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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 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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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베이징에 갔다가 요즘 가장 ‘핫’한 회사인 샤오미에 한국스타트업들과 함께 갈 기회를 얻게 됐다. (말랑스튜디오 김영호대표님 감사합니다!) 샤오미가 어떤 회사인지는 예전에 썼던 글을 참고하면 좋다. 삼성전자를 위협하는 중국의 신성, 샤오미

샤오미본사는 베이징의 외곽지역인 하이디엔이라는 곳에 있었다. 뭐랄까 서울로 치면 좀 상암동 같은 분위기? 웬지 팬택이 생각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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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로비 분위기. 놀란 것은 그다지 보안에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 우리 일행을 맞아준 샤오미 직원을 만나서 이름 등 등록절차 없이 방문스티커 하나씩을 받고 회사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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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이 한창 출근하고 있는 오전 10시쯤이어서 엘리베이터가 번잡한 가운데 다같이 올라가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순간 옆으로 CEO 레이 준이 달려오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내 옆에 꽉 차서 문이 닫히려는 엘리베이터에 뛰어들었다. 나도 모르게 가볍게 목례하자 싱긋 웃으며 손을 들어 인사하며 직원들 사이에 끼여서 올라갔다. 위에 보이는 옷차림 그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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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은 회의실에 들어가서 간략한 회사소개를 받았다. 원래 킹소프트라는 소프트웨어 회사 CEO출신인 레이 준과 전 구글차이나 임원이었던 린빈이 이 회사의 공동창업자다. 이 두 창업자의 배경을 보면 샤오미가 소프트웨어를 중시하는 것이 당연할 수 있겠다. 회사의 분위기는 무척 수평적이어서 직원 누구나 레이 준에게 메일이나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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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구글에서 영입한 휴고 바라를 아주 비중있게 소개했다. 구글에서 안드로이드를 총괄했던 그의 지난해 샤오미 이적은 실리콘밸리에 큰 충격(?)을 주고 샤오미의 이름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호기심천국인 그는 샤오미에서 일하는 것에 무척 만족하는 듯 싶다. (휴고 바라의 중국인터넷마켓 이야기 포스팅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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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량 설명. 불과 3년전 30만대를 판매했던 샤오미는 올 상반기에만 2611만대를 판매했다. 2분기에는 중국시장에서 삼성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표 출처 한겨레신문.

표 출처 한겨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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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올해 출하목표량은 6천만대라고 한다. (참고로 LG전자의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은 4760만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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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놀란 부분. 고객상담(CS)직원이 1700명이 있는데 모두 본사소속 직원이라고. (샤오미의 전체직원은 7500명) 이들이 일주일내내 24시간 온오프라인 고객응대를 한다고 한다. 고장난 전화기를 가지고 갔는데 한시간내에 수리가 안되면 무조건 새 것으로 교환해 준다고. 실제로 미팅에 같이 있었던 플래텀 조상래대표가 고장난 샤오미 M3를 일요일에 전화해서 바로 센터로 가지고 가서 신속하게 수리했다는 경험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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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의 대부분의 판매가 이뤄지는 곳은 MI.com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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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UI는 안드로이드를 변형한 샤오미의 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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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UI는 전세계에 5천만명의 유저가 있고 26개국어버전이 나와있으며 매주 업데이트된다는 것이 특징. 업데이트수가 이미 180회를 넘었다고. 그런데 좀 지난 자료인지 홈페이지에는 7천만명의 유저가 있다고 나온다.

새로 나온 MIUI 7의 홍보비디오. 멋지고 직관적인 좋은 OS임에는 틀림없어 보이나 너무 애플의 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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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흥미로운 것은 MIUI 테마다. 일종의 런처라고 할 수 있는데 이 테마를 유저들이 만들어서 공개하고 유료로 팔수도 있다. 테마를 만들어서 돈을 많이 버는 디자이너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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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의 앱스토어는 파편화되어 있는 중국의 안드로이드앱마켓에서 4위. 그런데 고객충성도가 무척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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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 있는 플래텀 조상래대표의 MI3폰을 좀 만져봤는데 꽤 디자인, 사용성도 좋고 샤오미 앱스토어가 쓰임새좋게 잘 만들어져 있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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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런지 플러리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에서 아이폰유저보다 샤오미유저가 평균 앱 사용시간이 더 높은 것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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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는 홈페이지에서 티셔츠도 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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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들과의 소통도 하고 있다. 특히 충성고객들의 커뮤니티가 홈페이지에 형성되어 있다. 마치 다음 팬카페+블로그 같은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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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들과 어떻게 소통을 해서 이렇게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만들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샤오미임원이 최근에 낸 책도 있다. 제목은 ‘참여감’.

샤오미 홈페이지를 둘러보니 온라인커뮤니티 운영 노하우가 정말 대단한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MI.com홈페이지가 모든 것의 중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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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적인 회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약 500미터 떨어진 MI스토어가 있는 다른 빌딩에 있는 샤오미 사무실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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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분위기의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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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쓰는지는 모르겠으나 2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미끄럼틀도 있다.

