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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대의 레시피사이트, 쿡패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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쿡패드 입구에 있는 키친.

쿡패드 입구에 있는 키친.

사무실 층마다 커다란 부엌이 있고 대형 냉장고가 여러 대 있다. 그리고 냉장고 안에는 매일 배달되는 신선한 음식 재료가 가득 채워져 있다. 직원들은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자유롭게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을 요리해 먹는다.

일류 요리사들이 상주해서 만든 고급 요리를 공짜로 먹게 해주는 실리콘밸리 기업들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다. 하지만 주방과 식자재를 마련해두고 직원들이 마음껏 요리를 해먹게 하는 회사는 좀 독특하다. 세계 최대의 레시피(요리법) 사이트라고 할 수 있는 일본의 쿡패드(cookpad.com)라는 회사 이야기다. 최근 도쿄에 있는 이 회사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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쿡패드는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던 사노 아키미쓰라는 사람이 1997년 창업했다. 인터넷 이용자가 자신의 요리법을 쿡패드 사이트에 올려서 다른 이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창업 아이템이었다. 그때부터 오로지 레시피 한길을 걷기 시작했다. 직원이 몇 명밖에 안 될 때부터 사무실 안에 작은 주방을 만들고 요리를 하는 문화가 그때부터 형성됐다.

17년 뒤 쿡패드는 레시피 하나만 가지고도 세계 최대 사이트로 성장했다. 쿡패드에는 현재 사용자들이 올린 레시피가 179만개 있다. 지난 4월의 한 달 이용자 수는 약 4400만명이다. 일본 인구가 1억2000만명이라고 하면, 일본 성인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쓰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이용자의 80% 이상이 여성이고 그중 20~30대가 75%가량 되는 것을 고려하면 일본의 젊은 여성 대부분이 쿡패드를 사용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일본여성들의 쿡패드사용율은 놀라울 정도다. 특히 20대에서 40대여성들이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출처 쿡패드 분기실적발표자료)

일본여성들의 쿡패드사용율은 놀라울 정도다. 특히 20대에서 40대여성들이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출처 쿡패드 분기실적발표자료)

창업 후 5년간 매출이 거의 없었던 이 회사는 지금은 연매출 650억원 정도를 올리고 있다. 마진도 아주 좋아서 매출의 절반 이상이 영업이익이다. 쿡패드 이시와타리 COO(최고운영책임자)는 “사용자가 올려준 레시피를 쓰기 때문에 따로 콘텐츠 구입 혹은 생산비용이 들지 않아서 영업이윤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2009년에 기업공개(IPO)를 한 쿡패드는 지난해 매출이 30% 정도 성장하며 1조원이 넘는 시가총액을 자랑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쿡패드는 전체매출중 광고매출이 약 40%, 매달 가입자들이 약 3천원정도의 사용료를 내는 프리미엄서비스매출이 약 60%정도다.

쿡패드는 전체매출중 광고매출이 약 40%, 매달 가입자들이 약 3천원정도의 사용료를 내는 프리미엄서비스매출이 약 60%정도다.

놀라운 것은 쿡패드가 인터넷 회사 중에서는 보기 드물게 건전한 사업구조를 갖추었다는 점이다. 매출 가운데 60% 정도가 프리미엄 사용자가 매달 내는 회비다. 무료 회원보다 좀 더 편리하게 쿡패드를 쓰기 위해 매달 280엔(약 3000원)을 내는 프리미엄 회원이 130만명이 넘는다. 나머지 매출의 대부분은 광고 수입이다. 가정의 요리를 책임지는 여성들에게 접근할 필요가 있는 식품회사나 슈퍼마켓 같은 곳이 주요 고객이다. 이런 황금비율의 매출 비중 덕분에 광고시장이 불황이어도 쿡패드는 타격을 덜 받는다. (어찌보면 신문구독료와 광고수입에 의존하는 신문사매출구조와 비슷하다. 사실 구독자는 나날이 줄고 지나치게 광고매출비중이 높은 요즘 신문사들이야말로 쿡패드 같은 이런 건전한 매출구조를 갖기를 갈망할 것이다.)

비빔밥(ビビンバ)을 검색한다. 2천건이 넘는 결과가 최신순으로 나온다. 이래서는 좋은 레시피를 쉽게 찾을 수 없다. 그래서 '인기순'을 누른다.

비빔밥(ビビンバ)을 검색한다. 2천건이 넘는 결과가 최신순으로 나온다. 이래서는 좋은 레시피를 쉽게 찾을 수 없다. 그래서 ‘인기순’을 누른다. 인기순으로 검색하기 위해서는 프리미엄회원에 가입해야 한다.

그럼 프리미엄회원에게는 어떤 혜택이 있을까. 많은 것이 있지만 일반회원에 비해 프리미엄회원은 좋은 레시피를 빨리 찾고 저장해둘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비빔밥’을 해먹고 싶어서 레시피를 검색한다고 하자. 쿡패드에 이미 179만개의 레시피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냥 아무 요리나 검색해도 수천개이상의 레시피가 쏟아져 나올 것이 분명하다. 그냥 검색하면 그냥 최신 레시피가 순서대로 나열되는데 반해서 프리미엄유저는 ‘인기순’레시피랭킹을 검색할 수 있다. 즉 좋은 레시피를 빨리 찾아낼 수 있는 것이다. 믿기 어렵지만 이런 기능을 얻기 위해서 일본여성들은 기꺼이 월 3천원을 지불하고 프리미엄유저가 된다. 이시와타리 COO는 나에게 “돈 주고 시간을 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쿡패드의 급속한 성장은 스마트폰 덕분이다. 데스크탑이용자는 천천히 늘고 있는 반면 스마트폰을 통한 이용자수는 급속하게 증가중이다. (출처:쿡패드 분기실적발표자료)

최근 쿡패드의 급속한 성장은 스마트폰 덕분이다. 데스크탑이용자는 천천히 늘고 있는 반면 스마트폰을 통한 이용자수는 급속하게 증가중이다. (출처:쿡패드 분기실적발표자료)

원래 데스크톱 PC 기반 사이트로 출발한 쿡패드는 스마트폰 시대에도 잘 대응했다. 월간 사용자 4400만명 중 스마트폰을 통한 접속이 60%다. 스마트폰을 통해 주방에서 레시피를 찾아보기가 더 편해져서 그런지도 모른다. 덕분에 스마트폰 시대에 쿡패드는 더욱 급성장 중이다.

요리하면서 스마트폰이나 타블렛에서 레시피를 찾아볼 수 있기 때문에 쿡패드는 최근 더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출처:쿡패드 홍보비디오)

요리하면서 스마트폰이나 타블렛에서 레시피를 찾아볼 수 있기 때문에 쿡패드는 최근 더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출처:쿡패드 홍보비디오)

