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마의 인터넷이야기

Thoughts on Internet

스타트업 폭발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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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임정욱입니다. 저는 지난해 11월부터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을 맡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미래창조과학부와 네이버, 다음, 카카오 등 인터넷회사들이 힘을 합쳐 함께 만든 민관협력네트워크입니다.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더욱 활발하게 만들고 우리 스타트업의 해외진출을 돕는 미션을 지니고 있습니다.

저는 예전부터 역동적인 인터넷스타트업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도움이 될만한 회사끼리 연결해주는 일을 워낙 좋아했습니다. 열정적인 에너지를 가진 창업자분들을 만나면 그들의 창의적인 기운이 제게까지 전염되는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완전히 직업으로서 국내외 스타트업계분들을 마음껏 만나게 되는 일을 하게 돼서 무척 즐겁습니다. 지난 8개월동안 한국의 스타트업 창업자들, 벤처투자자들은 물론 세계각국에서 한국을 방문하는 스타트업 관계자분들을 만났습니다. 또 영국, 이스라엘, 실리콘밸리, 싱가폴, 일본 등을 방문하면서 현지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둘러볼 기회를 가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는 정말 전세계적으로 ‘스타트업 폭발시대’를 맞이하게 됐다는 것을 실감하게 됐습니다. 각국의 정부관계자들은 모두 신경제를 이끌 성장동력으로 스타트업이 가진 파괴력에 주목하고 자국에 스타트업 생태계를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세계각지의 똑똑한 젊은이들은 스타트업을 ‘쿨(Cool)’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창업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에서 세계적인 공룡기업으로 단시간에 성장한 실리콘밸리의 구글, 페이스북 같은 업체들은 실력 있는 스타트업들을 거액에 사들이면서 창업자들에게 대박 신화를 안겨주기도 합니다.

영국의 시사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월 ‘캄브리안 모우먼트'(Cambrian Moment)라는 제목의 특집기사를 내보냈습니다. 5억4천만년전에 지구상에 캄브리아기의 폭발이 일어나 다양한 생명체가 급속히 증가했던 것처럼 지금 전세계에 스타트업들이 급속히 증가해 산업 전체를 재편하고 있으며 기업의 개념도 바꾸어 놓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리콘밸리 뿐만 아니라, 런던, 싱가폴은 물론 중동의 암만에까지 벤처산업단지가 조성되어 수 많은 스타트업들의 보금자리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코노미스트 1월 표지>

세계적인 스타트업 폭발시대. 한국도 예외가 아닙니다. 제가 지난 8개월간 다녀본 세계 각국 스타트업 현장의 짤막하고 (주관적인) 인상기를 공유합니다.

영국

영국은 런던의 동쪽지역인 이스트런던을 전략적으로 ‘테크시티'(Tech City)라고 이름짓고 유럽의 스타트업 허브로 집중육성하고 있습니다. 원래 옛날 공장이나 창고건물로 가득차 있어 런던 중심지역에 비해 그다지 발전이 없던 지역인데요. 2008년부터 10여개의 테크기업들이 둥지를 틀기 시작했고 2010년 데이빗 카메론총리가 이 지역을 테크허브로 키우겠다고 천명하면서부터 스타트업이 몰려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영국투자청에 따르면 현재 이 지역에는 1,300여개의 스타트업이 활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런던 테크시티>

지난해 11월 제가 이곳에 갔을 때는 쇼디치에 위치한 ‘캠퍼스런던’을 방문했습니다. 낡은 6층건물에 자리잡은 이 구글이 만든 스타트업의 산실에서는 각종 스타트업 관련 모임과 교육이벤트가 상시 열리고 있었습니다.

영국은 이곳을 ‘유럽진출의 전진기지’로서 활용하라고 세계각국의 창업자들에게 손짓하고 있습니다. 일단 영어가 통하고 금융의 중심지인데다 유럽의 관문이라는 설명이지요. 실제로 프랑스인 등 많은 유럽본토인들이 이곳에 와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시아에서 온 스타트업팀이나 창업자는 찾기가 힘들었고 전세계적으로 알려진 유명한 스타트업은 별로 없다는 것이 약점인 것 같았습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한 도서관내에 스타트업을 위해 만들어진 Co-working space공간.

텔아비브의 한 도서관내에 스타트업을 위해 만들어진 Co-working space공간.

이제는 인구 1인당 스타트업 숫자가 가장 많은 ‘창업국가'(Startup Nation)로서 전세계에 알려진 이스라엘에는 상업도시인 텔아비브를 중심으로 활발한 스타트업 생태계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직선적이고 거리낌없이 질문을 하는 것으로 유명한 이스라엘인들의 기질에 도전적으로 위험을 감수하는 스타트업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실제로 제가 느끼기에 가장 실리콘밸리와 비슷한 스타트업 문화를 가진 곳이 이스라엘입니다.

전세계의 유대인들이 이민 와서 만들어진 나라답게 이스라엘 스타트업 멤버들의 면면도 다국적입니다. 미국출신, 러시아출신, 아르헨티나출신 등 다양한 곳에서 온 유대인들이 팀을 이루기 때문에 사고 자체가 처음부터 글로벌합니다. 인구가 겨우 8백만밖에 안 되는 소국이기 때문에 국내시장은 모두 안중에도 없고 미국이나 유럽시장을 공략할 궁리부터 합니다.  (참고 포스팅 : 이스라엘의 스타트업이 강한 이유)

요즘 한국은 ‘창업국가 이스라엘 배우기’가 한창입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사람들은 “한국처럼 잘살고 삼성, 현대 등의 세계적인 대기업을 가지고 있는 나라가 왜 우리를 부러워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합니다. 이스라엘 스타트업은 커지면 대부분 미국 대기업에 비싼 값으로 팔려나갈 뿐, 글로벌한 브랜드를 가진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오히려 한국을 부러워합니다. 세상에 모든 것을 다 완벽하게 갖춘 사람은 없는 이치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일본

