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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스타트업이 강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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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een Shot 2014-03-22 at 6.25.03 PM
최근 이스라엘에 다녀왔다. 이스라엘은 전세계적으로 ‘창업국가’(Startup Nation)로 잘 알려져 있다. 인구 800만의 아랍의 적으로 둘러싸인 소국에 인구 대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스타트업 기업들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 처음 이스라엘을 방문했던 나는 이곳의 분위기가 실리콘밸리와 아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만난 이스라엘 스타트업 사람들은 마치 실리콘밸리 사람들과 비슷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 같았다. 마치 실리콘밸리 사람들을 그대로 이스라엘에 옮겨놓은 것 같다고 할까. 이후 여러번 이스라엘을 여러번 방문했던 나는 항상 이 작은 나라에서 매력적인 스타트업이 쏟아져나오는 이유가 궁금했다. 이하는 내 나름대로 생각해본 이스라엘 스타트업이 강한 이유다.

텔아비브의 한 도서관내에 스타트업을 위해 만들어진 Co-working space공간.

텔아비브의 한 도서관내에 스타트업을 위해 만들어진 Co-working space공간.

첫번째는 이스라엘이 이민 국가라는 점이다. 이는 전세계에서 몰려온 이민자들이 현지 IT기업의 핵심 인재층을 채우고 있는 실리콘밸리와 비슷하다. 현 이스라엘 유대인 인구의 30%는 본인이 직접 이민온 1세대이며 나머지도 모두 이민 가정의 2세, 3세다. 특히 구소련 연방에서 이민온 러시아계 유대인들이 큰 인재풀이 됐다. 이들 중 주로 과학자나 엔지니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덕분에 많은 이스라엘 젊은이들은 학교에서 히브리어를 국어로 배우며 교육 받지만, 집에서는 영어나 러시아어, 스페인어 등 부모의 모국어를 사용해 다국어 능통자가 많다. 또 부모의 모국에 친척이 남아있거나, 이중 국적자로서 활발히 교류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이스라엘인들로 스타트업이 구성되면 저절로 글로벌 기업이 되는 것이다.

두번째는 좁은 국내 시장이다. 이스라엘의 인구는 2013년 기준으로 800만명 정도다이다. 서울 인구 만큼도 안된다. 그중에서 아랍계 인구를 빼고 나면 히브리어를 쓰는 유대 인구는 6백만 밖에 되지 않는다. 즉, 히브리어로 만든 제품이나 서비스가 팔리는 내수시장은 세계시장에 비하면 한 줌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이스라엘 기업은 아예 처음부터 글로벌시장을 겨냥하고 시작할 수 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차별화된 기술이나 비즈니스모델로 승부하는 경우가 많다. 큰 내수시장이 있다면 외국에서 성공한 모델을 모방해서 국내 시장을 겨냥해도 되겠지만 애초부터 미국이나 유럽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시장을 겨냥하다 보니 뛰어난 기술이나 제품이 없으면 안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최초의 인터넷 전화나 인터넷 메신저는 모두 이스라엘 스타트업이 처음 내놓은 것이다. 이스라엘 스타트업이 글로벌화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세번째는 전 국민의 높은 수준의 영어 실력과 글로벌한 비즈니스 감각이다. 이스라엘에 가보면 평범한 식당의 종업원이나 버스 운전사도 상당한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는 경우가 많아 깜짝 놀라게 된다. 영어가 공용어도 아니고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모든 교육이 히브리어로 이뤄지는데도 그렇다. 히브리어가 영어와 비슷해서 잘하는 것 아니냐고 질문하면 “히브리어는 오히려 아랍어와 비슷하며 영어와는 완전히 다르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그런데 왜 이렇게 영어를 잘할까.

Hasoffers.com 텔아비브지사에서 만난 아리. 그의 설명처럼 이스라엘TV는 웬만한 서구 프로그램을 다 더빙없이 자막으로 내보내고 있었다.

Hasoffers.com 텔아비브지사에서 만난 아리. 그의 설명처럼 이스라엘TV는 웬만한 서구 프로그램을 다 더빙없이 자막으로 내보내고 있었다.

해즈오퍼스(Has Offers)라는 미국스타트업의 텔아비브지사를 맡고 있는 아리 아트셜 씨는 미국에서 성장한 뒤 성인이 돼 이스라엘로 건너온 유대인이다. 그래서 히브리어보다 영어가 휠씬 편하다. 그는 이스라엘인들이 영어를 잘하는 것을 미국 프로그램을 더빙하지 않고 항상 자막을 달아서 방영하는 이스라엘 TV의 영향으로 해석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사인펠드’ 같은 미국의 인기 드라마를 어릴 때부터 원어로 즐기면서 자랐기 때문에 영어를 잘하는 것 같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스라엘 TV 방송을 살펴보니 아이들이 보는 애니메이션까지 자막으로 방영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그는 “많은 이스라엘 회사들이 글로벌 비즈니스를 위해 사내 문서나 이메일은 영어로 쓰는 경우가 많다”며 “그래서 나처럼 외국에서 온 사람들이 일하기가 아주 편하다”고 말했다.

구글이 스타트업에게 개방한 공간인 '캠퍼스 텔아비브'에서 만난 Zula의 CEO 데이빗.(왼쪽) 벌써 몇번의 창업을 경험한 이스라엘에서 잘 알려진 연쇄창업자라고.

구글이 스타트업에게 개방한 공간인 ‘캠퍼스 텔아비브’에서 만난 Zula의 CEO 데이빗.(왼쪽) 벌써 몇번의 창업을 경험한 이스라엘에서 잘 알려진 연쇄창업자라고.

네번째는 선순환이 이뤄지는 활발한 창업 생태계다. 1998년 세계 최초의 인터넷 메신저 ICQ를 개발한 이스라엘 스타트업 미라빌리스가 미국의 AOL에 2억8700만달러에 매각됐다. 그런데 돈을 번 창업자들은 이후 다른 스타트업에 투자하거나 재창업에 나서고 있다.
이런 ‘연쇄 창업자’들이 만든 이스라엘 스타트업들이 매년 미국의 글로벌 IT기업에 매각되거나 나스닥에 상장된다. 그렇게 백만장자, 억만장자가 쏟아져 나오고, 그들이 똑똑한 인재들을 모아 다시 기업을 만들어 성공시키면서 스타트업 커뮤니티에 돈도 모이고 인재도 모이게 된 것이다. 이런 선순환이 요즈마펀드 등 이스라엘 정부의 스타트업 진흥정책과 맞물려 돌아가면서 이스라엘은 그야말로 스타트업이 가득한 ‘창업 국가’가 됐다.

구글 텔아비브캠퍼스에서 만난 한 구글 직원은 “텔아비브에서 돌을 던지면 90%는 창업자에게 맞는다는 농담이 있다”며 “구글을 퇴사하는 직원들도 대기업으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거의 대부분 창업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고 말할 정도다.

이스라엘에서 만나 식사를 함께한 '창업국가'(Startup Nation)의 공저자 사울 싱어. 완벽한 영어를 구사해서 어디 출신이냐고 물어보니 미국에서 나서 자라서 대학까지 졸업하고 24살때 이스라엘로 이주했다고.

이스라엘에서 만나 식사를 함께한 ‘창업국가’(Startup Nation)의 공저자 사울 싱어. 완벽한 영어를 구사해서 어디 출신이냐고 물어보니 미국에서 나서 자라서 대학까지 졸업하고 24살때 이스라엘로 이주했다고.

다섯번째는 전세계의 끈끈한 유대인 네트워크의 힘이다. 내가 같이 일해 본 이스라엘인들은 내 예상보다 휠씬 긴밀하게 같은 유대인들끼리 연결되어 있었고, 수시로 서로를 돕고 소개해 주고 있었다. 종교와 전통, 애국심으로 묶인 전세계 유대인들의 동질감이 이스라엘 스타트업들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성공한 이스라엘 창업자들은 뉴욕과 실리콘밸리를 분주하게 오가며 현지의 유대인 네트워크를 통해 미국 지사를 설립하고 투자를 받는 것이 일종의 공식으로 되어 있었다. 또 IT 업계에서 성공한 미국의 유대계 미국인들도 분주하게 이스라엘을 드나들며 투자나 협력 대상을 찾는 경우가 많다.

텔아비브시내의 쇼핑몰에 가보니 젊은 군인들이 가득했다. 이스라엘에서는 남녀모두 3년간 의무복무를 해야한다.

텔아비브시내의 쇼핑몰에 가보니 젊은 군인들이 가득했다. 이스라엘에서는 남녀모두 3년간 의무복무를 해야한다.