오로지 한 우물만 판 쿡패드에 내로라하는 야후재팬이나 라쿠텐 같은 일본의 포털·쇼핑몰 사이트도 맥을 못 춘다. “가장 자주 이용하는 레시피 사이트는 무엇입니까”라는 최근 설문조사에 일본인 90%가 쿡패드라고 대답했을 정도로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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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장을 석권한 쿡패드는 이제 세계시장을 정복하기 위해 움직인다. 올해 스페인의 레시피 사이트를 인수하고 스페인어권 진출을 모색 중이다. 쿡패드는 조만간 전 세계에서 월간 사용자 1억명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조만간 한국에도 들어올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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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피에 집중하는 쿡패드의 사내문화는 이 명함에서 엿볼 수 있다. 쿡패드의 모든 직원은 자기가 좋아하는 요리의 레시피를 인쇄한 명함을 가지고 다닌다. 앞면에는 이름과 함께 요리의 사진이, 뒷면에는 빼곡하게 레시피가 인쇄되어 있다. 명함을 주고 받으면서 요리를 화두로 삼아 부드럽게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레시피에 집중하는 쿡패드의 사내문화는 이 명함에서 엿볼 수 있다. 쿡패드의 모든 직원은 자기가 좋아하는 요리의 레시피를 인쇄한 명함을 가지고 다닌다. 앞면에는 이름과 함께 요리의 사진이, 뒷면에는 빼곡하게 레시피가 인쇄되어 있다. 명함을 주고 받으면서 요리를 화두로 삼아 부드럽게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이런 쿡패드라는 회사의 존재는 어떤 작은 분야라도 오랫동안 한 우물을 파면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2009년말 창업자인 사노씨와 한 컨퍼런스에서 만나서 이야기해볼 기회가 있었다. 그는 “요리를 만들고 그 레시피를 많은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 좋아서 열심히 했을 뿐”이라며 “쿡패드가 이렇게 큰 이익도 내고 주식시장에 상장까지 하는 회사가 될지는 나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물론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값어치 있는 정보라면 기꺼이 돈을 내고 쓰는 일본의 사용자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8월 17일 at 12:18 오후

동전으로 ‘카드 다이어트’ 하실래요? – Co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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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은 누구나 다양한 카드를 지니고 다닌다. 보통 신용카드 2~3장 외에도 은행 현금인출카드, 커피숍 포인트 카드, 헬스클럽 멤버십 카드 등을 하나씩 넣다 보면 지갑이 금세 불룩해지기 마련이다. 한 달에 한 번 쓸까 말까 한 카드를 항상 가지고 다니는 것을 불편해하는 사람도 많다. 멤버십 정보를 스마트폰에 저장해서 바코드 형식으로 쓸 수 있게 해주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도 있긴 하지만, 매번 앱을 구동하는 것도 귀찮고 이런 방식이 통하지 않는 가맹점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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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점에 착안해서 ‘카드 다이어트’를 실현한 미국의 스타트업이 있다. ‘코인’(Coin)이라는 제품을 만든 샌프란시스코의 코인사다. 이 회사의 CEO인 카니쉬 파라샤(Kanishk Parashar)씨가 최근 한국을 방문했다. 그와 만나 코인에 관한 얘기를 나누면서 제품을 직접 만져보았다. (그를 만난 얘기를 페이스북에 공유하면서 한국에서도 이 제품을 선주문한 사람들이 무척 많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했다.)

파라샤 씨는 2013년 10월, 최대 8개까지의 다양한 카드를 한 장의 플라스틱 카드에 통합해서 쓸 수 있는 제품 ‘코인’을 홍보하는 동영상을 자사 홈페이지(https://onlycoin.com)에 공개했다. 이후 인터넷을 통해 정가에서 50% 할인된 50달러에 선주문을 받았다.

그의 목표는 우선 1000명으로부터 선주문을 받는 것이었다. 하지만 제품의 장점을 효과적으로 호소하는 홍보 동영상이 전 세계에 퍼지면서 ‘대박’이 났다. 고객 1000명 확보라는 당초 목표는 고작 40분 만에 달성됐다. 그리고 5시간 만에 100만 달러(약 10억원)에 이르는 선주문을 받았다. 2만 개의 주문을 5시간 만에 받은 것이다. 실제 제품은 이듬해 여름에 배달한다는 조건이었음에도 그 뒤로도 수십만 개의 주문이 이어졌다. 대략 100억원이 넘는 셈이다. 95%가 미국 내 주문이었지만 한국에서도 주문이 많았다고 한다.

코인의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본인의 신용카드 정보를 코인에서 지급하는 카드 리더기를 이용해 입력한다. 그리고 스마트폰 카메라로 카드의 앞뒷면을 찍는다. 그런 후 코인카드를 스마트폰과 블루투스로 연결해서 미리 저장한 카드 정보와 동기화시키는 것이다. 코인을 사용할 때는 버튼을 눌러서 사용하고자 하는 카드 정보를 선택한 다음 그냥 신용카드처럼 긁기만 하면 된다.

얼핏 들으면 민감한 신용카드 정보를 쉽게 복제할 수 있어서 위험할 것 같다. 보안 문제에 대한 질문에 파라샤 씨는 “코인 카드에는 신용카드의 번호 전체가 나오는 것이 아니어서 도난당해도 카드번호가 유출될 위험이 없고 스마트폰에서 일정 거리, 일정 시간 이상 떨어지면 자동으로 사용할 수 없도록 잠겨버리기 때문에 안전하다”라고 설명했다.

파라샤 씨는 코인 시제품을 가지고 샌프란시스코·뉴욕·로스앤젤레스 등 미국 3개 대도시에서 실제로 테스트 중이며 아직까지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을 방문하는중에도 이 카드를 가지고 계속 (시험삼아) 결제를 했는데 택시에서 안됐던 경우 한번을 제외하고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코인은 이 제품을 우선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초기 주문자 5000명에게 발송해 이들에게 피드백을 받고 제품을 보완한 뒤 전 세계에 공식 출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코인이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먼저 한국에서 많이 쓰이는 IC칩 기반의 금융카드는 코인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게다가 카드사 이외의 사업자가 신용카드 정보를 저장하기 어려운 한국에서는 코인에 신용카드 정보를 복제해 집어넣는 것 자체가 불법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세계적인 화제를 모으는 코인을 보면서 세상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는 보수적인 한국의 규제와 법규가 새로운 혁신을 가로막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를 다시 하게 됐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8월 9일 at 8:58 오후

어마어마한 페이스북의 ‘연결’ 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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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페이스북에 중앙선데이 칼럼 하나를 소개했다가 흥미로운 경험을 했다. 나름 글에 공감을 해서 인상적인 부분을 인용해서 가볍게 페이스북 담벼락에 썼다. 가볍게 공유했을뿐인데 내 예상과는 달리 반응이 뜨거운 편이었다. 15시간이 지난 지금 Like도 꽤 많이 나왔고 공유도 많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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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여기서 끝나면 그럴 수도 있다. 그런데 살짝 당황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김명호님이 댓글에서 조 맥퍼슨 본인의 페북아이디를 언급하면서 소환(?)하는 바람에 중앙 칼럼글을 쓴 본인이 댓글을 달면서 끼여든 것이다.(추후 업데이트한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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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 있었던 런던 비비고에 대한 댓글에 칼럼의 저자인 조 맥퍼슨이 나타나서 직접 답을 한 것이다. 그래서 반가와서 나도 한마디했다. 그가 글에서 소개한 테이스트오브런던 행사에서 한국음식을 소개한 셰프 기지 얼스킨을 인터넷으로 찾아봤는데 그녀가 마치 패션모델과 같은 외모의 소유자였다고 썼다. (처음에 요리사가 아니고 오드리 햅번을 닮은 모델인줄로 착각했다.)

그랬더니 지구 반대쪽 런던에 있는 기지 얼스킨을 조 맥퍼슨이 ‘소환’했다. 그러자 기지 얼스킨도 댓글을 하나 남겼다.

내가 아침에 읽은 신문칼럼의 저자와 그 칼럼에 사례로 나오는 영국의 요리사가 순식간 페이스북을 통해서 내 담벼락에 등장해서 이야기하게 된 것이다. 얼마나 놀라운 세상인가.