10시출근해서 밤 10시까지 일하는 문화라고 한다. 12시간 일하는 문화. 농담아니라 진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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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으로만 살 수 있는 샤오미의 제품을 실제로 만져보고 경험할 수 있는 MI스토어. 중국의 대도시마다 1곳씩만 만들어놓았다고 한다. 휴대폰케이스, 헤드폰, 충전기 등의 악세사리를 제외하고 스마트폰, 미패드 등의 제품은 ‘절대로’ 판매를 안한다. 그냥 구경만 할 수 있는 곳이다. 이제 중국 전역에 약 20곳쯤 될 것이라고. (Update: 상하이의 MI스토어에서 미패드를 사셨다는 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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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스토어와 분위기가 너무 비슷하다. 청색 셔츠를 입은 직원들까지 흡사하다. 다만 지니어스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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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샤오미에서 궁금했던 점 하나는 아무리 싸다고 해도 몇십만원짜리 제품을 어떻게 그렇게 온라인에서 순식간에 많이 판매할 수 있냐는 것이었다. 지난해 연간 5조원이상의 매출을 올린 기업이다. 한국같으면 공인인증서도 필요하고 워낙 복잡해서 모든이들이 그렇게 쉽게 온라인쇼핑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래서 안내를 해준 샤오미의 찰리씨에게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거의 모든 온라인결제가 알리페이로 이뤄진다. 진짜 쉬워서 별 문제가 안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리고 자기의 휴대폰을 꺼내서 실제로 보여준다. 온라인쇼핑몰인 타오바오에 들어가서 어떤 상품을 장바구니에 넣은뒤 결제로 알리페이를 선택하자 아래 화면처럼 패스워드만 입력하면 바로 결제가 완료된다. (페이팔과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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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어서 샤오미를 방문해서 받은 가벼운 인상을 메모해봤다.

마지막으로 샤오미에서 인상깊었던 것은 잘 나가는 회사의 실적보다도 우리를 맞아준 직원들의 친절함이었다. 회사에 들어가는데 있어 복잡한 보안절차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냥 스티커하나를 나눠주고 붙이라는 것 정도. 회사내에서도 마음껏 사진을 찍으라고 놔두었다. 찍어서 SNS에 올리든 어떻게 하든 전혀 상관없다는 자세였다. 아마 회사의 보안체계가 아직 확립되어 있지 않아서 그랬겠지만 어쨌든 신선했다.

우리를 안내해준 MIUI담당 신디는 중앙대에서 유학한 경력이 있어서 조금 서툴지만 한국어로 설명해주려고 노력했다. 4년전부터 샤오미에 조인했으니 창업멤버나 다름없는데도 전혀 뽐내지 않는 겸손한 모습이었다.

거의 2시간동안 회사에 대한 설명도 해주고 우리 스타트업일행의 서비스에 대한 설명도 듣고 500미터 떨어진 MI스토어에 가서 안내까지 해준뒤에 폭우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샤오미 직원들은 떠나는 우리 일행이 모두 택시를 잡을때까지 기다리고 도와주었다. (변두리 지역이라 택시가 거의 오지 않았다. 모두 떠나는데 한 20분정도는 걸렸다.)

급성장하는 잘 나가는 회사의 직원들이 거만하게 행동하지 않고 이렇게 친절하게 대해주는 것이 내게는 인상적으로 느껴졌다. 말랑스튜디오 김영호대표의 이야기에 따르면 대체로 샤오미의 문화가 그렇다는 것 같다.

급변하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돌풍이 과연 계속될지 아니면 예전 HTC가 그랬듯이 순식간에 몰락할지 알 수 없다. 너무 애플을 베낀 듯한 디자인과 분위기도 “이래도 괜찮을까”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샤오미가 갑자기 과대평가 받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중시문화와 고객을 충성스럽게 만드는 노하우, 온라인을 통한 판매, 박리다매라는 독특한 전략으로 이뤄낸 샤오미의 성공은 확실히 범상치 않은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 회사의 미래가 과연 어떻게 될지 무척 궁금하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8월 19일 at 11:46 오후

스마트폰이 바꾼 여행의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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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이스라엘출장을 왔다. 예전에 두번 이스라엘에 왔을 때는 매번 호텔에 묵었는데 만족도가 높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일행에게서 조금 떨어지는 번거로움이 있더라도 Airbnb를 이용하겠다고 마음먹었다. Airbnb를 이용하면 무엇보다 현지인들의 생활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있어서 좋다. 진짜 이스라엘사람의 동네 한가운데로 파고드는 것이다.