여섯번째는 독특한 군대 경험이다. 이미 많이 알려져 있지만, 이스라엘 젊은이들은 남녀를 막론하고 3년간 의무 군 복무를 해야 한다. 대개는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군대를 간다. 군대에서 보낸 시간은 귀중한 인생의 낭비라고 생각하는 한국 사람들과 달리 이스라엘 사람들은 대부분 군대 경험에 대해서 긍정적이다. 어린 나이에 위기 대처 능력과 리더십을 배우며, 인간으로서 성숙해질 수 있는 기회였으며 좋은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시간이었다는 것이다. 특히 스타트업 창업의 아이디어를 군대 경험에서 얻었다는 얘기를 하는 사람이 많았다.

Umoove의 캠핀스키 CEO

Umoove의 캠핀스키 CEO

눈의 동공과 안면 움직임으로 스마트폰과 타블렛의 소프트웨어를 쓸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유무브(Umoove)라는 예루살렘스타트업의 이츠 켐핀스키 CEO는 “군대에 있을때 이런 첨단기술을 군사용으로 개발하는 것을 보고 민간에 적용해볼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런 친구들에게 군대에서 정확히 뭘했었냐고 물으면 “보안 상 말할 수 없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대개는 이스라엘 보안부대에 근무했던 경우다. 적에 비해 수적으로 열세인 군사력을 만회하기 위해서 이스라엘 군대(IDF)는 첨단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편이고 거기서 배울 기회가 많았다는 설명이다.

이스라엘의 스타트업환경에 대해 많은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 데이빗 노이. 영어문법교정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진저소프트웨어의 CMO다.

하지만 내가 이스라엘의 스타트업 사람들에게 느낀 가장 큰 강점은 따로 있었다. 위험을 수반하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들의 헝그리정신이었다.

영어 교정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진저소프트웨어의 마케팅 최고책임자 데이빗 노이 씨는 내게 “이스라엘인들은 기존의 틀을 부수고 바꿔보려는 습성이 있다”며 “그런 마음에서 그까짓 것 한번 해보지 뭐”라는 마음으로 새로운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고 이야기했다. 그런 이스라엘인들의 도전 의식이 젊은 인재들로 하여금 변호사나 의사가 되거나 대기업에 가기 보다 스타트업에 쏠리게 하는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대신 이스라엘인들은 스타트업을 크게 키우지를(Scale up) 못한다”고 말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트위터처럼 스타트업에서 시작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는 약하고 중간에 매각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스라엘에서는 거꾸로 삼성, LG, 현대 같은 글로벌 대기업이 있는 한국을 부러워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역시 모든 것을 다 갖추기는 쉽지 않은 법이다.

***

2014년 3월 8일자 조선일보 위클리비즈에 기고했던 내용입니다. 위에 진저소프트웨어의 데이빗 노이(애칭 두두)와 했던 이야기를 ‘보스와 부하가 평등하게 토론하는 이스라엘 조직문화’라는 글로 쓰기도 했습니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3월 22일 at 6:43 오후

보스와 부하가 평등하게 토론하는 이스라엘 조직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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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이스라엘을 3번째로 방문해서 여러가지로 흥미로운 만남을 가졌다. 특히 스타트업업계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 중 기억에 남는 몇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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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아비브대학의 벤처인큐베이터인 StarTAU의 행사에 갔다가 한국 중진공의 프로그램으로 이스라엘의 유명 스타트업 Wix.com에서 인턴으로 몇달간 일한 노경민씨와 잠시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그에게 이스라엘 스타트업에서 일을 해보니 뭐가 가장 인상적이었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약간은 예상치 못한 대답이 나왔다.

“무엇보다 보스와의 관계가 한국과 다른 것이 가장 놀란 점이었습니다. 정말 보스에게 뭐든지 이야기할 수 있더라고요. 정말로 평등한 관계라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는 한국의 대기업에서 일해본 경험이 있다. 그때 상사와의 한국식 상하관계를 돌이켜보면 보스와 부하가 평등하게 소통하는, 아니 부하가 보스에게 들이받기도 하는 이스라엘 회사에서의 경험은 아주 놀랍다는 것이다. (Wix는 지난해 나스닥에 상장되서 회사가치가 1조가 넘는, 이미 크게 성장한 스타트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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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du씨.

Dudu씨.

영작문 교정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Ginger software의 CMO인 Dudu씨와 점심을 먹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나는 또 이스라엘의 스타트업의 평등한 조직 문화에 대해서 한번 물어봤다. 그랬더니 그는 “좀 극단적으로 느낄 수 있겠지만”이란 단서를 달며 이렇게 설명했다. 자기 부하가 CEO와 CMO인 자기와 같이 회의를 하는 경우에 자신이 낸 의견에 대해서 “It’s stupid”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가 그렇게 생각하면 그렇게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발언에 대해서 자기나 CEO도 그럴 수 있다고 받아들이는 문화라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한국의 직장에서 사장, 상무와 함께 일반 과장이 회의를 하면서 과장이 상무의 의견에 대해서 “멍청한 생각이다”라고 발언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생각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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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사람들은 정말 직선적이다. 돌려말하지 않는다. 궁금하면 바로 속사포 질문을 날린다. 마음에 안드는 일이 있으면 바로 그 자리에서 이야기한다. 이스라엘사람들을 평소에 접해보지 못한 사람들은 같이 일을 시작한뒤 당황하는 경우가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무척 무례하다고 느낄 수 있다.

라이코스를 인수한 이스라엘회사와 일할 때의 일이다. 이스라엘쪽과 화상회의를 하면서 내가 회의 마무리를 좀 잘못한 일이 있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지라 내가 진행한 회의를 좀 어색하게, 찜찜하게 끝냈다.

그런데 이스라엘의 보스에게서 바로 왓츠앱으로 메시지가 왔다. “정욱, That was rude. I don’t like it.” 그는 내가 잘못한 점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무례를 범한 상대에게 사과하라고 지적했다.

내가 잘못한 일이니까 사과하기는 했지만 신속하고 직선적인 그의 피드백에 놀랐던 기억이 있다. 그 일에 대해서 나중에 그에게 다시 이야기한 일이 있는데  그는 이스라엘사람들은 그렇게 교육받았고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리고 나도 자기에게 그렇게 솔직하게 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이스라엘의 스타트업생태계를 다룬 ‘창업국가(Startup Nation)’이란 책을 보면 이런 농담이 소개되어 있다.

Four guys are standing on a street corner . . . an American, a Russian, a Chinese man, and an Israeli. . . . A reporter comes up to the group and says to them: “Excuse me. . . . What’s your opinion on the meat shortage?”

The American says: What’s a shortage?
The Russian says: What’s meat?
The Chinese man says: What’s an opinion?
The Israeli says: What’s “Excuse me”?

—MIKE LEIGH, Two Thousand Years

이스라엘 사람들과 일하기 시작한지 한달쯤 지난 시점에서 이 조크를 라이코스매니저들에게 읽어준 일이 있다. 다같이 동감하면서 폭소를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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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년간 ‘창업국가’, 이스라엘을 벤치마크하자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그런데 이스라엘에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엄청나게 윗사람에게 얌전(?)하고 고분고분하게 대하는 것이 한국의 조직문화다. 그리고 윗사람들이 부하들의 의견을 경청할 자세가 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런 한국문화에서 정말로 이스라엘의 장점을 배운다는 것은 쉽지 않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곤 한다. 이스라엘에서 느낀 점중 하나를 잊어버리기 전에 가볍게 메모해봤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1월 30일 at 4:10 오후

우아한 형제들 사무실 탐방 시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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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형제의 사무실 손님 로비역할을 하는 10층 입구의 모습.

지난해 7월에 ‘배달의 민족’앱을 만든 잠실의 우아한 형제들 사무실에 들렀다가 받은 느낌을 “포스터로 가꿔나가는 기업문화”라는 포스팅으로 소개한 일이 있다. 그런데 이 글이 네이버탑페이지에 소개된 덕분에 거의 5만회의 조회수를 올리며 내 블로그사상 최고 페이지뷰의 주인공이 됐다.

어쨌든 그 우아한 형제들 사무실에 일이 있어서 며칠전  2번째로 방문할 기회를 갖게 됐다. 이번에는 작년 여름에 공사중이었다가 새로 확장한 10층 사무실을 구경할 수 있어서 사진을 또 많이 찍어두었다.

우아한 형제들은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에서도 보기 힘든 독특하고 즐거운 기업문화를 가진 한국의 토종 스타트업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혼자 보기 아까워 찍어둔 사진을 공유한다.

우아한 형제들 기업문화에 대한 내용은 얼마전 나온 조선일보 위클리비즈의 “지각 출근 빼고 뭐든지 허용된다”기사를 참고.

IMG_9347세심하게 사무실 구석구석 투어를 시켜준 김봉진대표. 벽면의 ‘우아한 모의고사’는 회사의 핵심가치를 묻는 질문으로 만들어져 있다.

IMG_934510층의 회의실 겸 세미나룸. 20여명 정도가 들어간 작은 세미나도 가능하고 사진촬영스튜디오로도 쓴다.

