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마의 인터넷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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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for the ‘짧은 생각 길게 쓰기’ Category

과소비를 줄여주는 한국의 온라인결제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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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온라인쇼핑몰에서 뭘 좀 사야할 것이 있었다. 온라인뱅킹-쇼핑 전용으로 쓰는 오래된 윈도비스타랩탑을 켜고 구매에 나섰다. 맥북에서 장바구니에 넣어두었던 상품을 윈도랩탑에서 그냥 결제만 하면 되는 간단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배송 추가 요청사항과 변경 전화번호 등을 넣고 결제하기 버튼을 누르자 안심클릭플러그인이 설치되지 않았다고 다시 하란다. 액티브엑스를 설치하고 나니 처음(쇼핑몰톱화면)으로 돌아간다. 짜증이 치밀어올랐지만 참고 다시했다. 그리고 결제하기버튼을 누르니 또 같은 ‘안심클릭’을 설치하라는 안내창이 나온다. 울분을 참고 또 다시 설치했다. 그러자 또 다시 처음으로 돌아갔다. 또 다시 입력하고 떨리는 마음으로 결제버튼을 누르니 또 같은 ‘안심클릭’안내가 나온다…. 그냥 ‘안산다’하고 포기했다. 날린시간 30여분.

그런데 화를 삭이고 잘 생각해보니 국민들의 ‘과소비’를 막기 위한 정부의 현명한 정책 덕분에 내가 돈을 절약하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리고 과소비를 유도하는 나쁜 미국의 IT회사들이 떠올랐다.

지난주에 미국출장을 갔다가 아이튠스카드를 샀다. 보통은 X1292GXW83883 같은 식으로 짜증나게 길고 헷갈리는 알파벳과 숫자로 된 코드를 입력해 Redeem(구매금액을 아이튠스계정에 입력)을 하게 되어 있는데 USE CAMERA(카메라로 입력하기)버튼이 있었다. 카메라에 카드를 가져다대자 갑자기 ‘번쩍’하더니 구매금액이 순식간에 아이튠스에 입력되는 것이 아닌가. 사용이 너무 쉬워서 어르신들도 음악이나 책, 앱구매를 너무 많이 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됐다. 한국에서는 이런 기능이 안되도록 규제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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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보니 이번 iOS 8의 사파리브라우저에는 신용카드정보를 저장해둘 수 있는 기능이 들어가 있다. 사파리옵션으로 들어가서 신용카드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데 이것 역시 카메라를 사용해서 쉽게 카드정보를 저장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카드를 가져다대면 순식간에 카드번호, 이름, 유효기간을 저장해준다. 이후 온라인쇼핑몰 등에서 카드정보를 입력하는 페이지가 나오면 자동으로 이 정보를 불러서 입력할 수 있다. 과소비를 조장하는 기능이다. 보안사고라도 나면 어쩔 것인가. 애플이 한국에서는 이렇게 못하도록 규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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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보니 샌프란시스코에서 택시대신 Uber와 Lyft를 많이 이용했는데 그 이유중 하나가 신용카드정보를 쉽게 저장할 수가 있어서였다. 카드정보 하나 입력하는데 몇십초면 되고 차를 이용한다음에 원터치로 지불하면 된다. 너무 사용하기가 쉬워서 Uber를 자주 이용하게 되어 버렸다.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서 돈을 절약해야 하는데 말이다. 한국에서 이런 서비스가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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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그래도 미국에서 살때는 아마존의 원클릭구매기능 때문에 지나친 충동구매를 하게 되는 일이 많았다. 물건을 보다가 사고 싶으면 버튼 한번만 누르면 되니까 말이다. 얼마나 많은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과 책을 이 기능 때문에 구매하게 됐는지 모른다.

그런데 한국으로 돌아온 다음에는 복잡한 결제과정 덕분에 소비충동을 자제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얼마나 많은 돈을 절약하게 됐는지 정말 이런 멋진 정책을 만든 분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은 심정이다.

정말 감사합니다. 더 복잡하게 만들어주시고 절대 외국의 나쁜 서비스가 한국에 들어오지 못하게 만들어주세요!

Written by estima7

2014년 9월 23일 at 11:04 오후

제 2차 규제개혁장관회의 참석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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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부의 요청으로 9월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리는 규제개혁장관회의에 참석하게 됐습니다. 원래 8월20일로 예정이 되어 있던 회의였는데 2주 연기가 되는 바람에 이제야 참석하게 된 것입니다. 거의 1달전에 규제환경과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이야기를 2분만 해달라고 해서 10여분만에 후다닥 요지를 적어서 보냈는데 채택이 됐던 것 같습니다. 설마했는데 정말 회의날이 다가와서 어제 처음으로 청와대 구경을 했습니다.

