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마의 인터넷이야기

Thoughts on Internet

다음에 “카톡왔숑” 긴장하라 ‘이웃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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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테크노밸리의 카카오본사로비와 제주도의 다음 스페이스닷원 사옥.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설이 <매일경제>에 최초로 보도된 5월24일 오전, 네이버의 한 임원과 함께 있었다. 그는 라인 메신저를 통해 회사에서 받은 메시지를 보더니 “이 합병설은 진짜인 것 같다.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대책을 강구해야겠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5월26일 다음과 카카오는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양사의 합병을 공식화했다. 한국 1위 모바일 메신저 기업 카카오와 한국 2위 포털 다음커뮤니케이션의 합병. 기업 가치 4조원에 가까운 거대 인터넷 기업 ‘다음카카오’가 탄생한다는 소식이었다. 양사는 각각 이사회를 열어 합병을 결의했으며, 오는 8월 주주총회의 승인을 얻어 올해 안에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합병은 코스닥에 등록되어 있는 다음이 카카오를 흡수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하지만 실제로는 비상장기업이지만 기업 가치가 훨씬 큰 카카오가, 다음을 통해 우회 상장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다음이 주식 4300만 주를 새로 발행해 카카오 주식과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주식 교환 비율은 카카오 주식 1주에 다음 주식 1.556주로 산정됐다. 합병 후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다음카카오’ 지분 39.8%를 가진 최대 주주가 된다. 현재 다음의 최대 주주인 이재웅 다음 창업자는 4대 주주(지분율 3.4%)가 된다.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은 일본에서도 빅뉴스였다. 일본 도쿄 라인 본사에서 만나는 일본인마다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으냐”라며 의견을 물어왔다. 모바일 메신저 전쟁이 글로벌하게 벌어지는 지금, 이번 합병은 전 세계 IT 업계에도 큰 화제가 된 듯했다. 카카오의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은 회원 수만 1억4000만명에 달하는 명실상부한 1위다. 카카오가 다음을 인수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라는 사실에 놀라워한 이들이 있을 정도다.

카카오톡은 2011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다음의 마이피플, SK플래닛으로 인수된 매드스마트의 틱톡, 네이버의 라인과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었다. 카카오톡이 2012년께 한국 시장을 ‘천하통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게임을 접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덕분이었다. 매출과 이익이 급등하면서 가입자 성장과 매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

다음카카오, 알고 보면 정략결혼?

하지만 카카오가 한국 시장에만 몰두하는 사이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는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일본을 중심으로 급성장한 네이버의 라인이 아시아 시장을 석권해 나갔다. 라인은 일본, 타이완, 타이에서 한국의 카카오톡처럼 국민 메신저 반열에 오르며 시장을 장악했다. 그런가 하면 중국 시장은 (카카오의 투자자이기도 한) 텐센트의 위챗이 장악했다. 위챗은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라인과 격전 중이기도 하다. 이 밖에 세계 대부분의 지역은 올해 초 19조원에 페이스북에 인수된 와츠앱이 장악하고 있다.

카카오는 한국 시장에서 승리를 거둔 후 숨을 돌리며 해외 시장을 돌아보다 충격을 받았다. 이미 다른 업체가 전 세계 곳곳에 깃발을 꽂아놓은 것이다. 카카오는 2012년부터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인구가 많고 스마트폰 전환 추가 수요가 아직 많이 남아 있어서 성장 기회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당시 만났던 한 업계 CEO는 “요즘 카카오의 임원들은 다 인도네시아에 가 있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신주쿠의 라인 스토어.

신주쿠의 라인 스토어.

일본에서는 라인의 성장에 위협을 느낀 일본 인터넷 업계의 최강자 야후재팬과 카카오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덕분에 2012년 야후재팬이 카카오톡재팬에 자본 참여를 하는 방식으로 제휴가 이뤄졌다. 카카오는 야후재팬을 등에 업고 일본에서 카카오톡 마케팅을 펼쳤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성과는 미미했다. 철옹성 같은 라인의 아성을 꺾기에는 이미 역부족인 상황이었다.

이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카카오의 한계는 명확했다. 게임 비즈니스로 2013년에만 2000억원의 매출을 올렸을 정도로 성장한 카카오지만, 매년 몇천억원을 TV 광고 등 마케팅 비용으로 쏟아붓는 텐센트, 네이버 같은 ‘공룡’들과 맞붙어 경쟁할 만한 여력은 없었던 것이다.

또 다른 카카오의 고민은 인력이었다. 지난 5월6일 <뉴스1>은 ‘카카오, 매주 채용… “연내 1000명 뽑는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현재 600여 명이 근무하는 카카오가 근무 인원의 2배에 가까운 인원을 연내에 뽑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는 모바일 상품권 등 다양한 신규 사업 분야로 진출하는 카카오에 엄청난 수의 추가 인력이 필요해졌음을 의미했다. 하지만 카카오 내부에는 “네이버 라인 쪽과의 경쟁 때문에 좋은 엔지니어 확보가 어렵다”라며 난색을 표하는 이들이 있었다. 네이버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LG전자 같은 대기업까지 모바일 엔지니어 확보에 나서면서 인재 확보 전쟁이 격해진 것이다. 다음은 좋은 엔지니어 인력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카카오 쪽의 인력 운용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매출(약 5300억원, 2013년 기준)이나 인력(약 2600명) 등 외형상으로는 카카오보다 휠씬 크지만 기업 가치 면에서는 카카오의 절반 이하(약 1조원)에 불과했던 다음의 고민은 카카오보다 훨씬 깊었다. 업계가 모바일 위주로 급격히 재편되는 상황에서 다음은 무엇 하나 잘되는 것이 없었다. 한메일, 미디어다음, 카페서비스, 검색서비스 등 기존 데스크톱 인터넷 영역에서는 여전히 어느 정도의 사용자와 트래픽을 가지고 있지만 사용자가 빠르게 모바일로 이전하고 있다는 점이 큰 문제였다.

