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마의 인터넷이야기

Thoughts on Internet

Posts Tagged ‘NYT

브라운 시스터스 – 아름답게 늙어가는 네 자매의 사진

leave a comment »

뉴욕타임즈에서 아주 여운이 남는 사진들을 발견했다.

니콜라스 닉슨이라는 사진가가 찍은 ‘브라운 시스터스'(Brown Sisters)(NYT기사링크)라는 시리즈사진이다.

1975년 여름 니콜라스는 커넥티컷주에서 아내 비비(Bebe)의 가족을 만난 자리에서 즉흥적으로 아내와 다른 3명의 자매들의 사진을 찍었다.(비비는 오른쪽에서 두번째) 한여름의 자연을 배경으로 자유로운 모습의 젊은 4명의 여성을 담은 사진이었다. 1년뒤 그 중 한명의 졸업식장에서 일년전과 같은 순서로 서있는 네 자매의 사진을 찍은 니콜라스는 “매년 이렇게 찍어보자”고 제안했다. 그리고 승락을 받았다. 그리고 이 의식은 40년동안 이어졌다.

단순해보이지만 대단한 작업이다. 젊은 여인들의 얼굴에 매년 세월이 더해져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모두 아름답게 늙어간다.

사진을 찍은 장소도 대부분 보스턴근교의 매사추세츠의 타운들이다. 전형적인 뉴잉글랜더인의 모습이 보인다. 게다가 그 장소가 내가 예전에 살았던 매사추세츠 렉싱턴을 중심으로한 타운들이다. 그래서 이 사진들에 더 친근감을 느꼈다.

처음에 독립적인 모습으로 서 있는 도도한 네 자매는 세월이 흐를수록 서로 다가서고 포옹하고 뭉친다. 의상은 그때그때 자연스럽게 입고 있던 옷 그대로 찍었다고 한다. 최대한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기 위해서 노력한 것 같다.

여러가지 가정사도 있었을테고 일년에 한번씩 네 자매가 모여서 사진을 찍는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을텐데 이게 가능했다는 것이 놀랍다. 참 대단한 한 가족의 기록이다.

먼 나라의 이방인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분들에게도 울림이 있었던 것 같다. 페이스북에 소개하자 내 페친사이에서도 공유가 많이 됐다. 그래서 NYT를 가보니 역시 거기서도 가장 많이 이메일로 공유되고 조회수가 높은 기사랭킹 1위를 기록중이다.

그래서 메모삼아 내 블로그에도 적어놓는다. 누군가 멋진 배경음악과 함께 만들어 올린 위 유튜브동영상으로 이 네 자매의 40년간의 모습을 음미해보시길.

Written by estima7

2014년 10월 5일 at 10:05 오후

감탄스러운 데이터저널리즘-NYT The Upshot

leave a comment »

뉴욕타임즈가 지난 3월 Upshot이란 이름의 데이터저널리즘을 전문으로 하는 블로그를 시작했었다. 네이트 실버가 NYT에서 선거 및 정치분석웹사이트로서 운영하던 FiveThirtyEight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한 블로그라고 했다.

3명의 그래픽저널리스트를 포함한 15명의 인원으로 출범한 이 신문사내의 작은 벤처는 데이터를 이용해 정치, 정책, 경제뉴스를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보여준다는 것이 목표다.

그런가 했는데 오랜만에 NYT를 종이지면으로 보다가 이렇게 큰 그래픽 기사를 만났다. “불황이 미국경제를 어떻게 변모시켰나”(How the Recession Reshaped the Economy)가 큰 제목이었다.

IMG_1781(지면을 찍은 사진 클릭하면 커진다.)

지난 10년간의 미국경제를 각 산업별로 워낙 세밀하게 분석한 귀중한 기사같아서 온라인에서는 어떻게 만들었나 보고 싶었다. 그래서 집에 와서 다시 NYT.com을 통해 그 기사를 찾아보았다. 알고 보니 The Upshot에서 만든 그래픽기사였다. 그리고 자세히 들여다보고 정말 감탄했다.