***

이처럼 페이스북은 놀라운 힘으로 사람들을 연결해준다. 내가 요즘 페이스북을 통해서 기사공유를 많이하는데 이렇게 가끔씩 깜짝 놀랄 때가 있다. 공유한 기사에 다뤄진 장본인이나 그 기사를 쓴 기자가 바로 댓글을 다는 것이다. 나와 직접적으로 연결이 안된 사람이더라도 내가 전체공개(Public)로 공유하기 때문에 알게되거나 그를 아는 지인이 댓글에서 아이디를 써서 장본인을 ‘소환’ 하기도 한다. 그야말로 ‘@사람이름’을 쓰는 방식으로 쉽게 서로를 연결해주는 것이다. (해보면 이메일보다 휠씬 편하다.)

이게 단순히 같은 언어를 쓰는 한국인만의 얘기가 아니라 언어와 국경을 초월해서 이뤄진다는 것이 놀랍다. 일본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이 내 이름을 검색해서 바로 페북 메시지를 보낸다든지, 10여년전 버클리에서 학교를 같이 다닌 칠레에 있는 친구가 날 찾아서 페북메시지를 보내는 일이 최근에 있었다.

오바마가 텍사스 오스틴의 레스토랑에서 겪은 일에 대해서 기사를 공유하면 오스틴에 사는 분들이나 그 레스토랑에 가본 경험이 있는 분들이 댓글을 달아준다. 그런 분들의 말씀을 통해서 또 많은 것을 배운다. 전세계 곳곳에 계신 분들이 내 귀에 흥미로운 정보를 속삭여주는 것 같다.

나는 이런 놀라운 세상을 만든 페이스북 등 글로벌SNS에 대해 경외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무섭기도 하다. 인터넷을 끊고 잠수하지 않는한 우리는 완전히 프라이버시가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앞으로 10년뒤의 세상은 또 어떻게 변할까. 온라인뿐만 아니라 우리의 오프라인 행동까지도 (웨어러블을 통해) 완벽하게 기록되고 공유되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좀 무섭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7월 13일 at 11:5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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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를 위협하는 중국의 신성, 샤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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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의 플래그십폰인 M3 홍보동영상)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세계 1위인 삼성전자의 자리를 위협할 회사로 요즘 자주 회자되는 회사가 있다. 중국의 화웨이도, 레노보도 아니다. 탄생한지 겨우 4년밖에 되지 않은 중국의 샤오(Xiaomi-좁쌀이라는 뜻)라는 회사다. 처음에는 스티브 잡스와 똑같이 차려입고 키노트발표에 나서는 CEO 레이준의 패션(?)으로 인해 애플 짝퉁을 만드는 회사로 알려졌는데 알고 보니 그렇게 간단한 곳이 아니었던 것이다. 비즈니스위크의 최근 기사를 참고해 샤오에 대해 소개한다.

(샤오미의 급부상에 대해 소개하는 블룸버그의 동영상)

샤오는 피튀기는 경쟁이 벌어지는 세계스마트폰시장에서 떠오르는 해다. 지난해 내놓은 샤오세번째 스마트폰모델인 M3는 초도물량 10만대가 86초만에 홈페이지를 통해 다 팔렸다. 카날리스의 조사에 따르면 2013년 샤오는 1천8백7만대의 스마트폰을 거의 온라인을 통해서만 판매해 5조원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중국시장에서 애플을 앞선 것이고 이 기세면 곧 2위업체인 레노보도 제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중국 1위업체인 삼성전자도 사정권에 들어간다. 샤오는 세계시장에서는 6위의 스마트폰제조업체가 됐다. 올해판매 내부목표는 원래 4천만대였으나 현재는 6천만대로 상향조정했다고 할만큼 성장속도가 빠르다.

제품발표 키노트에서의 레이 준(유튜브캡처)

제품발표 키노트에서의 레이 준(유튜브캡처)

샤오는 올해 45세인 레이 준이 2010년 창업한 회사다. 우한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베이징으로 와 킹소프트라는 회사의 CEO를 지낸 그는 활발한 벤처투자자로서 활동하고 있었다. 2009년 아이폰을 통해 스마트폰의 세계가 본격적으로 열리는 것을 본 그는 스마트폰제조회사를 만드는 것을 꿈꾼다. 그는 2010년 구글 베이징오피스에서 모바일부문을 담당하던 임원 빈린을 설득해 같이 샤오를 시작한다. 당시만해도 삼성전자, 애플, 노키아, 블랙베리 등 공룡회사들이 장악한 휴대폰시장에 들어가는 것은 아주 무모한 짓으로 비춰졌다.

하지만 샤오는 다른 휴대폰회사들과는 다른 독특한 전략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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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샤오는 우선 스마트폰보다 OS소프트웨어를 먼저 내놨다. 샤오는 2010년 중반 MIUI라는 안드로이드OS를 변형한 스마트폰 OS를 먼저 무료로 공개해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이후 샤오는 매주 금요일 OS업데이트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샤오미의 홈페이지 mi.com

샤오미의 홈페이지 mi.com

두번째, 샤오는 제품을 인터넷홈페이지를 통해서만 팔았다. 즉, 길거리의 휴대폰판매점에서는 판매하지 않았다. 그것도 항상 한정된 수량만을 정해서 팔았다. 일반대리점을 개설하거나 TV광고 등을 전혀 하지 않아서 마케팅비용 등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마케팅비용을 매출대비 1%만 사용했다. 이것은 삼성전자의 매출대비 마케팅비용 비율 5.4%보다 엄청나게 낮은 것이다. 절약된 비용만큼 스마트폰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 아이폰이 중국에서 7백~8백불에 팔리는데 반해 샤오의 경쟁제품인 M3폰은 270불이었다.

 

세번째, 샤오는 CEO 레이 준의 스타파워를 최대한 이용했다. 신제품을 내놓을 때 마치 애플처럼 키노트 발표이벤트에 스티브 잡스를 연상케하는 검은 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나타나는 레이 준에게 대중은 열광했다. 레이 준의 웨이보팔로어는 8백만명이다.

지난해 8월 샤오는 10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추가 투자를 받는데 성공했다. 이는 국의 잘 나가는 스타트업인 에어비앤비(Airbnb)나 드롭박스(Dropbox)의 기업가치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다. 이제 샤오는 중국시장을 넘어서 브라질, 멕시코, 러시아, 터키, 인도, 동남아시아 등의 신흥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삼성은 바짝 긴장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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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인에 기고한 글입니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6월 28일 at 5:5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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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카톡왔숑” 긴장하라 ‘이웃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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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테크노밸리의 카카오본사로비와 제주도의 다음 스페이스닷원 사옥.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설이 <매일경제>에 최초로 보도된 5월24일 오전, 네이버의 한 임원과 함께 있었다. 그는 라인 메신저를 통해 회사에서 받은 메시지를 보더니 “이 합병설은 진짜인 것 같다.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대책을 강구해야겠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5월26일 다음과 카카오는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양사의 합병을 공식화했다. 한국 1위 모바일 메신저 기업 카카오와 한국 2위 포털 다음커뮤니케이션의 합병. 기업 가치 4조원에 가까운 거대 인터넷 기업 ‘다음카카오’가 탄생한다는 소식이었다. 양사는 각각 이사회를 열어 합병을 결의했으며, 오는 8월 주주총회의 승인을 얻어 올해 안에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합병은 코스닥에 등록되어 있는 다음이 카카오를 흡수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하지만 실제로는 비상장기업이지만 기업 가치가 훨씬 큰 카카오가, 다음을 통해 우회 상장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다음이 주식 4300만 주를 새로 발행해 카카오 주식과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주식 교환 비율은 카카오 주식 1주에 다음 주식 1.556주로 산정됐다. 합병 후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다음카카오’ 지분 39.8%를 가진 최대 주주가 된다. 현재 다음의 최대 주주인 이재웅 다음 창업자는 4대 주주(지분율 3.4%)가 된다.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은 일본에서도 빅뉴스였다. 일본 도쿄 라인 본사에서 만나는 일본인마다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으냐”라며 의견을 물어왔다. 모바일 메신저 전쟁이 글로벌하게 벌어지는 지금, 이번 합병은 전 세계 IT 업계에도 큰 화제가 된 듯했다. 카카오의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은 회원 수만 1억4000만명에 달하는 명실상부한 1위다. 카카오가 다음을 인수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라는 사실에 놀라워한 이들이 있을 정도다.