다음이 큰 기대를 걸었던 모바일 메신저 마이피플도 카카오톡에게 밀려 시장에서 거의 외면당하고 있었다. 게임 시장 진출을 위해 2011년 PC 기반 골프 온라인게임으로 유명한 온네트를 인수했지만 결과는 신통찮았다. 2013년 버즈피아를 인수해 확보한 인기 안드로이드 런처앱 ‘버즈런처’에 그나마 기대를 걸고 있지만 성공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아직 ‘빈손’

한때는 겨뤄볼 만한 경쟁 상대로 여겼던 네이버와의 격차도 하루가 다르게 커져, 지금의 네이버는 다음에게 함부로 넘볼 수 없는 상대가 되었다. 다음의 올해 1분기 실적은 매출 1270억원, 영업이익 151억원이다. 네이버의 같은 기간 실적은 매출 6380억원, 영업이익 1898억원이다. 시가총액에서도 라인의 성공에 힘입어 기업 가치가 약 25조원으로 뛰어오른 네이버와 1조원 가치의 다음은 약 25배 차이가 난다.

이번 합병으로 양사는 국내 시장에서만은 확실히 시너지를 올릴 수 있으리라 보인다. 국내 시장을 석권한 카카오톡에 다음의 뉴스·웹툰 같은 콘텐츠를 잘 접목하면 파괴력 있는 신규 서비스가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인력 활용 면에서도 양사가 조직 운영의 묘를 잘 살린다면 숨통이 트일 것이다. 통합 후 39% 지분으로 강력한 1대 주주가 되는 김범수 의장이 강한 리더십을 발휘한다면 창업자 중심의 빠른 의사 결정을 통한 공격적인 경영을 기대할 수도 있다. 원래 내년 5월 IPO(기업공개)를 예정했던 카카오는 다음과의 합병으로 우회 상장을 하게 된 만큼 한눈팔지 않고 성장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다음카카오의 앞날에 아직도 큰 물음표로 남는 영역이 있다. 바로 ‘글로벌 시장’이다. 양사의 통합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카카오 이석우 대표와 다음 최세훈 대표는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은 글로벌 IT 모바일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라고 선언했다. 하지만 실상은 내수 중심의 기업 두 곳의 합병에 불과할 뿐, 두 회사 모두 글로벌 역량이 내재화되어 있지 않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네이버도 라인을 성공시키기 전 10여 년간 일본에서 수많은 실패를 겪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잭팟’이 터지지 않는다면 다음카카오의 한계는 명확하다. 한국의 스마트폰 내수 시장이 이미 포화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새로 출범하는 다음카카오가 글로벌 시장에서 찻잔속의 태풍이 될지 아니면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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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인 최근호에 기고했던 글입니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6월 15일 at 3:45 오후

중국의 인터넷 삼두마차 B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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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을 만났다. 그는 네이버의 메신저 서비스 ‘라인(LINE)’이 글로벌 시장에서 비교적 선전하고 있어 다행이긴 하지만, 미국 페이스북이나 중국 텐센트 같은 글로벌 공룡 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을 생각하면 잠이 안 올 정도라고 전했다. 그리고 그는 “그래도 한국에서 그런 공룡들과 대적할 수 있는 회사는 네이버라고 생각합니다”라고 결의를 다졌다.

글로벌 모바일메신저전쟁에서 왓츠앱, 위챗, 라인은 3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출처:메리 미커의 인터넷트랜드슬라이드)

글로벌 모바일메신저전쟁에서 왓츠앱, 위챗, 라인은 3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출처:메리 미커의 인터넷트랜드슬라이드)

네이버의 라인은 동남아시아와 남미 등 세계 곳곳에서 해마다 수천억원을 신문 방송 광고 등 마케팅 비용으로 쏟아붓는 텐센트의 메신저 서비스 ‘위챗(Wechat)’과 격돌하고 있다. 여기에 페이스북 역시 지난 2월 16조원을 들여 모바일 메신저 스타트업인 ‘와츠앱(WhatsApp)’을 인수하면서 글로벌 메신저 서비스 시장을 놓고 한·미·중 간 삼국지를 예고하고 있다.

라인이 성공하면서 네이버는 주가가 급등, 시가총액 26조원으로 국내 4위까지 상승했다.(5월말현재) 하지만 중국의 인터넷 삼두마차 ‘BAT’에 비하면 아직 한참 아래다. BAT는 중국 인터넷 기업 바이두(Baidu), 알리바바(Alibaba), 텐센트(Tencent)의 머리글자를 딴 말이다.

