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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The Road-보통사람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전하는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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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이브닝뉴스에 스티브 하트먼이란 기자가 있다. 이 기자는 매주 금요일 뉴스 마지막에 On the Road라는 코너를 운영한다. 일종의 미담 코너인데 그는 여기서 가끔씩 감탄스러운 스토리를 전달한다.

출처: CBS뉴스 웹사이트

출처: CBS뉴스 웹사이트

특히 지난주에 Ohio boy pays it forward with found fortune라는 훌륭한 리포트를 접해서 소개한다. 주차장에서 주은 20불 지폐를 자신이 갖지 않고 식당에서 우연히 만난 군인에게 편지와 함께 전달한 8살 꼬마의 이야기다. 가슴 뭉클한 스토리이기도 하지만 스티브 하트먼의 스토리텔링 능력에도 매료되서 이 뉴스를 소개해보고 싶어졌다. 아래 내용을 참고해서 위 동영상을 꼭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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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살 꼬마 마일즈 에커트는 가족과 함께 식당에 들어갔다. 그는 신이 나있었다. 20불짜리 지폐를 방금 주차장에서 주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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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마일즈는 식당에서 군인을 발견했다. 위에 나오는 중령이다. 마일즈는 자신의 20불을 Pay it forward (다른 사람에게 받은 후의를 또 다른 사람에게 돌려준다는 뜻)하기로 했다. 마일즈는 아래와 같은 노트를 써서 20불과 함께 중령에게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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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 soldier – my dad was a soldier. He’s in heaven now. I found this 20 dollars in the parking lot when we got here. We like to pay it forward in my family. It’s your lucky day! Thank you for your service. Myles Eckert, a gold star kid.”
“군인아저씨, 우리 아빠는 군인이었습니다. 그는 지금 하늘나라에 있어요. 저는 지금 막 주차장에서 이 20불을 주웠습니다. 저는 이것을 Pay it forward하고 싶습니다. 오늘은 당신에게 있어서 행운의 날인 것 같습니다. 당신의 봉사에 감사드립니다. 마일즈 에커트. 골드스타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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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즈는 원래는 그 돈으로 비디오게임을 사고 싶었지만 군인을 보자마자 돌아가신 자신의 아빠를 떠올렸다고 했다. 마일즈의 아빠는 그가 태어난지 5주만에 이라크에서 전사했다. 마일즈는 20불을 군인에게 주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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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즈는 아빠를 똑 닮았다. 마일즈는 집에 돌아와서 엄마에게 아빠가 묻혀있는 묘지로 데려다달라고 했다. 그리고 혼자서 아빠에게 가서 묘비를 껴안고 뭔가 이야기했다. 그날 자신의 선행을 아빠에게 자랑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 모습을 엄마가 멀리서 사진으로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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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들고 한번도 만나보지 못한, 하늘나라에 있는 군인 아빠를 떠올리며 우연히 만난 군인에게 20불을 정성스런 메모로 싸서 건낸 8살 꼬마. 그리고 아빠의 묘비를 껴안고 그 이야기를 속삭인 꼬마. 이 꼬마의 애틋한 마음을 생각하며 뭉클했다. 이 중령은 “이런 식으로 (꼬마에게) 고마움을 인정받은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나는 이후 이 노트를 매일매일 다시 보고 있습니다. It’s incredible being recognized in such a manner. I look at it (the note) every day”라고 말한다. 그는 이미 또 많은 20불을 기부했고 꼬마의 노트를 “A life-time direction”으로 여긴다고 했다. 그는 평생 이 노트를 잊지 못할 것이다.

Update : CBS이브닝뉴스는 지난 3월28일 위 리포트의 후속보도를 냈다. 이 9살소년은 미국인을 감동시킨 작은 히어로(본인은 전혀 원하지 않았던)가 됐다. 그리고 그가 기부한 20불은 크게 불어났다. 이 소년에게 성금이 답지했으며 이 가족은 이 성금을 전부 스노우볼익스프레스라는 전쟁에서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돕는 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 현재까지 모인 돈은 3억원쯤된다.

***

나는 3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압축해서 이처럼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전하는 스티브 하트먼의 스토리텔링능력에 감탄했다. 어찌보면 평범할 수 있는 미담도 끈기 있는 인터뷰를 통해 보통 사람들의 내면의 이야기를 끌어내며 또 그 내용을 호소력있는 원고, 나레이션으로 훌륭한 스토리로 거듭나게 만든다. 그가 어떻게 꼬마를 인터뷰하는지 보라.

위 동영상은 그가 어떻게 On the Road시리즈를 취재하고 3분리포트로 구성하는지에 대한 것이다. 미담제보는 주로 페이스북으로 받는다는 점이 흥미롭다. 자기가 직접 스토리를 쓰고 나레이션을 녹음하고 동영상을 편집하는 것 같다. 그야말로 취재부터 스토리, 편집까지 자신이 직접 통제하는 것이다. (물론 카메라맨과 프로듀서는 따로 있지만 말이다.) 방송국에 계신 분들은 많이 참고할 만한 내용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찾아보니 스티브 하트먼은 98년부터 방영한 “Everybody has a story”라는 뉴스시리즈로 유명해진 기자다. 이 시리즈는 매회 미국지도에 다트를 던져서 걸린 타운을 찾는다. 그리고 그 타운의 공중전화박스에 걸린 전화번호부에서 무작위로 선택한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연결되면 그 사람의 이야기를 취재해 전달하는 것이다. 그야말로 길에서 우연히 만나는 완전 보통 사람을 인터뷰해서 전국뉴스에 나가는 스토리로 만든다는 것인데 가능할까 싶다. 그런데 그는 이 시리즈를 123회나 이어갔다. 그래서 제목도 “모든 사람에게는 스토리가 있다”다.

예를 들어 위 스토리는 오레곤의 한 카우보이를 찍어서 찾아갔는데 그는 엄청나게 말수가 적은 사람이었다. 그런데 해병대원으로 걸프전쟁에 참전했던 그의 이력에서 스티브는 흥미로운 부분을 찾아냈다.

스티브 하트먼의 따뜻한 스토리는 세상은 아직도 아름다운 곳이라는 생각을 하게 해준다. 그의 리포트를 보다보면 미국인들이 개인주의적이라는 선입견을 버리게 된다. 그리고 어찌보면 우리보다도 더 정이 많은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정’은 꼭 한국인의 전유물이 아닌 것 같다.

마지막으로 On the Road 시리즈 몇 개를 소개한다. 영어공부삼아 시간날때 한두개 보면 좋다.

몸이 불편한 친구를 위해 그가 주인공이 되는 특별한 미식축구게임을 준비한 중학생들 이야기.

은퇴할 계획이 없는 미국에서 가장 나이많은 선생님 이야기. 100세! 선생으로서 일을 시작한 나이는 81세.

장애가 있는 고교 농구 팀매니저학생에게 잊지 못할 골 기회를 선사한 코치

루게릭병에 걸린 중년아저씨의 도넛배달트럭 훔치기. 그는 왜 도넛을 훔치고 싶었을까.