Screen Shot 2014-01-26 at 9.12.55 PM그리고 위에 보이는 집을 예약해서 왔다. 아주 싸지는 않지만 원래 묵으려고 했던 호텔보다는 싸다. 거실도 있고 키친도 있다. 무엇보다도 호텔은 wifi가 하루에 15불씩하는데 이 집에서는 추가비용없이 여러대의 랩탑, 스마트폰, 타블렛 등을 마음대로 연결해서 빠른 속도로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더구나 집주인이 6일동안 이스라엘전화번호와 데이터를 마음껏 쓸 수 있는 USIM을 1만5천원에 대여해줘서 편리하게 쓰고 있다. 덕분에 가지고 간 안드로이드폰에 USIM을 꽃고 비싼 데이터로밍비용을 걱정할 것 없이 마음껏 쓰고 있다.

***

스마트폰을 가지고 여행하는 시대에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장점은 어느 나라의 어느 도시에 가나 마음껏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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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숙소에서 텔아비브대학에 다녀오는데 버스를 타고 다녀왔다. 지도를 가지고 나설 필요도 없이 구글맵에서 대중교통수단을 선택하니 버스 25번을 타라고 나온다. 구글이 인도하는대로 버스정류장까지 가서 25번을 기다렸다 탔다. 그리고 지도상의 내 위치를 보고 있다가 내가 내릴 곳이 되면 그냥 내리면 된다. 버스운전사나 승객을 붙잡고 “어디에서 내려야 하느냐. 내릴 때가 되면 알려달라”고 부탁할 필요가 없다. 말이 안통해도 하나도 두렵지 않다.

버스에 앉아서 마음 편하게 천천히 사람구경, 동네구경을 하는 것이 즐겁고 진짜 현지인들의 생활속에 들어가 관찰하는 느낌이 들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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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방식으로 구글맵을 이용해 워싱턴DC, 뉴욕 등에서 주로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서 다녔고 거의 문제가 없었다. (인터넷이 안돼 스마트폰이 먹통이 되는 지하철안에서는 좀 문제긴 하다.) 버스의 운행상황이 GPS로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한국의 경우는 더욱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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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나라의 말을 몰라도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어느 정도 해결할 수가 있다. 예를 들어 이스라엘에서는 워낙 히브리어로만된 거리의 표지판이 많아 좀 불편하다. 그런 경우 Google Translate앱(안드로이드)를 써서 사진을 찍으면 히브리어를 번역해준다. 아주 정확하고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써보니 그럭저럭 없는 것보다는 휠씬 낫다.

***

가만 생각해보면 스마트폰은 앞으로 더욱 똑똑해질 것이다. 내가 “텔아비브대를 버스로 가고 싶다”고 스마트폰에 말만 하면 자동으로 버스정류장까지 가는 길을 자동차 내비게이션처럼 음성으로 알려줄지도 모른다. 정류장에 도착하면 “앞으로 1분후에 25번 버스가 오니 8 셰켈을 내고 승차하라”고 알려줄지도 모른다. 그리고 내릴때가 되면 자동으로 “다음 정거장에서 내리라”고 말해줄 것이다.

스마트폰카메라를 읽을줄 모르는 외국어표지판에 비추면 자동으로 해석해준다든가 자동으로 음성인식을 해서 실시간으로 통역해주는 것도 금새 가능하게 될지 모르겠다.

확실히 우리는 스마트폰이 여행의 방법을 바꿔놓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을 오늘 텔아비브 시내를 누비며 다시 실감했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1월 27일 at 4:45 오전

스마트기기로 운동에 동기부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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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았다. 약간 과체중에 콜레스테롤수치가 높은 편이라고 한다. 나도 이제 마흔중반이 되어 가는 만큼 규칙적으로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조언을 의사선생님에게 받았다.

사실 아파트 헬스센터에서 일주일에 3~4일은 조금씩 운동을 하는 편이다. 하지만 매일 규칙적으로 하기는 쉽지 않다. 거의 대부분 자가용을 타고 다니는 미국생활에서는 더욱  신체활동량을 늘리기가 쉽지 않다. 보통 주차장에서 집이나 사무실정도의 거리만 걸어다닐 뿐이다. 저녁 약속이나 출장 등이 있으면 운동을 건너뛰는 경우도 많다.

Fitbit Flex

Fitbit Flex (사진출처 : Fitbit.com)

이래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해서 문명의 이기를 사용해서 운동량을 관리해보기로 했다. 핏빗(Fitbit)이란 회사에서 나온 플렉스(Flex)라는 제품을 거금 108불(세금포함)을 들여서 샀다. 요즘 서서히 주목을 받고 있는 나이키 퓨엘밴드(Nike FuelBand) 저본업(Jawbone UP) 비슷한 팔찌형 운동량 측정기구다. 스마트폰과 연결되는 새로운 디지털만보계라고 하면 될까.

(원래는 Misfit Shine이 좋다고 누가 추천해서 그것을 사려고 했으나 내가 간 가게에는 아직 나와있지 않았다. 그래서 일단 플렉스를 구입했다. 마침 한겨레신문에 이 제품의 리뷰가 나와서 링크 : 미스핏 샤인: 팔찌로, 목걸이로도 변용 디자인 돋보여…활동량 측정은 부정확 Update: 알고 보니 미스핏 샤인이 한국업체가 ‘제작’한 것이라고 한다.)