세계인터넷기업 시가총액순위를 보면 20위안에 이미 중국기업이 4개가 있다. 여기에 알리바바가 IPO를 하면 3~4위로 들어가게 된다. 순위안에 한국기업으로는 유일하게 네이버가 있다.(출처:메리 미커의 인터넷트랜드)

세계인터넷기업 시가총액순위를 보면 20위안에 이미 중국기업이 4개가 있다. 여기에 알리바바가 IPO를 하면 3~4위로 들어가게 된다. 순위안에 한국기업으로는 유일하게 네이버가 있다.(출처:메리 미커의 인터넷트랜드)

홍콩 증시에 상장한 텐센트는 시가총액이 130조원대에 이른다. 시가총액이 약 160조원쯤되는 페이스북과도 어깨를 견줄 만하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바이두 시가총액은 60조원대이며, 조만간 나스닥 상장을 예고한 알리바바는 시가총액이 텐센트를 앞질러 150조원에서 250조원 사이로 예상되고 있다. BAT는 미국 인터넷 대륙을 지배하는 구글과 페이스북에 맞먹는 가치를 확보한 셈이다. 일본 최대 인터넷 기업인 야후재팬 시가총액이 26조원대에 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세계 인터넷 시장을 미국과 중국의 I2로 부르는 게 무리가 아니다. 창업자 재산도 이해진 의장이 1조원대인 반면, BAT를 지휘하는 삼제(三帝) 로빈 리, 잭 마, 포니 마는 모두 재산 가치가 10조원을 넘는다.

월별 방문자수로 선정한 세계인터넷회사순위에서도 중국업체들이 치고 올라가고 있다.

월별 방문자수로 선정한 세계인터넷회사순위에서도 중국업체들이 치고 올라가고 있다.

BAT에는 해외 유학을 마치고 미국 현지 기업에서 잔뼈가 굵었던 글로벌 인재들이 가득하다. 바이두의 로빈 리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TV 등 미국 미디어에 등장해 인터뷰할 때 통역 없이 진행하며,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에서도 직접 영어로 강연하고 질의응답을 유창하게 마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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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는 박철호씨는 “구글이나 페이스북에서 핵심 엔지니어로 일하던 중국계 직원들이 모국의 거대 인터넷 기업으로 회귀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면서 “이들이 합류하면서 바이두 등 중국 내 인터넷 기업들 기술 역량이 실리콘밸리 굴지 기업들 못지않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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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터넷 기업들은 자국민뿐 아니라 글로벌 인재 확보에 열정적이다. 지난해 ‘중국의 애플’로 불리는 샤오미가 구글의 안드로이드 제품 담당 부사장인 휴고 바라를 전격 영입하자 실리콘밸리가 웅성거렸다. 3개월 만에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르웹 콘퍼런스에 나타난 휴고 바라는 중국 모바일 시장의 엄청난 규모와 혁신성을 설파했다. (참고포스팅: 휴고바라의 중국인터넷마켓 이야기)

팔로알토의 텐센트 미국지사.

팔로알토의 텐센트 미국지사.

텐센트와 알리바바는 이미 실리콘밸리에서 큰손 투자자로 군림하고 있다. 텐센트는 오래전부터 팔로알토 유니버시티 거리에 미국 지사를 내고 활발한 투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실리콘밸리 투자 동향을 연구하는 CB인사이츠에 따르면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2011년 이후 미국 스타트업 24곳에 1조8000억원가량을 투자했다. 특히 지난 1년 사이 급격히 투자를 늘리는 알리바바는 지난 3월 실리콘밸리 모바일 메신저 앱 스타트업 탱고에 3000억원 가까운 자금을 투자해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텐센트는 게임 회사인 에픽게임스에 2012년 3300억원, 디자인 쇼핑몰인 Fab.com에 2013년 1500억원을 투자했다. 텐센트는 한국에도 손을 뻗쳐 2012년 카카오에 720억원을 투자했고, 통합된 다음카카오 지분의 9.9%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미국투자현황(출처 CB Insight)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미국투자현황(출처 CB Insights)

지난해 실리콘밸리 모바일 앱 검색 기술 회사인 퀵시(Quixey)가 한국 기업들에 소개된 일이 있었는데, 한국 기업은 하나같이 이 회사의 기술을 반신반의하면서 투자나 제휴를 주저하고 있는 사이 알리바바가 나서 과감하게 500억원을 투자해 버렸다. 삼성전자는 실리콘밸리의 많은 스타트업을 만나기만 하고 실제 투자나 인수까지 이어지지 않는다고 원성을 사는 경우가 많은데, 중국 기업들의 기민한 투자 활동은 대조적이다. 이들은 중국 내에서도 적극적으로 관련 기업 인수·합병에 나서며 중국 스타트업 업계를 화끈하게 달구고 있다.

KTB벤처스 샌프란시스코 지사 이호찬 대표는 “이미 중국본토의 벤처생태계에 흐르는 자금이 실리콘밸리의 그것을 능가하는 것 같다”면서 “중국 벤처캐피털이 막대한 투자를 통해 미래를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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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위클리비즈에 기고했던 글입니다. NC소프트 황순현전무의 한국엔 섬뜩한 경보 “IT 세상도 ‘I2′ 시대”글과 함께 ‘알리바바 미국 상장의 의미’에 대한 특집기사로 실렸습니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6월 6일 at 9:10 오후

영문법 스트레스 덜어주는 ‘생강과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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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회사와 효율적으로 일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수단중 하나는 영문 이메일이다. 이메일만 잘 주고 받아도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기본중의 기본이다.