카카오톡은 2011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다음의 마이피플, SK플래닛으로 인수된 매드스마트의 틱톡, 네이버의 라인과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었다. 카카오톡이 2012년께 한국 시장을 ‘천하통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게임을 접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덕분이었다. 매출과 이익이 급등하면서 가입자 성장과 매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

다음카카오, 알고 보면 정략결혼?

하지만 카카오가 한국 시장에만 몰두하는 사이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는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일본을 중심으로 급성장한 네이버의 라인이 아시아 시장을 석권해 나갔다. 라인은 일본, 타이완, 타이에서 한국의 카카오톡처럼 국민 메신저 반열에 오르며 시장을 장악했다. 그런가 하면 중국 시장은 (카카오의 투자자이기도 한) 텐센트의 위챗이 장악했다. 위챗은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라인과 격전 중이기도 하다. 이 밖에 세계 대부분의 지역은 올해 초 19조원에 페이스북에 인수된 와츠앱이 장악하고 있다.

카카오는 한국 시장에서 승리를 거둔 후 숨을 돌리며 해외 시장을 돌아보다 충격을 받았다. 이미 다른 업체가 전 세계 곳곳에 깃발을 꽂아놓은 것이다. 카카오는 2012년부터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인구가 많고 스마트폰 전환 추가 수요가 아직 많이 남아 있어서 성장 기회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당시 만났던 한 업계 CEO는 “요즘 카카오의 임원들은 다 인도네시아에 가 있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신주쿠의 라인 스토어.

신주쿠의 라인 스토어.

일본에서는 라인의 성장에 위협을 느낀 일본 인터넷 업계의 최강자 야후재팬과 카카오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덕분에 2012년 야후재팬이 카카오톡재팬에 자본 참여를 하는 방식으로 제휴가 이뤄졌다. 카카오는 야후재팬을 등에 업고 일본에서 카카오톡 마케팅을 펼쳤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성과는 미미했다. 철옹성 같은 라인의 아성을 꺾기에는 이미 역부족인 상황이었다.

이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카카오의 한계는 명확했다. 게임 비즈니스로 2013년에만 2000억원의 매출을 올렸을 정도로 성장한 카카오지만, 매년 몇천억원을 TV 광고 등 마케팅 비용으로 쏟아붓는 텐센트, 네이버 같은 ‘공룡’들과 맞붙어 경쟁할 만한 여력은 없었던 것이다.

또 다른 카카오의 고민은 인력이었다. 지난 5월6일 <뉴스1>은 ‘카카오, 매주 채용… “연내 1000명 뽑는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현재 600여 명이 근무하는 카카오가 근무 인원의 2배에 가까운 인원을 연내에 뽑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는 모바일 상품권 등 다양한 신규 사업 분야로 진출하는 카카오에 엄청난 수의 추가 인력이 필요해졌음을 의미했다. 하지만 카카오 내부에는 “네이버 라인 쪽과의 경쟁 때문에 좋은 엔지니어 확보가 어렵다”라며 난색을 표하는 이들이 있었다. 네이버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LG전자 같은 대기업까지 모바일 엔지니어 확보에 나서면서 인재 확보 전쟁이 격해진 것이다. 다음은 좋은 엔지니어 인력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카카오 쪽의 인력 운용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매출(약 5300억원, 2013년 기준)이나 인력(약 2600명) 등 외형상으로는 카카오보다 휠씬 크지만 기업 가치 면에서는 카카오의 절반 이하(약 1조원)에 불과했던 다음의 고민은 카카오보다 훨씬 깊었다. 업계가 모바일 위주로 급격히 재편되는 상황에서 다음은 무엇 하나 잘되는 것이 없었다. 한메일, 미디어다음, 카페서비스, 검색서비스 등 기존 데스크톱 인터넷 영역에서는 여전히 어느 정도의 사용자와 트래픽을 가지고 있지만 사용자가 빠르게 모바일로 이전하고 있다는 점이 큰 문제였다.

다음이 큰 기대를 걸었던 모바일 메신저 마이피플도 카카오톡에게 밀려 시장에서 거의 외면당하고 있었다. 게임 시장 진출을 위해 2011년 PC 기반 골프 온라인게임으로 유명한 온네트를 인수했지만 결과는 신통찮았다. 2013년 버즈피아를 인수해 확보한 인기 안드로이드 런처앱 ‘버즈런처’에 그나마 기대를 걸고 있지만 성공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아직 ‘빈손’

한때는 겨뤄볼 만한 경쟁 상대로 여겼던 네이버와의 격차도 하루가 다르게 커져, 지금의 네이버는 다음에게 함부로 넘볼 수 없는 상대가 되었다. 다음의 올해 1분기 실적은 매출 1270억원, 영업이익 151억원이다. 네이버의 같은 기간 실적은 매출 6380억원, 영업이익 1898억원이다. 시가총액에서도 라인의 성공에 힘입어 기업 가치가 약 25조원으로 뛰어오른 네이버와 1조원 가치의 다음은 약 25배 차이가 난다.

이번 합병으로 양사는 국내 시장에서만은 확실히 시너지를 올릴 수 있으리라 보인다. 국내 시장을 석권한 카카오톡에 다음의 뉴스·웹툰 같은 콘텐츠를 잘 접목하면 파괴력 있는 신규 서비스가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인력 활용 면에서도 양사가 조직 운영의 묘를 잘 살린다면 숨통이 트일 것이다. 통합 후 39% 지분으로 강력한 1대 주주가 되는 김범수 의장이 강한 리더십을 발휘한다면 창업자 중심의 빠른 의사 결정을 통한 공격적인 경영을 기대할 수도 있다. 원래 내년 5월 IPO(기업공개)를 예정했던 카카오는 다음과의 합병으로 우회 상장을 하게 된 만큼 한눈팔지 않고 성장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다음카카오의 앞날에 아직도 큰 물음표로 남는 영역이 있다. 바로 ‘글로벌 시장’이다. 양사의 통합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카카오 이석우 대표와 다음 최세훈 대표는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은 글로벌 IT 모바일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라고 선언했다. 하지만 실상은 내수 중심의 기업 두 곳의 합병에 불과할 뿐, 두 회사 모두 글로벌 역량이 내재화되어 있지 않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네이버도 라인을 성공시키기 전 10여 년간 일본에서 수많은 실패를 겪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잭팟’이 터지지 않는다면 다음카카오의 한계는 명확하다. 한국의 스마트폰 내수 시장이 이미 포화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새로 출범하는 다음카카오가 글로벌 시장에서 찻잔속의 태풍이 될지 아니면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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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인 최근호에 기고했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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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월 15일 at 3:45 오후

중국의 인터넷 삼두마차 B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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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을 만났다. 그는 네이버의 메신저 서비스 ‘라인(LINE)’이 글로벌 시장에서 비교적 선전하고 있어 다행이긴 하지만, 미국 페이스북이나 중국 텐센트 같은 글로벌 공룡 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을 생각하면 잠이 안 올 정도라고 전했다. 그리고 그는 “그래도 한국에서 그런 공룡들과 대적할 수 있는 회사는 네이버라고 생각합니다”라고 결의를 다졌다.