일본은 대기업중심의 보수적인 사회입니다. 토요타, 소니, 히다치, 미츠비시 같은 대기업들이 경제를 이끌어왔고 부모들과 젊은이들은 작은 회사에 가는 것보다 고용이 안정적인 대기업에 취업하는 것을 압도적으로 선호했습니다. 명문대를 나와서 벤처기업에 간다고 하면 ‘이상한 사람’취급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런 일본도 최근엔 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장기 경제불황에 평생고용신화는 사라지고 있으며 인구는 감소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일본전자회사들이 장악하고 있던 일본 국내 휴대폰시장도 ‘아이폰공습’으로 초토화되었습니다. 네이버의 일본자회사인 라인주식회사에서 내놓은 라인메신저는 일본인들의 생활패턴을 바꾸면서 일본 IT업계의 지형도도 바꾸고 있습니다. (참고포스팅:일본과 동남아시아를 석권중인 라인메신저의 인기)

이런 파괴적인 디지털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기존 대기업들은 스타트업의 혁신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사이버에이전트, GREE, DENA 등 많은 인터넷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일본최대의 광고대행사 덴츠, TV방송국 후지테레비 등 미디어대기업들도 벤처캐피털자회사를 설립하고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시작했습니다.


<도쿄 사이버 에이전트 인큐베이터>

이처럼 스타트업 투자열기가 후끈해지면서 일본 스타트업의 몸값도 올라가고 있습니다. 뉴스를 개인취향에 맞게 골라서 보여주는 모바일앱을 만드는 ‘구노시(Gunosy)’라는 스타트업은 앱다운로드가 2백만회도 안되는 상태에서 1,000억원 가까운 기업가치로 약 120억원을 투자 받아 큰 화제가 됐을 정도입니다.

일본의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은 “아직 일본에 투자할 만한 스타트업이 충분히 많지 않다”는 말을 합니다. 또 “일본 스타트업은 국내시장에 만족할 뿐 해외진출의지가 약해서 아쉽다”는 말도 합니다.

싱가폴


<싱가폴의 한인 창업자들과 함께>

동남아시아의 부강한 도시국가 싱가폴은 강력한 정부주도의 스타트업 지원정책을 펼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실제 싱가폴에서 만난 창업자들은 “정부지원금만 잘 받아도 명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얘기를 할 정도입니다. 싱가폴은 유럽의 전진기지를 자처하는 런던처럼 ‘동남아시아진출의 전진기지’로 자신을 포장해서 세계각국의 창업가들을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영어가 잘 통한다는 것도 강점입니다.

싱가폴의 대표적 엑셀러레이터(스타트업 창업보육기관)로 유명한 JFDI에서 만난 한국스타트업창업자 CELUV 이은호대표는 “우리를 포함해서 이곳의 스타트업프로그램에 선발된 10개팀중 단 1팀만 싱가폴현지팀이어서 놀랐다. 그만큼 다국적이며 열린 분위기”라고 제게 말하기도 했습니다.

실리콘밸리

샌프란시스코의 핀터레스트본사.

샌프란시스코의 핀터레스트본사.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IT업계의 메이저리그라고 할 수 있는 실리콘밸리. 그곳에는 하늘의 별처럼 무수히 많은 스타트업들이 우글우글합니다. 대부분 대박의 꿈을 안고 전세계에서 몰려든 인재들입니다. 위험을 감수하며 대박의 꿈을 쫓는 이런 실리콘밸리의 분위기는 사실 160년전 골드러시때부터 면면히 흘러내려오는 것입니다. 우버나 에어비앤비같은 급성장하는 스타트업에 수천억원 규모의 대형투자가 이뤄질만큼 돈이 많이 흐르는 곳이기도 하고 세계최고의 소프트웨어 개발역량을 가진 엔지니어들이 가득한 곳이기도 합니다. 또 그런 최고의 스타트업을 비싼 가격으로 사줄 수 있는 거대 IT기업들이 가득한 곳이기도 합니다.

다만 모든 사람들이 만나기만 하면 IT이야기만 해서 비IT업계인에게는 좀 재미없고 지루한 곳일 수도 있습니다. 창업을 통해 수백억원이상을 챙긴 자산가들이 발로 채일 정도로 많은 곳이기도 합니다. IT에 관한한은 실리콘밸리가 세상의 중심이라는 오만함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이런 실리콘밸리의 위상을 위협할 수 있는 곳은 중국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몇 년뒤부터는 실리콘밸리와 중국 IT기업간의 경쟁이 본격적으로 일어날 것 같습니다.

한국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의 테헤란로 커피클럽 모임.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의 테헤란로 커피클럽 모임.

그럼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어떨까요. 한국만큼 정부가 나서서 열심히 창업자들을 지원해주는 곳은 없는 것 같습니다. 각 부처, 지자체별로 많은 창업지원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또 스타트업얼라이언스, 디캠프, 마루180, 드림엔터, 미래글로벌창업지원센터같은 창업자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 속속 생기고 있고 많은 스타트업 관련 모임들이 활발히 열리고 있습니다. 혹자는 너무 과열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합니다.

한 페이지로 정리해본 한국의 스타트업생태계(스타트업얼라이언스제작)

한 페이지로 정리해본 한국의 스타트업생태계(스타트업얼라이언스제작)

하지만 저는 창업자들을 지나치게 과보호하지 않고 초기에 성장할 수 있도록 적절한 지원이 이뤄진다면 이런 열기가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많이 시도하면 할수록 성공한 스타트업도 많이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한국은 위에 소개한 다른 스타트업 생태계처럼 좀 더 국제화될 필요가 있습니다. 해외인재들도 한국에 많이 와서 한국에서 창업하거나 한국 스타트업에서 일하게 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것이 한국 스타트업들이 자연스럽게 글로벌화해서 세계진출에 성공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해외인재들을 자석처럼 끌어들이는 매력적인 곳으로 성장하길 기원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네이버레터로 기고했던 글을 추가 보완해서 블로그에 백업했습니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7월 5일 at 7:45 오후

샌프란시스코 스타트업의 탄생-우마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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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캐나다의 워털루대출신으로 미국의 일류회사에서 다양한 인턴십을 경험하고 샌프란시스코에서 학교 절친 2명과 스타트업을 창업한 우마노의 이안 멘디올라 CEO와 Umano Seoul Meetup행사를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서 가졌다. (참고 링크 : 귀로 듣는 뉴스, 우마노앱)

그에게서 워털루대 학교생활, 인턴십, 창업, 우마노앱을 개발하기까지의 과정에 대해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이날 이안이 공유한 프리젠테이션 파일을 여기 공유한다. 그리고 간단한 내 감상.