자그마한 액정이 달린 만보계는 이미 많이 나와있지만 목에 걸거나 주머니에 넣고 다녀야해서 불편하고 스마트폰과 연계해서 데이터를 관리하기가 불편해서 쓰지 않았다.

위 사진 가운데 보이는 조그만 막대모양기기가 Tracker. 이것을 팔찌에 끼워서 차고 다닌다. 그리고 충전할 때는 위에 보이는 USB커넥터로 한다.

위 사진 가운데 보이는 조그만 막대모양기기가 Tracker. 이것을 팔찌에 끼워서 차고 다닌다. 그리고 충전할 때는 위에 보이는 USB커넥터를 이용한다.

핏빗 플렉스는 새끼손가락반만한 작은 측정기기를 플라스틱형의 팔찌에 삽입해서 항상 몸에 착용하고 다닐 수 있게 해준다. 차고 있는 동안 내 걸음수, 이동거리, 운동시간, 소비칼로리 등을 실시간으로 측정해준다. 그리고 내 스마트폰의 앱과 블루투스로  연결해 언제든지 원하면 앱을 통해서 현재 운동량을 확인해 볼 수 있도록 해준다. (스마트폰과 직접 연결해 데이터전송을 해야 저본업 같은 제품과 비교해 강점이 있는 부분이다.)

나는 워낙 거추장스러운 것을 싫어해서 초등학생이후 손목시계를 거의 찬 일이 없다. 시간은 항상 휴대폰으로 확인해왔다. 그런데 플렉스는 다행히 아주 가벼워서 손목에 차고 있다는 부담감이 들지 않는다. 방수제품이라 샤워할 때도 그대로 착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시도해보지는 않았다.)

가벼운 만큼 현재 시간을 보여주는 기능등은 없고 운동량을 측정하는데 충실하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가볍게 톡톡 치면 LED램프로 오늘의 운동목표량을 얼마나 달성했는지를 보여준다. 5개의 LED불빛중 2개가 나오면 40%를 달성한 것이다. 기능이 단순한 만큼 배터리도 오래 지탱하는 편이다. 한번 충전에 5일정도 간다.

기대이상의 동기부여효과

사실 조금 써보고 별로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반품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미 몇주동안 잘 사용하고 있다. 매일 목표량을 정해놓고 모바일앱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한 덕분에 매일매일 일정량이상의 운동을 지속하게 하는 효과가 있어서 만족하고 있다.

처음에 기본으로 설정된 하루 1만보를 달성하면 찌릿찌릿 진동하면서 불빛이 번쩍거리는데 뭔가 달성했다는 쾌감을 준다. 덕분에 착용한지 한달이 되어가는데 단 하루를 제외하고 모두 1만보목표를 채웠다. 약속이 있어서 늦게 들어온 날도 조금이라도 운동을 더 해서 1만보를 채우려서 노력하게 됐다.

왼쪽은 모바일앱으로 보는 하루의 운동량. 연결할 필요없이 블루투스를 통해 자동으로 체크해주므로 편하다. 그리고 오른쪽은 내 이메일로 온 일주일간 운동통계.

왼쪽은 모바일앱으로 보는 하루의 운동량. 연결할 필요없이 블루투스를 통해 자동으로 체크해주므로 편하다. 그리고 오른쪽은 내 이메일로 온 일주일간 운동통계.

얼마전 만난 한 대기업임원분도 손목에 이런 기구를 차고 있었다. 나이키 퓨얼밴드였다. 잘 쓰고 있냐고 묻자 “평생 대기업에서 목표량을 채우는 인생을 살아와서 그런지 금세 익숙해졌다. 이 팔찌를 찬 이후 매일 한걸음이라도 더 걸어 운동목표량을 채우려고 한다. 평소  가까운 거리도 택시를 타고 다니던 내가 이젠 웬만하면 걸어다니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선물받아서 착용한지 4개월동안 자신도 놀랄 정도로 더 규칙적으로 움직이게 됐다는 것이다.

걷기-달리기이외의 운동측정은 어려운 것이 단점

하지만 단점도 있다. 걷기-달리기 이외에의 활동은 잘 측정해주는 것 같지 않다. 특히 자전거를 타는 것은 거의 기록이 되지 않아 아쉬웠다. GPS가 없으니 어쩔 수 없을 것 같기는 하다.

또 기대와는 달리 수면시간을 자동으로 측정해주는 기능은 없었다. 번거롭지만 취침시에 매번 앱을 통해 취침을 시작함을 입력해 줘야 한다. 귀찮기도 하고 손목에 플렉스를 착용하고 자는 것이 불편해 이 기능은 이용하지 않았다. LED가 단순히 불빛 5개로 대략적인 목표대비 운동량을 보여주는 것도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단순하게 만들어서 배터리사용량을 늘리고 무게를 줄인 것은 장점이다.