엄격한 고교 수학선생님의 전혀 다른 이면생활.

할머니의 보살핌을 받는 교도소 수감자들.

30여년전 자신이 청소부로 일하던 학교의 교장이 된 사람. (청소부였던 그를 격려해 공부하게 한 전임교장이 대단)

입양부모에게 계속 거절당해 돌아오는 꼬마를 두고 난처해하던 입양기관 직원.

홈리스들에게 무료로 머리를 깎아주는 82세 할아버지.

암환자들에게 커피선행을 하는 사람.

암으로 세상을 떠난 친구가 도와준 샷.

단 한번의 시민민원도 받지 않은 경찰관.

거위가 사랑하는 사람.

어려운 사람을 돕는 부동산업자.

Written by estima7

2014년 3월 8일 at 9:24 오후

3D프린터로 만든 의수를 받은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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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에 CBS뉴스에 소개된 내용인데 인상적이어서 소개.

Screen Shot 2014-03-03 at 12.05.22 AM태어나면서부터 덜 발달된 왼손을 가지고 태어난 매사추세츠주의 한 소년.

Screen Shot 2014-03-03 at 12.05.45 AM아버지는 아들을 위해서 적합한 의수를 사주고 싶었으나 몇만불씩 해서 비싸기도 하고 적합한 것을 찾지 못했다.

Screen Shot 2014-03-03 at 12.12.51 AM그런데 아버지는 한 워싱턴주의 발명가가 의수를 개발해서 인터넷에 공개해놓은 것을 보게 되었다.

Screen Shot 2014-03-03 at 12.14.06 AM

이 사람은 제작방법까지 다 공개해놓았다.
Screen Shot 2014-03-03 at 12.05.58 AM그리고 3D프린터로 부품을 쉽게 만들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Screen Shot 2014-03-03 at 12.09.25 AM덕분에 아들은 값싸고 훌륭한 의수를 갖게 되었다. 이 둘은 계속해서 더 나은 의수를 만들기 위해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실험해보고 있다고 한다.

기술이 세상을 어떻게 바람직하게 바꿔갈 수 있는지 보여주는 한 사례가 아닐까 싶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3월 3일 at 12:21 오전

자넷 옐런 교수에 대한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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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버클리 하스경영대학원건물과 자넷 옐런 연준의장(출처:위키피디아)

UC버클리 하스경영대학원건물과 자넷 옐런 연준의장(출처:위키피디아)

아침에 중앙일보 이상렬 뉴욕특파원의 ‘미국 중앙은행 총재가 부러운 이유’를 읽고 모교 은사인 자넷 옐런교수에 대한 기억과 미국의 고위직 인사시스템에 대해 간단히 써보고 싶어졌다. 칼럼은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CEO 주가’라는 게 있다. 괜찮은 CEO가 오면 시장이 먼저 알아보고 주가가 뛰는 것을 말한다. 어디 CEO 주가뿐이랴.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중앙은행 총재 주가’라는 것도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지난 11일 그가 취임 후 첫 공개석상인 하원 청문회에서 “기존 통화정책 고수”를 선언하자 세계 주가가 급등했다. ‘버냉키 시대’가 가고 ‘옐런 시대’가 도래했음을 시장이 노래한 것이었다.

그러나 옐런의 성공적인 데뷔는 그 자신만의 성취가 아니다. 연준 의장을 뽑는 미국의 정교한 정치시스템이 그 이면에 있다. 버냉키 의장의 후임을 뽑는 작업은 대략 반 년 전부터 본격화됐다.

미국에 있을때 WSJ를 사무실에서 구독하면서 그래도 헤드라인정도는 매일 훑어봤던 내 기억으로 옐런이 처음 언론에 연준의장 후보로  언급되기 시작했던 것은 재작년쯤이었던 것 같다. 벌써 꽤 오래됐다. 왜 기억하냐하면 옐런은 내가 MBA학위를 받기 위해 버클리 Haas경영대학원을 다니던 2001년에 경제학을 배운 은사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직접 강의를 들은 교수님이 소위 ‘세계경제대통령’후보로 거론된다는 기사가 눈에 확 들어왔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연준의장이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생각했다. 워낙 쟁쟁한 남성후보들이 많았고 그녀가 그런 경쟁을 뚫고 올라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예상대로 거물인 래리 서머스와 경합하면서 언론상에서 엄청난 검증과 찬반이슈가 이어졌다. 난 당연히 래리 서머스에게 밀릴줄 알았다. 내 오산이었다.

두 사람이 떠올랐다.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 가정교사였던 래리 서머스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과 연준 부의장인 옐런이었다. 그러자 각계에서 검증과 찬반이 일어났다. 급기야 서머스가 오바마에게 연준 의장 포기 편지를 쓰고 자진 하차했다. 민주당 상원의원 3명의 공개적인 인준 반대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곡절 끝에 인준을 통과한다 해도 인준 과정의 불협화음이 연준의 위상에 흠집을 낼 것임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우여곡절끝에 옐런교수는 지난해 10월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됐다. 학교 다닐때 상당히 ‘외유내강’한 분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사실 그 이상이었던 것이다. 지루한 여론검증과정에서도 확신에 찬 모습으로 자신이 연준의장을 잘 수행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그리고 칼럼을 읽어보면 마지막까지 버냉키를 존중하면서 2인자처세도 탁월했다고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결국 지난해 10월 옐런을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했다. ~중략~ 옐런의 2인자 처세는 탁월했다. 버냉키가 물러나는 순간까지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올 1월 초 상원 인준 통과로 연준 100년 역사상 첫 번째 여성의장으로 확정됐지만 자기 목소리를 드러내지 않았다. 그 덕분에 버냉키는 마지막까지 레임덕에 시달리지 않을 수 있었다.

내가 특히 칼럼에서 공감한 부분은 아래와 같다.

옐런의 연준 의장 등극기는 솔직히 부럽다. 차기 연준 의장이 거론-지명-확정되는 6개월 이상의 과정엔 미국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이 참여한다. 연준 의장을 세계의 경제대통령으로 만드는 파워는 단순히 달러를 찍어내는 권한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다. 미 의회와 월스트리트의 금융인들과 상공인들이 연준 의장을 뒷받치고 있다.

서머스가 낙마하고 옐런이 유력 후보로 혼자 남자 백악관은 민주당 상원의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옐런의 보호를 요청했다. 연준 의장이 취임도 하기 전에 정치적 공격으로 만신창이가 되면 자리에 합당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어떤가.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임기가 3월 말 끝나는데도 새 총재는 아직 오리무중이다. 더구나 이번부터는 혹독한 국회 청문회를 거쳐야 하는데도 그렇다. 우리는 언제까지 대통령이 어느 날 갑자기 공개하는 한은 총재를 맞아야 하는가.