IMG_934695명의 회사직원들이 인쇄된 뱃지들이 전시되어 있다. 회사에 입사하면 개성있는 모습의 사진을 찍게 되있고 그 사진을 뱃지로 만들고 출입증에 넣는다.

Screen Shot 2014-01-12 at 6.22.27 AM김봉진대표의 출입증이다. 가족을 소중히 하자는 마음에서 모든 직원의 출입증 뒷면에는 가족사진을 인쇄해 넣었다고 한다.

IMG_9383예전에는 탄산음료 등을 무제한 제공했는데 직원들의 건강을 위해서 과일을 제공하는 것으로 정책을 바꿨다. 과일은 모두 ‘총각네 야채가게’에서 공급받는다.

IMG_9351사무실의 모습이다. 큐비클 같은 칸막이가 없고 모두 오픈된 공간에서 같이 일한다. 사무실에 음악을 틀어놓아서 약간은 시끄러운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조용히 있는 것 보다 서로 자유롭게 대화하고 떠들면서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떠들면서 새로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고.

IMG_9350이런 스툴형 의자를 사무실에 많이 배치해 놓아 다른 팀사람들도 자유롭게 옆자리에 와서 앉아서 대화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고 한다.

IMG_9353어떤 층 사무실에 들어가면서 이 등신대의 사진과 맞닥뜨려서 깜짝 놀랐다. 직원들의 출입증 사진중 포토제닉상을 받은 것을 확대해서 전시해놨다는 것이다.

Screen Shot 2014-01-12 at 6.23.38 AM회사내의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라인메신저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95명의 직원들이 모두 들어있는 대화방이 있고 여기서 계속 서로 이야기한다.

IMG_9340 IMG_9355 IMG_9349사내 곳곳에 붙여져 있는 인상적인 포스터도 여전했다.

IMG_9348심지어는 이런 포스터까지 ….

IMG_9368사내 공지사항도 이렇게 코믹하게 만들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등장인물도 실제 그 층에서 일하는 팀장님이다.

IMG_9376 IMG_9372 IMG_9373 IMG_9367 IMG_9359회사곳곳에 넘쳐나는 재치있는 글귀가 이 회사의 문화를 말해준다.

IMG_9380 IMG_9378성격유형분류도 이처럼 재미있게 만들어놓았다.

IMG_9382방문기념으로 가져가라는 배달음식들(?).

IMG_9357

 

진지한 내용도 있다. 대회의실의 여닫이 문에 쓰여있는 글.
IMG_9370 IMG_9371사내 곳곳에 책이 넘쳐난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책값은 회사에서 무제한으로 지원해준다. 위는 우아한 형제 추천도서. 독서가인 김봉진대표의 자리에도 책이 한가득이다.

IMG_9377김대표가 자랑스러워 하는 것이 이 우유캠페인이다. 이제 이런 나눔을 실천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한다. 창업자의 철학과 생각이 얼마나 기업문화에 큰 영향을 끼치는가를 우아한 형제들의 경우를 보면 알 수 있다.

IMG_9361멋진 버킷리스트를 만들고 하나하나 성취해 나가는 회사. 앞으로 우아한 형제가 어떤 회사로 성장해 나갈지 궁금하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1월 12일 at 10:34 오전

핀란드, 이젠 노키아를 그리워 하지 않는다-위클리비즈 기사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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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기자가 방문한 수퍼셀과 욜라가 입주한 예전 노키아 건물. (출처 :Jollatides.com)

최원석기자가 방문한 수퍼셀과 욜라가 입주한 예전 노키아 건물. (출처 :Jollatides.com)

조선일보 위클리비즈에 흥미로운 커버스토리가 실렸다.

“핀란드, 이젠 노키아를 그리워하지 않는다”(위클리비즈)

평소 좋은 기사를 많이 쓰는 최원석기자가 핀란드 헬싱키에 다녀와서 노키아가 몰락한 후의 핀란드의 스타트업생태계에 대해서 르포기사를 썼다. 마침 며칠전 막 핀란드에서 돌아온 최기자를 만날 기회가 있었다. 이 주제에 대해서 몇번 글을 쓴 일이 있던 나는 “노키아의 몰락이 과연 핀란드 경제에 영향이 없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솔직히 영향이 있다. 핀란드 경제는 마이너스성장을 기록중이다. 하지만 노키아의 몰락이 창업붐을 가져온 것도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흥미로운 대목이 많아서 꼭 읽어볼만하고 한국에도 주는 시사점이 크다. 내가 인상적으로 읽은 부분을 소개한다.

“5년 전만 해도 핀란드에서 가장 공부 잘하는 대학생들이라면 예외 없이 노키아, 맥킨지, 런던의 투자은행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당연했고, 창업은 이상한 사람들이나 하는 것으로 생각됐다” “최근 슬러시의 참가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젊은이들의 생각이 바뀌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창업 콘퍼런스 운영 비영리단체인 ‘슬러시(SLUSH)’의 미키 쿠시(Kuusi) 수석 운영위원

핀란드의 창업 지원 기구인 혁신기술청(TEKES)의 야네 페라요키 스타트업 담당 국장은 정부 입장에서도 노키아라는 거대한 존재가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인재가 너무 한곳에 모여 있는 것이 전체적인 경제 발전에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노키아는 1998년부터 2007년까지 10년간 노키아는 핀란드 전체 법인세의 23%를 차지하고, 수출의 20% 가까이 차지했을 만큼 절대적인 위치에 있었다고 한다. 한국과 비슷하게 대기업들이 경제를 주도한 핀란드도 젊은이들이 안정적인 직장만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했다. 그런데 노키아의 몰락과 함께 젊은이들이 대기업말고 다른 선택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 중요하다. 

“노키아의 몰락이 그동안 외부 환경 변화에 대해 눈감고 싶었던 핀란드 경제에 강력한 자명종 역할을 한 겁니다. 모두 깜짝 놀라 잠에서 깨어난 거죠.”

노키아 고위 임원 출신인 페카 소이니 혁신기술청장은 “노키아 출신 인재들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활용해 IT 산업을 활성화시키느냐가 당면 과제”라고 강조한다. 현재 노키아를 떠난 인력이 주축이 돼 시작한 벤처기업만 400여곳에 이른다.

노키아의 몰락이 수백개의 스타트업에 인재수혈을 하게 된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블랙베리가 몰락한 캐나다의 워털루시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참고 글 : 블랙베리, 노키아 그리고 삼성전자)

삼성전자에 대한 코멘트를 부탁하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삼성전자는 노키아처럼 혁신 능력을 잃어버린 회사는 아닙니다. 여전히 잘하고 있어요. 소비자들이 뭘 원하는지 잘 파악하고 있고, 혁신의 주도권을 놓지 않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한국의 인재들이 삼성전자로만 몰리지 않고 골고루 퍼져서 뛰어난 스타트업이 더 많이 만들어지는 게 더 바람직하겠지요.” -페카 소이니

노키아에 다녔던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노키아는 정말 관료적이었다고 한다. 회사가 공룡이 되서 변화에 정말 둔감했다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 그 친구는 지금 산호세의 삼성전자로 이적했다.) 어쨌든 삼성이 잘하고 있지만 한국의 인재들이 삼성으로만 몰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소이니씨의 지적은 정확하다.

또 130명의 직원으로 올해 매출 1조원을 바라보고 있으며 지난 10월에 소프트뱅크가 지분 51%를 1조7천억원에 인수해 ‘앵그리버드’ 로비오에 이어 핀란드의 벤처신화가 된 수퍼셀이란 회사가 있다. (참고 글 : 핀란드 게임 회사 수퍼셀(Supercell)의 준비된 성공-조성문의 실리콘밸리 이야기)

최기자가 수퍼셀을 방문하고 쓴 파나넨 CEO 인터뷰기사도 내용이 흥미롭다.

슬러시컨퍼런스에서 대담중인 수퍼셀 CEO 파나넨 (출처:수퍼셀 Facebook page)

슬러시컨퍼런스에서 대담중인 수퍼셀 CEO 파나넨 (출처:수퍼셀 Facebook page)

핀란드 벤처의 우상 ‘수퍼셀’ CEO 파나넨 (위클리비즈)

수퍼셀은 과거 노키아 R&D센터였던 7층짜리 건물의 6층을 통째로 사용하고 있었다. 한 층 면적이 1500㎡에 달하기 때문에 130명에 불과한 직원들이 쓰기에는 공간이 넘쳐 보였다. 직원들의 국적이 30개국을 넘기 때문에 사내 공용어는 영어다. 한국인 직원도 2명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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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의 스타트업인데 핀란드인이 주류가 아니고 직원들의 국적이 30개국을 넘는다고? 이건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이상으로 다국적군이라고 느꼈다. 그래서 검색해봤는데 수퍼셀 페이스북페이지에서 위 사진을 찾았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강점은 다양성인데 수퍼셀은 핀란드에 있으면서도 이런 직원들의 다양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놀랐다. (취업 비자문제 등은 어떻게 해결했는지도 궁금하다.)