스마트폰앱만으로도 운동량을 측정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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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 Moves, 오른쪽이 Runkeeper. GPS로 이동경로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고 자전거를 탄 기록까지 해주는 것이 장점.

꼭 비싼 착용하는 측정기기를 사지 않아도 스마트폰만으로도 운동량을 측정할 수 있는 앱도 나와있다. 스포츠트래커(Sports Tracker, 안드로이드-iOS), 무브스(Moves, iOS), 런키퍼(RunKeeper, 안드로이드-iOS) 등이 있다. 이들 앱은 스마트폰의 GPS위치측정기능을 이용해 사용자의 이동궤적까지 챙겨서 보여준다. 하지만 무거운 스마트폰을 운동할 때도 항시 몸에 지니고 있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앞으로 구글글래스, 삼성스마트와치 등 몸에 착용하는 방식의 스마트기기가 쏟아질 것이고 사람들은 이를 통해 건강 및 자신의 모든 생활궤적을 관리하게 될 것이다. @gemong1님이 “나를 알아서 기록하라“포스트에 쓰신 것처럼 나와 주변환경의 데이터를 자동으로 기록해주는 이런 기기와 앱이 일반화될 것이다. 가격은 갈수록 싸질 것이고 성능은 향상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쌓인 빅데이터를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해 여러가지 새로운 서비스가 창조되지 않을까 싶다.

편리한 세상이긴 하지만 가면 갈수록 더욱더 스마트기기의 노예가 되는 것이 아닌지 무서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쨌든 건강관리를 위해서 이런 Wearable device 사용을 한번 고려해볼 때가 된 것 같다.

/최근 시사인 기고내용을 보완했습니다.

Written by estima7

2013년 9월 7일 at 9:44 오후

스마트폰은 독서의 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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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지하철 내부 모습. 좌석 한칸에 앉은 승객 전원이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광경이 드물지 않다.

서울의 지하철 내부 모습. 좌석 한칸에 앉은 승객 전원이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광경이 드물지 않다.

일년에 한두번씩 한국에 출장을 올 때마다 매번 느끼는 것이 있다. 갈수록 심화되는 사람들의 스마트폰 중독 현상이다. 지하철이나 버스 등 공공장소에서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 화면에 몰입해 있는 것을 보는 것이다. 무엇을 하는지 자세히 보면 대부분 게임을 즐기거나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로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사람도 많다. 이렇다 보니 공공장소에서 책이나 신문을 읽는 사람은 이제 희귀동물처럼 느껴지는 세상이 됐다.

 출판사에서 일하는 분들을 만났다. 사상 최악이라고 한다. 소위 출판계의 대형 악재라는 올림픽·대통령선거가 겹친 지난해에도 최악이라고 그랬다. 그런데 그때보다도 더 책이 안 팔린다는 것이다. 어떤 책이든 도대체 초판 이상을 찍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추세는 통계조사로도 뒷받침된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올해 1분기 신간도서 발행량은 모두 1만8450종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13.2% 감소했다. 가구당 서적구입비도 처음으로 2만원대가 무너져 1만9000원이 됐다.

 이처럼 스마트폰을 필두로 한 기술의 진보는 출판업계를 죽이는가? 스마트폰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더는 책을 읽지 않게 되었나.

 미국의 예를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종이책 판매는 줄고 있지만 전자책과 오디오북의 성장으로 미국의 전체 출판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 북스탯의 조사를 보면 지난해 미국의 상업출판시장은 전년 대비 6.9% 성장했다. 줄어든 종이책 판매를 메꾼 것은 전년 대비 44% 늘어나 미국 출판시장의 20%를 점유하게 된 전자책의 성장이었다. 또 흥미로운 점은 책을 성우가 읽어주는 오디오북시장이 최근 몇년간 매년 두자릿수씩 급성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오디오북을 쉽게 내려받아서 들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오디오북은 예전에는 바빠서 책을 읽을 여유가 없었던 사람들을 새로운 독자로 끌어들이고 있다. 이들은 운전하면서 혹은 운동하면서 책을 ‘듣는다’. 스마트폰은 이처럼 사람들이 책을 소비하는 방법을 변화시키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책을 바로 사서 볼 수 있는 아이북스스토어(US), 오른쪽은 오디오북을 사두었다가 언제든지 들을 수 있는 Audible app.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책을 바로 사서 볼 수 있는 아이북스스토어(US), 오른쪽은 오디오북을 사두었다가 언제든지 들을 수 있는 Audible app.

 이런 생각을 하면서 60대 여성인 미국의 지인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열렬한 독서가인 그분에게 나는 6년 전 당시 처음 나온 아마존의 전자책 리더기인 킨들을 선물했다. 이후 그분은 아이폰·아이패드까지 첨단기기를 모두 구입해 애용하고 있다. 나는 그분에게 “킨들 이후 독서습관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궁금하다”고 썼다. 그러자 캘리포니아에 살다가 지금은 프랑스 파리에서 일하고 있는 그분에게 이런 답이 왔다.