그런데 한국회사와 일하는 외국인들과 대화하다보면 한국쪽에서 이메일대응이 느려 답답하다는 얘기를 듣는 경우가 많다. 궁금한 점이 있어서 메일을 보내도 함흥차사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메일을 채팅하듯이 빨리 주고 받는 서구의 업무문화에서 보면 확실히 한국은 이메일대응이 느리다. 하지만 문화의 차이와 함께 영문으로 이메일을 작성해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느린 대응의 큰 이유를 차지할 것이다. 영어스트레스가 큰 한국인들은 일단 영어로 메일을 쓰는데 시간이 오래걸릴뿐만 아니라 문법적으로 맞게 작성됐는지 자신이 없어서 바로 답장을 미루는 경우가 많다. (솔직히 고백하면 나도 그렇다.)

이런 영어작문 스트레스를 받는 직장인들을 위해서 한국과 이스라엘의 스타트업이 만든 유용한 서비스 2개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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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팅캣(http://chattingcat.com)

채팅캣은 비원어민과 원어민을 실시간으로 연결해줘 영작문교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다. 웹사이트에 연결해서 회원가입을 한 뒤 창에 교정을 원하는 영작문내용을 적어서 보내면 원어민이 최대한 빨리 교정을 해서 다시 보내준다. 물론 공짜는 아니고 ‘캣닢’이라는 사이버머니를 통해서 교정서비스에 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처음 가입하면 5캣닢이 주어지는데 영문 350자까지 교정을 받을 수 있고 그 이상을 원하면 캣닢을 추가로 구매해야 한다. 캣닢 50장에 6천원이다. 자신이 쓴 영문이메일이나 짧은 영어문장을 저렴한 비용으로 영어원어민의 첨삭을 받고 싶을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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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저(www.gingersoftware.com)

영어작문은 어느 정도 하지만 문법과 스펠링 같은 사소한 실수가 신경쓰이는 사람에게는 진저소프트웨어를 추천한다. 인터넷익스플로러나 크롬 같은 브라우저에 플러그인으로 설치가 가능한 이 소프트웨어는 영어로 글을 쓰면 실시간으로 문법과 스펠링을 체크해 교정을 해준다. 실제 원어민이 보고 교정해주는 채팅캣과 달리 진저는 소프트웨어알고리즘을 통해 자동으로 올바른 문법이나 스펠링을 제시해준다. (그러니까 물론 사람이 봐주는 것처럼 100% 완벽하지는 않다.)

영어 비원어민으로서 우리는 영어문장을 쓸때 단수와 복수를 잘못 썼다든지, the나 a같은 관사를 빼먹는 초보적인 실수를 하기 쉽다. 진저소프트웨어는 이런 잘못을 잘 찾아서 올바른 용례를 제시해줘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무료로 다운로드받아 설치가 가능하며 일정기간 사용후에는 유료로 사용해야 한다. 갤럭시 등 안드로이드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진저키보드’앱(무료)도 나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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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고 했던가. 위 두 회사는 모두 영어작문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은 (비원어민)창업자로부터 시작됐다. 채팅캣의 CEO 에이프릴 김은 미국에서 스타트업을 경영하면서 고객대응이메일부터 웹사이트에 들어가는 글귀까지 모두 본인이 작성해야 했는데 영어에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메일이나 문자메시지로 영어문장을 보내면 거의 실시간으로 첨삭을 해주는 좋은 원어민 튜터를 구해 큰 도움을 받았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에이프릴은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실시간 영어교정서비스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 채팅캣을 시작했다.

이스라엘의 스타트업인 진저소프트웨어도 마찬가지였다. 역시 영어원어민이 아니었던 이 회사의 창업자이자 CEO인 야엘 카로프도 영문작성에 어려움을 겪다가 자연어처리기술을 통해 영작문교정해주는 스타트업을 2007년에 창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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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인 IT칼럼으로 기고했던 글입니다. 위트있는 제목을 달아주셔서 제 블로그에도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진저소프트웨어는 오래전부터 유용하게 써온 제품인데 이스라엘에서 이 회사의 CMO인 두두씨를 우연히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진저가 이스라엘회사인줄을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참고-보스와 부하가 평등하게 토론하는 이스라엘 조직문화 여러가지 좋은 이야기를 들려준 그에게 한국에 돌아가면 진저를 소개하는 글을 한번 쓰겠다고 했는데 5개월정도 지나서 이제야 겨우 포스팅합니다.

위에 소개한 제품 2가지 이외에도 여러가지 많은 영작문첨삭서비스나 소프트웨어가 나와있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찾아서 써보면 생각보다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6월 6일 at 8:55 오전

[기념포스팅] 워드프레스 창업자 맷 뮬렌웨그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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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써둔다. 세계적인 블로그플랫폼 워드프레스를 만든 장본인이며 워드프레스플랫폼을 운영하는 오토매틱이란 회사의 창업자이자 CEO인 맷 뮬렌웨그를 5월31일에 만났다. 절친한 후배인 소프트뱅크벤처스 이강준상무가 지인을 통해 그와 연결이 되서 만나게 됐는데 날 끼워준 덕분이다.