 1. 수많은 창업가를 낳는 워털루대의 독특한 교육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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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베리의 고향인 워털루에 있는 워털루대는 졸업할때까지  각각 6번의 4개월짜리 기업인턴십을 다녀와야 하는 Co-op프로그램으로 유명하다. 4달공부하고 4달일하러 다녀오는 터프한 과정을 통해 학생들을 졸업을 하게 된다. 비즈니스위크지 기사에 따르면 워털루대의 엔지니어들은 매년 1600개회사의 7000개의 인턴십포지션에서 일한다. 지난해에 워털루학생들은 1억1천1백만불(대략 1200억원)의 돈을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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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페이스북, 애플, 야후 같은 실리콘밸리의 드림회사에서 보통 인턴을 거치는 워털루대학생들은 졸업할 때면 보통 2년간의 꽉찬 업무경력을 가지게 되므로 취업은 식은죽 먹기다.

이안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블룸버그에서 인턴으로 일했다. 학생들은 보통 일년에 6~8만불 정도를 인턴을 하면서 벌기 때문에 졸업할때 학자금빚이 있는 친구가 거의 없다고 한다. 하지만 그만큼 힘들기도 해서 그가 입학할때 소프트웨어엔지니어링과는 150명 정도였는데 졸업한 친구들은 50명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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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2008년 샌프란시스코에서 학교동기 안톤, 프랍과 함께 인턴을 하면서 진한 우정을 쌓았다. 그때부터 “우리 언젠가는 스타트업을 같이 하자”는 도원결의(?)를 했다고 한다.

2. 학교에서의 비즈니스플랜 발표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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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다닐때 이안은 인턴십 경험을 바탕으로 팀을 이뤄 학교에서 비즈니스계획을 발표했다. 엔지니어들끼리 모인 팀이었으므로 실제 서비스를 만들어서 출품했다. 첫번째는 유튜브 음악동영상을 검색하는 방식으로 노래를 찾아주는 Zeus player였다. 열심히 설명했지만 별 반응을 얻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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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두번째 프로젝트는 TalkMESH라는 메신저앱이었다. 왓츠앱, Kik, 블랙베리메신저 등과 경쟁해서 좀더 친구들과 소셜하게 쓸수 있는 메신저 아이디어였다.  당시에 이 메신저를 발전시켜서 소셜게임을 접목시켜 돈을 번다는 플랜을 내놨으나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다. (결국엔 자신의 아이디어를 한국의 카카오가 실현한 것 아니냐고 농담.)

3. 졸업후 블룸버그에서 일하다가 샌프란의 친구들과 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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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후 이안은 뉴욕의 블룸버그에 취직했다. 소프트웨어엔지니어로 일하면서 돈도 잘벌고 뉴욕을 마음껏 즐겼던 그였지만 계속 스타트업에 관심이 있었다. 마침 절친 안톤은 구글에, 프랍은 캐나다 토론토의 SocialDeck이란 스타트업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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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얼마지나지 않아 SocialDeck이 구글에 인수되는 바람에 안톤과 프랍은 구글에 같이 있게 됐다. 이 두 친구는 이안에게 “샌프란시스코로 와라. 우리 같이 창업하자”고 손짓했다. 그래서 2012년말 결국 이안도 샌프란시스코로 향했고 세 친구는 스타트업을 시작했다. 다만 뭘 할지는 백지상태였다.

4. 뉴스를 읽어주는 앱, 우마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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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 친구들은 뭘 만들지 궁리를 하다가 “테크크런치기사를 가지고 나가서 듣고 싶다”는 아이디어에 착안했다. 그래서 뉴스를 성우가 읽어주는 앱을 만들기로 했다. 9월에 만들기 시작해서 두달만인 11월에 완성했다. 그리고 연말까지 5천다운로드를 목표로 삼았다. (셋이서 대충 적당히 잡은 숫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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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막상해보니 쉽지 않았다. 12월중순에도 다운로드수는 500개밖에 안됐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이들 세명은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를 연결하는 통근기차인 Caltrain을 타고 승객들에게 전단지를 나눠주면서 다운로드를 호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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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한 승객이 #hustling(강매)라고 해쉬태그를 붙여 트윗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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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은 의외의 곳에서 찾아왔다. 투자를 해달라고 만난 KPCB(VC)의 한 파트너가 애플의 앱스토어를 담당하는 지인에게 소개해주었다. 그리고 앱스토어의 뉴스섹션에 피처링됐다. 그리고 단숨에 5천다운로드를 넘었다.

우마노는 이후 다양한 매체에서 주목을 받으며 순조롭게 성장하고 있다.

5. 샌프란시스코에서 스타트업을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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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모두 싱글인 20대후반의 이 세 창업자의 부모님은 모두 토론토에 있다. 캐나다에 가족도 있고 각종 스타트업에 대한 혜택도 많을텐데 왜 굳이 (그 물가가 비싼) 샌프란시스코에 있냐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우연히도 놀라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란 대답이 돌아왔다. 구글 등에 다니는 좋은 엔지니어를 빼오기도 쉽단다. (스타트업으로 대박을 낼 수 있는 기회가 많기 때문에 좋은 회사 다니는 엔지니어도 잘만 꼬시면 데리고 올 수 있단다.) 우연히 애플의 앱스토어 담당자와 연결된 것도 그렇고 얼마전에는 우연히 소개로 연결된 Waze(구글에 1조에 인수된 이스라엘의 소셜내비 스타트업)의 CEO Noam Bardin이 엔젤로 참여했다. 그는 일주일에 한번씩 꼭 이안을 만나서 멘토링해준다.