청와대 시화문에서 간단한 등록절차를 마치고 이름표를 받아서 영빈관으로 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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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넓은 곳입니다. 각자 좌석에 이름표가 올려져 있습니다. 저는 당연히 제 자리는 저 뒤켠 어디 있을 줄 알았습니다. 이름표뒤에 자리가 있는 열이름이 적혀있다고 해서 봤습니다. ‘H/T’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게 뭐죠?”라고 하니 “헤드테이블”이랍니다. 설마하고 가서 봤더니 헤드테이블 정가운데 있는 대통령 바로 옆자리입니다. 세상에 이럴수가. 정말 놀랐습니다. 도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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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개혁장관회의2

그런 우여곡절로 해서 대통령 바로 옆에 밀착해 앉아서 4시간을 보냈습니다. 아주 Surreal한 경험이었습니다. 대통령은 회의에 어떻게 임하고, 메모는 어떻게 하고, 마무리 발언 등에서 어떻게 생각을 정리해 발언하는지 잘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대통령을 사이에 두고 다른쪽에 계신 총리부터 항상 TV에서만 보던 부총리, 장관 등 정부각료들을 가까이서 보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을 수 있다는 것도 큰 경험이었습니다. (저를 포함) 많은 분들이 정부고위관료와 정치인들을 비판적으로 이야기하는 일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 분들을 가까이서 보고 발언하시는 것을 들어보니 참 다 대단한 분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장장 4시간이 넘도록 화장실도 못 가고 참으면서 제가 발언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원래 2분만 이야기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는데 자리가 자리이다 보니 제 차례를 기다리면서 이야기할 내용을 조금 수정하고 자연스럽게 바꿨습니다. 그렇게 했더니 3분넘게 발언한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하면서 제 앞쪽에 계신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님과 눈을 맞췄습니다. 제 이야기에 잘 고개를 끄떡여 주셔서 말하는데 큰 힘이 됐습니다. 가끔 오른쪽을 보며 대통령님과 눈을 맞추기도 했습니다. 맨날 불합리한 한국의 인터넷규제에 대해 불평한 일이 많은데 정작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직접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오리라고는 생각 못했습니다.

앞으로 바람직한 좋은 변화가 있기를 바랍니다. 미래부의 규제혁파내용도 아주 잘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동아일보기사) 최양희장관님은 본인이 직접 인터넷사이트에서 회원가입을 해보면서 연구를 많이 하셨다고 합니다. 실행만 잘 된다면 변화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래는 제가 이야기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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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임정욱 센터장입니다.

저는 미국에서 5년간 살다가 작년말에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앞에서 커머스플래닛 김수일대표가 말씀하신 내용들(페이팔, 스퀘어, 스마트폰으로 수표를 찍어 입금하는 모바일디파짓 등)은 저도 미국에서 자주 썼습니다. 반면 한국에 돌아와보니  안되는 것이 너무 많아 불편해 죽겠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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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으로 카드결제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Square, 오른쪽은 은행앱으로 수표를 찍어서 입금할 수 있도록 해주는 Mobile deposit기능.

저는 혁신의 현장, 실리콘밸리에서 2년가까이 살면서 느낀 것이 많습니다. 그들은 규제환경과 상상력의 제한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서 혁신적인 스타트업을 만듭니다. 처음에 이야기를 들으면 황당하거나 도저히 될 것 같지 않은 아이디어에도 벤처캐피탈들이 거액을 투자하면서 밀어줍니다.

대표적인 예가 자신의 집에 남는 방을 전혀 모르는 타인에게 빌려준다는 얼핏 듣기에 황당한 아이디어로 지금은 10조가치 회사가 된 에어비앤비(Airbnb)입니다. 이 회사는 전세계의 호텔업계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최근 구글, 애플이 헬스케어 분야에 투자하는 것외에도 모바일페이먼트 방면에서의 미국의 혁신은 눈부십니다. 특히 핀테크(Fintech)스타트업이라 부르는 금융분야의 혁신스타트업이 실리콘밸리와 뉴욕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쉽고 안전하게 모바일앱으로 개인간에 서로 돈을 주고 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스타트업(Square cash, Venmo)이나 모바일 환전서비스(Ripple)를 제공하거나, 자영업자가 은행에 가지 않고도 온라인에서 바로 SNS 등 빅데이터를 통한 신용체크를 통해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스타트업(Ondeck)도 등장해서 급속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돈이 더 잘 돌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얼마전에 베이징을 다녀왔는데요. 중국도 알리페이를 통해 온라인쇼핑은 물론 택시, 쇼핑몰, 음식점 등에서 지갑없는 생활을 벌써 실현하고 있습니다. 특히 스마트폰시장에서 무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는 샤오미를 방문해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 회사는 불과 4년만에 올 상반기 5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그 매출이 99% 온라인을 통해서 나옵니다. 샤오미에 어떻게 그것이 가능하냐고 물어보니 알리페이 덕분이라고 합니다. 아이디와 패스워드만 넣으면 30만원이 넘는 스마트폰을 쉽게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의료․금융 등 여러 산업분야가 스마트폰, 인터넷과 결합하면 충분히 사업성을 갖고 해외 진출까지 넘볼 수 있는 아이디어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각종 규제, 보이지 않는 장벽으로 실현되지 못하는 현실이 아쉽습니다. 해외직구트랜드에서 보듯 이제 국경이 없는 시대입니다. 해외스타트업들이 이런 분야에서 힘을 키울 동안 한국의 스타트업은 규제현실때문에 사업을 시작할 엄두를 못내고 있을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그건 우리나라에서는 어차피 안될거예요“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스타트업들이 이런 다양한 분야에서도 활발하게 등장하고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셨으면 합니다.”