―노키아의 몰락에 대해 어떤 느낌을 갖고 있나?

“어떤 서운한 감정 같은 거 전혀 없다. 노키아의 몰락은 핀란드 스타트업 성장을 위한 최고의 기회였다고 생각한다(고급 인재들이 벤처에 몰려오는 계기가 됐다는 의미·편집자 주). 노키아는 아주 크고 뛰어난 회사였지만, 결국 혁신을 이루기는 어려운 회사가 되어버렸다.”

위기는 항상 전화위복의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수퍼셀은 연간 매출 1조원을 올리지만 직원은 130명이다. 노키아는 전성기에 핀란드에서만 2만5000명을 고용했는데, 핀란드 게임 산업 전체의 올해 고용 총인원은 겨우 2200명이다.

“맞는 이야기다. 수퍼셀은 수천 명을 고용할 수 없다. 우리는 최고 직원을 뽑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그만큼 직원 한 명을 더 뽑는 것에 신중하다. 하지만 우리는 세금을 아주 많이 낸다. 최근엔 정부 예산 부족으로 개·보수가 늦어지고 있는 핀란드 내 아동 병원의 보수 비용을 수퍼셀이 전액 기부금으로 내기도 했다. 수퍼셀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수퍼셀 같은 기업이 10개, 20개로 늘어난다고 생각해 보라. 충분히 고용을 늘릴 수 있고, 국가나 사회에도 공헌할 수 있다.”

단일기업이 저렇게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만큼 성장하기는 쉽지 않다. 스타트업으로 쌓은 부를 사회에 환원할 줄 아는 성공한 저런 창업자가 많이 생길수록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더 많은 성공기회가 돌아갈 것이다.

―한국도 실리콘밸리나 핀란드의 IT 창업 열기를 배워야 한다는 얘기가 많다.

“흠, 글쎄. 그런 말을 듣는다는 게 놀랍다. 한국은 게임 산업의 선구자이다. 실리콘밸리나 핀란드의 어떤 것을 배우겠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나 스스로 넥슨이 만든 게임의 열혈 팬이고, 네이버나 카카오톡 같은 회사를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모든 회사를 존경한다. 나는 한국 게임 회사에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한국 업체들과 경쟁이 치열해질 텐데 매우 흥분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불안하고 긴장되기도 한다.”

한국의 인터넷-게임업계를 보는 해외업계인의 시각이다. 국내에서는 언론-정치권에 의해 동네북 신세가 되고 있는 한국로컬기업들이지만 해외에서는 글로벌인터넷-게임업계에 대등하게 경쟁하는 한국의 대단한 기업들로 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게임과몰입은 문제이지만 한국이 초경쟁으로 인한 스트레스사회라는 구조적 문제때문에 생긴 현상라고 생각한다.  근본적인 문제해결보다 게임업계에만 책임을 지우는 것은 부당하다. 모처럼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해외에서 부러워하는 한국의 게임업계가 크게 위축받고 있는 것이다. 쓸데없는 규제를 만들 생각 말고 공인인증서, 액티브엑스 같은 말도 안되는 흉물이나 빨리 없애줬으면 한다. 이 두개만 없어도 한국의 전자상거래업계는 당장 큰 도약을 하게 될 것이다. (글로벌 진출도 가능하게 된다.)

―왜 실리콘밸리로 안 가고 헬싱키에서 창업했나.

“잘 알려져 있진 않지만, 헬싱키에는 20년 전부터 게임을 개발해 온 작은 기업이 많다. 직원이 수십 명인 회사가 1000명인 회사보다 더 잘할 수도 있는 분야다. 더구나 요즘 모바일 게임은 앱 마켓을 통해 손쉽게 글로벌 시장에 확산시킬 수 있지 않은가. 굳이 실리콘밸리에 가지 않고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고 봤다.”

글로벌진출을 위해서 꼭 실리콘밸리에 가야만 하는가. 수퍼셀의 사례는 이런 고민을 하는 한국스타트업에게 좋은 참고가 될 것 같다. 한국에도 좋은 개발자가 많다. 파나넨CEO처럼 실리콘밸리를 잘 아는 리더가 이끄는 회사라면 꼭 실리콘밸리에 가지 않고도 로컬에서 글로벌한 회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수퍼셀은 핀란드에 있지만 실리콘밸리 회사 이상의 다양성을 가진 다국적군으로 된 스타트업을 만들었다는 것을 기억하자.

핀란드라는 나라와 핀란드 스타트업경제는 참 흥미로워 보인다. 한국에게는 이스라엘이상으로 참고가 되는 측면이 있어 보인다. 언제 한번 가서 직접 현장을 들여다볼 기회를 만들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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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21일 at 6:58 오후

케이큐브 VIP파티-한국의 초기 스타트업을 키우는 회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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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큐브벤처스 임지훈대표의 초대로 케이큐브 VIP 파티에 다녀왔다. 케이큐브의 포트폴리오회사 CEO들과 IT업계의 귀빈들이  모인 이런 귀중한 자리에 고맙게도 초대해줘서 많은 훌륭한 분들을 만나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임대표의 귀빈 소개말이 재미있었다. “여기 오신 분들은 네이버에 이름치면 나오는 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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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기뻤던 것은 카카오의장이자 한게임창업자이시고 케이큐브의 산파이시기도 한 김범수의장님을 처음으로 뵈었다는 것이다. 의장님은 예전에 실리콘밸리에서 2년동안 계시면서 그 동네의 활발한 창업생태계에 자극을 받았고 한국에서도 그런 생태계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초기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케이큐브를 만드셨다고 한다. 생각을 실행으로 옮기는 그 결단력이 존경스럽다. 실리콘밸리의 ‘슬로우라이프’가 인상적이었다는 말씀을 서울대벤처동아리와 인터뷰에서 하셨는데 그런 미국에서 2년간의 ‘멈춤’의 시간이 카카오와 케이큐브를 낳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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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장님이 인재를 알아보는 안목이 대단하다고 느낀 것은 케이큐브벤처스대표로 임지훈님을 발탁했을 때이다. 임대표는 몇년전 그가 소프트뱅크벤처스 심사역으로 있을때 트위터를 통해 알게 되어 차를 한잔한 인연이 있었는데 그 열정과 실력에 감탄했었다. 과감하게 그런 젊은 열정에 100억을 투자해서 케이큐브를 만들어낸 김의장의 결단이 인상적이다.

Screen Shot 2013-11-26 at 11.26.11 AM어쨌든 이날 행사에서 훌륭한 케이큐브패밀리분들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어서 즐거웠다.

다음은 케이큐브의 1년반의 성과를 공유하는 슬라이드발표에서 인상적이었던 점 몇가지 메모.

Screen Shot 2013-11-26 at 11.27.58 AM처음에는 김범수의장님만 투자해서 시작한 펀드가 이제는 4백억규모가 됐다. 지금까지 투자한 금액은 79억. 적게는 1억에서 크게는 10억까지의 규모로 투자했다고 한다. 초기스타트업투자가 전문이니 납득이 되는 규모다.

Screen Shot 2013-11-26 at 11.28.16 AM 독특한 점은 이 부분이다. 지금까지 투자한 18개 회사중 5개는 법인도 설립되기 전에, 11개는 서비스(즉, 제품)없이 투자를 결정했다고 한다. 그 스타트업의 ‘제품’이 아니고 ‘사람’, ‘팀’을 보고 투자를 했다는 얘기다. 말이 쉽지 실제로 이렇게 하기는 쉽지 않다. 케이큐브의 투자철학을 가장 잘 보여주는 부분 같다.

Screen Shot 2013-11-26 at 11.28.42 AM투자한 것중 인터넷 기반 서비스가 8개, 게임이 7개, 커머스가 3개다. 18개 스타트업중에서 회사를 접은 곳은 2군데라고 한다. 그래서 아직까지는 생존율 88.9%.

Screen Shot 2013-11-26 at 11.28.56 AM이미 제품을 내놓은 7개의 포트폴리오 회사중에서 평균누적 앱 다운로드수가 130만이라고 한다. 요즘 모바일앱을 내놓고 10만다운로드 달성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생각해보면 대단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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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에서 사실 깜짝 놀랐다. 1년반만에 7개 회사에서 나온 매출이 342억이라니. 그것도 초기스타트업 포트폴리오에서! 한 회사가 벌써 평균 57억씩 낸다니 놀라웠다. 사실은 어떤 한 회사가 매출을 견인하고 있을텐데 어딜까.