좋은 회사를 마다하고 스타트업창업에 나선 것에 대해서 세 창업자의 부모님들이 걱정하지 않냐고 물어봤다. 그러자 “별로 걱정 안하신다”는 대답. 대학다닐 때부터 언제든지 원하면 좋은 회사들어가서 돈 잘 벌수 있다는 것을 실증해 보였기에 설사 스타트업이 실패해도 다시 금방 취직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단다.

일하면서 밥은 어떻게 먹냐고 질문했다. 그랬더니 조금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항상 책상에서 먹는다.(I always eat at the desk)”  심지어는 식사를 사서 먹지도 않는단다. 자기는 주말에 일주일간 먹을 음식을 다 요리해 놓은 다음에 포장해서 냉장고에 차곡차곡 넣어 놓고 매일 회사에 2개씩 가져 가서 점심과 저녁으로 책상에 앉아서 먹는다고 한다. 그리고 아침부터 밤 9시~10시사이 퇴근할 때까지 맹렬하게 일에 집중한다. 공동창업자들이나 동료들과 같이 나가서 밥 안먹냐고 하니 다들 자기책상에 앉아서 각자 먹는다고 한다. 밥 먹으면서 대화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냐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어차피 항상 서로 대화하니까 괜찮다고, 다들 그런거에 별로 신경 안 쓴다고 한마디. 술 마실 일도 한달에 한두번밖에 없다고 한다. 앱개발과 업데이트속도가 엄청나게 빠른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디자이너이자  iOS개발자이기도 한 이안은 예전부터 친구들보다는 자기가 창업을 위해 더 많은 고민을 하고 투자자도 만나보는 등 더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어서 CEO를 맡게 됐다. 어리지만 참 똘똘한 친구다.

이안을 보면서 훌륭한 스타트업과 창업자가 태어나기 위해서는 대학때부터의 교육과 스타트업을 둘러싼 주위 환경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의 대학과 창업환경도 이처럼 변화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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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estima7

2014년 6월 30일 at 9:38 오후

자동차를 크레이그리스트로 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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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동안 잔고장 전혀 없이 보스턴과 쿠퍼티노에서 우리 가족을 무사히 실어날라준 토요타 시에나를 얼마전 새 주인에게 떠나보냈다.

차파는 것에 대한 두려움(어렵고 복잡할까봐)이 있어서 그냥 딜러에게 가서 넘길려고 했는데 Gibs Song 님의 조언으로 Craigslist에 올렸다.시에나는 수요가 높을 것이니 쉽게 팔수 있을 것이란 말씀이었다. 여기서 뭔가 사 본 일은 있어도 팔아본 일은 없었는데 첫 경험이었다.

크레이그리스트는 크레이그 뉴마크라는 사람이 95년도에 처음 만든 일종의 벼룩시장게시판이다. 어찌보면 단순한 정보를 주고받는 거대한 게시판의 집합인데 미국인들의 생활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됐다. 이곳을 통해서 미국인들은 온갖 정보를 주고 받는다. 이 사이트덕분에 이전에 Classified ad가 주수익원이었던 미국의 신문사들이 큰 타격을 받았다.

2009년형 토요타 시에나 LE모델은 중고차시세가 얼마나 하는지 Kelley Blue Book이란 사이트에서 검색해서 찾아보면 된다. 이 켈리블루북은 중고차매매에 있어서 모두가 참고하는 골든스탠더드격인 사이트다. 1918년에 설립됐고 1996년부터 웹사이트를 운영했다니 역시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어쨌든 차를 잘 세차하고 사진을 여러장 찍어서 포스팅했다. 가입과 포스팅이 그다지 복잡하지 않았다. (이메일과 전화번호로 인증. 본인인증은 아니고 아무 전화로 해도 된다.) 차에 스크래치나 약간 들어간 부분 등 작은 흠집이 있었는데 사진에 잘 보이게 하고 글 내용에도 그 사실을 밝혔다.

전화를 받기는 싫어서 이메일로만 연락을 받겠다고 했는데 며칠사이에 10여통의 메일을 받았다. 대부분 “차를 보고 싶으니 바로 전화를 달라”며 자신의 전화번호를 밝힌 것들이다. 메일을 주고 받을때도 rcc9la26d7534400a6a03514c34f9200@reply.craigslist.org 같은 식으로 메일주소가 변환되서 전달되는 방식을 택하기 때문에 서로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어서 좋다. (메일을 주고 받아도 서로의 실제 이메일주소가 공개되지 않는다.)

처음으로 차를 보러온 사람은 근처 10분거리에 사는 중국인이었다. 차를 잠시 둘러보고 동네를 10분정도 운전해보고 본네트를 열어보고 몇가지 질문을 한 다음 바로 사겠다고 했다. 워낙 연락이 많이 와서 가격은 깎아주지 않겠다고 했더니 5초쯤 생각하다가 “I’ll take it.”

너무 쉽게 팔았다.

차 소유권이전을 알리는 신청양식. 자동차 타이틀의 윗부분 뒷면을 떼서 작성해서 DMV로 보내면 됨.

차 소유권이전을 알리는 신청양식. 자동차 타이틀의 윗부분 뒷면을 떼서 작성해서 DMV로 보내면 됨.