How the Recession Reshaped the Economy, in 255 Charts 바로 가기

Screen Shot 2014-06-16 at 9.44.03 PM

첫 페이지다. 255개의 산업별로 2008년의 리먼쇼크가 있기를 전후해서의 트랜드를 보여준다. 하나하나 스크롤해가면서 자세히 볼만한 가치가 있다.

Screen Shot 2014-06-16 at 9.44.43 PM

디지털혁명부분에서는 인터넷쇼핑, 인터넷퍼블리싱, 서치 등은 큰 성장을 보였는데 서점, 신문사 등은 급속하게 가라앉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쨌든 The Upshot의 멋진 데이터저널리즘에 감탄해서 메모삼아 블로그에 남겨놓는다. 종이지면보다 온라인버전을 만드는데 휠씬 큰 정성을 기울인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6월 17일 at 2:10 오후

넬슨 만델라의 NYT 부고 특집

leave a comment »

미국언론의 넬슨 만델라의 타계 관련보도를 보면 서방 언론이 얼마나 그를 높이 평가하고 존경하는지 알 수 있다. 사실 지난 몇년간 만델라가 병원에 갈 때마다 미국언론들이 남아공 현지 특파원을 동원해 호들갑을 떨면서 보도하는 모습을 보고 만델라가 정말 세상을 뜰때는 대단하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가장 시청율이 높은 지상파뉴스인 NBC Nightly News는 12월 5일 만델라의 타계뉴스를 전하기 위해 평소 30분짜리 프로그램을 60분으로 늘려서 만델라 특집을 내보냈다.

Screen Shot 2013-12-08 at 9.18.39 PM

그리고 NBC뉴스는 4일째인 8일저녁 뉴스까지도 만델라뉴스를 톱으로 비중있게 할애했다. 뉴스의 절반이 현지 르포, 만델라를 기억하는 미국인들의 회상 같은 것들이다.

Screen Shot 2013-12-08 at 9.19.15 PM

미국전역에 위세를 떨치고 있는 아이스스톰은 만델라뉴스에 완전히 밀려버렸다. 만델라의 타계가 없었으면 아마 이 뉴스는 4일째 혹한소식으로 도배가 되었을 것이다.

Screen Shot 2013-12-08 at 9.19.04 PM

Screen Shot 2013-12-07 at 11.34.09 PM

NYT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종이신문에서는 1면톱에 이어 전면으로 3페이지를 할애한 긴 부고기사가 실렸다. 작은 책으로 내도 될 정도의 양이다. 2007년에 당시 편집국장이던 빌 켈러가 남아공을 방문해서 만델라를 (부고기사를 위해) 미리 인터뷰했을 정도로 오래전에 준비해 두었던 부고기사다.

어쨌든 NYT의 만델라 부고 특집은 종이지면보다 온라인에서 더욱 세심하게 준비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스크린샷을 공유해본다.

Screen Shot 2013-12-07 at 7.14.06 PM

우선 모든 기사의 중심이 되는 빌 켈러 전 NYT편집국장의 부고기사다. 그 위에 보면 Obituary, Slide Show, Posters, Memories, Speeches, Reactions의 순서로 메뉴버튼이 마련되어 있다.

Screen Shot 2013-12-07 at 7.14.30 PM슬라이드쇼에는 만델라의 일생을 보여주는 24장의 사진이 상세한 사진설명과 함께 나와있다.

Screen Shot 2013-12-07 at 7.14.44 PM역시 포스터섹션에는 만델라의 투쟁여정을 보여주는 중요 포스터가 전시되어 있다.

Screen Shot 2013-12-07 at 7.15.07 PM

만델라의 Memories 부분에는 남아공지국에 근무한 역대 NYT지국장들이 나와 만델라에 대한 회상을 공유한다. 인터뷰 동영상까지 꼼꼼이 집어넣었다.

Screen Shot 2013-12-07 at 7.15.51 PM스피치부분에서는 만델라의 역대 주요 연설을 수록해놓았다. 중요부분을 하일라이트해두었으며 클릭하면 원문으로 이동한다.