글로벌 모바일메신저전쟁에서 왓츠앱, 위챗, 라인은 3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출처:메리 미커의 인터넷트랜드슬라이드)

글로벌 모바일메신저전쟁에서 왓츠앱, 위챗, 라인은 3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출처:메리 미커의 인터넷트랜드슬라이드)

네이버의 라인은 동남아시아와 남미 등 세계 곳곳에서 해마다 수천억원을 신문 방송 광고 등 마케팅 비용으로 쏟아붓는 텐센트의 메신저 서비스 ‘위챗(Wechat)’과 격돌하고 있다. 여기에 페이스북 역시 지난 2월 16조원을 들여 모바일 메신저 스타트업인 ‘와츠앱(WhatsApp)’을 인수하면서 글로벌 메신저 서비스 시장을 놓고 한·미·중 간 삼국지를 예고하고 있다.

라인이 성공하면서 네이버는 주가가 급등, 시가총액 26조원으로 국내 4위까지 상승했다.(5월말현재) 하지만 중국의 인터넷 삼두마차 ‘BAT’에 비하면 아직 한참 아래다. BAT는 중국 인터넷 기업 바이두(Baidu), 알리바바(Alibaba), 텐센트(Tencent)의 머리글자를 딴 말이다.

세계인터넷기업 시가총액순위를 보면 20위안에 이미 중국기업이 4개가 있다. 여기에 알리바바가 IPO를 하면 3~4위로 들어가게 된다. 순위안에 한국기업으로는 유일하게 네이버가 있다.(출처:메리 미커의 인터넷트랜드)

세계인터넷기업 시가총액순위를 보면 20위안에 이미 중국기업이 4개가 있다. 여기에 알리바바가 IPO를 하면 3~4위로 들어가게 된다. 순위안에 한국기업으로는 유일하게 네이버가 있다.(출처:메리 미커의 인터넷트랜드)

홍콩 증시에 상장한 텐센트는 시가총액이 130조원대에 이른다. 시가총액이 약 160조원쯤되는 페이스북과도 어깨를 견줄 만하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바이두 시가총액은 60조원대이며, 조만간 나스닥 상장을 예고한 알리바바는 시가총액이 텐센트를 앞질러 150조원에서 250조원 사이로 예상되고 있다. BAT는 미국 인터넷 대륙을 지배하는 구글과 페이스북에 맞먹는 가치를 확보한 셈이다. 일본 최대 인터넷 기업인 야후재팬 시가총액이 26조원대에 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세계 인터넷 시장을 미국과 중국의 I2로 부르는 게 무리가 아니다. 창업자 재산도 이해진 의장이 1조원대인 반면, BAT를 지휘하는 삼제(三帝) 로빈 리, 잭 마, 포니 마는 모두 재산 가치가 10조원을 넘는다.

월별 방문자수로 선정한 세계인터넷회사순위에서도 중국업체들이 치고 올라가고 있다.

월별 방문자수로 선정한 세계인터넷회사순위에서도 중국업체들이 치고 올라가고 있다.

BAT에는 해외 유학을 마치고 미국 현지 기업에서 잔뼈가 굵었던 글로벌 인재들이 가득하다. 바이두의 로빈 리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TV 등 미국 미디어에 등장해 인터뷰할 때 통역 없이 진행하며,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에서도 직접 영어로 강연하고 질의응답을 유창하게 마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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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는 박철호씨는 “구글이나 페이스북에서 핵심 엔지니어로 일하던 중국계 직원들이 모국의 거대 인터넷 기업으로 회귀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면서 “이들이 합류하면서 바이두 등 중국 내 인터넷 기업들 기술 역량이 실리콘밸리 굴지 기업들 못지않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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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터넷 기업들은 자국민뿐 아니라 글로벌 인재 확보에 열정적이다. 지난해 ‘중국의 애플’로 불리는 샤오미가 구글의 안드로이드 제품 담당 부사장인 휴고 바라를 전격 영입하자 실리콘밸리가 웅성거렸다. 3개월 만에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르웹 콘퍼런스에 나타난 휴고 바라는 중국 모바일 시장의 엄청난 규모와 혁신성을 설파했다. (참고포스팅: 휴고바라의 중국인터넷마켓 이야기)

팔로알토의 텐센트 미국지사.

팔로알토의 텐센트 미국지사.

텐센트와 알리바바는 이미 실리콘밸리에서 큰손 투자자로 군림하고 있다. 텐센트는 오래전부터 팔로알토 유니버시티 거리에 미국 지사를 내고 활발한 투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실리콘밸리 투자 동향을 연구하는 CB인사이츠에 따르면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2011년 이후 미국 스타트업 24곳에 1조8000억원가량을 투자했다. 특히 지난 1년 사이 급격히 투자를 늘리는 알리바바는 지난 3월 실리콘밸리 모바일 메신저 앱 스타트업 탱고에 3000억원 가까운 자금을 투자해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텐센트는 게임 회사인 에픽게임스에 2012년 3300억원, 디자인 쇼핑몰인 Fab.com에 2013년 1500억원을 투자했다. 텐센트는 한국에도 손을 뻗쳐 2012년 카카오에 720억원을 투자했고, 통합된 다음카카오 지분의 9.9%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미국투자현황(출처 CB Insight)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미국투자현황(출처 CB Insights)

지난해 실리콘밸리 모바일 앱 검색 기술 회사인 퀵시(Quixey)가 한국 기업들에 소개된 일이 있었는데, 한국 기업은 하나같이 이 회사의 기술을 반신반의하면서 투자나 제휴를 주저하고 있는 사이 알리바바가 나서 과감하게 500억원을 투자해 버렸다. 삼성전자는 실리콘밸리의 많은 스타트업을 만나기만 하고 실제 투자나 인수까지 이어지지 않는다고 원성을 사는 경우가 많은데, 중국 기업들의 기민한 투자 활동은 대조적이다. 이들은 중국 내에서도 적극적으로 관련 기업 인수·합병에 나서며 중국 스타트업 업계를 화끈하게 달구고 있다.

KTB벤처스 샌프란시스코 지사 이호찬 대표는 “이미 중국본토의 벤처생태계에 흐르는 자금이 실리콘밸리의 그것을 능가하는 것 같다”면서 “중국 벤처캐피털이 막대한 투자를 통해 미래를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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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위클리비즈에 기고했던 글입니다. NC소프트 황순현전무의 한국엔 섬뜩한 경보 “IT 세상도 ‘I2′ 시대”글과 함께 ‘알리바바 미국 상장의 의미’에 대한 특집기사로 실렸습니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6월 6일 at 9:10 오후

[기념포스팅] 워드프레스 창업자 맷 뮬렌웨그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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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써둔다. 세계적인 블로그플랫폼 워드프레스를 만든 장본인이며 워드프레스플랫폼을 운영하는 오토매틱이란 회사의 창업자이자 CEO인 맷 뮬렌웨그를 5월31일에 만났다. 절친한 후배인 소프트뱅크벤처스 이강준상무가 지인을 통해 그와 연결이 되서 만나게 됐는데 날 끼워준 덕분이다.