Smog Check를 받고 넘겨줘야 한다고 해서 동네 정비소에 가서 40불내고 체크를 받았다. 그리고 며칠뒤 차를 넘기는 날 같이 근처 은행에 가서 그가 인출하는 현금을 은행직원에게서 직접 받았다. 그 다음 자동차 타이틀과 키를 넘기고 타이틀의 소유 Transfer 신고탭을 잘라서 Seller와 Buyer정보를 입력해서 DMV로 우편으로 부치고 절차를 끝냈다. (참 그리고 자동차보험회사에도 알리고 계약을 해지했다. 보험에이전시 담당자와 이메일로 물어보고 서류양식을 받은 뒤 사인해서 스캔해서 보내서 끝냈다. 전화통화를 할 필요가 없다.)

딜러에게 파는 것보다 1000~1500불정도 더 받은 것 같다. 사실 가격을 더 높게 불러도 될 뻔했다. 2009 Toyota Sienna LE를 2009년 27000불 조금 넘게 주고 사서 14000에 매각. 거의 정확히 5년을 소유하면서 5만4천만마일을 달렸는데 차 가격만으로만 따진 소유비용은 월 220불 조금안되게 들었던 것 같다. (유류비, 보험, 각종 유지비용제외)

교훈.

1. 토요타의 캠리나 시에나 같은 베스트셀링카가 왜 인기가 있는지 알겠다. resale value도 좋고 빨리 팔린다.
2. Craiglist가 생각외로 괜찮다. 허접해보인다고 생각했는데 써보니 (내 예상보다) 의외로 시스템이 잘되어 있었다.

한국에서 직접 자동차를 팔아본 일이 없어서 잘 모르겠는데 어쨌든 캘리포니아에서는 이처럼 쉬웠다. 기억해두고 싶어서 간단히 메모.

Written by estima7

2014년 6월 29일 at 11:18 오전

삼성전자를 위협하는 중국의 신성, 샤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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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의 플래그십폰인 M3 홍보동영상)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세계 1위인 삼성전자의 자리를 위협할 회사로 요즘 자주 회자되는 회사가 있다. 중국의 화웨이도, 레노보도 아니다. 탄생한지 겨우 4년밖에 되지 않은 중국의 샤오(Xiaomi-좁쌀이라는 뜻)라는 회사다. 처음에는 스티브 잡스와 똑같이 차려입고 키노트발표에 나서는 CEO 레이준의 패션(?)으로 인해 애플 짝퉁을 만드는 회사로 알려졌는데 알고 보니 그렇게 간단한 곳이 아니었던 것이다. 비즈니스위크의 최근 기사를 참고해 샤오에 대해 소개한다.

(샤오미의 급부상에 대해 소개하는 블룸버그의 동영상)

샤오는 피튀기는 경쟁이 벌어지는 세계스마트폰시장에서 떠오르는 해다. 지난해 내놓은 샤오세번째 스마트폰모델인 M3는 초도물량 10만대가 86초만에 홈페이지를 통해 다 팔렸다. 카날리스의 조사에 따르면 2013년 샤오는 1천8백7만대의 스마트폰을 거의 온라인을 통해서만 판매해 5조원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중국시장에서 애플을 앞선 것이고 이 기세면 곧 2위업체인 레노보도 제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중국 1위업체인 삼성전자도 사정권에 들어간다. 샤오는 세계시장에서는 6위의 스마트폰제조업체가 됐다. 올해판매 내부목표는 원래 4천만대였으나 현재는 6천만대로 상향조정했다고 할만큼 성장속도가 빠르다.

제품발표 키노트에서의 레이 준(유튜브캡처)

제품발표 키노트에서의 레이 준(유튜브캡처)

샤오는 올해 45세인 레이 준이 2010년 창업한 회사다. 우한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베이징으로 와 킹소프트라는 회사의 CEO를 지낸 그는 활발한 벤처투자자로서 활동하고 있었다. 2009년 아이폰을 통해 스마트폰의 세계가 본격적으로 열리는 것을 본 그는 스마트폰제조회사를 만드는 것을 꿈꾼다. 그는 2010년 구글 베이징오피스에서 모바일부문을 담당하던 임원 빈린을 설득해 같이 샤오를 시작한다. 당시만해도 삼성전자, 애플, 노키아, 블랙베리 등 공룡회사들이 장악한 휴대폰시장에 들어가는 것은 아주 무모한 짓으로 비춰졌다.

하지만 샤오는 다른 휴대폰회사들과는 다른 독특한 전략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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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샤오는 우선 스마트폰보다 OS소프트웨어를 먼저 내놨다. 샤오는 2010년 중반 MIUI라는 안드로이드OS를 변형한 스마트폰 OS를 먼저 무료로 공개해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이후 샤오는 매주 금요일 OS업데이트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샤오미의 홈페이지 mi.com

샤오미의 홈페이지 mi.com

두번째, 샤오는 제품을 인터넷홈페이지를 통해서만 팔았다. 즉, 길거리의 휴대폰판매점에서는 판매하지 않았다. 그것도 항상 한정된 수량만을 정해서 팔았다. 일반대리점을 개설하거나 TV광고 등을 전혀 하지 않아서 마케팅비용 등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마케팅비용을 매출대비 1%만 사용했다. 이것은 삼성전자의 매출대비 마케팅비용 비율 5.4%보다 엄청나게 낮은 것이다. 절약된 비용만큼 스마트폰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 아이폰이 중국에서 7백~8백불에 팔리는데 반해 샤오의 경쟁제품인 M3폰은 270불이었다.

 

세번째, 샤오는 CEO 레이 준의 스타파워를 최대한 이용했다. 신제품을 내놓을 때 마치 애플처럼 키노트 발표이벤트에 스티브 잡스를 연상케하는 검은 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나타나는 레이 준에게 대중은 열광했다. 레이 준의 웨이보팔로어는 8백만명이다.

지난해 8월 샤오는 10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추가 투자를 받는데 성공했다. 이는 국의 잘 나가는 스타트업인 에어비앤비(Airbnb)나 드롭박스(Dropbox)의 기업가치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다. 이제 샤오는 중국시장을 넘어서 브라질, 멕시코, 러시아, 터키, 인도, 동남아시아 등의 신흥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삼성은 바짝 긴장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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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인에 기고한 글입니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6월 28일 at 5:5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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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탄스러운 데이터저널리즘-NYT The Up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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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즈가 지난 3월 Upshot이란 이름의 데이터저널리즘을 전문으로 하는 블로그를 시작했었다. 네이트 실버가 NYT에서 선거 및 정치분석웹사이트로서 운영하던 FiveThirtyEight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한 블로그라고 했다.