Screen Shot 2013-12-07 at 7.16.17 PM반응부분에서는 전세계 주요 지도자들의 만델라의 타계에 대한 반응을 전한다. 유명인들의 트윗도 모아놓은 것이 재미있다. 그리고 하단 부분에는 뉴욕타임즈 독자들의 코맨트중에서도 인상적인 것을 모아 놓았다. 이런  NYT의 특집 정도면 만델라 기념박물관의 전시내용으로 그대로 옮겨도 될 정도다.

만델라라는 거인이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처럼 부고기사에 정성을 들이는 미국언론의 모습에서 인물중심의 세계관을 느끼게 된다. 전기(Biography)장르가 한국보다 서구에서 휠씬 인기가 있는 것도 비슷한 이유가 아닌가 싶다. 인물을 추모(Remembering)하면서 역사의 교훈을 배운다.

Screen Shot 2013-12-08 at 9.26.48 PM

애플홈페이지도 만델라 추모에 동참했다.

어쨌든 27년의 처절한 감옥생활을 하고도 성인의 모습으로 돌아와 용서를 실천한 만델라 같은 사람은 정말 다시 나오기 힘들 것 같다. R.I.P. 넬슨 만델라.

Written by estima7

2013년 12월 8일 at 5:01 오후

적국 정상의 글도 실어주는 신문

with 8 comments

푸틴의 기고문이 실린 9월12일자 NYT Op-ed면.

푸틴의 기고문이 실린 9월12일자 NYT Op-ed면.

지난주 <뉴욕 타임스>는 백악관과 미국 의회를 발칵 뒤집어놓는 글을 실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기고문을 게재한 것이다. 이 글에서 푸틴은 “점점 많은 세계인들이 미국을 민주주의 모델이 아닌 폭력에만 의존하는 국가로 여긴다”고 썼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시리아 공격 계획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우리의 경우에 비유하면 한국의 대표 신문이 일본 아베 신조 총리의 한국 비판 글을 받아서 실어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푸틴이 글에서 주장하는 내용의 정당성은 차치하고라도 나는 이처럼 다양한 인물의 다양한 견해를 과감히 수용해 게재하는 뉴욕타임스의 편집 방침에 다시 한번 감탄했다.

사설과 칼럼이 실리는 지면을 미국 신문에서는 옵에드(Op-Ed)면이라고 한다. 푸틴의 기고문이 실린 옵에드면을 의견-사설면(Opinion-Edtorial)으로 오해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여기서 옵에드는 ‘사설의 반대’(Opposite-Editorial)의 약자다. 논설위원들이 무기명으로 작성하는 신문사의 공식적인 주장인 사설과 대치되는 의견이라는 뜻이다. 1970년에 처음 등장한 뉴욕타임스 옵에드면은 회사 외부인들의 뉴욕타임스와는 다른 의견을 소개하고자 만들어졌다.

이런 외부인의 다양한 시각을 담은 글은 뉴욕타임스의 지면을 차별화한다. 그리고 간간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는 글이 나온다.

2012년 골드만삭스의 간부였던 그레그 스미스는 ‘왜 나는 골드만삭스를 떠나는가라는 기고문으로 월스트리트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글이 뉴욕타임스에 실리는 날 새벽에 보스에게 사직 이메일을 보낸 그는 작심하고 직접 경험한 탐욕스러운 골드만삭스의 문화에 대해서 기고문을 통해 조목조목 고발했다. 골드만삭스의 주가는 그날 3.4% 하락하고 이후 월스트리트의 탐욕에 대한 보도가 잇따랐다.

2011년에는 억만장자 워런 버핏이 ‘슈퍼리치 감싸기를 멈추라’라는 글을 기고해 자신의 소득세율이 자기 직원들의 그것보다 훨씬 낮다고 고백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부자들이 솔선수범해서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그의 주장에 정치권부터 언론까지 광범위한 토론이 이어졌다.

얼마 전에는 유명 할리우드 배우인 앤절리나 졸리가 ‘나의 의료 선택’이라는 글을 기고해 세계적인 화제가 됐다. 졸리가 유방암 예방 차원에서 이중 유방절제술을 받은 사실을 용기 있게 밝히면서 세계적으로 유방암의 위험에 처한 여성들에게 조명이 집중된 것이다.