바로 얼마전 5월초에 1조원이 넘는 기업가치로 1억6천만불, 즉 1천6백억원정도의 펀딩을 받은 그는 2주간의 일정으로 한국, 인도네시아, 싱가폴, 일본 등을 돌며 워드프레스 미트업을 하러 왔다고 했다. 한국에서도 금요일에 도착해 토요일에 TBS라디오에 출연하고 일요일 오전에 디캠프에서 미트업을 한뒤 바로 싱가폴로 향하는 일정이다.

나는 2008년초부터 테스팅삼아 워드프레스계정을 만들어서 포스팅을 해봤었다. 그리고 미국 라이코스로 간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워드프레스블로그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쓴 포스팅이 이 글을 포함해 468개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쓰는 블로그플랫폼을 만든 사람을 만난다는 각별한(?) 의미도 있었다.

예전에 미국의 맷을 잘 아는 지인에게 맷은 굉장히 좋은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일이 있는데 실제로 만나보니 정말 유쾌하고 친절한 훈남이었다. 자산이 몇천억쯤은 될만한 사람인데도 같이 동행한 직원도 없이 혼자서 가볍게 출장을 다니고 있었다. 그는 내가 워드프레스유저라는 것을 알고 아주 반색을 했다.

우리는 비즈니스와는 상관없이 그냥 한국의 인터넷이야기 등 이런저런 수다를 한시간반정도 나누다 헤어졌다. 그는 다음카카오 합병 뉴스를 보고 카카오에 대해서 처음 들어봤다고 했고 라인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했다. (한국인터넷업계에 대한 지식은 별로 없어서 액티브X 등 이런저런 흥미로운 이야기를 해줬다.)

그는 지난해에 일년중 280일정도를 출장이나 여행을 다녔다고 했다. 오토매틱은 모든 직원이 전세계에 뿔뿔이 흩어져 원격으로 일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샌프란시스코에 십여명이 일하는 본사가 있지만 그도 사무실에 나가는 경우는 별로 없단다. 전직원은 280명정도인데 세계 180개도시에 산재되어 있다고 한다. 다만 한국에는 아직 직원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한국에서 직원을 뽑는 것도 그의 숙제중 하나다.

Update : 맷에게 만남에 대해서 블로그를 썼다고 메일로 알려줬더니 “한국인직원을 뽑는다는 얘기도 썼느냐. 안넣었으면 채용공고링크를 꼭 블로그에 소개해줬으면 좋겠다“고 답장이 왔다.

http://automattic.com/work-with-us/ 영어를 잘하는 것이 중요한데 회화보다는 Written english를 잘하면 된다고 했다. 한국에서 꼭 직원을 뽑았으면 하는 그의 열정이 느껴졌다! 관심있는 분은 용기를 가지고 지원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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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자신은 명상(Meditation)을 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Calm이라는 앱이 좋다고 보여준다. 그래서 그의 아이폰 첫화면을 찍어서 소개해도 되냐고 했더니 괜찮다고 한다. 여행을 많이 다니기 때문에 일정을 잘 요약해서 보여주는 TripIt이 필수앱이며 자기는 아직도 Path를 열심히 쓴다고 한다. 아직도 포스퀘어로 가는 곳마다 열심히 체크인을 하는 편이며 뉴스앱으로는 Circa를 쓴다. 웨어러블운동트래커는 저본업을 쓰고 있고 메신저는 Telegram을 요즘 애용한다고 한다. Simplenote는 워드프레스가 인수한 회사라고 한다. Blinkist는 책내용을 요약해서 소개해주는 앱이다. 사내 협업툴로는 Slack을 사용하는 것 같다.

1600억원의 거금을 투자받았지만 당장 그걸로 뭘할지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한다. 인프라투자와 모바일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좋은 회사가 보이면 바로 인수할 수 있는 실탄을 확보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VC로부터의 압력이 있지 않겠냐고 했더니 보드멤버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괜찮다고 한다. (그런 거금을 투자받으면서 board seat도 주지 않다니…)

맷 뮬렌웨그에 대해서는 조선일보 이인묵기자가 2년전에 아주 훌륭한 인터뷰기사를 쓴 일이 있다. 궁금한 분들은 그 기사를 한번 읽어보시길. 즐거운 만남에 대한 기록.

[Weekly BIZ] [Interview in Depth] ‘워드프레스’ 창립자 매트 뮬렌웨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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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월 1일 at 11:13 오후

케이블을 건너 뛴 24시간 디지털뉴스채널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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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보게 된 미국 CBS방송국 사장 레슬리 문브스의 며칠전 블룸버그TV 출연 인터뷰 동영상이다. “CBS가 CBS뉴스디지털네트워크라는 새로운 온라인전용 뉴스채널을 준비하고 있다던데 사실이냐”는 질문에 답하는 내용이다.

폭스뉴스, MSNBC, CNN같은 케이블뉴스채널이 이미 포화상태인 미국TV시장에서 지상파인 CBS가 케이블을 건너뛴 온라인뉴스채널을 준비중이라는 업계 소문에 대한 질문이었다. 그러자 문브스는 “케이블에는 지금 너무 뉴스채널 경쟁자가 많다. 그런데 모든 콘텐츠가 디지털로 가는 요즘 상황에 우리도 우리의 모든 리소스를 24시간 디지털채널에 쏟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중이다. 우리의 전세계의 지국에서 만든 뉴스콘텐츠를 저녁 프라임타임의 22분뉴스와 아침의 모닝쇼에만 담기에는 아쉽다. 그래서 지금 디지털채널을 통해서 제공하는 것을 고려중이고 인터넷회사들과 파트너십을 논의중이다”라고 말했다.

내가 예전에 넷플릭스 같은 “채널없는 방송국의 등장“이란 글을 쓴 일이 있었다. 일부 내용을 발췌하면 아래와 같다.

크롬캐스트의 등장은 이런 변화를 가속화할 것이다. 앞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TV셋탑박스없이 TV를 보게 될지 모른다. 채널이라는 것이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질지 모른다. TV가 아니라 TV크기의 모니터만 사고 원하는 프로그램은 모두 크롬캐스트나 애플TV같은 TV셋탑박스로만 보게 될지 모른다.

얼마전 미국 5위의 케이블TV제공 사업자인 케이블비전의 CEO인 제임스 돌란이 WSJ와 가진 인터뷰가 화제가 됐다. 그는 “우리집 아이들도 케이블TV는 거의 안보고 넷플릭스만 본다. 앞으로 몇년안에 우리도 케이블TV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인터넷으로만 TV를 제공하게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제 한 5년뒤면 방송국의 채널번호가 무의미해지는 시대에 돌입할지도 모르겠다.

온라인스트리밍서비스가 속속 등장하는 미국의 미디어업계는 이런 상황이다. 그런데 이제 뉴스에서도 케이블을 건너뛴 온라인 전용 뉴스채널이 나온다는 것이고, 놀랍게도 이런 변화에 가장 보수적일 수도 있는 지상파방송국이 이런 ‘채널없는 뉴스방송’을 준비중이라는 것이다.

한국식으로 설명하면 MBC가 24시간 뉴스채널을 준비중인데 케이블채널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고 인터넷이나 모바일앱으로만 존재하는 온라인뉴스채널을 준비한다는 뜻이다. 요즘 JTBC 손석희뉴스를 케이블을 통하지 않고 데스크톱이나 모바일로 시청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듯 싶다.