조금더 세게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도 있었지만 톤다운을 좀 했습니다.^^ 박대통령은 회의가 끝나고 퇴장하면서 저와 악수하면서 “다 잘 해결될 겁니다”라고 하셨습니다.  정말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혹시 다음에 또 기회가 있다면 더 잘 준비해서 가야할 것 같습니다.

Update: 회의 동영상이 공개되어 추가합니다. 2시간 15분 부분부터 제가 말하는 부분이 나옵니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9월 4일 at 9:19 오후

우버 같은 서비스를 무조건 규제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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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서울경제신문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우버’ 서비스 도입해야 하나“라는 찬반논쟁 지면기사를 게재하는데 ‘찬성’편에서 써달라는 요청을 받아서 쓴 글이다. 무조건 우버의 한국도입을 찬성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나 ‘데빌스애드버킷’을 한다는 심정에서 가볍게 써봤다.  무조건 막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제한적으로이라도 서비스도입을 허용해서 새로운 혁신의 물꼬를 터야 한다.

***

지난 연말 한국에 돌아오기 전까지 5년동안 미국에서 살았다. 그곳에서 4년전쯤 처음 이야기를 들었던 에어비앤비라는 서비스는 말도 안되는 것처럼 들렸다. 집의 남는 방을 생판 모르는 타인에게 빌려준다는 아이디어는 그만큼 생소했다.

에어비앤비가 인기를 끌자 나는 직접 한번 써보기로 작정했다. 그리고 나서야 그 잠재력을 이해하게 됐다. 모르는 타인을 자신의 집에 들인다는, 또는 타인의 집에 가서 묵는다는데서 오는 사람들의 우려를 에어비앤비는 멋진 사진과 인터넷평점 등을 보여주는 잘 디자인된 서비스를 통해서 날려버린 것이다. 에어비앤비는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며 호텔, 모텔이라는 형태가 수백년동안 지속되어 온 숙박업계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며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냈다. 에어비앤비가 실정법을 어기고 탈세를 하는 서비스라고, 개인정보가 잘 보호되지 못한다고, 숙박객이 강도로 돌변할 위험성이 있다고 미국정부가 처음부터 에어비앤비를 금지를 했다면 이런 거대한 공유경제형 숙박비즈니스자체가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얼마전 방문한 베이징에서 우버앱을 실행해보니 우버블랙, 우버X, 피플스우버 등 세가지 방식의 서비스가 모두 실행중이었다.

얼마전 방문한 베이징에서 우버앱을 실행해보니 우버블랙, 우버X, 피플스우버 등 세가지 방식의 서비스가 모두 실행중이었다.

서비스의 성격은 다르지만 우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우버는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원터치로 간단히 차를 불러서 원하는 곳까지 가고 지갑없이도 앱에 저장된 신용카드로 자동으로 돈을 지불할 수 있는 편리한 서비스를 개발해냈다. 너무 사용하기 쉽고 간단해 보여서 별게 아니라고 폄하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혁신인 것이다. 택시를 쉽게 잡기 어렵고 비싸고 불친절한 경우가 많은 서구대도시들에서 우버는 이용자들의 큰 호응을 받고 있다.

혁신의 산실 샌프란시스코시는 이런 변화에 너그러운 편이다. 기득권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보다는 혁신기업과 시민의 편에 서서 판단을 내린다. 그렇게 때문에 샌프란시스코를 본거지로 우버, 리프트, 사이드카, 히치 등등 대중교통분야에서 새로운 혁신을 이끄는 스타트업들이 속속 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실리콘밸리에서는 구글의 무인자동차까지 달리고 있다. 테슬라와 닛산의 전기차들이 길거리에 이미 가득하다. 무인자동차가 사고를 냈을때 보험처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배기가스가 없는 전기자동차도 환경오염분담금을 내야 하는가? 기존의 법규와 잣대로는 이런 무인자동차, 전기자동차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누구나 말하듯 세상의 변화를 낡은 규제와 법제도가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우버를 막는 서울시의 결정은 실망스럽다. 무조건 규제하기 보다는 시민의 입장에서 편리한 서비스이면 제한적이라도 우버를 받아들일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해보는 것을 기대했다. 우버를 막으면 같은 영역에서 혁신을 꾀하는 수많은 한국스타트업들이 등장하는 길도 같이 막는 것이다. 그리고 출퇴근길에 불편을 겪는 서울시민들에게 등장한 새로운 선택수단을 앗아가는 것일 수도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교통혁신은 세계적인 흐름이다. 우리가 금지한다고 해서 이런 패러다임의 전환을 막을수 있는 단계는 이미 지났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중국 베이징에 출장을 와 있는데 우버를 실행하자 수많은 차들이 가득 나타났다. 그리고 교통지옥인 베이징에서는 이미 디디다처, 콰이디다처 같은 택시앱을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중국스타트업들이 속속 등장해 경쟁에 나설 것이다.