바로 얼마전 5월초에 1조원이 넘는 기업가치로 1억6천만불, 즉 1천6백억원정도의 펀딩을 받은 그는 2주간의 일정으로 한국, 인도네시아, 싱가폴, 일본 등을 돌며 워드프레스 미트업을 하러 왔다고 했다. 한국에서도 금요일에 도착해 토요일에 TBS라디오에 출연하고 일요일 오전에 디캠프에서 미트업을 한뒤 바로 싱가폴로 향하는 일정이다.

나는 2008년초부터 테스팅삼아 워드프레스계정을 만들어서 포스팅을 해봤었다. 그리고 미국 라이코스로 간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워드프레스블로그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쓴 포스팅이 이 글을 포함해 468개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쓰는 블로그플랫폼을 만든 사람을 만난다는 각별한(?) 의미도 있었다.

예전에 미국의 맷을 잘 아는 지인에게 맷은 굉장히 좋은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일이 있는데 실제로 만나보니 정말 유쾌하고 친절한 훈남이었다. 자산이 몇천억쯤은 될만한 사람인데도 같이 동행한 직원도 없이 혼자서 가볍게 출장을 다니고 있었다. 그는 내가 워드프레스유저라는 것을 알고 아주 반색을 했다.

우리는 비즈니스와는 상관없이 그냥 한국의 인터넷이야기 등 이런저런 수다를 한시간반정도 나누다 헤어졌다. 그는 다음카카오 합병 뉴스를 보고 카카오에 대해서 처음 들어봤다고 했고 라인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했다. (한국인터넷업계에 대한 지식은 별로 없어서 액티브X 등 이런저런 흥미로운 이야기를 해줬다.)

그는 지난해에 일년중 280일정도를 출장이나 여행을 다녔다고 했다. 오토매틱은 모든 직원이 전세계에 뿔뿔이 흩어져 원격으로 일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샌프란시스코에 십여명이 일하는 본사가 있지만 그도 사무실에 나가는 경우는 별로 없단다. 전직원은 280명정도인데 세계 180개도시에 산재되어 있다고 한다. 다만 한국에는 아직 직원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한국에서 직원을 뽑는 것도 그의 숙제중 하나다.

Update : 맷에게 만남에 대해서 블로그를 썼다고 메일로 알려줬더니 “한국인직원을 뽑는다는 얘기도 썼느냐. 안넣었으면 채용공고링크를 꼭 블로그에 소개해줬으면 좋겠다“고 답장이 왔다.

http://automattic.com/work-with-us/ 영어를 잘하는 것이 중요한데 회화보다는 Written english를 잘하면 된다고 했다. 한국에서 꼭 직원을 뽑았으면 하는 그의 열정이 느껴졌다! 관심있는 분은 용기를 가지고 지원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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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자신은 명상(Meditation)을 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Calm이라는 앱이 좋다고 보여준다. 그래서 그의 아이폰 첫화면을 찍어서 소개해도 되냐고 했더니 괜찮다고 한다. 여행을 많이 다니기 때문에 일정을 잘 요약해서 보여주는 TripIt이 필수앱이며 자기는 아직도 Path를 열심히 쓴다고 한다. 아직도 포스퀘어로 가는 곳마다 열심히 체크인을 하는 편이며 뉴스앱으로는 Circa를 쓴다. 웨어러블운동트래커는 저본업을 쓰고 있고 메신저는 Telegram을 요즘 애용한다고 한다. Simplenote는 워드프레스가 인수한 회사라고 한다. Blinkist는 책내용을 요약해서 소개해주는 앱이다. 사내 협업툴로는 Slack을 사용하는 것 같다.

1600억원의 거금을 투자받았지만 당장 그걸로 뭘할지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한다. 인프라투자와 모바일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좋은 회사가 보이면 바로 인수할 수 있는 실탄을 확보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VC로부터의 압력이 있지 않겠냐고 했더니 보드멤버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괜찮다고 한다. (그런 거금을 투자받으면서 board seat도 주지 않다니…)

맷 뮬렌웨그에 대해서는 조선일보 이인묵기자가 2년전에 아주 훌륭한 인터뷰기사를 쓴 일이 있다. 궁금한 분들은 그 기사를 한번 읽어보시길. 즐거운 만남에 대한 기록.

[Weekly BIZ] [Interview in Depth] ‘워드프레스’ 창립자 매트 뮬렌웨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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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월 1일 at 11:13 오후

케이블을 건너 뛴 24시간 디지털뉴스채널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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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보게 된 미국 CBS방송국 사장 레슬리 문브스의 며칠전 블룸버그TV 출연 인터뷰 동영상이다. “CBS가 CBS뉴스디지털네트워크라는 새로운 온라인전용 뉴스채널을 준비하고 있다던데 사실이냐”는 질문에 답하는 내용이다.

폭스뉴스, MSNBC, CNN같은 케이블뉴스채널이 이미 포화상태인 미국TV시장에서 지상파인 CBS가 케이블을 건너뛴 온라인뉴스채널을 준비중이라는 업계 소문에 대한 질문이었다. 그러자 문브스는 “케이블에는 지금 너무 뉴스채널 경쟁자가 많다. 그런데 모든 콘텐츠가 디지털로 가는 요즘 상황에 우리도 우리의 모든 리소스를 24시간 디지털채널에 쏟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중이다. 우리의 전세계의 지국에서 만든 뉴스콘텐츠를 저녁 프라임타임의 22분뉴스와 아침의 모닝쇼에만 담기에는 아쉽다. 그래서 지금 디지털채널을 통해서 제공하는 것을 고려중이고 인터넷회사들과 파트너십을 논의중이다”라고 말했다.