미국의 인사시스템을 살펴보니 정말 이런 식이 많다. 후보로 점찍어놓은 사람이 있으면 대통령이 갑자기 발표하는 것이 아니다. 의회나 언론에 살짝 흘려서 간을 본다. 중요한 자리일수록 더욱 그렇다. 지난해 오바마대통령은 수전 라이스 유엔대사를 국무장관후보로 흘려서 여론을 살폈으나 공화당과 여론의 거센 반발과 검증공세속에 결국 케리를 국무장관으로 선택했다. 내가 보기엔 중요한 자리일수록 이런 시스템이 필요한 것 같다. 정말 우리는 언제까지 대통령이 어느 날 갑자기 공개하는 OOO를 맞아야 하는가.

***

자넷 옐런교수에 대한 기억.

자그마한 체구에 항상 온화한 미소를 띄고 있던 할머니교수(당시 나이는 사실 그리 많지 않아서 55세정도)라는 느낌이었다. 당시 버클리교수로 재직하다가 90년대말 클린턴정부에서 경제자문역으로 일했었고 2001년 부시정부로 바뀌면서 다시 학교로 돌아와있던 참이었다.

부드러운 말투로 어려운 경제학을 잘 가르친다는 것이 (기억은 잘 안나지만) 당시 내 느낌이었다. 하지만 부드러운 인상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철학은 확고하게 서있는 분이었다. 해고가 자유로운 미국의 유연한 고용시스템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한 유럽출신 학생이 미국시스템을 비판하자 상당히 강하게 논쟁에 나서면서 옐런교수는 미국시스템의 장점을 옹호했던 기억이 있다. 학생들은 교수가 미국시스템의 신봉자라는 인상을 받았다.

어쨌든 옐런교수도 유명한 분이라고 들었지만 내게는 당시 하스스쿨의 학장이던 로라 타이슨교수가 더 거물인 느낌이었다. (여성 파워!) 결정적으로 2001년 3월 옐런교수의 남편인 조지 애컬로프 버클리경제학과교수가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수상소식이 발표되고 아마 다음날 있었던 경제학 수업시간에 모두 일어나서 옐런교수에게 남편의 수상소식을 박수를 치며 축하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나는 옐런교수는 노벨상수상자남편을 둔 사람이라고 기억하고 있었다. 훗날 옐런교수가 노벨상수상자인 남편 애컬로프교수보다 더 유명한 사람이 될지는 정말 몰랐다. (내 기억에 의외로 학점도 박했다…ㅠ.ㅠ)

http://www.youtube.com/watch?v=SyUa-sdV0Pw

어쨌든 교수시절과 마찬가지로 변함없이 부드러운 화법으로 의회증언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옐런 연준의장의 모습을 보니 한국에서도 보다 많은 여성들이 고위직에 진출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온갖 구설수끝에 어이없이 장관직에서 중도하차한 윤진숙장관의 케이스가 참 안타깝다. 뒤따르는 여성인재들을 위해서 좋은 롤모델이 됐었어야 하는데…

Written by estima7

2014년 2월 15일 at 9:21 오전

보스와 부하가 평등하게 토론하는 이스라엘 조직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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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이스라엘을 3번째로 방문해서 여러가지로 흥미로운 만남을 가졌다. 특히 스타트업업계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 중 기억에 남는 몇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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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아비브대학의 벤처인큐베이터인 StarTAU의 행사에 갔다가 한국 중진공의 프로그램으로 이스라엘의 유명 스타트업 Wix.com에서 인턴으로 몇달간 일한 노경민씨와 잠시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그에게 이스라엘 스타트업에서 일을 해보니 뭐가 가장 인상적이었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약간은 예상치 못한 대답이 나왔다.

“무엇보다 보스와의 관계가 한국과 다른 것이 가장 놀란 점이었습니다. 정말 보스에게 뭐든지 이야기할 수 있더라고요. 정말로 평등한 관계라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는 한국의 대기업에서 일해본 경험이 있다. 그때 상사와의 한국식 상하관계를 돌이켜보면 보스와 부하가 평등하게 소통하는, 아니 부하가 보스에게 들이받기도 하는 이스라엘 회사에서의 경험은 아주 놀랍다는 것이다. (Wix는 지난해 나스닥에 상장되서 회사가치가 1조가 넘는, 이미 크게 성장한 스타트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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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du씨.

Dudu씨.

영작문 교정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Ginger software의 CMO인 Dudu씨와 점심을 먹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나는 또 이스라엘의 스타트업의 평등한 조직 문화에 대해서 한번 물어봤다. 그랬더니 그는 “좀 극단적으로 느낄 수 있겠지만”이란 단서를 달며 이렇게 설명했다. 자기 부하가 CEO와 CMO인 자기와 같이 회의를 하는 경우에 자신이 낸 의견에 대해서 “It’s stupid”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가 그렇게 생각하면 그렇게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발언에 대해서 자기나 CEO도 그럴 수 있다고 받아들이는 문화라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한국의 직장에서 사장, 상무와 함께 일반 과장이 회의를 하면서 과장이 상무의 의견에 대해서 “멍청한 생각이다”라고 발언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생각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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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사람들은 정말 직선적이다. 돌려말하지 않는다. 궁금하면 바로 속사포 질문을 날린다. 마음에 안드는 일이 있으면 바로 그 자리에서 이야기한다. 이스라엘사람들을 평소에 접해보지 못한 사람들은 같이 일을 시작한뒤 당황하는 경우가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무척 무례하다고 느낄 수 있다.

라이코스를 인수한 이스라엘회사와 일할 때의 일이다. 이스라엘쪽과 화상회의를 하면서 내가 회의 마무리를 좀 잘못한 일이 있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지라 내가 진행한 회의를 좀 어색하게, 찜찜하게 끝냈다.

그런데 이스라엘의 보스에게서 바로 왓츠앱으로 메시지가 왔다. “정욱, That was rude. I don’t like it.” 그는 내가 잘못한 점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무례를 범한 상대에게 사과하라고 지적했다.

내가 잘못한 일이니까 사과하기는 했지만 신속하고 직선적인 그의 피드백에 놀랐던 기억이 있다. 그 일에 대해서 나중에 그에게 다시 이야기한 일이 있는데  그는 이스라엘사람들은 그렇게 교육받았고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리고 나도 자기에게 그렇게 솔직하게 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이스라엘의 스타트업생태계를 다룬 ‘창업국가(Startup Nation)’이란 책을 보면 이런 농담이 소개되어 있다.

Four guys are standing on a street corner . . . an American, a Russian, a Chinese man, and an Israeli. . . . A reporter comes up to the group and says to them: “Excuse me. . . . What’s your opinion on the meat shortage?”

The American says: What’s a shortage?
The Russian says: What’s meat?
The Chinese man says: What’s an opinion?
The Israeli says: What’s “Excuse me”?