이 의문은 곧 풀렸다. 헬로히어로라는 게임을 출시한 핀콘이라는 회사가 홀로 위 금액의 73%쯤 되는 200억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아웃라이어인 핀콘을 제외하고 계산하면 한 회사당 평균 23.6억이다. 그래도 대단한 금액이기는 하다. 참고 (스타트업 교과서에 실릴만한 핀콘의 성공 스토리 : 지미림 블로그) (Update: 처음에 블로그에 썼던 핀콘의 매출액은 핀콘 유충길대표가 이날 발표하면서 말한 금액. 하지만 이것은  11월매출까지 포함한 것이라고 해서 10월말까지 수치로 다시 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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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폴리오기업의 구성원끼리, 그리고 더 나아가 한국의 스타트업커뮤니티를 위해 지식공유를 하는 노력도 훌륭하다. 17번의 CEO데이를 통해서 초보CEO들끼리 서로 많은 경험과 지식을 공유할 수 있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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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와의 협력, 각종 해외컨퍼런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 케이큐브는 아주 빨리 한국의 스타트업생태계에 초기스타트업투자회사로 자리를 잡은 것 같다.

임지훈대표의 설명이후 16명의 포트폴리오 투자기업 CEO들이 빠짐없이 나와서 각기 2분~5분씩 회사소개를 했다.

Screen Shot 2013-11-26 at 12.30.47 PM이미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Viki를 2억불에 매각해 큰 Exit을 실현한 Vingle의 호창성대표님 같은 분이나 전 NHN 한게임대표였던 정욱 넵튠 대표 같은 분도 나와서 회사소개를 했고,

Screen Shot 2013-11-26 at 12.32.39 PM다음출신으로 모바일게임스타트업에 도전하는 초보CEO  서영조대표 같은 분도 있었다.

어쨌든 이들 16명의 스타트업CEO들을 보면서 느낀 한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대부분이 NHN, 다음, 안랩 같은 인터넷회사에서 상당한 경험을 쌓은 유능한 인재들이라는 것. 대학재학중이거나 대학을 갓 졸업한 천재(?)가 창업한 스타트업은 하나도 없었던 것 같다. 케이큐브가 ‘사람’을 보고 투자한다고는 하지만 얼마나 ‘경험’을 중시하는가를 보여주는가 하는 대목이다. 그리고 핀콘투자이야기 등을 읽어보면 단순히 찾아오는 스타트업에 투자하지 않고 열심히 유망한 팀을 발로 뛰어서 찾아다니며 과감히 투자하는 모습이 느껴진다.

이제 또 1년반뒤 3살 생일을 맞은 케이큐브와 케이큐브패밀리회사들이 어떤 모습으로 변해있을까 궁금하다. 간단한 메모형 참관기 끝. 초대해 줘서 감사합니다.

Written by estima7

2013년 11월 26일 at 1:2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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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깊었던 소프트뱅크벤처스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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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벤처스 코리아의 문규학대표님 초청으로 오늘 W호텔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벤처스 포럼에 다녀왔다. 참 바람직한 행사였다는 생각에 사진위주로 기록을 남겨둔다.

Screen Shot 2013-11-19 at 9.05.16 PM첫번째로 소프트뱅크 본사의 미야우치 켄 부사장이 소프트뱅크의 역사와 비전을 설명하는 키노트스피치를 했다. 그는 손정의사장 다음의 No. 2다. 1981년 손정의사장이 소프트뱅크를 창업하면서 귤상자위에 올라가 2명의 직원앞에서 “장차 10조원매출을 올리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기염을 토한 얘기부터 시작했다. 이 3명으로 소프트뱅크가 시작됐으며 그 2명의 직원은 그 다음주에 회사를 떠났다고 한다. :)

Screen Shot 2013-11-19 at 9.05.34 PM손정의사장의 승부사적 기질이 이 한장의 슬라이드에 잘 나타나 있다. 미국 야후에의 투자, 중국 알리바바에의 투자, 일본을 브로드밴드 대국으로 만든 야후BB사업, 도박과도 같았던 보다폰 인수를 통한 이동통신사업에의 진출, 그리고 최근의 미국 스프린트인수건까지.

Screen Shot 2013-11-19 at 9.05.56 PM창업부터 지금까지 소프트뱅크는 1천3백여개의 인터넷기업에 투자해왔다고 한다. 소프트뱅크가 없었으면 세계 인터넷업계 지형도가 좀 달라지지 않았을까하는 생각까지 든다. 적어도 소뱅이 없었으면 일본의 인터넷업계지도는 지금과 크게 달랐을 것이다.

Screen Shot 2013-11-19 at 9.06.11 PM그래서 소프트뱅크의 직원수는 지금 10만명이 넘는다. 손정의 사장은 여전히 귤상자위에 서있다.

Screen Shot 2013-11-19 at 9.06.39 PM오늘의 하이라이트는 ‘은둔자’(문규학사장이 소개하면서 쓴 표현) 넥슨 김정주 회장의 키노트발표였다.

흥미롭게도 김회장은 미국의 코미디언 Louie C.K.의 페이스북현상을 조롱하는 스탠드업 코미디동영상을 보여주면서 키노트를 시작했다. 어쨌든 코믹한 이 동영상을 통해 많은 웃음을 유도해냈다. (물론 이 동영상 후반부의 민망한 부분까지는 가지 않고 중간에 끊었다.)

Screen Shot 2013-11-19 at 9.06.59 PM그리고 위에 보이는 사진 두개가 김회장의 사무실이라고 한다. 왼쪽은 샌프란시스코, 오른쪽은 뉴욕의 사무실.

Screen Shot 2013-11-19 at 9.07.18 PM직접 만든 것으로 보이는데 Prezi를 이용한 프리젠테이션이 인상적이었다.

이날 김회장이 이야기한 내용은 IDINCU 김동호대표가 순발력있게 잘 정리해주었다. 링크:넥슨 김정주 회장 키노트 @ SoftBank Ventures Forum 2013 나도 큰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던 Lyft에 엔젤투자를 하셨다고 해서 순간 부럽다는 생각이… :)  김회장께 오랜만에 인사라도 드리려고 했는데 순식간에 가버리셔서 아쉬웠다. 예전에는 가끔 연락도 드리고 뵙고는 했는데 이젠 너무 대단한 분이 되셔서 차마 연락을 못하겠다는…

추가로 한국경제 기사로 김회장의 이날 발언내용이 잘 정리되어 있어서 소개한다. 링크: 김정주 넥슨 회장 쓴소리 “한국 IT업계, 게임에만 편중”(한국경제)

어쨌든 오늘 소프트뱅크 포럼의 주인공은 소프트뱅크 벤처스 코리아가 투자한 포트폴리오회사의 창업자들이었다. 그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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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많은 훌륭한 한국의 스타트업을 알게 되었고 훌륭한 창업자들 분의 이야기를 듣고 인사를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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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owRe의 경우 뉴욕앱경진대회에서 교육용앱으로 1등을 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깜짝 놀랐다. 감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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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1등의 사진인화서비스 Snaps에 대해서도 새롭게 알게 됐고 박재욱대표의 VCNC 해외진출 스토리도 흥미로웠다. 위 사진은 곧 발표된다는 Between 2.0 스크린샷.

Screen Shot 2013-11-19 at 9.09.27 PM행사가 끝난 뒤 뒷풀이 파티까지 정말 세심하게 신경을 쓴 창업자들을 위한 행사였다.

Screen Shot 2013-11-19 at 9.09.48 PM뒷풀이 파티에서 마술쇼까지.

문규학대표님은 2001년이후 12년만에 이렇게 큰 대외행사를 가진 이유에 대해 “한국의 스타트업을 해외에 알려주기 위해서”라고 말씀하셨다. 키노트나 패널토론 같은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뒤쪽에서 열린 각종 미팅이었는데 한국의 소뱅 포트폴리오 스타트업들을 만나보기 위해서 본사에서 대거 40명이나 왔다는 것이다. 안그래도 내가 잠깐 이야기한 소프트뱅크 본사에서 온 친구는 한국의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았는데 모처럼 많이 만날 수 있게 되서 흥분된다고 이야기했다.

소프트뱅크가 매년 이런 좋은 행사를 이어가기 바라며 다른 한국의 VC들도 이렇게 창업자들에게 자극이 되는 좋은 행사를 자주 가졌으면 한다. 물론 스타트업얼라이언스도 한국의 창업자들을 위해서 도움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심히 찾아볼 생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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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1월 19일 at 10:14 오후

블랙베리, 노키아 그리고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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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베리의 경영위기에 대해서 보도하는 캐나다의 CBC방송화면.

블랙베리의 경영위기에 대해서 보도하는 캐나다의 CBC방송화면.