사실 나는 다른 나라에 비해 택시요금이 싸고 잡기도 쉬운데다 서비스의 질도 높은 편인 한국에서 우버가 큰 반응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기존 택시를 위협하기 보다 택시를 잡기 어려울때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보완적인 서비스가 될 것으로 여겼다. 그 결과 우버에 자극받아 한국택시서비스의 질도 높아지고 한국에서도 다양한 경쟁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것은 택시회사에게는 경쟁이 늘어나는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새로운 기술을 이용해 매출을 늘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리고 택시운전사들에게는 같은 시간을 운전해도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새로운 일자리의 창출로 이어질 수도 있다.

5년 10년뒤의 세상이 어떻게 변해있을지 모르는 마당에 서울시의 무조건적인 우버 규제는 우버의 마케팅만 도와준다는 생각이다. 서울시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기대한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8월 31일 at 9:47 오후

급부상중인 중국의 하드웨어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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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크런치 베이징이라는 행사를 참관하러 7년만에 중국에 다녀왔다. 중국국내외의 다양한 인터넷업계인들이 모여서 최신트랜드에 대해 소개, 토론하고 스타트업들이 자신들의 서비스나 제품을 소개하는 행사다. 이 행사를 통해서 그야말로 쑥쑥 성장하는 중국의 스타트업의 저력을 느낄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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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이 행사의 주인공은 다양한 하드웨어 스타트업이었다. 손위의 컴퓨터인 스마트폰과 연결해 실시간으로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기기에 대한 기술을 일컫는 ‘사물인터넷(IOT)’이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거대한 내수시장과 막강한 제조업역량을 가지고 있는 중국이 앞으로 이 분야에서 급부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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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eck

몇가지 내 눈길을 끈 제품을 소개해 본다. 스마트워치 등 전세계적으로 웨어러블기기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기존 운동량을 측정하는데서 더 차별화된 아이디어와 기술을 적용한 제품들이 보였다. 파이넥(Fineck)이라는 업체는 여성용 목걸이형으로 생긴 웨어러블디바이스를 내놓았는데 운동량을 측정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몸의 평형상태를 측정해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지, 바른 자세로 걷고 있는지도 측정해주는 기기다.

‘랑’이라는 여성용 스마트체온계는 아이를 갖고자하는 부부를 위한 기기다. 수면중에 착용하고 있으면 생리주기, 배란일 등을 측정해서 임신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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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NTVR이란 업체는 페이스북이 3조에 인수해 화제가 된 오큘러스와 비슷한 3차원가상현실 헤드셋을 개발하고 있다. 이 헤드셋을 쓰고 게임을 하면 현실감있게 입체적으로 즐길수 있는 것이다. 이 회사는 거기서 더 나아가 총모양의 조이스틱 등까지 일체형으로 제공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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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봇이란 회사는 자동차의 시거잭에 꽃아두면 차의 주행기록, 연료소모량 등을 스마트폰으로 언제든지 확인하고 차량을 분실했을 때도 GPS기록을 통해 찾을 수 있는 기기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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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온도나 공기청정도를 조절하거나 가스유출센서역할을 하는 제품도 나왔다. Ambi(앰비)라는 회사는 집안의 에어콘과 연결해 실내온도를 최적으로 유지해주고 스마트폰을 통해서 원격으로도 관리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제품을 내놨다. 어떻게 에어콘을 제어하느냐고 했더니 적외선통신을 통해 에어콘의 리모콘을 대체한다는 방식이었다.

너브에어(NervAir)라는 제품은 인공지능형 공기청정기였다. 외부 날씨, 대기오염도 등 데이터를 인터넷을 통해 수집해서 알아서 적절한 수준으로 공기정화를 해준다고 한다. 대기오염이 심각한 중국의 대도시에 걸맞는 제품이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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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쓸 일이 많이 있을까 싶었지만 가스렌지 등에서 가스가 유출되면 자동으로 감지해서 스마트폰으로 알려주는 케플러라는 제품도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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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eepace라는 제품은 침대에 벨트처럼 장착하는 수면측정 센서다. 스마트폰과 연결해서 숙면여부를 측정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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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서 온 이 스타트업은 아이패드를 끼워서 넣어서 놀 수 있는  TuTu라는 인형을 판다. 칫솔, 당근 등 아이템을 인형에게 주면서 가지고 놀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한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결합해 이처럼 흥미로운 제품들을 내놓은 중국의 하드웨어 스타트업을 보면서 한국에 와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만한 수준높은 회사가 많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들은 대부분 미국의 크라우드펀딩사이트인 킥스타터에 제품을 공개해 글로벌마케팅과 함께 초기 제작비마련을 꾀하고 있었다. 제품가격도 대부분의 IOT제품이 그렇듯 1백~1백50불수준에 책정되어 있었다.