—MIKE LEIGH, Two Thousand Years

이스라엘 사람들과 일하기 시작한지 한달쯤 지난 시점에서 이 조크를 라이코스매니저들에게 읽어준 일이 있다. 다같이 동감하면서 폭소를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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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년간 ‘창업국가’, 이스라엘을 벤치마크하자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그런데 이스라엘에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엄청나게 윗사람에게 얌전(?)하고 고분고분하게 대하는 것이 한국의 조직문화다. 그리고 윗사람들이 부하들의 의견을 경청할 자세가 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런 한국문화에서 정말로 이스라엘의 장점을 배운다는 것은 쉽지 않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곤 한다. 이스라엘에서 느낀 점중 하나를 잊어버리기 전에 가볍게 메모해봤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1월 30일 at 4:10 오후

스마트폰이 바꾼 여행의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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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이스라엘출장을 왔다. 예전에 두번 이스라엘에 왔을 때는 매번 호텔에 묵었는데 만족도가 높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일행에게서 조금 떨어지는 번거로움이 있더라도 Airbnb를 이용하겠다고 마음먹었다. Airbnb를 이용하면 무엇보다 현지인들의 생활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있어서 좋다. 진짜 이스라엘사람의 동네 한가운데로 파고드는 것이다.

Screen Shot 2014-01-26 at 9.12.55 PM그리고 위에 보이는 집을 예약해서 왔다. 아주 싸지는 않지만 원래 묵으려고 했던 호텔보다는 싸다. 거실도 있고 키친도 있다. 무엇보다도 호텔은 wifi가 하루에 15불씩하는데 이 집에서는 추가비용없이 여러대의 랩탑, 스마트폰, 타블렛 등을 마음대로 연결해서 빠른 속도로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더구나 집주인이 6일동안 이스라엘전화번호와 데이터를 마음껏 쓸 수 있는 USIM을 1만5천원에 대여해줘서 편리하게 쓰고 있다. 덕분에 가지고 간 안드로이드폰에 USIM을 꽃고 비싼 데이터로밍비용을 걱정할 것 없이 마음껏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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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가지고 여행하는 시대에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장점은 어느 나라의 어느 도시에 가나 마음껏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Screen Shot 2014-01-26 at 9.20.09 PM

 오늘 숙소에서 텔아비브대학에 다녀오는데 버스를 타고 다녀왔다. 지도를 가지고 나설 필요도 없이 구글맵에서 대중교통수단을 선택하니 버스 25번을 타라고 나온다. 구글이 인도하는대로 버스정류장까지 가서 25번을 기다렸다 탔다. 그리고 지도상의 내 위치를 보고 있다가 내가 내릴 곳이 되면 그냥 내리면 된다. 버스운전사나 승객을 붙잡고 “어디에서 내려야 하느냐. 내릴 때가 되면 알려달라”고 부탁할 필요가 없다. 말이 안통해도 하나도 두렵지 않다.

버스에 앉아서 마음 편하게 천천히 사람구경, 동네구경을 하는 것이 즐겁고 진짜 현지인들의 생활속에 들어가 관찰하는 느낌이 들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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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방식으로 구글맵을 이용해 워싱턴DC, 뉴욕 등에서 주로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서 다녔고 거의 문제가 없었다. (인터넷이 안돼 스마트폰이 먹통이 되는 지하철안에서는 좀 문제긴 하다.) 버스의 운행상황이 GPS로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한국의 경우는 더욱 편리하다.

Screen Shot 2014-01-26 at 9.20.24 PM

그리고 그 나라의 말을 몰라도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어느 정도 해결할 수가 있다. 예를 들어 이스라엘에서는 워낙 히브리어로만된 거리의 표지판이 많아 좀 불편하다. 그런 경우 Google Translate앱(안드로이드)를 써서 사진을 찍으면 히브리어를 번역해준다. 아주 정확하고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써보니 그럭저럭 없는 것보다는 휠씬 낫다.

***

가만 생각해보면 스마트폰은 앞으로 더욱 똑똑해질 것이다. 내가 “텔아비브대를 버스로 가고 싶다”고 스마트폰에 말만 하면 자동으로 버스정류장까지 가는 길을 자동차 내비게이션처럼 음성으로 알려줄지도 모른다. 정류장에 도착하면 “앞으로 1분후에 25번 버스가 오니 8 셰켈을 내고 승차하라”고 알려줄지도 모른다. 그리고 내릴때가 되면 자동으로 “다음 정거장에서 내리라”고 말해줄 것이다.

스마트폰카메라를 읽을줄 모르는 외국어표지판에 비추면 자동으로 해석해준다든가 자동으로 음성인식을 해서 실시간으로 통역해주는 것도 금새 가능하게 될지 모르겠다.

확실히 우리는 스마트폰이 여행의 방법을 바꿔놓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을 오늘 텔아비브 시내를 누비며 다시 실감했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1월 27일 at 4:45 오전

마인크래프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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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최근 한글판으로 번역출간된 ‘마인크래프트 이야기’(옮긴이 이진복, 인간희극 출판)의 추천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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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우리 가족이 한국에서 보스턴으로 이사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초등학교 5학년이던 우리 아들 준현이는 여느 아이들처럼 게임에 빠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닌텐도 게임을 좋아했다. 하지만 중학교에 진학해서 제일 빠진 게임은 다름 아닌 한국 게임회사, 넥슨의 메이플스토리였다. 준현이는 미국친구들과도 메이플스토리 등 다양한 게임들을 함께 즐겼다. 공부는 안 하고 너무 게임만 열중하는 것 같아서 가끔 혼을 내기 시작하던 때였다.

마인크래프트에 등장하는 다양한 캐릭터들 (출처 Mojang)
마인크래프트에 등장하는 다양한 캐릭터들 (출처 Mojang)

그런데 2011년 말쯤부터인가 갑자기 준현이가 좋아하는 게임이 바뀌었다. 얼핏 옆에서 보니 마치 80년대 8비트 게임을 방불케하는 유치한 그래픽의 게임이었다. 가상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주로 땅을 파고 벽돌을 쌓고 뭔가를 만들어 내는 게임 같았다. 저런게 재미있을까 싶었다. 조금 하다가 싫증 내고 그만둘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준현이는 수많은 학교친구들과 함께 마인크래프트를 열광적으로 즐기기 시작한 것이다. 몇 달이 지나도 준현이의 마인크래프트 사랑은 식기는커녕 더 깊어졌다. 그래서 나는 그때 처음으로 마인크래프트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마인크래프트는 중독성은 있어보였지만 게임 속에서 ‘자신의 세계를 창조’한다는 점에서 교육적인 효과도 있어 보였다. 온라인 세상 속에서 괴물들과 싸우며 일종의 ‘전쟁’을 하는 폭력적인 게임들에 비해 마인크래프트는 플레이어들이 서로 협동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내는 창조적인 게임이었다.

블록으로 이뤄진 마인크래프트 세상_출처 Mojang

블록으로 이뤄진 마인크래프트 세상_출처 Mojang

나는 수백, 수천 억의 예산을 들여 만든 실사 영화를 방불케 하는 화려한 그래픽의 게임이 세상을 지배하는 요즘, 이런 엉성한 그래픽의 게임에 아이들이 열광한다는 것이 신기했다. 그리고 도대체 누가 이런 게임을 만들었을까 궁금했다.