블랙베리라는 스마트폰이 있다. 한국에서는 별다른 인기를 얻지 못했지만 캐나다의 블랙베리라는 회사가 만든 스마트폰의 원조 격인 제품이다. 전화에 컴퓨터 자판 같은 작은 물리적 키보드를 붙여서 이메일을 주고받기 편리하게 만든 점이 강점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인기를 얻기 시작해 아이폰이 등장한 뒤에도 몇년간 북미 스마트폰 시장의 절반가량을 점유했을 정도로 한때 세상을 호령했다. 전성기 블랙베리의 기업가치는 약 80조원에 이르는 등 ‘캐나다의 자존심’이란 이야기까지 들을 정도였다.

그런데 최근 이 회사의 가파른 추락이 화제다. 블랙베리는 지난 분기에 약 1조원의 손실을 내고 곧 전체 직원의 40%인 4500명을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아이폰의 등장 이후 급격한 시장의 변화와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창업자들을 포함한 경영진의 몇 가지 전략적 실수까지 이어지면서 불과 몇년 만에 북미 시장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이 1% 안팎으로까지 떨어지는 굴욕을 맛보며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  (참고 : 블랙베리의 몰락-업데이트(에스티마블로그))

블랙베리의 본사는 캐나다의 최대 도시 토론토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인구 약 10만의 소도시 워털루라는 곳에 있다. 이 거대기업의 몰락이 이 지역 경제에 끼칠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 같아 뉴스를 검색해봤다. 그런데 내 예상과는 다른 내용이 나왔다. 캐나다의 <시비시>(CBC) 방송 보도를 보면, 워털루는 오히려 수많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기반으로 삼아 혁신의 중심지로 재탄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참고 : 워털루의 불확실한 미래 CBC보도) 브렌다 핼로랜 시장은 “이 지역의 탄탄하게 성장하는 스타트업 생태계가 (블랙베리에서 나온 인력들을) 충분히 흡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희망 섞인 보도이기는 했지만 캐나다의 실리콘밸리라고 불릴 만큼 관련 인재와 스타트업이 워털루에 많다는 점을 고려할 때 완전히 틀린 얘기는 아니다 싶었다.

예전 세계 휴대폰시장을 호령했던 노키아가 있는 핀란드도 마찬가지다. 노키아의 몰락이 꼭 핀란드의 경제위기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그것은 핀란드가 앵그리버드로 유명한 로비오로 대표되는 워낙 탄탄한 벤처커뮤니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가 기울면서 해고된 노키아의 고급인력들이 시작한 스타트업이 400여개이고, 특히 최고 인재들이 더는 노키아만 바라보지 않으면서 벤처업계에 인재가 몰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참고: 왜 노키아의 몰락이 핀란드의 스타트업들에게 좋은 뉴스인가 WSJ블로그)

한국을 보자. 캐나다와 핀란드의 자존심 격인 기업들이 몰락한 마당에 세계적으로 승승장구하며 애플과 한판승부를 펼치고 있는 삼성전자를 가진 우리 국민은 행복해야 할 것 같다. 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돌파한 삼성전자는 한국의 국보급 회사다. 마땅히 자랑스러워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소위 ‘삼성고시’에 매년 10만명이 지원한다는 것이나 삼성전자로 인해 우리 경제가 실제보다 잘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효과’가 있다는 최근 보도를 접하고 우려를 금할 수 없었다. 취업을 바라는 한국의 수많은 인재들을 비롯해 나라 전체가 한 기업에 너무 심하게 의존하고 있는 것 같아서다. (참고:  ‘삼성 고시’ 후유증…삼성 “채용 방식 변화 고민중”(한겨레), 삼성전자에 가려진 경제 위기…’착시효과’ 우려(SBS보도))

삼성전자가 영원히 잘나간다는 보장은 없다. 기업은 잘될 때가 있으면 안될 때도 있다. 노키아와 블랙베리의 예에서 보듯 급변하는 글로벌 경쟁 속에서 호황을 누리던 기업도 순식간에 운명이 바뀔 수 있다. 그런데 지금 한국의 상황은 삼성전자가 기침을 하면 나라가 독감에 걸리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삼성 의존적이다.

핀란드나 캐나다처럼 대기업들이 위기를 맞을 때 탄력 있게 경제를 받쳐줄 스타트업 생태계가 한국에도 필요하다. 그리고 이런 스타트업들을 키워내는 데 정부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의 지원도 필요하다. 이들이 장차 삼성전자의 우군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2013년 10월 7일자 한겨레신문 ‘임정욱의 생각의 단편’ 칼럼으로 기고한 글.

맨마지막에 “삼성전자의 지원도 필요하다”고 쓴 것은 삼성전자가 실리콘밸리에 쏟고 있는 관심과 정성에 비하면 한국의 스타트업커뮤니티에는 조금 소홀한 것이 아닌가 해서이다. (내가 과문해서 모르고 있을 수도 있다.) 삼성은 1조2천억원짜리 펀드를 조성해 미국의 초기단계 스타트업에 투자하기로 했고 팔로알토에 오픈이노베이션센터라는 스타트업액셀러레이터도 열었다. IT의 메이저리그격인 실리콘밸리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는데 이처럼 큰 투자를 하는데는 전혀 이의가 없다.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핀란드나 캐나다의 예처럼 대기업이 어려울 때 대신 성장을 주도할 수 있는 스타트업커뮤니티를 한국에 키우는데도 삼성이 관심을 기울여줬으면 하는 생각에서 칼럼마무리를 이렇게 해봤다.

Written by estima7

2013년 10월 8일 at 3:54 오후

한국의 새로운 스타트업산실, D.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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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중앙일보 논설위원으로 놀라운 필력을 자랑하던 이나리위원이 신문사를 떠나서 은행쪽협회의 창업지원센터일을 하겠다고 했을때 내심 놀랐다. 공채출신도 아닌 여성기자가 주류신문사에서 그 정도 위치에 오른다는 것이 사실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런 성취를 미련없이 버리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는 것에 감탄했었다. 그리고 진심으로 성공하시길 기원했다.

그후 대략 1년뒤, 얼마전 서울에 들렀을때 이나리센터장의 작품인 D.캠프(드림캠프)에 가서 친절한 안내를 받으며 투어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선릉역근처의 신축건물 4,5,6층에 마련된 이 새로운 창업지원센터가 이제 한국의 스타트업문화를 상징하는 명소가 될 것이라는 점을 예감할 수 있었다. 다음은 그때 찍어두었던 몇장의 사진 소개다. 창업문화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멤버로 등록하고 기회가 되면 꼭 가보실 것을 추천한다. (찾아가는 길)

Screen Shot 2013-08-29 at 10.33.45 AM일단 D.캠프는 선정릉이 그대로 내려다보이는 기가 막힌 전망을 가지고 있다. 선릉역에서 강남구청역쪽으로 올라가면서 왼쪽에 있는 새롬빌딩에 위치해 있다. 접근성도 좋고 전망도 일품인 곳이다.

IMG_7500입구에 보니 벌써 많은 한국IT업계의 귀빈들이 이곳을 방문하고 있다는 것을 알수 있다. 그리고 방문한 인사들이 이곳 멤버들과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이벤트를 자주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 D.캠프 커뮤니티에 들어오면 이렇게 유명한 분들을 많이 만나고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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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캠프 멤버십에 등록하고 인증을 받으면 (창업관련 활동이 있어야 함) 위 4층의 Co-working space를 이용할 수 있다. 마치 샌프란시스코의 깔끔한 코워킹스페이스를 연상케 하는데 약 80석의 좌석이 있다. 멤버들은 여기서 자유롭게 일하면서 다른 창업자들과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다. 그런데 벌써 항상 만원인 듯 싶다. 처음 이 센터를 기획할때는 “여기에 누가 오겠느냐. 노숙자들이나 오는 것 아니냐”는 냉소에 시달렸다고 한다. 여기에도 붙여져 있는 ‘우아한 형제’의 포스터가 인상적이다.

IMG_7457인상적으로 본 것 하나는 SK플래닛에서 제공한 오픈랩이다. D.캠프 멤버들이 다양한 모바일디바이스를 테스트해볼 수 있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데이터이용료까지 다 지원한다고 한다. 안드로이드의 파편화를 고려하면 모바일서비스를 준비하는 스타트업들에게 정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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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실도 여기저기 마련되어 있고 여기저기 자유롭게 앉아서 이야기할 수 있도록 노란 플라스틱 박스 같은 것도 준비되어 있다. 벽은 마음대로 그림을 그리거나 메모하면서 서로 토론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IMG_7466 IMG_7467아직 책은 많지 않지만 도서관도 있다. 이제 책을 채워넣는 중이다. 재미있는 것은 거의 돈을 안들이고 값싼 소재를 이용해서 인테리어를 했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깔끔하고 멋있어 보인다.

IMG_7475 IMG_7477 IMG_7483 IMG_74845층에는 스타트업이 입주해 일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위에 나온 팀은 Smiley Family다. 전망이 죽인다. 그리고 작은 소규모 미팅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칸막이를 붙였다 떼었다 하면서 이벤트참석인원에 따라 공간조절이 자유롭게 만들었다. 인테리어에 비용을 아꼈지만 반면 책상, 의자 등 가구는 비싼 것을 썼다고 한다.