내가 예전에 넷플릭스 같은 “채널없는 방송국의 등장“이란 글을 쓴 일이 있었다. 일부 내용을 발췌하면 아래와 같다.

크롬캐스트의 등장은 이런 변화를 가속화할 것이다. 앞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TV셋탑박스없이 TV를 보게 될지 모른다. 채널이라는 것이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질지 모른다. TV가 아니라 TV크기의 모니터만 사고 원하는 프로그램은 모두 크롬캐스트나 애플TV같은 TV셋탑박스로만 보게 될지 모른다.

얼마전 미국 5위의 케이블TV제공 사업자인 케이블비전의 CEO인 제임스 돌란이 WSJ와 가진 인터뷰가 화제가 됐다. 그는 “우리집 아이들도 케이블TV는 거의 안보고 넷플릭스만 본다. 앞으로 몇년안에 우리도 케이블TV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인터넷으로만 TV를 제공하게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제 한 5년뒤면 방송국의 채널번호가 무의미해지는 시대에 돌입할지도 모르겠다.

온라인스트리밍서비스가 속속 등장하는 미국의 미디어업계는 이런 상황이다. 그런데 이제 뉴스에서도 케이블을 건너뛴 온라인 전용 뉴스채널이 나온다는 것이고, 놀랍게도 이런 변화에 가장 보수적일 수도 있는 지상파방송국이 이런 ‘채널없는 뉴스방송’을 준비중이라는 것이다.

한국식으로 설명하면 MBC가 24시간 뉴스채널을 준비중인데 케이블채널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고 인터넷이나 모바일앱으로만 존재하는 온라인뉴스채널을 준비한다는 뜻이다. 요즘 JTBC 손석희뉴스를 케이블을 통하지 않고 데스크톱이나 모바일로 시청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듯 싶다.

넷플릭스같은 새로운 온라인채널의 급성장에 위성채널인 DirectTV같은 회사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고 AT&T에 회사를 매각하기까지 했다.(출처 CBS뉴스)

넷플릭스같은 새로운 온라인채널의 급성장에 위성채널인 DirectTV같은 회사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고 AT&T에 회사를 매각하기까지 했다.(출처 CBS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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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의 문브스는 아마도 미국에서 가장 잘나가는 방송국의 가장 잘나가는 CEO다. CBS는 CSI, 빅뱅이론, NCIS, Two and a half man 등 온갖 히트작을 양산하면서 시청률상위랭킹을 석권하고 있고 경영상태도 아주 좋다. 문브스는 그 기세로 10여년간 CEO의 자리를 장기집권하고 있다. 2011년 연봉이 한화로 7백억원이 넘을 정도로 미국방송가에서 최고의 CEO로 인정받고 있다. 아이비리그 같은 명문대 출신도 아니다. 원래 6백만불의 사나이에 나오는 단역 배우로 커리어를 시작했다가 별 전망이 없어보여 방송경영쪽으로 방향 전환을 한 사람인데 이처럼 성공했다. (헐리웃의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유대계이긴 하다.)

블룸버그TV캡처

블룸버그TV캡처

그런 잘 나가는 방송국 CEO가 케이블 경제뉴스채널인 블룸버그TV의 인터뷰에 응해 CBS방송의 각종 현안에 대해서 20분정도의 긴 인터뷰로 막힘없이 이야기를 하는 것이 신기했다. CBS의 가을 프로그램 라인업, Aereo의 위협과 자신의 생각, CBS의 디지털전략 등에 대해서 술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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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철저하게 자본주의의 논리에 따라 임명되고처, 회사를 경영하고, 그 성과에 걸맞는 보상을 받는 미국의 방송국CEO를 보다가 한국의 방송국CEO를 보면 한숨만 나온다. 아시아를 석권하는 한류콘텐츠를 가지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경영난을 겪고 있는 한국방송국들의 현실도 답답하다.

특히 “(사장이 사표를 요구하며)이건 대통령의 뜻이라고까지 말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라는 김시곤 KBS 전보도국장의 발언부분에서는 정말 할 말이 없다. 우리는 언제나 당당하게 자신의 경영철학을 인터뷰를 통해 밝히고 정권의 눈치를 보지 않고 방송의 미래를 토론할 수 있는 언론사CEO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인가.

Written by estima7

2014년 5월 20일 at 12:3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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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동남아를 석권중인 라인메신저의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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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일본 자회사인 NHN Japan은 라인의 인기로 회사이름도 Line Corp으로 바꿨다. 사진은 시부야 히카리에 빌딩에 있는 라인주식회사의 카페모습.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인 NHN Japan은 라인의 인기로 회사이름도 Line Corp으로 바꿨다. 사진은 시부야 히카리에 빌딩에 있는 라인주식회사의 카페모습.