막 출간된 마인크래프트이야기 번역판. 그리고 마인크래프트의 창조주인 마르쿠스 노치 페르손.

막 출간된 마인크래프트이야기 번역판. 그리고 마인크래프트의 창조주인 마르쿠스 노치 페르손.

그런데 다행히도 이런 내 궁금증을 『마인크래프트 이야기』가 풀어주었다. 이 책을 통해서 접한 마인크래프트 탄생비화는 내 예상과 많이 달랐다. 유명대학 출신의 천재가 유명투자자인 수퍼엔젤이나 유명벤처캐피털에서 큰 투자를 받아서 만든 초대작게임으로 대박을 터뜨렸다는 등의 전형적인 실리콘밸리식 창업신화는 여기에 없다.

대신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게임회사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하며 언젠가 자신만의 게임을 만들겠다는 꿈을 키우던 한 평범한 스웨덴 청년의 성공스토리가 있다. 12살 때 아버지는 약물중독으로 어머니와 이혼했으며, 여동생까지도 약물중독에 빠져 가출하는 등의 불행을 겪은 이 내성적인 성격의 ‘게임 오타쿠’ 청년은 한국에서라면 취직이 안돼 백수신세를 면치 못했거나 아니면 평범한 프로그래머로 일하다가 치킨집 사장이 됐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마르쿠스 ‘노치’ 페르손은 자신만의 게임을 만들겠다는 꿈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게임회사를 다니면서도 가욋시간에 자신이 좋아하는 인디게임을 즐기면서 영감을 얻었고, 개인적으로 게임개발에 끊임없이 도전해 2009년 마인크래프트를 탄생시켰다.

자신만의 새로운 세상을 창조할 수 있는 이 새로운 게임은 등장하자마자 전 세계 게이머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26불이라는 결코 싸지 않은 가격의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에서 인터넷을 통해 판매가 이뤄지면서 그는 순식간에 백만장자가 됐다. 너무 급속히 돈이 늘어나는 것 때문에 범죄에 악용되는 것이 아닌가 싶어 페이팔이 그의 계정을 한때 차단했을 정도였다.

북유럽의 작은 복지강국인 스웨덴에서 나온 인디게임 마인크래프트. 이 게임의 성공스토리는 역시 게임강국이지만 게임중독법으로 많은 논쟁을 빚고 있으며, 또 스티브 잡스 같은 창조적인 인재를 양성하자고 하지만 현실은 젊은이들이 스펙쌓기에만 몰두하게 만드는 한국의 현실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힘들여 스펙을 쌓아 대기업에 입사한 한국의 인재들은 권위적인 조직문화와 야근에 치여 막상 창의력과는 거리가 먼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전락하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2011년 마인콘 풍경_출처 Mojang

2011년 마인콘 풍경_출처 Mojang

그리고 『마인크래프트 이야기』는 글로벌한 성공을 꿈꾸는 한국의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도 주는 교훈이 있다. 마르쿠스는 기업경영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다. 그는 단지 자신이 하고 싶은 게임을 만들었을 뿐이다. 그리고 그것을 인터넷 SNS를 통해 전 세계에 알렸다. 마케팅에는 일전 한푼 쓰지 않았다. 게다가 공짜가 아니고 자신이 생각하는 정당한 가격을 매겼다.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내서 트위터,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 세계의 충성스러운 고객들과 단단한 커뮤니티를 만든 것이다. 그것이 마인크래프트가 지금 연간 수천억 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이 된 것은 물론이다. 한국의 스타트업들도 마인크래프트의 성공에서 많이 배울 수 있을 것이다.

2011년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 풍 경 photo by Elin Zetterstrand

2011년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 풍 경 photo by Elin Zetterstrand

준현이는 용돈을 모아서 마인크래프트 서버까지 운영했을 정도로 마인크래프트를 좋아한다. 그리고 이제는 자신도 언젠가는 직접 게임을 만들어보겠다고 자바프로그래밍을 열심히 배우고 있다. 마르쿠스처럼 되기를 꿈꾸는 것이다. 『마인크래프트 이야기』를 통해서 많은 분들이 좋은 영감을 받기를 기대한다. 게임강국 한국에서도 마인크래프트처럼 전 세계를 호령하는 인디게임이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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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 . 마인크래프트가 어떤 게임인가에 대해서는 ‘하루하루가 주말의 종말‘이라는 제목의 웹툰에 잘 표현되어 있다. 안보신 분은 한번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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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estima7

2014년 1월 25일 at 9:56 오전

카톡에 떠다니는 ‘대한민국 정부’ 기사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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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국경제신문에 나온 “카톡에 떠다니는 ‘대한민국 정부’“라는 기사. 아래는 내용중 일부 발췌.

정부 핵심 자료와 고위 간부들의 대화내용이 민간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인 카카오톡에 무방비로 둥둥 떠다니고 있다. 공무원들이 일명 ‘카톡 대화방’을 새로운 회의 플랫폼으로 활용하면서다.

예산실의 한 과장은 “우리도 이런 식으로 소통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지만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다”며 “카톡 없이는 업무가 돌아갈 수 없는 여건”이라고 토로했다.

문제는 공무원들의 보안 취약성을 우려해 카톡을 쓰지 않으려 해도 긴급하게 업무를 처리해야 할 상황이 되면 어쩔 수 없이 대화방을 만든다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한 관계자는 “대면 보고를 해야 하지만 만날 수 없거나 갑자기 다급한 사안이 발생할 때는 카톡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며 “전화로 통화하거나 문자 메시지로 찍어 보내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위 기사를 읽고 그럴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무원분들과 명함을 교환하다보면 정부공식이메일을 안쓰고 국내포털이메일이나 지메일을 명함에 적어넣은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왜 그렇게 하냐고 물어보면 이구동성으로 “회사이메일은 보안때문에 쓰기가 너무 불편하다”는 것이다. 이메일을 보내고 답이 없어서 왜 그런가 전화해봤더니 “사무실에 들어가야 메일을 확인할 수 있어서 저녁에 들어가서 답을 주겠다”는 경우도 있었다. 이메일을 보내면 몇분안에 답을 하는 미국인들과 일하다가 이런 경우를 접하면 10년전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 이유는 조선비즈의 [세종풍향계] 공무원들이 지메일 쓰는 이유라는 기사에 소개되어 있다.

[중략] 공무원들이 이러한 위험에도 민간 이메일을 사용하는 이유는 모순적이게도 정부의 보안 지침 때문입니다. 보안 규정에 따라 공무원들은 일반 PC와 내부 업무용 PC(인트라넷 PC)를 사용하는 데요, 직원 간 채팅 등이 가능한 인트라넷 PC는 보안상 이유로 일반 인터넷이 아닌 전용선으로만 연결돼있습니다. 이 PC가 위치한 곳으로 자리를 옮겨서 작업해야하는 불편함이 있는 것이지요. 청사 이동으로 이동이 잦아진 상황에서 인트라넷 PC 앞에 앉기란 쉽지 않습니다.