3명의 그래픽저널리스트를 포함한 15명의 인원으로 출범한 이 신문사내의 작은 벤처는 데이터를 이용해 정치, 정책, 경제뉴스를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보여준다는 것이 목표다.

그런가 했는데 오랜만에 NYT를 종이지면으로 보다가 이렇게 큰 그래픽 기사를 만났다. “불황이 미국경제를 어떻게 변모시켰나”(How the Recession Reshaped the Economy)가 큰 제목이었다.

IMG_1781(지면을 찍은 사진 클릭하면 커진다.)

지난 10년간의 미국경제를 각 산업별로 워낙 세밀하게 분석한 귀중한 기사같아서 온라인에서는 어떻게 만들었나 보고 싶었다. 그래서 집에 와서 다시 NYT.com을 통해 그 기사를 찾아보았다. 알고 보니 The Upshot에서 만든 그래픽기사였다. 그리고 자세히 들여다보고 정말 감탄했다.

How the Recession Reshaped the Economy, in 255 Charts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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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페이지다. 255개의 산업별로 2008년의 리먼쇼크가 있기를 전후해서의 트랜드를 보여준다. 하나하나 스크롤해가면서 자세히 볼만한 가치가 있다.

Screen Shot 2014-06-16 at 9.44.43 PM

디지털혁명부분에서는 인터넷쇼핑, 인터넷퍼블리싱, 서치 등은 큰 성장을 보였는데 서점, 신문사 등은 급속하게 가라앉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쨌든 The Upshot의 멋진 데이터저널리즘에 감탄해서 메모삼아 블로그에 남겨놓는다. 종이지면보다 온라인버전을 만드는데 휠씬 큰 정성을 기울인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6월 17일 at 2:10 오후

다음에 “카톡왔숑” 긴장하라 ‘이웃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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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테크노밸리의 카카오본사로비와 제주도의 다음 스페이스닷원 사옥.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설이 <매일경제>에 최초로 보도된 5월24일 오전, 네이버의 한 임원과 함께 있었다. 그는 라인 메신저를 통해 회사에서 받은 메시지를 보더니 “이 합병설은 진짜인 것 같다.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대책을 강구해야겠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5월26일 다음과 카카오는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양사의 합병을 공식화했다. 한국 1위 모바일 메신저 기업 카카오와 한국 2위 포털 다음커뮤니케이션의 합병. 기업 가치 4조원에 가까운 거대 인터넷 기업 ‘다음카카오’가 탄생한다는 소식이었다. 양사는 각각 이사회를 열어 합병을 결의했으며, 오는 8월 주주총회의 승인을 얻어 올해 안에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합병은 코스닥에 등록되어 있는 다음이 카카오를 흡수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하지만 실제로는 비상장기업이지만 기업 가치가 훨씬 큰 카카오가, 다음을 통해 우회 상장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다음이 주식 4300만 주를 새로 발행해 카카오 주식과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주식 교환 비율은 카카오 주식 1주에 다음 주식 1.556주로 산정됐다. 합병 후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다음카카오’ 지분 39.8%를 가진 최대 주주가 된다. 현재 다음의 최대 주주인 이재웅 다음 창업자는 4대 주주(지분율 3.4%)가 된다.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은 일본에서도 빅뉴스였다. 일본 도쿄 라인 본사에서 만나는 일본인마다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으냐”라며 의견을 물어왔다. 모바일 메신저 전쟁이 글로벌하게 벌어지는 지금, 이번 합병은 전 세계 IT 업계에도 큰 화제가 된 듯했다. 카카오의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은 회원 수만 1억4000만명에 달하는 명실상부한 1위다. 카카오가 다음을 인수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라는 사실에 놀라워한 이들이 있을 정도다.

카카오톡은 2011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다음의 마이피플, SK플래닛으로 인수된 매드스마트의 틱톡, 네이버의 라인과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었다. 카카오톡이 2012년께 한국 시장을 ‘천하통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게임을 접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덕분이었다. 매출과 이익이 급등하면서 가입자 성장과 매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

다음카카오, 알고 보면 정략결혼?

하지만 카카오가 한국 시장에만 몰두하는 사이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는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일본을 중심으로 급성장한 네이버의 라인이 아시아 시장을 석권해 나갔다. 라인은 일본, 타이완, 타이에서 한국의 카카오톡처럼 국민 메신저 반열에 오르며 시장을 장악했다. 그런가 하면 중국 시장은 (카카오의 투자자이기도 한) 텐센트의 위챗이 장악했다. 위챗은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라인과 격전 중이기도 하다. 이 밖에 세계 대부분의 지역은 올해 초 19조원에 페이스북에 인수된 와츠앱이 장악하고 있다.

카카오는 한국 시장에서 승리를 거둔 후 숨을 돌리며 해외 시장을 돌아보다 충격을 받았다. 이미 다른 업체가 전 세계 곳곳에 깃발을 꽂아놓은 것이다. 카카오는 2012년부터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인구가 많고 스마트폰 전환 추가 수요가 아직 많이 남아 있어서 성장 기회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당시 만났던 한 업계 CEO는 “요즘 카카오의 임원들은 다 인도네시아에 가 있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신주쿠의 라인 스토어.

신주쿠의 라인 스토어.

일본에서는 라인의 성장에 위협을 느낀 일본 인터넷 업계의 최강자 야후재팬과 카카오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덕분에 2012년 야후재팬이 카카오톡재팬에 자본 참여를 하는 방식으로 제휴가 이뤄졌다. 카카오는 야후재팬을 등에 업고 일본에서 카카오톡 마케팅을 펼쳤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성과는 미미했다. 철옹성 같은 라인의 아성을 꺾기에는 이미 역부족인 상황이었다.