최근 오랜만에 일본에 다녀왔다. 많은 일본인들과 만나서 이야기하면서 이제 일본이 3년전의 대지진후유증을 극복하고 평온을 되찾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일본에서 놀란 것이 두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운행중인 지하철열차내부에서 휴대폰통화와 인터넷이 된다는 것이다. 어디서나 뻥뻥 인터넷이 터지는 한국에서는 당연한 것이지만 모바일선진국을 자부하는 일본에서는 의외로 지하에서 휴대폰이 안터지는 곳이 많았고 지하철내부에서 통화가 안되는 것은 당연했다. 그런데 이제 열차내부는 물론 이제는 휴대폰전파가 닿지 않는 음영지역이 거의 사라져 있었다. 그 때문인지 일본의 지하철에서도 책을 읽는 사람이 옛날보다 크게 줄어든 느낌이었다. ‘독서대국 일본’, ‘출판대국 일본’의 국민들도 이제 스마트폰의 노예로 전락하는지 모르겠다.

한국에서 라인을 실행하는 것과 일본에서 (일본번호로) 라인을 실행하는 것은 좀 다르다. 일본에서 라인은 이미 하나의 플랫폼화가 되어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라인내에서 쇼핑이나 만화구입, 운세보기 등 기존 포털에서 할 수 있던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다.

한국에서 라인을 실행하는 것과 일본에서 (일본번호로) 라인을 실행하는 것은 좀 다르다. 일본에서 라인은 이미 하나의 플랫폼화가 되어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라인내에서 뉴스를 읽고, 쇼핑이나 만화구입, 운세보기 등 기존 포털에서 할 수 있던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다.

또 하나 놀란 것은 모바일메신저 라인의 인기다. 네이버의 일본법인인 라인주식회사(구 NHN재팬)에서 2011년 6월 내놓은 라인은 3년이 채안되는 사이에 전세계에서 4억명의 가입자를 모았다. 그중 5천만명 이상이 일본의 가입자다. 1억3천만명의 인구를 가진 일본의 스마트폰 보급율은 약 60%인데 그렇다면 일본의 성인 스마트폰사용자의 대부분이 라인을 사용하고 있다는 결론이다. 한국의 카카오톡처럼 라인이 일본의 국민메신저가 된 것이다.

서점에 깔려있는 라인활용술 책.

서점에 깔려있는 라인활용술 책.

실제로 일본의 서점에 가보니 ‘라인공략술’ 같은 활용서가 많이 나와 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관한 책보다 라인에 관한 책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신주쿠의 한 액세서리가게는 라인캐릭터를 활용한 상품코너를 크게 만들어놓고 손님을 끌고 있었다. 라인주식회사의 모리카와 CEO는 IT관련컨퍼런스에 단골 기조연설자가 됐고 각종 미디어에 쉴새없이 등장하는 일본 IT업계의 스타가 되어 있었다.

SNS에 대한 책이 꼽혀있는 서가. 페이스북, 트위터 등 관련책과 함께 라인에 대한 책이 가장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SNS에 대한 책이 꼽혀있는 서가. 페이스북, 트위터 등 관련책과 함께 라인에 대한 책이 가장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 어떻게 라인은 어떻게 이렇게 일본에서 초절정인기를 구가하게 됐을까. 일본의 지인들에게 물어보니 크게 다음의 2가지 이유를 많이 들었다.

신주쿠의 라인 스토어.

신주쿠의 라인 스토어.

첫째 매력적인 스티커캐릭터다. 일본인들은 원래 휴대폰이나 PC에서 그림문자를 많이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일본어로 그림문자를 뜻하는 에모지(Emoji)라는 말은 이제 서양에서 잘 알려진 단어가 됐을 정도다. 그렇게 그림문자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좋아하는 일본인들에게 라인의 풍부하고 개성있는 캐릭터들을 담은 스티커그림들이 큰 인기를 끌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귀여운 것’을 좋아하는 캐릭터왕국인 일본에서 라인의 성공은 캐릭터유료매출로 이어졌다.

싱가폴의 오차드로드에서 만난 라인팝팝업스토어. 라인의 캐릭터를 소재로 한 각종 아이템을 파는데 손님들이 제법 많았다. 라인은 동남아등지에서도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싱가폴의 오차드로드에서 만난 라인팝팝업스토어. 라인의 캐릭터를 소재로 한 각종 아이템을 파는데 손님들이 제법 많았다. 라인은 동남아등지에서도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두번째는 무료문자와 무료음성통화기능(보이스톡)이다. 일본은 아직도 통화요금이 무척 비싸다. 장거리통화요금도 무척 비싼 편이다. 나고야에 부모님이 있다는 내 도쿄의 지인은 “한달에 통화요금만 거의 2만엔(21만원)이 나온다. 그래서 부모님이 스마트폰으로 바꾸게 하고 요즘은 라인으로만 통화해 전화요금을 대폭 절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인의 성공은 일본의 IT업계에도 큰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일본인들은 스마트폰이전시대에는 모두 NTT도코모, AU, 소프트뱅크 등에서 제공하는 이메일을 통해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 휴대폰문자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독특한 문화였다. 덕분에 이통사를 바꾸면 이메일주소가 바뀌는 문제가 있어서 이통사간에 고객이동이 적었다. 그러던 것이 사람들이 라인으로 메시지를 주고 받으며 이통사이메일이 필요없게 되어 자유롭게 이통사를 바꾸게 됐다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아이폰을 내세운 소프트뱅크의 도발에 일본이통사간에는 무한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게다가 라인의 무료문자와 무료통화기능은 많은 이통사의 매출과 수익에도 심대한 타격을 주고 있다.