넷플릭스같은 새로운 온라인채널의 급성장에 위성채널인 DirectTV같은 회사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고 AT&T에 회사를 매각하기까지 했다.(출처 CBS뉴스)

넷플릭스같은 새로운 온라인채널의 급성장에 위성채널인 DirectTV같은 회사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고 AT&T에 회사를 매각하기까지 했다.(출처 CBS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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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의 문브스는 아마도 미국에서 가장 잘나가는 방송국의 가장 잘나가는 CEO다. CBS는 CSI, 빅뱅이론, NCIS, Two and a half man 등 온갖 히트작을 양산하면서 시청률상위랭킹을 석권하고 있고 경영상태도 아주 좋다. 문브스는 그 기세로 10여년간 CEO의 자리를 장기집권하고 있다. 2011년 연봉이 한화로 7백억원이 넘을 정도로 미국방송가에서 최고의 CEO로 인정받고 있다. 아이비리그 같은 명문대 출신도 아니다. 원래 6백만불의 사나이에 나오는 단역 배우로 커리어를 시작했다가 별 전망이 없어보여 방송경영쪽으로 방향 전환을 한 사람인데 이처럼 성공했다. (헐리웃의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유대계이긴 하다.)

블룸버그TV캡처

블룸버그TV캡처

그런 잘 나가는 방송국 CEO가 케이블 경제뉴스채널인 블룸버그TV의 인터뷰에 응해 CBS방송의 각종 현안에 대해서 20분정도의 긴 인터뷰로 막힘없이 이야기를 하는 것이 신기했다. CBS의 가을 프로그램 라인업, Aereo의 위협과 자신의 생각, CBS의 디지털전략 등에 대해서 술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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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철저하게 자본주의의 논리에 따라 임명되고처, 회사를 경영하고, 그 성과에 걸맞는 보상을 받는 미국의 방송국CEO를 보다가 한국의 방송국CEO를 보면 한숨만 나온다. 아시아를 석권하는 한류콘텐츠를 가지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경영난을 겪고 있는 한국방송국들의 현실도 답답하다.

특히 “(사장이 사표를 요구하며)이건 대통령의 뜻이라고까지 말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라는 김시곤 KBS 전보도국장의 발언부분에서는 정말 할 말이 없다. 우리는 언제나 당당하게 자신의 경영철학을 인터뷰를 통해 밝히고 정권의 눈치를 보지 않고 방송의 미래를 토론할 수 있는 언론사CEO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인가.

Written by estima7

2014년 5월 20일 at 12:39 오전

모바일웹트랜드, Webtrends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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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동남아를 석권중인 라인메신저의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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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일본 자회사인 NHN Japan은 라인의 인기로 회사이름도 Line Corp으로 바꿨다. 사진은 시부야 히카리에 빌딩에 있는 라인주식회사의 카페모습.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인 NHN Japan은 라인의 인기로 회사이름도 Line Corp으로 바꿨다. 사진은 시부야 히카리에 빌딩에 있는 라인주식회사의 카페모습.

최근 오랜만에 일본에 다녀왔다. 많은 일본인들과 만나서 이야기하면서 이제 일본이 3년전의 대지진후유증을 극복하고 평온을 되찾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일본에서 놀란 것이 두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운행중인 지하철열차내부에서 휴대폰통화와 인터넷이 된다는 것이다. 어디서나 뻥뻥 인터넷이 터지는 한국에서는 당연한 것이지만 모바일선진국을 자부하는 일본에서는 의외로 지하에서 휴대폰이 안터지는 곳이 많았고 지하철내부에서 통화가 안되는 것은 당연했다. 그런데 이제 열차내부는 물론 이제는 휴대폰전파가 닿지 않는 음영지역이 거의 사라져 있었다. 그 때문인지 일본의 지하철에서도 책을 읽는 사람이 옛날보다 크게 줄어든 느낌이었다. ‘독서대국 일본’, ‘출판대국 일본’의 국민들도 이제 스마트폰의 노예로 전락하는지 모르겠다.

한국에서 라인을 실행하는 것과 일본에서 (일본번호로) 라인을 실행하는 것은 좀 다르다. 일본에서 라인은 이미 하나의 플랫폼화가 되어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라인내에서 쇼핑이나 만화구입, 운세보기 등 기존 포털에서 할 수 있던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다.

한국에서 라인을 실행하는 것과 일본에서 (일본번호로) 라인을 실행하는 것은 좀 다르다. 일본에서 라인은 이미 하나의 플랫폼화가 되어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라인내에서 뉴스를 읽고, 쇼핑이나 만화구입, 운세보기 등 기존 포털에서 할 수 있던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다.

또 하나 놀란 것은 모바일메신저 라인의 인기다. 네이버의 일본법인인 라인주식회사(구 NHN재팬)에서 2011년 6월 내놓은 라인은 3년이 채안되는 사이에 전세계에서 4억명의 가입자를 모았다. 그중 5천만명 이상이 일본의 가입자다. 1억3천만명의 인구를 가진 일본의 스마트폰 보급율은 약 60%인데 그렇다면 일본의 성인 스마트폰사용자의 대부분이 라인을 사용하고 있다는 결론이다. 한국의 카카오톡처럼 라인이 일본의 국민메신저가 된 것이다.

서점에 깔려있는 라인활용술 책.

서점에 깔려있는 라인활용술 책.

실제로 일본의 서점에 가보니 ‘라인공략술’ 같은 활용서가 많이 나와 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관한 책보다 라인에 관한 책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신주쿠의 한 액세서리가게는 라인캐릭터를 활용한 상품코너를 크게 만들어놓고 손님을 끌고 있었다. 라인주식회사의 모리카와 CEO는 IT관련컨퍼런스에 단골 기조연설자가 됐고 각종 미디어에 쉴새없이 등장하는 일본 IT업계의 스타가 되어 있었다.

SNS에 대한 책이 꼽혀있는 서가. 페이스북, 트위터 등 관련책과 함께 라인에 대한 책이 가장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SNS에 대한 책이 꼽혀있는 서가. 페이스북, 트위터 등 관련책과 함께 라인에 대한 책이 가장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 어떻게 라인은 어떻게 이렇게 일본에서 초절정인기를 구가하게 됐을까. 일본의 지인들에게 물어보니 크게 다음의 2가지 이유를 많이 들었다.

신주쿠의 라인 스토어.

신주쿠의 라인 스토어.

첫째 매력적인 스티커캐릭터다. 일본인들은 원래 휴대폰이나 PC에서 그림문자를 많이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일본어로 그림문자를 뜻하는 에모지(Emoji)라는 말은 이제 서양에서 잘 알려진 단어가 됐을 정도다. 그렇게 그림문자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좋아하는 일본인들에게 라인의 풍부하고 개성있는 캐릭터들을 담은 스티커그림들이 큰 인기를 끌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귀여운 것’을 좋아하는 캐릭터왕국인 일본에서 라인의 성공은 캐릭터유료매출로 이어졌다.

싱가폴의 오차드로드에서 만난 라인팝팝업스토어. 라인의 캐릭터를 소재로 한 각종 아이템을 파는데 손님들이 제법 많았다. 라인은 동남아등지에서도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싱가폴의 오차드로드에서 만난 라인팝팝업스토어. 라인의 캐릭터를 소재로 한 각종 아이템을 파는데 손님들이 제법 많았다. 라인은 동남아등지에서도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두번째는 무료문자와 무료음성통화기능(보이스톡)이다. 일본은 아직도 통화요금이 무척 비싸다. 장거리통화요금도 무척 비싼 편이다. 나고야에 부모님이 있다는 내 도쿄의 지인은 “한달에 통화요금만 거의 2만엔(21만원)이 나온다. 그래서 부모님이 스마트폰으로 바꾸게 하고 요즘은 라인으로만 통화해 전화요금을 대폭 절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인의 성공은 일본의 IT업계에도 큰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일본인들은 스마트폰이전시대에는 모두 NTT도코모, AU, 소프트뱅크 등에서 제공하는 이메일을 통해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 휴대폰문자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독특한 문화였다. 덕분에 이통사를 바꾸면 이메일주소가 바뀌는 문제가 있어서 이통사간에 고객이동이 적었다. 그러던 것이 사람들이 라인으로 메시지를 주고 받으며 이통사이메일이 필요없게 되어 자유롭게 이통사를 바꾸게 됐다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아이폰을 내세운 소프트뱅크의 도발에 일본이통사간에는 무한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게다가 라인의 무료문자와 무료통화기능은 많은 이통사의 매출과 수익에도 심대한 타격을 주고 있다.