셴젠(심천)에서 하드웨어전문 엑셀러레이터를 하는 벤자민 조프는 키노트발표를 통해 강력한 제조업경쟁력을 가진 중국이 하드웨어 스타트업을 시작하기에 최적의 장소라는 것을 강조했다.

벤자민 조프는 키노트발표를 통해 강력한 제조업경쟁력을 가진 중국이 하드웨어 스타트업을 시작하기에 최적의 장소라는 것을 강조했다.

이같은 중국하드웨어 스타트업의 부상은 우연이 아니다. 테크크런치차이나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한 하드웨어전문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헥스의 벤자민 조프씨는 “선전은 하드웨어의 실리콘밸리”라며 “하드웨어의 르네상스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벤자민 조프는 하드웨어의 르네상스시대가 온 이유를 1. 프로토타이핑이 아주 쉬워졌고 2. 글로벌공급망이 아주 좋아졌으며 3. 킥스타터 등을 통해 자금조달이 쉬워졌기 때문이라고 분석.

벤자민 조프는 하드웨어의 르네상스시대가 온 이유를 1. 프로토타이핑이 아주 쉬워졌고 2. 글로벌공급망이 아주 좋아졌으며 3. 킥스타터 등을 통해 자금조달이 쉬워졌기 때문이라고 분석.

이런 모습을 보며 겨우 4년밖에 되지 않는 스타트업이나 다름없는 샤오미가 삼성전자를 추월해서 중국 스마트폰시장에서 1위에 오르며 급성장을 하게 된 것이 우연이 아니라고 느꼈다.

이제 중국의 스타트업들의 수준은 확실히 우리를 능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시대에 한국은 과연 어떻게 경쟁해야 하는가. 테크크런치 베이징 행사를 보면서 한국의 근미래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8월 30일 at 7:34 오후

아이스버킷챌린지를 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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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네이버 김상헌대표님과 프로그램스 박태훈대표의 지명을 받고 아이스버킷챌린지를 완수했습니다. 비가 오는 흐린 날씨이기도 하고 적당한 장소도 없어서 바닥에 비닐을 깔고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에서 얼음물을 뒤집어 썼습니다. (도와주신 스타트업업라이언스와 인기협식구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제가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빌 게이츠의 ALS아이스버킷챌린지 동영상을빌 게이츠 멋지다고 소개한 것이 겨우 지난 토요일이었습니다. 그뒤 월요일에도 미국의 얼음물쏟기 열풍 뉴스를 타임라인에서 전하면서누가 내게 하라고 하면 어떻게 하지하는 일말의 불안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불과 며칠만에 제게 차례가 왔습니다. SNS의 놀라운 전파력에 대해 항상 감탄하고 있지만 태평양을 건너오는 이 무서운 속도에는 놀랄 뿐입니다.

좋은 취지에는 공감하고 멋진 캠페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미국의 유행을 이렇게 바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은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그리고 제가 유명인이거나 대단한 사람도 아닌데 이렇게 지명해주셔서 좀 쑥쓰럽기도 합니다.

저는 다른 3분은 지명하지 않겠습니다. 갑자기 다른 분에게 얼음물샤워를 하라고 지명드리는 것이 폐를 끼치는 것 같아서 제 마음에 부담이 됩니다. (제가 좀 소심합니다.) 취지는 동감하지만 이 챌린지에 대해 그렇게 흥분하지 않는 분들도 계십니다.

한국스타트업을 응원하는 뜻에서 스타트업CEO들을 지명하면 어떨까 하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훌륭한 의견입니다. 그런데 제가 좋아하는 CEO분들이 너무 많은데 단 3명만 골라내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명은 하지 않지만 챌린지를 수행했고 기부했습니다.^^ (기부는 루게릭요양병원건립을 위한 기금을 모금하는 승일희망재단으로 했습니다.)

그런데 얼음물이 생각보다 정말 차갑네요. 모두 감기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승일희망재단 홈페이지.

승일희망재단 홈페이지.

 *****

그리고 공지사항 하나. 저희 스타트업 얼라이언스가 지금 앞으로 함께할 인재를 구인중입니다.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은 사람
-경력 1개월 ‘이상’ 7년 ‘미만’으로 열심히 경험을 쌓은 사람
-남을 돕고 챙겨주는 일이 즐거운 사람

위와 같은 주니어급 실무자를 뽑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 나와 있습니다. 8월24일 일요일 자정에 마감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지원을 바랍니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8월 21일 at 6:14 오후

샤오미 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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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베이징에 갔다가 요즘 가장 ‘핫’한 회사인 샤오미에 한국스타트업들과 함께 갈 기회를 얻게 됐다. (말랑스튜디오 김영호대표님 감사합니다!) 샤오미가 어떤 회사인지는 예전에 썼던 글을 참고하면 좋다. 삼성전자를 위협하는 중국의 신성, 샤오미