이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카카오의 한계는 명확했다. 게임 비즈니스로 2013년에만 2000억원의 매출을 올렸을 정도로 성장한 카카오지만, 매년 몇천억원을 TV 광고 등 마케팅 비용으로 쏟아붓는 텐센트, 네이버 같은 ‘공룡’들과 맞붙어 경쟁할 만한 여력은 없었던 것이다.

또 다른 카카오의 고민은 인력이었다. 지난 5월6일 <뉴스1>은 ‘카카오, 매주 채용… “연내 1000명 뽑는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현재 600여 명이 근무하는 카카오가 근무 인원의 2배에 가까운 인원을 연내에 뽑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는 모바일 상품권 등 다양한 신규 사업 분야로 진출하는 카카오에 엄청난 수의 추가 인력이 필요해졌음을 의미했다. 하지만 카카오 내부에는 “네이버 라인 쪽과의 경쟁 때문에 좋은 엔지니어 확보가 어렵다”라며 난색을 표하는 이들이 있었다. 네이버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LG전자 같은 대기업까지 모바일 엔지니어 확보에 나서면서 인재 확보 전쟁이 격해진 것이다. 다음은 좋은 엔지니어 인력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카카오 쪽의 인력 운용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매출(약 5300억원, 2013년 기준)이나 인력(약 2600명) 등 외형상으로는 카카오보다 휠씬 크지만 기업 가치 면에서는 카카오의 절반 이하(약 1조원)에 불과했던 다음의 고민은 카카오보다 훨씬 깊었다. 업계가 모바일 위주로 급격히 재편되는 상황에서 다음은 무엇 하나 잘되는 것이 없었다. 한메일, 미디어다음, 카페서비스, 검색서비스 등 기존 데스크톱 인터넷 영역에서는 여전히 어느 정도의 사용자와 트래픽을 가지고 있지만 사용자가 빠르게 모바일로 이전하고 있다는 점이 큰 문제였다.

다음이 큰 기대를 걸었던 모바일 메신저 마이피플도 카카오톡에게 밀려 시장에서 거의 외면당하고 있었다. 게임 시장 진출을 위해 2011년 PC 기반 골프 온라인게임으로 유명한 온네트를 인수했지만 결과는 신통찮았다. 2013년 버즈피아를 인수해 확보한 인기 안드로이드 런처앱 ‘버즈런처’에 그나마 기대를 걸고 있지만 성공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아직 ‘빈손’

한때는 겨뤄볼 만한 경쟁 상대로 여겼던 네이버와의 격차도 하루가 다르게 커져, 지금의 네이버는 다음에게 함부로 넘볼 수 없는 상대가 되었다. 다음의 올해 1분기 실적은 매출 1270억원, 영업이익 151억원이다. 네이버의 같은 기간 실적은 매출 6380억원, 영업이익 1898억원이다. 시가총액에서도 라인의 성공에 힘입어 기업 가치가 약 25조원으로 뛰어오른 네이버와 1조원 가치의 다음은 약 25배 차이가 난다.

이번 합병으로 양사는 국내 시장에서만은 확실히 시너지를 올릴 수 있으리라 보인다. 국내 시장을 석권한 카카오톡에 다음의 뉴스·웹툰 같은 콘텐츠를 잘 접목하면 파괴력 있는 신규 서비스가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인력 활용 면에서도 양사가 조직 운영의 묘를 잘 살린다면 숨통이 트일 것이다. 통합 후 39% 지분으로 강력한 1대 주주가 되는 김범수 의장이 강한 리더십을 발휘한다면 창업자 중심의 빠른 의사 결정을 통한 공격적인 경영을 기대할 수도 있다. 원래 내년 5월 IPO(기업공개)를 예정했던 카카오는 다음과의 합병으로 우회 상장을 하게 된 만큼 한눈팔지 않고 성장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다음카카오의 앞날에 아직도 큰 물음표로 남는 영역이 있다. 바로 ‘글로벌 시장’이다. 양사의 통합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카카오 이석우 대표와 다음 최세훈 대표는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은 글로벌 IT 모바일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라고 선언했다. 하지만 실상은 내수 중심의 기업 두 곳의 합병에 불과할 뿐, 두 회사 모두 글로벌 역량이 내재화되어 있지 않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네이버도 라인을 성공시키기 전 10여 년간 일본에서 수많은 실패를 겪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잭팟’이 터지지 않는다면 다음카카오의 한계는 명확하다. 한국의 스마트폰 내수 시장이 이미 포화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새로 출범하는 다음카카오가 글로벌 시장에서 찻잔속의 태풍이 될지 아니면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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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인 최근호에 기고했던 글입니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6월 15일 at 3:45 오후

중국의 인터넷 삼두마차 B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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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을 만났다. 그는 네이버의 메신저 서비스 ‘라인(LINE)’이 글로벌 시장에서 비교적 선전하고 있어 다행이긴 하지만, 미국 페이스북이나 중국 텐센트 같은 글로벌 공룡 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을 생각하면 잠이 안 올 정도라고 전했다. 그리고 그는 “그래도 한국에서 그런 공룡들과 대적할 수 있는 회사는 네이버라고 생각합니다”라고 결의를 다졌다.

글로벌 모바일메신저전쟁에서 왓츠앱, 위챗, 라인은 3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출처:메리 미커의 인터넷트랜드슬라이드)

글로벌 모바일메신저전쟁에서 왓츠앱, 위챗, 라인은 3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출처:메리 미커의 인터넷트랜드슬라이드)

네이버의 라인은 동남아시아와 남미 등 세계 곳곳에서 해마다 수천억원을 신문 방송 광고 등 마케팅 비용으로 쏟아붓는 텐센트의 메신저 서비스 ‘위챗(Wechat)’과 격돌하고 있다. 여기에 페이스북 역시 지난 2월 16조원을 들여 모바일 메신저 스타트업인 ‘와츠앱(WhatsApp)’을 인수하면서 글로벌 메신저 서비스 시장을 놓고 한·미·중 간 삼국지를 예고하고 있다.