IMG_7486 IMG_7488 IMG_7489또 인상적인 것은 6층의 다목적 홀이다. 가운데 놓인 의자외에도 양옆으로 앉을 자리와 방석이 가득 놓여있어서 2백명은 거뜬히 들어갈 것 같다. D.캠프를 방문한 많은 명사들이 여기서 강연을 갖는다.

IMG_7495위 다목적홀 바깥쪽에는 이런 멋진 테라스가 있어서 이벤트뒤에 뒷풀이를 하기 좋게 되어 있다.

IMG_7503 IMG_7507열정 하나로 한국의 스타트업생태계를 위해 이런 멋진 장소를 만들어내신 이나리센터장께 경의를 표한다.

사실 실리콘밸리나 샌프란시스코에도 이런 곳은 없다. 무지막지하게 비싼 돈을 내고 써야 하는 샌프란시스코의 코워킹스페이스(책상하나 빌리는데 한달에 4백불~7백불씩 한다)나 엄격한 심사를 뚫고 들어가야 하는 500 스타트업이나 어느 정도 임대료를 내고 들어가는 플러그앤플레이테크센터 등이 있을 뿐이다. 실리콘밸리 인사들도 D.캠프에 방문해서 “한국에 이런 곳이 있느냐”고 깜짝 놀란다고 한다. 그럴만 하다.

최근에 미국의 경제케이블채널인 CNBC가 “재벌은 잊어라. 한국은 스타트업붐이다”라는 리포트를 했는데 그 내용의 주요무대가 D.캠프였다.

Screen Shot 2013-08-29 at 10.43.33 PMD.캠프가 한국 스타트업생태계의 허브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 같아서 가볍게 지난번에 찍은 사진 위주로 소개해봤다. 꼭 가보시길!

Written by estima7

2013년 8월 29일 at 10:53 오후

스타트업 칠레, 스타트업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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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한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회사의 행사에 갔다가 음식배달 주문용 앱 ‘배달의 민족’으로 유명한 회사 ‘우아한 형제’의 회사 소개 발표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이 회사 김봉진 대표는 이번이 미국 초행길이라고 하고 동행한 이승민 전략기획실장도 겨우 두번째 미국 방문이라고 해서 솔직히 이들이 발표를 잘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오히려 좀 버벅대더라도 잠재적인 미국 투자자들 앞에서 발표를 한번 해보는 것 자체가 좋은 경험이다 싶었다.

그런데 내 걱정은 기우였다. ‘우아한 형제’는 세계 최고 수준의 보급률을 자랑하는 한국의 스마트폰 문화부터 뭐든지 주문만 하면 번개처럼 가져다주는 한국의 음식배달 문화까지 앱 개발 배경설명부터 시작해 한국인들이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만든 자신들의 앱이 왜 한국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지를 설득력 있게 설명했다.

그 결과 오히려 같이 발표한 다른 미국 벤처기업들보다 더 많은 관심을 모으고 질문도 많이 받았다. 흔히 유행하는 미국의 인터넷서비스를 따라했다면 별로 관심을 못 받았겠지만 한국 시장에 맞는 자신만의 서비스를 개발해낸 것이 오히려 미국 투자자들에게 신선한 인상을 준 것이 아닌가 싶다. (참고 : 첫번째 해외회사설명회에 도전한 우아한 형제들)

이 일을 통해 내가 한국 벤처기업의 실력을 과소평가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발표가 끝나고 겸손해하는 김 대표에게 “앞으로 좀더 해외에 자주 나가고 견문을 넓히라”고 이야기했다. 꼭 해외진출 목적이 아니더라도 이런 경험을 통해 더 성장하고 더 좋은 아이디어도 많이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행사 뒤 식사를 하면서 한 샌프란시스코의 현지 벤처 CEO와 이야기를 했다. 얼마 전 한국 출장을 다녀왔다는 그는 자신이 만난 사람들이 너무 한국 시장밖에 모르고 국외 시장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방문한 회사마다 거의 100% 한국인 직원만 있는 것 같았는데 그러니 더욱 해외 시장을 이해하고 진출하기가 어려운 것 아니냐는 말도 했다. 사실 얼마 전에 만난 한 일본인 벤처투자가한테서도 비슷한 얘기를 들었다. 요즘 한국의 벤처기업 실력이 많이 올라간 것 같은데 너무 시장을 한국 안으로만 좁게 보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벤처기업들이 글로벌 시각을 갖고 있는 것은 큰 시장인 미국에 자리잡고 있고 영어로 제품을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또다른 이유는 세계 각국의 인재들이 모여드는 실리콘밸리의 특성상 인종·국적·배경이 다양한 사람들을 직원으로 채용한다는 데 있다. 이미 회사 안의 모습이 ‘유엔’을 방불케 하기 때문에 따로 글로벌을 부르짖을 필요가 없다.

우리의 벤처기업인들도 한층 더 이런 글로벌 환경에 노출되고 다양한 외국인들과 교류해야 더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성공을 거둘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우물 밖으로 나가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칠레 정부가 진행하는 ‘스타트업 칠레’라는 프로그램에 주목하고 싶다. 스타트업 칠레는 세계의 벤처기업 중 신청을 받아 선발된 기업에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서 회사를 6개월간 운영할 수 있도록 4만달러와 비자 등을 지원하는 제도다. 세계 곳곳의 똑똑한 인재들을 칠레로 불러모아 교류시켜 자국 벤처업계를 활성화하려는 목적이었다.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엔 이르지만 2010년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세계 미디어들의 관심을 모아 70여개국 1600여 벤처기업의 지원을 받았다. 한국도 ‘스타트업 코리아’ 같은 프로그램을 마련해 세계의 인재들을 한국으로 끌어모아보면 어떨까 싶다. 우리 창업가들이 세계의 인재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면 국외진출 성공 사례는 저절로 나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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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한겨레신문 생각의 단편 칼럼으로 썼던 글. 글은 좀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이 내용을 쓰고 싶었던 이유가 있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을 방문할 때마다 백인, 인도인, 한국인, 일본인, 중국인, 러시아인 등 다양한 인종이 격의없이 어울리면서 나오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에너지가 부러웠다. 모름지기 다양한 사람과 교류해야 서로를 자극하면서 새로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면에서 실리콘밸리만한 곳이 없다. 전세계에서 모인 똑똑한 사람들이 가장 장벽없이 일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미국 동부만 해도 백인주류사회와 이민사회간의 벽이 있고 그런 장벽을 글래스실링(Glass ceiling)이라고 한다. 물론 실리콘밸리라고 해서 그런게 없다고 할수는 없지만 아마도 전세계에서 가장 이방인에게 차별이 없는 곳일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은 다 내부가 작은 UN총회다.

그런 의미에서 칠레의 스타트업칠레는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외국인들을 산티아고로 끌어들여 칠레의 벤처커뮤니티를 자극해보고자 하는 칠레정부의 좋은 아이디어다. 그리고 어느 정도는 성과를 거두고 있지 않나 싶다. 칠레처럼 한국의 창업자들이 보다 많이 외국인들과 접촉해 다른 문화배경을 가진 사람들에게 많이 배우고 자극받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가볍게 한번 위 글을 써봤다.

Written by estima7

2013년 6월 23일 at 10:54 오후

미국의 혁신, 책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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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창업국가이자 혁신이 넘치는 나라는 누가 뭐래도 미국이다. 실리콘밸리로 상징되는 미국의 혁신은 애플·구글·페이스북 등 혁신기업을 통해 새로운 산업을 만들고 인류의 생활양식까지 바꾸는 파괴력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에 이처럼 독창적인 스타트업이 넘쳐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창의성을 북돋우는 교육에서부터 기발한 아이디어에 투자하고 그 제품을 적극적으로 사용해주는 사회분위기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에 살면서 이런 혁신문화의 밑거름은 활발한 출판문화가 제공해주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미국의 서점에 갈 때마다 느끼는 점은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시각을 담은 책이 끊임없이 쏟아져나온다는 것이다. 사회현상을 남다르게 바라보고 깊이있게 연구한 지식인들의 책이 신간 진열대를 가득 채운다. 매달 새로운 경영이론서는 물론 현직 대통령을 분석해서 쓴 정치분석서들이 계속 나오고, 어떤 인물의 일생을 연구한 흥미로운 전기들이 연이어 출판된다. 추리, 판타지, 로맨스, 과학소설까지 다양한 장르의 오락물도 계속 나온다. 독자의 입장에서 보면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성찬이 계속 펼쳐지는 것이다.

 출판사들은 재능 있는 잠재 작가들을 열심히 발굴해내어 큰돈을 투자한다. 블로그 등 인터넷을 열심히 뒤져서 찾아낸다. 저명한 작가들과는 장기계약으로 유대관계를 강화한다. 정성 들여 만들어낸 책은 적극적으로 마케팅한다. 책 한권 한권을 만드는 것이 일종의 벤처투자다.