공무원들은 정부 청사가 아닌 외부에서 정부 이메일에 접근하려면 USB 보안키가 있으면 가능합니다만 이 보안키는 모바일 기기에서는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활용도가 낮다고 합니다. [중략] 행정안전부는 청사 이전으로 서울을 오가는 공무원들이 늘자 광화문 등에 인트라넷 PC를 접속할 수 있는 ‘스마트워크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서울에 출장 온 공무원들이 이 센터를 오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또 발생하기 때문에 결국 모바일 기기로 이용 가능한 민간 이메일을 쓰게 된다고 합니다.

국정감사등이 있으면 많은 공무원들이 국회에 가서 본부와 긴밀히 연락하면서 자료를 주고 받고 수정해야 하는데 이런 불편한 공식 이메일시스템으로 일할 수 있을리가 없다. 그러니까 외부이메일을 쓰고 또 협업도구로서 그보다 더 편한 카톡대화방을 쓰는 것이다.

문제는 보안을 지나치게 강조하다가 정작 국가의 중요한 최고 기밀문서들은 카톡이나 지메일에 둥둥 떠다니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이러느니 보안을 좀 풀어주고 정부시스템내에서 효율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IT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낫지 않을까.

미국의 경우 연방정부는 모르겠지만 많은 주정부, 도시 등이 구글앱스, 즉 구글클라우드를 공식 IT인프라로 채택하고 있다. 구글은 아예 “Google Apps for Government”라고 브랜딩을 하고 적극적으로 영업하고 있다. LA시, 피츠버그시, 올랜도시 등 많은 시나 주정부가 구글클라우드시스템을 내부 직원용으로 사용중이다. 예산절약 문제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구글시스템을 채택해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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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과 여의도, 과천종합청사, 세종시 등을 오가야 하는 일이 많은 공무원들에게 효율적이고 사용하기 편리한 IT툴이 얼마나 절실할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필요하면 그 자리에서 척척 문서를 그룹으로 공유하고 같이 편집해 나가고 서로 코맨트를 붙여주는 것이 가능한 문서협업시스템을 사용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현실은 아래 한글을 사용해야 한다. 이메일은 사무실에 들어가서 확인해야 한다.

필요하면 페이스타임이나 스카이프 같은 화상회의툴로 그 자리에서 즉각 비디오컨퍼런스를 해서 상황설명을 하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현실은 아예 안되거나 고가의 화상회의시스템이 갖춰진 회의실에 가야만 할 수 있다.

우리 정부가 구글시스템을 채택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하면 NSA가 한국정부를 손바닥보듯이 들여다볼지 모른다^^) 하지만 지메일, 구글닥스, 구글드라이브, 구글챗 등을 이용해서 업무를 보는 미국공무원들과 이메일을 읽기 위해서 별도 PC에 가서 확인해야 하는 한국공무원들과 얼마나 업무효율이 차이가 날지 한번 상상해보자.

이처럼 많은 현업 공무원들이 기존 시스템을 불편해하며 지메일, 카톡 등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에도 전혀 바뀌지 않는 정부 IT시스템이 답답할 뿐이다. 정부가 이처럼 보안을 강조하며 내부시스템을 불편하게 만들어 놓은 것은 역설적으로 공무원들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과 같다.

그리고 이것은 마치 대다수의 국민들이 불편해하는데도 보안을 이유로 요지부동 바뀌지 않는 공인인증서, 액티브엑스 문제와 비슷한 것 같다.

아마도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은 최종의사결정을 하는 고위층이 직접 컴퓨터를 써서 업무를 하지 않고 아래에 시키기만 해서 그 문제점을 실감하지 못하는 것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IT literacy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다른 것보다 이런 것부터 융통성 있게 바꾸고 좋은 소프트웨어, 클라우드시스템 활용에 정부부터 솔선수범하며 민간을 리드해 나가야 창조경제가 이뤄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1월 4일 at 8:56 오후

넬슨 만델라의 NYT 부고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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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언론의 넬슨 만델라의 타계 관련보도를 보면 서방 언론이 얼마나 그를 높이 평가하고 존경하는지 알 수 있다. 사실 지난 몇년간 만델라가 병원에 갈 때마다 미국언론들이 남아공 현지 특파원을 동원해 호들갑을 떨면서 보도하는 모습을 보고 만델라가 정말 세상을 뜰때는 대단하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가장 시청율이 높은 지상파뉴스인 NBC Nightly News는 12월 5일 만델라의 타계뉴스를 전하기 위해 평소 30분짜리 프로그램을 60분으로 늘려서 만델라 특집을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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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NBC뉴스는 4일째인 8일저녁 뉴스까지도 만델라뉴스를 톱으로 비중있게 할애했다. 뉴스의 절반이 현지 르포, 만델라를 기억하는 미국인들의 회상 같은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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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전역에 위세를 떨치고 있는 아이스스톰은 만델라뉴스에 완전히 밀려버렸다. 만델라의 타계가 없었으면 아마 이 뉴스는 4일째 혹한소식으로 도배가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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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종이신문에서는 1면톱에 이어 전면으로 3페이지를 할애한 긴 부고기사가 실렸다. 작은 책으로 내도 될 정도의 양이다. 2007년에 당시 편집국장이던 빌 켈러가 남아공을 방문해서 만델라를 (부고기사를 위해) 미리 인터뷰했을 정도로 오래전에 준비해 두었던 부고기사다.

어쨌든 NYT의 만델라 부고 특집은 종이지면보다 온라인에서 더욱 세심하게 준비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스크린샷을 공유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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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모든 기사의 중심이 되는 빌 켈러 전 NYT편집국장의 부고기사다. 그 위에 보면 Obituary, Slide Show, Posters, Memories, Speeches, Reactions의 순서로 메뉴버튼이 마련되어 있다.

Screen Shot 2013-12-07 at 7.14.30 PM슬라이드쇼에는 만델라의 일생을 보여주는 24장의 사진이 상세한 사진설명과 함께 나와있다.

Screen Shot 2013-12-07 at 7.14.44 PM역시 포스터섹션에는 만델라의 투쟁여정을 보여주는 중요 포스터가 전시되어 있다.

Screen Shot 2013-12-07 at 7.15.07 PM

만델라의 Memories 부분에는 남아공지국에 근무한 역대 NYT지국장들이 나와 만델라에 대한 회상을 공유한다. 인터뷰 동영상까지 꼼꼼이 집어넣었다.

Screen Shot 2013-12-07 at 7.15.51 PM스피치부분에서는 만델라의 역대 주요 연설을 수록해놓았다. 중요부분을 하일라이트해두었으며 클릭하면 원문으로 이동한다.

Screen Shot 2013-12-07 at 7.16.17 PM반응부분에서는 전세계 주요 지도자들의 만델라의 타계에 대한 반응을 전한다. 유명인들의 트윗도 모아놓은 것이 재미있다. 그리고 하단 부분에는 뉴욕타임즈 독자들의 코맨트중에서도 인상적인 것을 모아 놓았다. 이런  NYT의 특집 정도면 만델라 기념박물관의 전시내용으로 그대로 옮겨도 될 정도다.