샤오미본사는 베이징의 외곽지역인 하이디엔이라는 곳에 있었다. 뭐랄까 서울로 치면 좀 상암동 같은 분위기? 웬지 팬택이 생각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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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로비 분위기. 놀란 것은 그다지 보안에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 우리 일행을 맞아준 샤오미 직원을 만나서 이름 등 등록절차 없이 방문스티커 하나씩을 받고 회사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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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이 한창 출근하고 있는 오전 10시쯤이어서 엘리베이터가 번잡한 가운데 다같이 올라가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순간 옆으로 CEO 레이 준이 달려오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내 옆에 꽉 차서 문이 닫히려는 엘리베이터에 뛰어들었다. 나도 모르게 가볍게 목례하자 싱긋 웃으며 손을 들어 인사하며 직원들 사이에 끼여서 올라갔다. 위에 보이는 옷차림 그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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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은 회의실에 들어가서 간략한 회사소개를 받았다. 원래 킹소프트라는 소프트웨어 회사 CEO출신인 레이 준과 전 구글차이나 임원이었던 린빈이 이 회사의 공동창업자다. 이 두 창업자의 배경을 보면 샤오미가 소프트웨어를 중시하는 것이 당연할 수 있겠다. 회사의 분위기는 무척 수평적이어서 직원 누구나 레이 준에게 메일이나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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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구글에서 영입한 휴고 바라를 아주 비중있게 소개했다. 구글에서 안드로이드를 총괄했던 그의 지난해 샤오미 이적은 실리콘밸리에 큰 충격(?)을 주고 샤오미의 이름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호기심천국인 그는 샤오미에서 일하는 것에 무척 만족하는 듯 싶다. (휴고 바라의 중국인터넷마켓 이야기 포스팅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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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량 설명. 불과 3년전 30만대를 판매했던 샤오미는 올 상반기에만 2611만대를 판매했다. 2분기에는 중국시장에서 삼성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표 출처 한겨레신문.

표 출처 한겨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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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올해 출하목표량은 6천만대라고 한다. (참고로 LG전자의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은 4760만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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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놀란 부분. 고객상담(CS)직원이 1700명이 있는데 모두 본사소속 직원이라고. (샤오미의 전체직원은 7500명) 이들이 일주일내내 24시간 온오프라인 고객응대를 한다고 한다. 고장난 전화기를 가지고 갔는데 한시간내에 수리가 안되면 무조건 새 것으로 교환해 준다고. 실제로 미팅에 같이 있었던 플래텀 조상래대표가 고장난 샤오미 M3를 일요일에 전화해서 바로 센터로 가지고 가서 신속하게 수리했다는 경험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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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의 대부분의 판매가 이뤄지는 곳은 MI.com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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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UI는 안드로이드를 변형한 샤오미의 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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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UI는 전세계에 5천만명의 유저가 있고 26개국어버전이 나와있으며 매주 업데이트된다는 것이 특징. 업데이트수가 이미 180회를 넘었다고. 그런데 좀 지난 자료인지 홈페이지에는 7천만명의 유저가 있다고 나온다.

새로 나온 MIUI 7의 홍보비디오. 멋지고 직관적인 좋은 OS임에는 틀림없어 보이나 너무 애플의 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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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흥미로운 것은 MIUI 테마다. 일종의 런처라고 할 수 있는데 이 테마를 유저들이 만들어서 공개하고 유료로 팔수도 있다. 테마를 만들어서 돈을 많이 버는 디자이너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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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의 앱스토어는 파편화되어 있는 중국의 안드로이드앱마켓에서 4위. 그런데 고객충성도가 무척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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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 있는 플래텀 조상래대표의 MI3폰을 좀 만져봤는데 꽤 디자인, 사용성도 좋고 샤오미 앱스토어가 쓰임새좋게 잘 만들어져 있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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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런지 플러리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에서 아이폰유저보다 샤오미유저가 평균 앱 사용시간이 더 높은 것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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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는 홈페이지에서 티셔츠도 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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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들과의 소통도 하고 있다. 특히 충성고객들의 커뮤니티가 홈페이지에 형성되어 있다. 마치 다음 팬카페+블로그 같은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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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들과 어떻게 소통을 해서 이렇게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만들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샤오미임원이 최근에 낸 책도 있다. 제목은 ‘참여감’.

샤오미 홈페이지를 둘러보니 온라인커뮤니티 운영 노하우가 정말 대단한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MI.com홈페이지가 모든 것의 중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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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적인 회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약 500미터 떨어진 MI스토어가 있는 다른 빌딩에 있는 샤오미 사무실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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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분위기의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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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쓰는지는 모르겠으나 2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미끄럼틀도 있다.