라인이 성공하면서 네이버는 주가가 급등, 시가총액 26조원으로 국내 4위까지 상승했다.(5월말현재) 하지만 중국의 인터넷 삼두마차 ‘BAT’에 비하면 아직 한참 아래다. BAT는 중국 인터넷 기업 바이두(Baidu), 알리바바(Alibaba), 텐센트(Tencent)의 머리글자를 딴 말이다.

세계인터넷기업 시가총액순위를 보면 20위안에 이미 중국기업이 4개가 있다. 여기에 알리바바가 IPO를 하면 3~4위로 들어가게 된다. 순위안에 한국기업으로는 유일하게 네이버가 있다.(출처:메리 미커의 인터넷트랜드)

세계인터넷기업 시가총액순위를 보면 20위안에 이미 중국기업이 4개가 있다. 여기에 알리바바가 IPO를 하면 3~4위로 들어가게 된다. 순위안에 한국기업으로는 유일하게 네이버가 있다.(출처:메리 미커의 인터넷트랜드)

홍콩 증시에 상장한 텐센트는 시가총액이 130조원대에 이른다. 시가총액이 약 160조원쯤되는 페이스북과도 어깨를 견줄 만하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바이두 시가총액은 60조원대이며, 조만간 나스닥 상장을 예고한 알리바바는 시가총액이 텐센트를 앞질러 150조원에서 250조원 사이로 예상되고 있다. BAT는 미국 인터넷 대륙을 지배하는 구글과 페이스북에 맞먹는 가치를 확보한 셈이다. 일본 최대 인터넷 기업인 야후재팬 시가총액이 26조원대에 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세계 인터넷 시장을 미국과 중국의 I2로 부르는 게 무리가 아니다. 창업자 재산도 이해진 의장이 1조원대인 반면, BAT를 지휘하는 삼제(三帝) 로빈 리, 잭 마, 포니 마는 모두 재산 가치가 10조원을 넘는다.

월별 방문자수로 선정한 세계인터넷회사순위에서도 중국업체들이 치고 올라가고 있다.

월별 방문자수로 선정한 세계인터넷회사순위에서도 중국업체들이 치고 올라가고 있다.

BAT에는 해외 유학을 마치고 미국 현지 기업에서 잔뼈가 굵었던 글로벌 인재들이 가득하다. 바이두의 로빈 리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TV 등 미국 미디어에 등장해 인터뷰할 때 통역 없이 진행하며,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에서도 직접 영어로 강연하고 질의응답을 유창하게 마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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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는 박철호씨는 “구글이나 페이스북에서 핵심 엔지니어로 일하던 중국계 직원들이 모국의 거대 인터넷 기업으로 회귀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면서 “이들이 합류하면서 바이두 등 중국 내 인터넷 기업들 기술 역량이 실리콘밸리 굴지 기업들 못지않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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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터넷 기업들은 자국민뿐 아니라 글로벌 인재 확보에 열정적이다. 지난해 ‘중국의 애플’로 불리는 샤오미가 구글의 안드로이드 제품 담당 부사장인 휴고 바라를 전격 영입하자 실리콘밸리가 웅성거렸다. 3개월 만에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르웹 콘퍼런스에 나타난 휴고 바라는 중국 모바일 시장의 엄청난 규모와 혁신성을 설파했다. (참고포스팅: 휴고바라의 중국인터넷마켓 이야기)

팔로알토의 텐센트 미국지사.

팔로알토의 텐센트 미국지사.

텐센트와 알리바바는 이미 실리콘밸리에서 큰손 투자자로 군림하고 있다. 텐센트는 오래전부터 팔로알토 유니버시티 거리에 미국 지사를 내고 활발한 투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실리콘밸리 투자 동향을 연구하는 CB인사이츠에 따르면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2011년 이후 미국 스타트업 24곳에 1조8000억원가량을 투자했다. 특히 지난 1년 사이 급격히 투자를 늘리는 알리바바는 지난 3월 실리콘밸리 모바일 메신저 앱 스타트업 탱고에 3000억원 가까운 자금을 투자해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텐센트는 게임 회사인 에픽게임스에 2012년 3300억원, 디자인 쇼핑몰인 Fab.com에 2013년 1500억원을 투자했다. 텐센트는 한국에도 손을 뻗쳐 2012년 카카오에 720억원을 투자했고, 통합된 다음카카오 지분의 9.9%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미국투자현황(출처 CB Insight)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미국투자현황(출처 CB Insights)

지난해 실리콘밸리 모바일 앱 검색 기술 회사인 퀵시(Quixey)가 한국 기업들에 소개된 일이 있었는데, 한국 기업은 하나같이 이 회사의 기술을 반신반의하면서 투자나 제휴를 주저하고 있는 사이 알리바바가 나서 과감하게 500억원을 투자해 버렸다. 삼성전자는 실리콘밸리의 많은 스타트업을 만나기만 하고 실제 투자나 인수까지 이어지지 않는다고 원성을 사는 경우가 많은데, 중국 기업들의 기민한 투자 활동은 대조적이다. 이들은 중국 내에서도 적극적으로 관련 기업 인수·합병에 나서며 중국 스타트업 업계를 화끈하게 달구고 있다.

KTB벤처스 샌프란시스코 지사 이호찬 대표는 “이미 중국본토의 벤처생태계에 흐르는 자금이 실리콘밸리의 그것을 능가하는 것 같다”면서 “중국 벤처캐피털이 막대한 투자를 통해 미래를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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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위클리비즈에 기고했던 글입니다. NC소프트 황순현전무의 한국엔 섬뜩한 경보 “IT 세상도 ‘I2′ 시대”글과 함께 ‘알리바바 미국 상장의 의미’에 대한 특집기사로 실렸습니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6월 6일 at 9:1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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