만델라라는 거인이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처럼 부고기사에 정성을 들이는 미국언론의 모습에서 인물중심의 세계관을 느끼게 된다. 전기(Biography)장르가 한국보다 서구에서 휠씬 인기가 있는 것도 비슷한 이유가 아닌가 싶다. 인물을 추모(Remembering)하면서 역사의 교훈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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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홈페이지도 만델라 추모에 동참했다.

어쨌든 27년의 처절한 감옥생활을 하고도 성인의 모습으로 돌아와 용서를 실천한 만델라 같은 사람은 정말 다시 나오기 힘들 것 같다. R.I.P. 넬슨 만델라.

Written by estima7

2013년 12월 8일 at 5:01 오후

리더의 공감 결핍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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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대기업에 다니는 몇몇 후배들과 만났다. 이야기를 나누다 대기업에는 정말 고약한 임원들이 많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은데도) 일부러 새벽 일찍이나 금요일 저녁에 회의를 잡는 고위 임원. 회의 석상에서 부하들이 보는 앞에서 (사적인 일로) 중간 간부의 면박을 주는 고위 임원.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상사의 지시에 대해  부하가 납득할 만한 의견을 얘기했는데도 자신의 명령에 토를 단다며 서류를 내던지고 고성을 지르는 임원. 이런 얘기를 들으며 “어떻게 그런 사람들이 임원직에 올랐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Emotional intelligence에 대한 연구로 유명한 다니엘 골먼(사진출처:하버드비즈니스퍼블리싱)

Emotional intelligence에 대한 연구로 유명한 다니엘 골먼(사진출처:하버드비즈니스퍼블리싱)

그러다가 지난 주말에 조선일보에서 다니엘 골먼의 ‘리더의 공감결핍증을 나타내는 징조’(The Signs of a Leader’s Empathy Deficit Disorder)라는 글에 대한 요약 번역 기사를 읽었다. (원본 출처: 링크드인) 무척 공감이 가는 글이기에 기억해 두고자 한번 직접 번역해봤다. 위 후배들의 상사임원들이 바로 이런 공감결핍증을 가진 사람들인 것 같다. 그들이 승진해서 조직의 사다리 위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아래 사람들은 상사에 대한 공포로 인해 직언을 하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될수록 그들 고위임원들은 부하들의 감정을 이해못하게 되고 점점더 자기 중심적인 세계관속에 빠지며 부하들의 감정과 생각을 이해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비단 일반 회사안에서만 벌어지는 일은 아니다. 어떤 조직에서나 다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나도 내가 모시던 분이 직급이 더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직언을 하기 어려웠던 기억이 있다. 읽으면서 보스와 리더, 직원, 부하 등의 용어를 대통령, 국회의원, 고위관료, 국민 등과 바꿔서 생각해봐도 된다. 조직의 보스에게도 솔직한 충언을 드리기 어려운데 하물며 대통령에게 직언을 하기는 얼마나 어려울까.

아래는 The Signs of a Leader’s Empathy Deficit Disorder 번역.

당신의 조직에 있는 두 명의 사람을 떠올려 봅시다.. 한 명은 당신보다 하나나 두 직급위에 있는 사람이며 다른 한 명은 바로 당신 아래 직급에 있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 두 명에게 동시에 이메일을 받았다고 상상해보세요. 그 두 개의 이메일에 답하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오.

아마도 당신은 당신보다 높은 사람에게 받은 이메일에는 바로 답장할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보다 낮은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 받은 이메일은 나중에 짬이 날때 답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 응답시간의 차이는 조직에서 서열을 나타내는데 이용되어 왔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좀 더 일반적인 법칙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우리는 우리보다 권력이 쎈 사람들에게는 관심을 더 기울이며 힘이 약한 사람들에게는 관심을 적게 기울인다는 것입니다.

권력과 집중력간의 관계는 미팅에서 처음으로 만난 두 사람의 접촉모습을 들여다보면 극명하게 나타납니다. 단지 첫 5분간의 대화만을 보더라도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은 낮은 지위에 있는 사람에 대해 눈을 덜 마주치거나 고개를 덜 끄떡이는 식으로 관심을 덜 기울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차이는 부유한 집안출신과 가난한 집안출신의 대학생간에도 나타납니다.

이런 이메일응답시간 분석은 엔론의 몰락과 함께 당시 모든 직원들의 이메일데이터베이스가 증거자료로 공개되면서 가능하게 됐습니다. 이메일분석을 통한 조직에서의 소셜네트워크 분석프로젝트는 컬럼비아대학이 진행했으며 놀라울 정도로 정확한 것으로 판명됐습니다.

사람들이 관심을 기울이는 정도가 권력서열을 따라갈 때 공감능력도 영향을 받게 됩니다.  처음 만난 사람들이 서로에게 이혼이나 인생에서의 굴곡에 대해서 털어놓을때 상대적으로 약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사람들이 더 많은 공감을 표현합니다.  또 사람의 얼굴표정에서 감정을 읽어내는 공감능력에 있어서도 상대적으로 낮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보다 더 뛰어납니다.

사회생활에서 나타나는 이런 사실은 리더들에게 하나의 위험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가장 효과적인 리더들은 설득이나 영향력발휘, 동기부여, 경청, 팀워크, 협업 같은 공감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공감능력에에는 3가지종류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인지적(cognitive) 공감능력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세상에 대해 생각하는지, 즉 타인의 세계관에 대해서 느낄 수 있는 능력입니다. 이 능력을 통해 다른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당신이 전달해야 할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두번째는 감정적(emotional) 공감능력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감정에 즉시 공명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그리고 세번째로는 감정이입적 관심(empathic concern) 공감능력입니다.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그것을 도와주는 방식으로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을 표현할 줄 아는 능력입니다. 

리더십 공감능력결핍의 징후는 부하를 대하는 리더의 행동에서 가장 잘 나타납니다.  여기 몇개의 공통적인 징후가 있습니다. 

1. 부하가 보기에 말이 안되는 지시사항이나 메모는 보스가 직원들의 위치에서 세상을 보지 못하고 직원들이 납득이 될만한 수준의 말로 풀어내는데 실패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또 다른 낮은 인지공감능력의 징후는 막상 그 목표를 수행해야할 직원들에게 납득이 가지도 않고 말도 안되는 전략이나 계획, 목표입니다.

2. 부하들을 당혹스럽게(upset) 하는 공식발표나 명령입니다. 이것은 보스가 직원들의 감정적인 현실을 제대로 읽지 못하며 부하들에게 대해서 무지하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3. 직원들이 힘들어하는 일에 대해 보스가 차갑게 대하거나 무심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감정이입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부하들은 보스가 차갑고 무심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방어적이 됩니다. 예를 들어 혁신을 위해 모험을 감수하는 것을 꺼리게 됩니다.