10시출근해서 밤 10시까지 일하는 문화라고 한다. 12시간 일하는 문화. 농담아니라 진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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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으로만 살 수 있는 샤오미의 제품을 실제로 만져보고 경험할 수 있는 MI스토어. 중국의 대도시마다 1곳씩만 만들어놓았다고 한다. 휴대폰케이스, 헤드폰, 충전기 등의 악세사리를 제외하고 스마트폰, 미패드 등의 제품은 ‘절대로’ 판매를 안한다. 그냥 구경만 할 수 있는 곳이다. 이제 중국 전역에 약 20곳쯤 될 것이라고. (Update: 상하이의 MI스토어에서 미패드를 사셨다는 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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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스토어와 분위기가 너무 비슷하다. 청색 셔츠를 입은 직원들까지 흡사하다. 다만 지니어스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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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샤오미에서 궁금했던 점 하나는 아무리 싸다고 해도 몇십만원짜리 제품을 어떻게 그렇게 온라인에서 순식간에 많이 판매할 수 있냐는 것이었다. 지난해 연간 5조원이상의 매출을 올린 기업이다. 한국같으면 공인인증서도 필요하고 워낙 복잡해서 모든이들이 그렇게 쉽게 온라인쇼핑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래서 안내를 해준 샤오미의 찰리씨에게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거의 모든 온라인결제가 알리페이로 이뤄진다. 진짜 쉬워서 별 문제가 안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리고 자기의 휴대폰을 꺼내서 실제로 보여준다. 온라인쇼핑몰인 타오바오에 들어가서 어떤 상품을 장바구니에 넣은뒤 결제로 알리페이를 선택하자 아래 화면처럼 패스워드만 입력하면 바로 결제가 완료된다. (페이팔과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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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어서 샤오미를 방문해서 받은 가벼운 인상을 메모해봤다.

마지막으로 샤오미에서 인상깊었던 것은 잘 나가는 회사의 실적보다도 우리를 맞아준 직원들의 친절함이었다. 회사에 들어가는데 있어 복잡한 보안절차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냥 스티커하나를 나눠주고 붙이라는 것 정도. 회사내에서도 마음껏 사진을 찍으라고 놔두었다. 찍어서 SNS에 올리든 어떻게 하든 전혀 상관없다는 자세였다. 아마 회사의 보안체계가 아직 확립되어 있지 않아서 그랬겠지만 어쨌든 신선했다.

우리를 안내해준 MIUI담당 신디는 중앙대에서 유학한 경력이 있어서 조금 서툴지만 한국어로 설명해주려고 노력했다. 4년전부터 샤오미에 조인했으니 창업멤버나 다름없는데도 전혀 뽐내지 않는 겸손한 모습이었다.

거의 2시간동안 회사에 대한 설명도 해주고 우리 스타트업일행의 서비스에 대한 설명도 듣고 500미터 떨어진 MI스토어에 가서 안내까지 해준뒤에 폭우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샤오미 직원들은 떠나는 우리 일행이 모두 택시를 잡을때까지 기다리고 도와주었다. (변두리 지역이라 택시가 거의 오지 않았다. 모두 떠나는데 한 20분정도는 걸렸다.)

급성장하는 잘 나가는 회사의 직원들이 거만하게 행동하지 않고 이렇게 친절하게 대해주는 것이 내게는 인상적으로 느껴졌다. 말랑스튜디오 김영호대표의 이야기에 따르면 대체로 샤오미의 문화가 그렇다는 것 같다.

급변하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돌풍이 과연 계속될지 아니면 예전 HTC가 그랬듯이 순식간에 몰락할지 알 수 없다. 너무 애플을 베낀 듯한 디자인과 분위기도 “이래도 괜찮을까”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샤오미가 갑자기 과대평가 받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중시문화와 고객을 충성스럽게 만드는 노하우, 온라인을 통한 판매, 박리다매라는 독특한 전략으로 이뤄낸 샤오미의 성공은 확실히 범상치 않은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 회사의 미래가 과연 어떻게 될지 무척 궁금하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8월 19일 at 11:46 오후

만리장성 인터넷을 경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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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박4일간의 일정으로 중국 베이징에 다녀왔다. 테크크런치 차이나를 참관하고 베이징 조양구에서 주최하는 OTEC이란 스타트업행사에 출전하는 한국 스타트업 9개팀의 발표를 보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2008년이후 가본 적이 없는 중국에 대해서 좀 학습을 하고 싶었다.

그리고 정말 만리장성인터넷을 흠뻑 느끼고 왔다. 영어로는 Great Firewall이라고 한다. 누가 세상에는 인터넷과 차이나넷 두개가 있다고 하던데 정말 그렇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데이터로밍을 한 내 스마트폰에서는 접속이 되지만 현지 wifi로 인터넷을 연결해서 인터넷을 쓰려고 하자 안되는 것이 너무 많았던 것이다. 처음엔 일부 사이트에 연결하는데 속도가 느려서 접속이 안되는 것인가 했는데 그게 아니고 중국사이트들은 빠르게 접속이 가능하고 미국쪽 사이트들은 막혀있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 (네이버, 다음 등 한국사이트들은 비교적 접속이 원활한 편이었다.)

예전부터 많이 들어서 페이스북, 트위터가 막혀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구글도 완벽하게 막혀 있는지는 이번에 처음 알았다. 그것은 검색엔진인 Google.com만 막혀있다는 것이 아니다. 구글의 거의 모든 서비스, 즉 유튜브, 지메일, 구글맵, 구글캘린더 등 거의 모든 것이 안된다. 회사이메일을 구글시스템을 써서 쓰는 회사들이 요즘 많은데 그런 회사들의 경우도 중국출장을 가서 일을 하려면 손발이 완전히 묶인다고 보면 된다. (같이 간 플래텀의 조상래대표가 그런 경우인데 그래서 중국출장을 갈 때마다 중국메일로 자동포워딩을 해놓는다고 한다.)