 언론들도 좋은 책을 띄우기 위해 노력한다. 화제의 책이 나오면 텔레비전, 신문, 라디오, 잡지 할 것 없이 적극적으로 저자를 초대해 책을 소개한다. 신문이나 잡지의 지면을 크게 할애해 책의 핵심내용을 그대로 발췌해 소개하는 일도 잦다.

 전국의 기업, 학교, 도서관 등에서도 수시로 저자들을 초청해 강연회를 연다. 강연회 내용은 인터넷으로 모두 공개된다. 엄청나게 바쁘게 활동하는 교수나 언론인들도 짬을 내 자신의 생각을 담은 책을 내어 대중들과 소통한다. 꼭 명문대 출신 교수가 쓴 책이 아니라도 좋은 아이디어를 담고 있으면 팔린다. 좋은 책을 꾸준히 사주는 두터운 독자층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린스타트업 한글판표지와 에릭 리스

린스타트업 한글판표지와 에릭 리스

 얼마 전 <린 스타트업>이란 책의 저자인 에릭 리스를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났다. 그가 5년 전 다니던 스타트업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모색할 당시만 해도 그는 29살의 무명 엔지니어였다. 하지만 그가 당시 남들과 달랐던 것은 스타트업을 운영하면서 겪었던 어려움을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새로운 경영이론을 고안해냈다는 것이다. 그 내용을 끊임없이 블로그로 소통하면서 벤처커뮤니티의 호응을 얻은 그는 여기저기서 강연을 통해 그 이론을 설파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출판사의 도움으로 2011년에 <린 스타트업>이란 책을 출판해 베스트셀러로 만들고, 이제는 실리콘밸리의 명사가 됐다. 그의 경영이론은 이제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뿐 아니라 대기업, 미국 정부까지 가져다 적용하고 있다. 그는 명문대 박사학위 소지자도 아니고 성공한 벤처기업인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참고:린스타트업의 에릭 리스 인터뷰 후기)

 이런 독창적인 책이 풍부한 미국의 출판문화를 보면서 치유(힐링)와 자기계발서에 지나치게 쏠린 한국의 독서문화를 우려한다. 외국 번역서가 많이 팔리기도 하지만 그것도 저자의 유명세나 간판에 많은 영향을 받는 것 같아서 아쉽기도 하다. 과연 마이클 샌델 교수가 하버드대 교수가 아니고 미국의 덜 알려진 대학교수였다고 하더라도 정의론이 한국에서 그렇게 많이 팔렸을까?

 책 문화에는 그 사회의 모습이 투영된다. 한국의 베스트셀러 순위에도 좀더 다양한 분야의 독창적인 생각을 담은 책들이 등장하길 기대한다.

2월19일 한겨레신문 [임정욱의 생각의 단편] 칼럼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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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을 쓴 이유가 있다. 무조건 미국이 낫고 한국이 후지다고 폄하하려는 것이 아니다. 지난 4년간 미국에 살면서 느껴왔던 점을 쓴 것이다.

특히 지난해  <인사이드애플>을 번역해 내고 나서 한동안 미국에서 출간된 책중에 한국에 번역해서 낼 만한 책이 또 있는지 흥미를 가지고 살펴봤었다. 그래서 출판사도 도와줄 겸 미국의 서점에 가면 평소보다 더 자세히 신간을 보고 책 내용을 파악했다.(책을 많이 읽지는 못하지만 책 구경을 하는 것을 좋아한다.) NYT, WSJ 등의 북리뷰도 관심을 가지고 읽어보았다. 그러면서 미국에는 정말 책이 많이 나오고 내용도 깊이가 있는 책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쉽게 쓰고 쉽게 읽어버리는 책이 아니라 사회현상을 깊게 고찰하고 취재해서 나름대로의 시각으로 정리해서 독창적으로 써낸 책이 많다는 것이다.

매주 일요일에 발간되는 뉴욕타임즈북리뷰. 26페이지. 1896년에 시작되어 117년의 역사. 매주 배달되어 오는 750~1천권의 책중에서 20~30권을 선택해 리뷰한다고.

매주 일요일에 발간되는 뉴욕타임즈북리뷰. 26페이지. 1896년에 시작되어 117년의 역사. 매주 배달되어 오는 750~1천권의 책중에서 20~30권을 선택해 리뷰한다고.

그리고 언론이 정말 열심히 책을 소개한다. 뉴욕의 대형출판사들의 로비력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일단 일요일에 나오는 NYT 북리뷰섹션은 웬만한 잡지 한권 분량이다. 꼭 북섹션에서만 책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고 주말판 신문에서는 적극적으로 좋은 책의 내용을 발췌해서 소개한다. 그리고 이런 책소개가 가끔씩 뜨거운 논쟁을 부르며 사회적 담론을 형성한다.

사진출처 Chinese Grandma.

사진출처 Chinese Grandma.

예를 들어 2011년 1월에 예일대교수 에이미 추아는 WSJ 토요판 섹션 머릿기사로 “왜 중국엄마는 더 뛰어난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며칠후면 출판되는 자신의 책 “Battle Hymn of the Tiger Mother”의 핵심내용을 발췌해 실은 엄청나게 긴 내용이었다. 이 기고에는 거의 9천개 가까운 댓글이 달렸을 정도로 미국내에서 엄청난 센세이션을 불렀다. 이 글은 거의 2주간 WSJ의 페이지뷰 1위를 했고 모든 언론에 일파만파 퍼져나갔다. 책은 나오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됐음은 물론이다.

TV나 라디오에서도 책을 열심히 소개한다. 저자를 초대하거나 전화로 연결해서 인터뷰를 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CBS This Morning이라는 모닝쇼에서는 매일아침 CTM Reads라는 코너를 마련해서 화제의 신간저자를 초청해 책의 내용에 대한 대담을 나눈다.

CBS This Morning의 CTM Reads코너.

CBS This Morning의 CTM Reads코너

책을 낸 저자들은 미국 전역을 돌면서 북투어를 한다. 미국전역의 기업, 도서관, 학교 등에서 초청을 한다. 출판사가 섭외를 해서 대형서점에서도 강연회를 갖고 사인회를 갖는다. 내가 번역을 한 <인사이드애플>의 저자 아담 라신스키는 책을 낸지 일년이 넘었는데도 꾸준히 북투어와 책관련 강연을 하러다닌다고 한다.

예를 들어 구글은 매주 다양한 책의 저자들을 구글캠퍼스에 불러서 Authors@Google이라는 강연행사를 갖고 이 내용을 모두 유튜브에 공개한다. 위 동영상은 구글에서 가진 아담 라신스키의 강연이다. 유튜브에서 검색하면 그의 인사이드애플 관련 강연이 수십개가 검색된다. 웬만한 유명저자는 거의 다 구글에 들러서 강연을 했고 그 동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와있다고 보면 된다. (검색해보세요.)

린스타트업의 에릭 리스 인터뷰후기에도 썼지만 독특한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분석한 이런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진 책들이 새로운 혁신의 씨앗이 된다.

Screen Shot 2013-02-24 at 8.15.53 PM

위는 500 Startup이라는 벤처인큐베이터의 CEO David McClure의 발표에서 본 슬라이드다. 그는 자신의 펀드자금을 몇몇 유망 스타트업에 몰아서 투자하는 것보다 수없이 작게 쪼개서 수많은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그의 방법론을 Venture Capital 2.0이라고 명명했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데이터를 분석해서 개선하고 작은 실험을 반복하는 그런 방법론을 마이클 루이스의 ‘머니볼’이나 에릭 리스의 ‘린스타트업’같은 책에서 아이디어를 받아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반디앤루니스서점의 베스트셀러서가

반디앤루니스서점의 베스트셀러서가

그래서 그런 미국의 출판문화와 비교해서 좋은 책이 많이 나오기는 하지만 너무 산문집이나 자기계발서, 힐링서적 위주로 베스트셀러랭킹이 매겨지는 우리 출판문화가 좀 아쉬웠다. 한겨레칼럼은 그런 맥락에서 생각해서 써본 글이었다.

출판사는 독창적이고 깊은 내용을 다룬 책을 많이 내놓고, 언론은 다양한 책을 열심히 소개하고, 독자들은 그런 좋은 책을 많이 사서 읽고 즐기는 그런 출판문화가 우리나라에도 자리잡기를 바란다.

책값이 아깝다고 하기에 앞서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 어떤 훌륭한 사람의 경험과 지식을 담은 흥미로운 이야기를 듣고 배우는데 있어 돈 1만원~2만원을 지불하는 것은 거의 거져나 다름 없는 것 아닌가?

Written by estima7

2013년 2월 24일 at 3:2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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