기존 인터넷과 게임업계의 강자인 야후재팬, 모바게타운의 DeNA같은 회사들도 라인의 성장에 바짝 긴장중이다. 야후재팬은 한국의 카카오와 제휴해 일본합작법인을 만들고 카카오톡을 밀었다. 그리고 DeNA는 자체 메신저 ‘콤’을 만들었지만 이런 시도는 막강한 라인의 성장세에 밀려 모두 실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라인의 거침없는 성장이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지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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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인에 기고했던 글에 제가 일본과 싱가폴에서 찍은 사진들을 더 덧붙였습니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5월 17일 at 7:41 오후

좋은 기업을 별점으로 고를 수 있게 해주는 글래스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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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말 미국의 유명한 테크블로거인 존 그루버가 인터넷사이트링크를 하나 소개하면서 “재미있는 일터 같다”(Sounds like a fun place to work)는 코맨트를 달았다. 삼성 산호세지사를 지칭해 비꼰 것이었다. 이 사이트에는 삼성의 경직된 기업문화를 불평하는 미국인 직원들의 글이 가득 올라와 있다. (참고 조선일보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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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직원들이 익명으로 자신이 다니는 회사에 대한 리뷰를 올릴 수 있는 사이트가 글래스도어(glassdoor.com)다. 미국에서 웬만큼 규모가 되는 회사라면 글래스도어에 이미 리뷰가 올라와있다고 생각해도 된다. 2007년 창업된 글래스도어에는 6백만개의 기업리뷰가 올라와 있으며 CEO지지도, 연봉정보, 채용인터뷰노하우 등이 공개되어 있다. 글래스도어는 기본적으로 취업정보사이트다. 하지만 잡코리아 같은 사이트처럼 단순히 회사측에서 제공한 구직정보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글래스도어의 모토는 기업에 대해 투명한 정보를 제공해 구직자가 자신에게 맞는 문화를 가진 회사를 골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책을 고를때는 아마존평점을, 영화를 보러갈때는 IMDB평점을, 식당을 갈때는 옐프(Yelp)를, 여행지에서 호텔을 고를때는 트립어드바이저(Tripadvisor)의 리뷰를 참고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 별점 한개차이에 따라 레스토랑이나 호텔의 매출이 왔다갔다 한다. 사람들이 이런 리뷰사이트를 이용해서 물건이나 서비스를 선택하는 것처럼 일하고 싶은 회사를 고를때 도 글래스도어를 이용하라는 것이 이 회사의 목표다. 가고 싶은 기업의 기존 사용자(그 회사직원)가 올린 5점만점의 리뷰평점을 보고 고르라는 것이다.

우리는 보통 이직을 고려하는 회사에 있는 선배나 후배, 친구들을 통해서 회사정보를 탐문한다. 내게 맞는 문화를 가진 회사인지 알아보고 들어가고 싶어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인이 없는 작은 회사의 경우에는 확인할 방법이 없어서 그냥 괜찮겠지하고 입사했다가 회사가 자신과 맞지 않아서 금방 퇴사하는 경우가 있다. 글래스토어는 그런 시행착오를 줄여주는 회사다. 글래스도어에는 이런 리뷰가 있는 회사정보가 6백만개가 넘게 있기 때문이다.

글래스도어 모바일앱에서 찾아본 삼성, 애플, 구글. 각 기업의 별점과 직원리뷰를 찾아서 읽어볼 수 있다.

글래스도어 모바일앱에서 찾아본 삼성, 애플, 구글. 각 기업의 별점과 직원리뷰를 찾아서 읽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삼성, 구글, 애플이 있다고 하자. 이 회사에 다니는 직원은 글래스도어 사이트에 가입해서 자기가 다니는 회사에 대해서 리뷰를 쓰고 별점을 매길 수 있다. 실제 직원인지 여부는 회사 이메일주소로 인증을 해서 파악한다. 단순히 리뷰만 쓰는 것이 아니라 CEO에 대한 지지도, 연봉정보, 인터뷰할때 질문내역, 회사내부 사진 등도 올린다. 입사하고 싶은 회사의 정보를 원하는 입사지원자에게는 사막속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다.

회사입장에서는 글래스도어는 눈엣가시같은 존재일수도 있다. 익명으로 된 회사에 대한 비판이 여과없이 올라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글래스도어는 반대로 자기들은 회사의 평판을 올려서 훌륭한 인재들을 뽑을 수 있도록 해주는 발판역할을 해준다고 선전한다. 종업원들에게 잘해주는 좋은 문화를 가진 회사일수록 글래스도어를 통해서 자동적으로 홍보가 되고 좋은 인재들이 제발로 걸어올 것이기 때문이다. 리뷰관리도 철저히 한다. 모든 글을 기계가 아닌 사람이 엄격한 규칙에 따라 모니터링해서 문제가 될만한 내용은 사전에 차단한다. 실제로 업로드된 리뷰의 15~20%는 가이드라인에 맞지 않아 등록이 거절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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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글래스도어가 매년 발표하는 ‘가장 일하기 좋은 직장'(Best place to work)은 언론에도 크게 보도되면서 높은 홍보효과를 올리게 된다. 2014년 1위는 컨설팅회사인 베인앤컴퍼니, 2위는 트위터, 3위는 링크드인이 차지했다. 세 회사모두 평점은 4.6점이었다. 반면 삼성전자아메리카와 LG전자의 평점은 각각 2.7점, 3.2점이었다. 한국회사들은 수직적인 의사결정체계와 야근을 강요하는 문화에서 낮은 평가를 받고 있었다.

위 동영상은 기업들에게 글래스도어의 Company profile페이지를 잘 관리하라고 조언하는 홍보비디오다. 미국의 호텔들이 고객수를 늘리기 위해서 Tripadvisor의 자사호텔페이지를 잘 관리하는 것처럼 기업들도 그렇게 하라는 것이다.

투명한 회사정보를 제공해서 구직자에게 선택권을 준다는 측면에서 글래스도어의 존재는 바람직하다. 기업입장에서 좋은 문화를 만들어 좋은 평판을 확보해야 훌륭한 인재를 끌어들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지금까지 약 450억원의 투자를 받고 급성장중이다. 글래스도어는 미국직장인의 이력서기반 커뮤니티인 링크드인(Linkedin)과는 또 다른 가치를 만들어낸 취업정보사이트라는 점이 독특하다. (참고포스팅 : 최고의 글로벌 비즈니스 인명사전 링크드인)

책, 영화, 식당, 호텔 등 제품과 서비스에 주로 활용되던 인터넷사용자리뷰를 ‘회사’에까지 적용했다는 점에서 글래스도어는 취업정보업계에서 새로운 혁신을 이룩해냈다고 할만하다. 그리고 미국의 피드백문화는 거의 모든 분야에 적용된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이런 서비스가 한국에도 등장할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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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인에 기고한 칼럼내용을 보완했습니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4월 21일 at 7:1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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