 “킨들 이후 나는 예전보다 훨씬 많은 책을 사고 읽게 됐습니다. 새로운 책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 책을 언제 어디서나 즉시 사서 읽을 수 있다는 ‘즉시성’을 너무 사랑하게 된 것이죠. 지금 나는 파리에 살고 있기 때문에 지하철을 매일 이용하는데 항상 어디서나 읽을 수 있는 다양한 책을 가지고 다닐 수 있다는 점이 큰 기쁨입니다. 문제는 책 욕심에 다 읽지도 못하면서 지나치게 많은 책을 구입하게 됐다는 것이죠.”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디지털기기가 출판업계에 위기가 아니라 새로운 르네상스를 가져다줄 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위기는 기회다. 좋은 책을 전자책으로 적극적으로 내고 구입하기 편하게 만들면 이런 진성 독자들과 더욱 강하게 유대관계를 맺을 수 있는 것 아닐까. 많은 한국의 독서가들은 “읽고 싶은 책이 전자책으로 나오지 않아 불편하다”고 말한다. 출판업계의 혁신과 분발을 기대한다.

***

2013년 8월 6일자 한겨레 ‘임정욱의 생각의 단편’으로 기고한 글. 한국에 올때마다 온 국민이 더욱더 스마트폰에 열중하는 모습이 걱정이 되서 한번 써봤다. 사실 나도 마찬가지로 스마트폰을 달고 사는지라 이런 지적을 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 (고백하면 책에 호기심만 있지 사실 많이 읽지도 못한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정말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문명의 이기인데 대부분이 게임, 메신저, TV보기에만 열중하는 모습은 좀 지나친 것 같다. 더구나 사람들이 계속 메신저에 답을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뉴스조차도 아주 짧은 호흡으로 휙휙 넘겨보는 습관이 정착된 것 같다. 긴 글을 정독하는 습관이 사라져가는 것 같기도 하다. 초등학생부터 다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모습도 지나치다.

그 결과로 신문, 잡지, 책 등 종이매체가 퇴조하는 것은 일견 당연한 트랜드로 보인다. 요즘은 일부 유행을 탄 책을 제외하고 1만부 이상이 판매된 책이 극히 드물고 아무리 좋은 책도 1쇄 이상 찍기가 어렵다는 얘기를 출판계분들에게 많이 들었다. 책에 대한 호기심자체가 사라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비약하면 “스마트폰이 온 국민의 우민화를 진행하고 있는가”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어쨌든 미국에서도 종이책의 판매감소와 오프라인서점의 퇴조가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지만 전체 출판시장 자체는 불황은 아니라는 점을 칼럼에서 소개하고 싶었다. 오디오북 덕분에 독서의 저변인구가 늘고 있다는 얘기도 있고, 위에 소개한 분처럼 오히려 종이책시대보다 더 많은 책을 소비하는 독서가들도 많다.

이처럼 미국에서는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라는 걸출한 인물이 2007년도 킨들을 내놓으며 전자책시장을 그야말로 새로 만들어냈다. 아마존의 막강한 힘으로 출판사들이 전자책을 모두 내도록 단기간내에 유도해냈으며 구매하고 읽기 편한 구매프로세스와 전자책 리더(와 소프트웨어)를 내놓아 전자책사용경험이 없는 독서가들을 자연스럽게 새로운 세상으로 이끌어냈다. (그렇기 때문에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한 그가 신문업계에 어떤 변화를 끌어낼지 더욱 궁금하다.)

우리나라에도 출판업계를 구하기 위해서 이런 강력한 게임체인저가 등장했으면 싶다. 지금 한국의 출판계와 미디어는 스마트폰이 자신들을 죽인다고 불평만 할 뿐, 과감하게 전자책을 종이책과 동시에 내고 독자입장에서 진정 쓰기 편한 플렛홈을 만드는 노력은 부족해 보인다. (물론 아주 없다는 것은 아니다.) 한국사람들이 좋은 콘텐츠에 지갑을 여는데 인색한 점도 아쉽다. 결국 이러다가 2009년 아이폰이 처음 상륙했을 때처럼 아마존, 애플, 구글 같은 외세(?)의 힘으로 또 한번 떠밀려서 변화를 겪을지도 모르겠다.

Written by estima7

2013년 8월 9일 at 6:02 오후

구글글래스 10분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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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een Shot 2013-07-21 at 3.10.07 PM

트친 David Lee님(@GlassExperience) 덕분에 구글글래스를 며칠전 처음으로 직접 써봤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이런 종류의 디바이스는 아무리 관련 리뷰를 많이 읽고 데모동영상을 봐도 직접 한번 본인이 써보지 않으면 실제로 어떤지 감을 잡기 어려운 것 같다. (개인 호불호도 크기 때문에) 어쨌든 완전히 개인적인 내 뒷북 감상.