기존 인터넷과 게임업계의 강자인 야후재팬, 모바게타운의 DeNA같은 회사들도 라인의 성장에 바짝 긴장중이다. 야후재팬은 한국의 카카오와 제휴해 일본합작법인을 만들고 카카오톡을 밀었다. 그리고 DeNA는 자체 메신저 ‘콤’을 만들었지만 이런 시도는 막강한 라인의 성장세에 밀려 모두 실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라인의 거침없는 성장이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지 관심거리다.

***

시사인에 기고했던 글에 제가 일본과 싱가폴에서 찍은 사진들을 더 덧붙였습니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5월 17일 at 7:41 오후

의전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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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미국에 있을 때의 일이다. 한국 쪽이 주최하는 콘퍼런스에 초청되어 간 일이 있었다. 정부의 실세 고위인사가 인사말을 하는 귀빈으로 참석해 자리를 빛내주는 행사였다. 대부분이 일반인인 청중 수백명이 자리에 앉아서 행사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행사장 옆에 마련된 큰 방에는 관련 업계의 대표, 유명 교수 등이 빼곡히 앉아서 행사 시작 전에 그 고위인사와 차를 한잔하려고 대기하고 있었다.

그런데 행사시간이 되어 가는데도 그 고위인사가 나타나지 않았다. 다들 잡담을 나누며 지루하게 기다렸다. 거의 30분을 지각한 그 인사는 별로 미안해하지도 않고 기다리던 귀빈들과 일일이 악수를 한 뒤 행사가 지체되고 있는데도 앉아서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담소를 나눴다. 그리고 잠시 후 지루하게 행사 시작을 기다리던 청중 앞에 나가 형식적인 축하의 인사말을 한 뒤 귀빈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또 다음 일정 때문에 바쁘다”며 일찍 떠나버렸다. 행사의 실질적인 내용인 강연이나 토론에는 전혀 참가하지 않은 것이다. 그 인사가 떠난 뒤 다른 귀빈들도 뒤따라 빠져나갔다.

당시 나는 한국이 참으로 대단한 ‘의전사회’가 됐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 한시간여의 ‘의전적인’ 행사 동안 업계의 현안 등 실질적인 얘기는 전혀 오가지 않았다. 그저 서로의 비위를 맞추는 공허한 덕담만 오갔다. 그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 어쩌면 중요한 미팅이나 출장 일정도 미루고 온 민간기업 중역들의 시간은 누가 보상할까. 또 알맹이 없는 귀빈들의 축사를 듣느라 낭비된 청중들의 시간은 어떻게 할 것인가.

더 나아가 그때 내가 우려한 것은 그렇게 중요한 국정을 살피는 분이 형식적인 행사와 모임에 참석하느라 도대체 일을 할 시간이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듣자 하니 장차관 이상 고위인사들의 점심과 저녁 식사는 거의 한달 전에 다 찬다고 한다. 요즘에는 조찬모임도 흔하다. 잘못하면 새벽부터 저녁까지 행사장과 식사 약속 자리를 계속 이동하기만 하다가 하루를 다 보낼 수 있겠다 싶었다. 세상의 변화를 따라잡기 위해서 읽고 공부해야 할 것이 차고 넘치는 시대에 과연 저렇게 시간을 낭비해도 되는 것일까. 저렇게 해서 세계적인 리더들이 방문했을 때 그들을 감복시킬 만한 통찰력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인가.

이상한 해경 인력 배치..수색보다 '윗분 의전'-SBS뉴스 5월7일보도. (위 사진을 누르면 기사로 이동)

이상한 해경 인력 배치..수색보다 ‘윗분 의전’-SBS뉴스 5월7일보도. (위 사진을 누르면 기사로 이동)

의전사회의 폐해는 세월호 참사에서도 드러났다. 높은 사람이 오면 그에 맞춰서 의전을 준비하는 데 익숙해진 공무원들은 현장에서 고통받는 희생자 가족들의 입장에서 배려하는 방법을 몰랐다. 위기상황에서 효율적으로 구조활동을 펼치는 방법에 대한 매뉴얼은 없는데 높은 사람들을 모시는 의전방법은 매뉴얼로 머릿속에 박혀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 보니 자기도 모르게 그렇게 행동했을 것이다.

한국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과도한 의전문화를 없애자고 제언하고 싶다. 쓸데없는 의전에 소비하는 시간을 줄이면 그 시간에 사색하고 실질적인 대화를 하고 보고서를 깊이있게 읽고 토론할 수 있다. 행사 진행자들이 높은 사람이 아닌 일반 참석자들을 위해서 더 많은 배려를 하고 내실있는 시간으로 만들 수 있다.

우리는 필요하지 않은데도 끌려들어가서 자리를 지켜야 하는 회의에 대해서 불평한다. 안 가도 되는 불필요한 회의와 외부 미팅이 많은 문화의 회사에 다니다 보면 업무시간에는 일을 못하고 결국 야근과 주말근무로 해결할 수밖에 없게 된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과도한 의전문화도 똑같다. 윗사람들이 형식적이고 관행적인 행사를 쫓아다니는 동안 조직 전체의 효율성은 떨어진다. 대한민국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 리더들부터 솔선수범해서 이런 형식적이고 권위적인 의전문화를 없애보면 어떨까.

***

한겨레 ‘임정욱의 생각의 단편’으로 마지막으로 쓴 칼럼. 2012년 6월에 시작해서 2014년 5월까지 1년11개월동안 연재했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5월 8일 at 11:01 오후

생각의 단편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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