DMV 사고경력조회, 보험가입여부확인 등을 확인하고 전과여부, 성범죄자리스트확인 등을 통한 신원조회를 해서 그런 위험을 미연에 차단한다고 밝히고 있다. 사고가 났을 경우를 대비해 보상보험에도 가입해놓았다. 그리고 승객도 가입할때 페이스북계정을 연결하고 신용카드정보를 입력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신원조회가 되는 셈이다. 그리고 승객과 운전사간에 서로 별점을 통한 평가를 하기 때문에 이용하기 전에 어느정도 서로 평판조회가 가능하다는 잇점도 있다.

기존 택시회사, 시당국과의 충돌

미국에서는 이런 승차공유서비스로 리프트와 비슷한 승차공유 사이드카(Sidecar)가 뜨고 있고 일반택시나 리무진승용차를 불러주는 우버(Uber)같은 회사도 큰 관심을 모으며 급성장하고 있다. 스마트폰 덕분에 이처럼 예전에는 상상하기 힘든 서비스가 생겨나면서 기존 택시회사와 규제 당사자인 시당국과의 충돌도 일어나고 있다. 시당국은 “사실상 택시서비스”라며 규제의지를 불태우고 있고 리프트는 “우리는 택시서비스가 아니므로 규제를 받을 이유가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작년에 캘리포니아공공유틸리티위원회는 리프트와 사이드카에 금지가처분을 냈다가 안정성을 평가해 본 다음에 결정하기로 철회하기도 했다고 한다.

어쨌든 리프트는 지금까지 6천만불을 펀딩해서 현금도 많고 법적검토도 충분히 하면서 규제당국에 대응하고 있는 것 같다. 호텔업계의 Airbnb처럼 운송업계를 변화시켜가고 있는 독특한 회사다.

개인적으로 이런 공유경제모델의 약진을 긍정적으로 평가

나는  1년여전 Airbnb로 처음 남의 집에 묵어본 이후 Airbnb의 팬이 됐다. (참고: 직접 이용해본 Airbnb의 가능성) 벌써 오클랜드, 워싱턴DC, 뉴욕, 시카고 등에서 5번이나 이용해봤을 정도다. 그 경험도 매번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이제 처음 사용해본 리프트의 경험도 만족스러웠다. 이처럼 규제기관의 제재와 기존 업계의 저항이 있더라도 급성장하기 시작한 공유경제서비스의 물결을 막기는 앞으로 쉽지 않을 것 같다.

리프트에 대해 잘 설명한 USA투데이 TalkingTech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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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인최근호에 기고한 내용을 보완했습니다.

Written by estima7

2013년 7월 11일 at 6:17 오후

스마트폰이 열어젖힌 오디오북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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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스마트폰 전성시대가 열리면서 출판시장이 붕괴한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만나는 출판업계분들마다 “일찌기 겪어보지 못한 엄청난 불황”이라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 그도 그럴 것이 지하철을 타면 책은 커녕 신문을 보는 사람도 거의 없으며 온 국민이 게임, 카카오톡, TV(동영상) 시청 밖에 안하는 것 같다. 한 출판사사장님은 “텍스트의 종말”이라는 말씀도 하신다.

사실 번역서인 ‘인사이드애플’을 출간해보고 생각보다 한국에서 책이 그다지 팔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초판 몇천부이상을 판매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책을 읽지 않기로 유명한 한국인들이 스마트폰시대에 더더욱 책을 안 읽게 된 것이 사실인 것 같다.

그런데 꼭 스마트폰이 사람들로 하여금 책을 읽지 않게 하는 것일까? 스마트폰 때문에 책은 망하는 것일까? 물론 그런 측면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NYT기사를 통해서 다시 느꼈다.

Actors Today Don’t Just Read for the Part. Reading IS the Part. 요즘 배우들은 단순히 자신의 역할이 담긴 대본을 읽는 것 뿐만 아니라 아예 읽는 것 자체가 일이 됐다는 뜻의 제목인듯 싶다.