붐비는 동네 커피숍에서 써봤는데 안경을 안쓴 상태로 쓰니 오른쪽 위에 달린 조그만 화면에 나오는 글자가 뚜렷하게 초점이 잡히지 않아서 좀 곤란했다. (초점을 맞추는 방법이 있을 것도 같은데 못찾았음) 그래서안경을 쓴 상태에서 그 위에 구글글래스를 쓰고 작동을 해봤다. 커피숍의 wifi에 연결해서 썼다.

데모동영상에서 많이 봤던 탓에 여러개의 카드를 좌우로 회전시키는 방식으로 선택하고 ‘Ok Glass’하고 음성으로 명령을 내리는 방식이 아주 생경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사람이 많은 커피숍에서 눈을 치켜 뜨고 “Ok Glass”하면서 중얼거리거나 안경테를 손으로 툭툭 치는 것이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까 좀 신경이 쓰였다. 그리고 말하는 대로 척척 알아듣고 빠르게 페이지가 바뀌는 식으로 작동되는 것도 아니어서 좀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할까. 그리고 말을 하다가 뭔가 확인하느라고 눈을 치켜뜨고 눈의 초점을 대화상대방에서 작은 화면으로 번갈아 옮겨대는 것이 피곤하게 느껴졌다. 또 이렇게 곁눈질을 자꾸 하는 것이 대화상대방에게 큰 실례를 범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지금의 구글글래스로는 가볍게 사진을 찍고 가벼운 정보를 찾아보는 것 정도는 하겠지만 작은 화면과 느린 속도 때문에 웹브라우징이나 긴 글을 읽는 것은 무리일듯 싶다. 메일이나 문자를 읽고 답장하는 것도 음성으로 입력을 시도하다가 실수할까봐 불편하게 느껴졌다.

뭐 기술의 발달로 몇년안에 충분히 잘 사용할수 있을만큼 빠르고 밧데리도 오래가고 말도 잘 알아듣는 스마트안경이 나올 것은 틀림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구글글래스를 일반인들이 저항감없이 쉽게 사용하기에는 아직은 무리인 듯 싶다. 대중에게 아이폰이 처음 등장했을 만큼의 충격을 주는 것은 어림도 없을 것이다. 스마트와치 등과 함께 기존 스마트폰의 컴패니언, 액서세리 같은 역할의 Wearable device로 발전해가지 않을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모든 사람들이 이런 스마트안경을 쓰고 다니며 중얼중얼 안경에 명령을 내리고 사팔눈을 하고 다니는 것이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질지 의문이다. 우리는 정말 스마트폰도 모자라서 스마트안경의 노예가 되는 세상에서 살고 싶은 것인가?

Written by estima7

2013년 7월 21일 at 6:05 오후

오바마 취임식에서 느끼는 스마트폰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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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바마의 2번째 취임식을 보면서 4년전 2009년 1월, 그의 첫번째 취임식 당시 (아마도) 했던 트윗이 생각났다.

Screen Shot 2013-01-21 at 10.44.18 PM

위에서 오바마가 선서하는 모습을 아이폰으로 찍고 있는 뒤에 선 사람을 보고 “미 정부의 고위인사가 쓸 정도로 아이폰이 많이 퍼진 듯 하다”고 썼던 것 같다. 저 아이폰은 2007년 6월말에 처음 발매된 오리지널 아이폰이다. 당시의 최신 아이폰모델은 2008년 7월에 발매된 아이폰3G였는데 저 분은 아직 최신폰으로 바꾸지는 않았던 듯 싶다. 오바마는 당시 블랙베리를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첫번째 안드로이드폰인 HTC Dream은 2008년 10월말에 처음 등장했기 때문에 안드로이드폰을 실제로 사용하는 사람을 전혀 볼수가 없는 때였다.

블랙베리와 일부 아이폰을 제외하고는 스마트폰을 보기 힘든 때였기 때문에 어쨌든 저런 자리에서 아이폰을 들고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이 신기했다.

그런데 오늘 2013년 1월21일 두번째 취임식에서는 이런 모습이 비춰졌다. 카메라가 어디를 향하던 보이는 스마트폰의 물결에 확실히 스마트폰시대에 접어든 것을 실감한다.

Screen Shot 2013-01-21 at 11.08.38 PM스마트폰 삼매경에 빠진 오바마가족의 모습.

Screen Shot 2013-01-21 at 10.52.39 PM오바마부부의 댄스모습을 찍는 스마트폰의 물결.

Screen Shot 2013-01-21 at 11.13.16 PM너무 빨리 변하는 세상이다. 또 4년뒤 대통령 취임식에는 사람들의 손에 무엇이 들려있을까 궁금하다.