높은 지위에 있는 리더일수록 공감결핍증에 빠질 위험이 큽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지위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솔직한 피드백을 주는 사람의 수는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특히 리더가 주위사람들에게 어떻게 대하는지에 대한 솔직한 피드백을 주기를 꺼리게 됩니다. 

공감결핍증을 피하는 방법중 하나는 하버드경영대학원의 빌조지가 말하는 ‘트루노스그룹’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이 그룹은 당신의 지인들에게 솔직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곳입니다. 또 하나는 당신에게 격의없이 대할 수 있는 (아마도 회사바깥의) 동료들의 비공식그룹을 만들어서 정기적으로 접촉하는 것입니다. 아니면 조직안에서 신뢰할 수 있는 친구들을 만드는 것입니다. 

회사안을 일부러 어슬렁거리며 직원들과 친밀해지기 위한 가벼운 시간을 갖는 친화력이 높은 (High-contact) 리더들은 공감결핍으로부터 면역력을 갖고 있습니다. 직원들이 (보스에게) 솔직하게 말해도 괜찮은 (그래도 무사할 것이라는) 회사분위기를 만드는 리더들도 마찬가지로 면역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Written by estima7

2013년 12월 8일 at 10:08 오전

인상깊었던 소프트뱅크벤처스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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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een Shot 2013-11-19 at 9.05.00 PM

소프트뱅크 벤처스 코리아의 문규학대표님 초청으로 오늘 W호텔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벤처스 포럼에 다녀왔다. 참 바람직한 행사였다는 생각에 사진위주로 기록을 남겨둔다.

Screen Shot 2013-11-19 at 9.05.16 PM첫번째로 소프트뱅크 본사의 미야우치 켄 부사장이 소프트뱅크의 역사와 비전을 설명하는 키노트스피치를 했다. 그는 손정의사장 다음의 No. 2다. 1981년 손정의사장이 소프트뱅크를 창업하면서 귤상자위에 올라가 2명의 직원앞에서 “장차 10조원매출을 올리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기염을 토한 얘기부터 시작했다. 이 3명으로 소프트뱅크가 시작됐으며 그 2명의 직원은 그 다음주에 회사를 떠났다고 한다. :)

Screen Shot 2013-11-19 at 9.05.34 PM손정의사장의 승부사적 기질이 이 한장의 슬라이드에 잘 나타나 있다. 미국 야후에의 투자, 중국 알리바바에의 투자, 일본을 브로드밴드 대국으로 만든 야후BB사업, 도박과도 같았던 보다폰 인수를 통한 이동통신사업에의 진출, 그리고 최근의 미국 스프린트인수건까지.

Screen Shot 2013-11-19 at 9.05.56 PM창업부터 지금까지 소프트뱅크는 1천3백여개의 인터넷기업에 투자해왔다고 한다. 소프트뱅크가 없었으면 세계 인터넷업계 지형도가 좀 달라지지 않았을까하는 생각까지 든다. 적어도 소뱅이 없었으면 일본의 인터넷업계지도는 지금과 크게 달랐을 것이다.

Screen Shot 2013-11-19 at 9.06.11 PM그래서 소프트뱅크의 직원수는 지금 10만명이 넘는다. 손정의 사장은 여전히 귤상자위에 서있다.

Screen Shot 2013-11-19 at 9.06.39 PM오늘의 하이라이트는 ‘은둔자’(문규학사장이 소개하면서 쓴 표현) 넥슨 김정주 회장의 키노트발표였다.

흥미롭게도 김회장은 미국의 코미디언 Louie C.K.의 페이스북현상을 조롱하는 스탠드업 코미디동영상을 보여주면서 키노트를 시작했다. 어쨌든 코믹한 이 동영상을 통해 많은 웃음을 유도해냈다. (물론 이 동영상 후반부의 민망한 부분까지는 가지 않고 중간에 끊었다.)

Screen Shot 2013-11-19 at 9.06.59 PM그리고 위에 보이는 사진 두개가 김회장의 사무실이라고 한다. 왼쪽은 샌프란시스코, 오른쪽은 뉴욕의 사무실.

Screen Shot 2013-11-19 at 9.07.18 PM직접 만든 것으로 보이는데 Prezi를 이용한 프리젠테이션이 인상적이었다.

이날 김회장이 이야기한 내용은 IDINCU 김동호대표가 순발력있게 잘 정리해주었다. 링크:넥슨 김정주 회장 키노트 @ SoftBank Ventures Forum 2013 나도 큰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던 Lyft에 엔젤투자를 하셨다고 해서 순간 부럽다는 생각이… :)  김회장께 오랜만에 인사라도 드리려고 했는데 순식간에 가버리셔서 아쉬웠다. 예전에는 가끔 연락도 드리고 뵙고는 했는데 이젠 너무 대단한 분이 되셔서 차마 연락을 못하겠다는…

추가로 한국경제 기사로 김회장의 이날 발언내용이 잘 정리되어 있어서 소개한다. 링크: 김정주 넥슨 회장 쓴소리 “한국 IT업계, 게임에만 편중”(한국경제)

어쨌든 오늘 소프트뱅크 포럼의 주인공은 소프트뱅크 벤처스 코리아가 투자한 포트폴리오회사의 창업자들이었다. 그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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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많은 훌륭한 한국의 스타트업을 알게 되었고 훌륭한 창업자들 분의 이야기를 듣고 인사를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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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owRe의 경우 뉴욕앱경진대회에서 교육용앱으로 1등을 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깜짝 놀랐다. 감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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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1등의 사진인화서비스 Snaps에 대해서도 새롭게 알게 됐고 박재욱대표의 VCNC 해외진출 스토리도 흥미로웠다. 위 사진은 곧 발표된다는 Between 2.0 스크린샷.

Screen Shot 2013-11-19 at 9.09.27 PM행사가 끝난 뒤 뒷풀이 파티까지 정말 세심하게 신경을 쓴 창업자들을 위한 행사였다.

Screen Shot 2013-11-19 at 9.09.48 PM뒷풀이 파티에서 마술쇼까지.

문규학대표님은 2001년이후 12년만에 이렇게 큰 대외행사를 가진 이유에 대해 “한국의 스타트업을 해외에 알려주기 위해서”라고 말씀하셨다. 키노트나 패널토론 같은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뒤쪽에서 열린 각종 미팅이었는데 한국의 소뱅 포트폴리오 스타트업들을 만나보기 위해서 본사에서 대거 40명이나 왔다는 것이다. 안그래도 내가 잠깐 이야기한 소프트뱅크 본사에서 온 친구는 한국의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았는데 모처럼 많이 만날 수 있게 되서 흥분된다고 이야기했다.

소프트뱅크가 매년 이런 좋은 행사를 이어가기 바라며 다른 한국의 VC들도 이렇게 창업자들에게 자극이 되는 좋은 행사를 자주 가졌으면 한다. 물론 스타트업얼라이언스도 한국의 창업자들을 위해서 도움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심히 찾아볼 생각이다. :)

Written by estima7

2013년 11월 19일 at 10:1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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