내가 좋아하는 오디오북 이야기다. 스마트폰 이전 시대에는 오디오북출간이 활발하지 못했다. 대형 베스트셀러가 아니면 오디오북 제작은 사치였다. 웬만한 책은 총 8시간~15시간분의 오디오녹음이 되어야 하는데 성우 녹음도 힘든데다가 카세트테이프나 CD에 넣어서 판매하기에는 분량이 많았기 때문이다. 수십장의 테이프나 CD를 갈아끼워가면서 오디오북을 듣는 것은 사실 쉽지 않다. 만들더라도 유통도 쉽지 않고 제작원가 때문에 가격도 종이책보다 휠씬 비싸다.

그런데 스마트폰 세상이 되면서 이야기가 달라졌다. 굳이 CD나 테이프 없이도 인터넷을 통해서 디지털 오디오파일을 몇분만에 다운로드받으면 끝이다. 그 덕분에 보다 많은 책이 오디오북으로 제작되게 되었다.

요즘 성우들이 오디오북을 녹음할때는 아이패드로 책 내용을 읽는 모양. NYT비디오 캡처.

요즘 성우들이 오디오북을 녹음할때는 아이패드로 책 내용을 읽는 모양. NYT비디오 캡처.

다음은 기사의 내용.

  •  스마트폰 등 디지털기기의 보급으로 미국의 오디오북시장이 매년 두자리%로 급성장중. 2012년에는 전년대비 22% 성장했다고.
  • 이같은 성장은 디지털화 덕분. 비싼 스튜디오 대신 성우의 집에서 녹음이 가능해 졌고, 인터넷을 통해 단품이나 매달 정기구독형식으로 오디오북이 팔리게 됐고 그리고 스마트폰을 통해 쉽게 소비가 가능해졌음.
  • 이런 오디오북시장의 성장은 영화, 연극, TV드라마 등에 캐스팅기회를 기다리는 수많은 미국의 배우지망생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었음. 책 한권당 1천불~3천불을 받고 녹음하는 것. 배우로서의 연기 연습도 되고 돈도 벌수 있는 기회가 됐다는 것.
  • 디지털 오디오북시장의 선두주자인 Audible.com은 지난해 직간접적으로 1만개의 오디오북 타이틀을 제작했을 정도.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2천7백억원수준. (2008년 아마존이 인수한 회사)
  • 이 회사는 이 1만개의 오디오북을 제작하기 위해 지난해 약 2천명의 배우들을 고용. 아마도 작년에 뉴욕지역에서 가장 많은 배우를 고용한 회사일 것이라고.

아닌게 아니라 이제는 미국에서 발매되는 웬만한 책들은 모두 오디오북버전이 같이 나온다. 10년전만해도 이렇지 않았다. 웬만한 인기있는 베스트셀러나 오디오북 버전이 나왔고 그것도 전체 내용을 다 읽을 경우 너무 많은 분량 때문에 내용을 축약한 Abridged버전이 대부분이었다.

요약하면 스마트폰의 등장이 미국의 출판업계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 준 것이다. 출판사와 저자들에게 책이 더 많이 팔릴 수 있는 하나의 새로운 채널을 열어준 것은 물론 많은 배우지망생들에게 돈을 벌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고용창출효과도 있었다. 이 가난한 배우지망생들은 생계를 꾸려가기 위해 주로 레스토랑에서 일했다.

예를 들어 빅뱅이론에서 가난한 배우지망생인 페니는 치즈케익팩토리에서 웨이트레스로 일한다.(빅뱅이론 캡처)

예를 들어 빅뱅이론에서 가난한 배우지망생인 페니는 치즈케익팩토리에서 웨이트레스로 일한다.(빅뱅이론 캡처)

결국은 전체적인 콘텐츠생태계를 어떻게 만들어가느냐의 문제인 것 같다. 비록 종이책의 판매는 줄어간다고 하지만 전자책을 포함한 미국의 출판업계 전체 매출은 오히려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도 아마존이 킨들로 미리 길을 닦아 놓지 않았으면 어려웠을 것이다.

한국의 출판업계도 이런 선순환의 길을 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참 어려운 것 같다.

참고글 :오디오북 단상

이런 Audio actor들이 작업하는 모습을 담은 NYT동영상.

Written by estima7

2013년 7월 2일 at 1:2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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