Written by estima7

2013년 1월 21일 at 11:20 오후

스마트 기기와 콘텐츠 홍수 속의 괴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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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인근 애플스토어에 나가 새로 나온 아이패드 미니를 만져보았다. 예전보다 크기만 작아지고 새로운 혁신은 그리 없다고 느낀 제품이지만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둘 것은 분명해 보였다. 아이패드 미니는 올해 미국에 홍수처럼 쏟아져나온 태블릿 컴퓨터들의 대미를 장식하는 제품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 태블릿, 윈도폰, 구글의 넥서스 시리즈, 아마존의 킨들 시리즈, 삼성의 갤럭시 시리즈 등 전세계를 뒤덮어가는 첨단기기의 행진에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나는 인터넷업계에서 일하기도 하거니와 첨단기기를 사서 직접 써보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기에 새롭고 혁신적인 제품이 나오면 일부러 무리해서라도 사서 써보는 편이다. 그런 나도 이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 나오는 스마트 기기의 융단폭격에 피곤을 느끼고 있다. 사서 쓴 지 몇 달 지나지 않은 첨단기기도 금세 구형으로 전락하는 세상이다. 게다가 이미 집에 있는 티브이, 랩톱컴퓨터, 태블릿컴퓨터, 스마트폰까지 해서 스크린이 10개가 훨씬 넘는다. 그러다 보니 4명의 가족이 대화 없이 각자 자기만의 화면을 뚫어지게 들여다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스마트 기기를 통해 편리하게 소비하는 콘텐츠도 실은 피로를 가중시킨다. 앱만 실행하면 공짜이거나 얼마 안 되는 돈으로 볼 수 있는 영화·드라마가 사방에 널려 있다. 사놓고 읽지도 못하는 전자책이 내 스마트 기기 속에 잔뜩 들어 있다. 엄청난 양의 신문·방송 뉴스도 터치 몇 번이면 스마트 기기로 다 볼 수 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지인들이 추천해주는 좋은 정보는 얼마나 많은가. 꼭 읽어봐야겠다고 별마크를 해놓았다가 못 읽고 그냥 넘어가는 글이 한두 개가 아니다. 읽고 싶어서 사놓은 좋은 책들도 끈기를 갖고 읽지 못하고 중단해버린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것들은 고스란히 마음속에 부담으로 남는다. “시간이 없는 것이 한”이라는 말을 되뇐다. 이처럼 나는 정보의 풍요 속에서 생활하며 오히려 깊이 알고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정보 편식자가 돼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고민을 하곤 한다.

예전엔 이런 고민이 없었다. 콘텐츠가 희소했기 때문이다. 20여년 전을 돌이켜보면 아침마다 구독하던 조간신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여유롭게 읽었다. 신문광고에서 읽고 싶은 책을 발견하고 동네서점에 들렀는데 마침 없어서 주인아저씨에게 주문해달라고 부탁한 일도 있었다. 그리고 일주일 만에 구매한 책을 아껴서 음미하며 읽곤 했다. 티브이에서 주말의 명화 시간에 보고 싶은 영화를 할 때에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기다렸다가 온 가족이 꼼짝 않고 집중해서 봤다. 기다리던 가수의 레코드판이 나오면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해서 워크맨으로 닳아빠질 때까지 듣고 또 들었다. 그처럼 콘텐츠를 귀하게 여기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터치 한번이면 책, 신문, 잡지, 영화, 음악 등 온갖 콘텐츠가 순식간에 내 손안에 들어오는 시대가 됐다. 빌 게이츠가 ‘당신 손가락 위의 정보’가 세상을 바꾼다고 20여년 전 설파했던 세상이 눈앞에 있다. 내가 꿈꾸던 세상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솔직히 가끔은 좀 피곤하다. 꼭 이렇게 많은 정보가 필요한가? 너무 지나치게 편리해진 것이 아닌가? 스마트폰은커녕 휴대폰도 없던 세상에서도 우리는 행복하게 살지 않았는가?

스마트 기기와 디지털 콘텐츠의 홍수 속에 앞으로 더욱 많은 이들이 나와 같은 고민을 하게 될 듯싶다. 평소 모바일혁명의 찬미자인 나도 가끔은 정보의 유통이 적고 느린 세상으로 도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많다는 것이 오히려 괴롭다.

/2012년 11월 6일자 한겨레 칼럼.

사실 3년전에 “콘텐츠의 홍수속에서 너무 괴롭다”는 글을 쓴 일이 있었다. 그때의 글을 지금 다시 읽고 생각해보니 콘텐츠와 정보의 홍수현상이 3년전보다 더 가중이되면 되었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지금은 쏟아져 나오는 흥미로운 앱들까지 내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잔뜩 쌓여있고 다들 내가 한번만 실행해주길 기다리고 있다. 넘쳐나는 훌륭한 콘텐츠로 즐거움을 느껴야하는데 반대로 조금씩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다니 정말 아이러니다.

방법이 없다. 욕심을 버리고 진짜 중요한 정보만 취사선택하고 시간을 잘 활용해 내가 정말 재미를 느끼는 콘텐츠만 즐겨야겠다. 휴우~

Written by estima7

2012년 11월 7일 at 2:5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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