글로벌 인터넷의 인프라 역할을 하는 구글이 막혀있다는 것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구글의 앱엔진 같은 클라우드서비스를 이용해 서비스를 하는 사이트나 구글의 애드센스 같은 광고를 붙여놓은 사이트는 (혹은 모바일앱은) 중국에서 사이트의 접속이 원활하지 않고 느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이나 MS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쓰는 경우는 아직 괜찮은지도 모르겠는데 그렇다고 안심할 수가 없다. 언제 막힐지 모르기 때문이다.

내 뉴욕타임즈 아이패드앱. 목요일날 열어본 것인데 월요일부터 계속 업데이트가 안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내 뉴욕타임즈 아이패드앱. 목요일날 열어본 것인데 월요일부터 계속 업데이트가 안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내 블로그도 중국에서 막혀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미국의 블로그플랫폼인 wordpress.com위에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사이트방문자통계를 보니 과연 중국으로부터의 방문은 거의 없었다.) 중국지도부에 대해서 비판적인 기사를 자주 쓰는 뉴욕타임즈는 사이트가 원천 봉쇄되어 있었다. 아이패드의 뉴욕타임즈앱으로도 전혀 읽을 수가 없었다. 예전에 동북공정 기사를 써서 중국정부의 노여움을 산 것으로 추정되는 조선일보 중국어판도 접속이 되지 않았다. 예전에 티스토리도 막혔다가 풀렸다고 하는데 다음블로그는 아직 막혀있었다. 외국사이트의 경우 지금 당장은 접속이 되더라도 그야 말로 언제 갑자기 막힐지 모르는 것이다.

얼마전 중국에서 차단이 되서 문제가 됐던 카카오톡, 라인은 내가 방문하는 동안은 중국인터넷망에서 테스트해본 결과 되기는 했는데 가끔 전송에러가 나면서 불안정하다는 느낌을 주기도 했다. 이러니 당연히 위챗이 중국에서 막강한 점유율을 자랑할 수 밖에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중국사람들은 도대체 이런 절름발이 인터넷을 쓰는 것이 불편하지 않을까? 그리고 중국내에서 생활하는 중국어가 모국어가 아닌 외국사람들은 불편해서 어떻게 인터넷을 쓸까. 그런 물음을 가져봤다.

그림 출처 : 마이클 안티의 테드발표 동영상.

그림 출처 : 마이클 안티의 테드발표 동영상.

중국인들은 중국서비스만 쓰는 한 불편하지 않을 것 같다. 위 그림에 보이는 것처럼 구글,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를 대체하는 중국의 인터넷서비스들이 다 존재한다. 단순 카피캣으로 출발했지만 중국인의 구미에 맞게 진화를 거듭해서 거대회사로 성장한 회사들이다. 모바일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하철에서 중국인들의 스마트폰화면을 어깨너머로 들여다 보니 바이두, 위챗, 유쿠 같은 앱들이 홈스크린을 장악하고 있었다. 외국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큰 관심을 갖지 않고 영어정보 검색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아무 문제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서구 못지 않은 다양한 중국산 인터넷서비스가 나와있는 것이다. 불온한 정보(?)만 보지 않는다면 볼만한 콘텐츠가 넘쳐나는 점은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다.

그리고 중국내의 외국인들은 VPN을 써서 인터넷에 접속한다고 한다. VPN소프트웨어나 앱을 깔면 해외에서 인터넷을 접속하는 것처럼 해서 페이스북 등의 해외인터넷을 쓸 수가 있는 것이다. 구글로 China vpn을 검색하면 VPN을 찾아서 설치하는 방법이 나온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귀찮기 짝이 없다. 게다가 VPN을 통해 접속하는 해외인터넷은 느리다. 또 이런 VPN구멍을 찾아서 중국당국은 열심히 막는다. 막히면 또 새로운 VPN방법을 찾아서 다시 해야 한다. 평범한 중국인들이 이런 방법까지 써서 해외인터넷에 접속할리가 만무하다.

하드웨어도 이제 소프트웨어와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는 요즘 하드웨어를 판매하는 해외업체들도 중국에서는 주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애플 아이폰을 아직 중국인들이 엄청나게 많이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애플의 iCloud가 중국에서 막히면 어떻게 할 것인가. iMessage나 페이스타임을 중국인들이 못쓰게 차단시켜버리면 어떻게 할 것인가. 애플의 중국전략에 심대한 타격이 올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글을 쓰고 있다가 Techneedle의 “애플, 중국 사용자 데이터를 차이나 텔레콤이 운영하는 서버에 보관키로“기사를 접했다. 그렇다.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계속 하려면 이렇게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말 이래도 되는 것인가? 언제까지 이렇게 할 수 있을까. 이렇게 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정말 장기적으로 중국의 미래에 도움이 될까. 그런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 중국방문이었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8월 16일 at 7:1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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