이런 글들은 뉴욕타임스에 실린 뒤 텔레비전·신문·라디오·SNS에 후속 보도와 토론이 일어나면서 사람들에게 ‘생각해볼 거리’를 던진다. 꼭 뉴욕타임스 독자가 아니더라도 웬만하면 내용을 알게 될 만큼 파급효과가 엄청나다.

뉴욕타임스는 매주 수천통씩 들어오는 기고문을 모두 읽어보고 채택 여부를 결정한다. 대부분은 거절되지만 채택하기로 결정된 글의 경우에는 면밀한 사실확인과 편집을 거쳐 작성자 본인의 동의를 받은 뒤에 발표된다. 이런 글들은 뉴욕타임스 사설과 유명 칼럼니스트의 글과 나란히 게재된다.

유명인사라고, 외국의 정상이라고 우대해서 글을 실어주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시의성이 있고 색다른 시각을 제공해 논쟁을 유발할 수 있는 좋은 글이어야 한다. 푸틴의 기고는 시리아 사태와 관련해 시의적절하게 들어왔으며 논쟁점을 잘 부각한 좋은 글이었기 때문에 게재했다는 것이다.

갈수록 당파성이 심해지는 한국의 신문에서 신문사의 논조와 배치되는 시각을 담은 외부 기고자의 글을 읽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 됐다. 회사 논조와 다르더라도 사회의 다양한 의견을 겸허히 경청해 소개하고 판단은 독자에게 맡기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해봤다.

————————————————————

9월17일자 한겨레지면에 [임정욱의 생각의 단편] 칼럼으로 기고한 내용.

이번 칼럼차례에서는 유독 마지막까지 어떤 내용을 써야할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서 곤혹스러웠다. 꼭 데드라인이 닥쳐야 글을 쓰는 평생의 버릇 때문에 일요일을 소비한다. (한달에 한번씩 일요일오후가 데드라인이다.)

그러다가 NYT 목요일자에 실려 화제가 된 푸틴의 기고문을 떠올렸다. 안그래도 오바마와 푸틴이 서로 사이가 안좋아 불편하고 으르렁거리는 사이가 됐고, 시리아사태에 있어서도 양국이 완전히 상반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런데 오바마의 앙숙과도 같은 푸틴의 글을 과감히 받아서 실은 NYT의 편집이 신기했다. 특히 진보적이며 항상 오바마의 정책에 대해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왔던 NYT 아닌가.

그리고 떠올려보니 ‘왜 나는 골드만삭스를 떠나는가'(그레그 스미스), ‘수퍼리치 감싸기를 멈추라'(워런 버핏), ‘나의 의료선택'(앤절리나 졸리) 같은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던 NYT Op-ed면 기고문들이 생각났다. 당시에 얼마나 화제가 됐는지 내 기억에도 선명하게 남아있는 글들이다. NYT에 실린 날, 이 내용을 미국의 거의 모든 언론이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그래서 이 내용을 가지고 칼럼을 쓰기로 하고 Op-ed면의 역사에 대해서 몇개의 글을 읽고 공부했다. 위키피디아의 Op-ed소개 항목 외에도 NYT의 Op-ed에 대한 자세한 소개글 ‘And Now a Word From Op-Ed‘, 푸틴의 글이 실리게 된 경위를 소개한 NYT 퍼블릭에디터의 글 ‘The Story Behind the Putin Op-Ed Article in The Times’ 등을 참고했다.

다만 좀 쫓겨서 쓴 탓에 글이 나가고 나서 몇가지 비판을 받았다.

우선 제목을 ‘적국 정상의 글도 실어주는 신문’으로 한 점. 러시아가 미국의 라이벌국가이긴 하지만 적국은 아니다. 하지만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며 많은 부분에서 미국의 외교정책과 러시아의 외교정책이 대척점에 있고 특히 푸틴과 오바마의 사이가 나쁘다는 점에서 좀 강력하게 제목을 써봤다. (미국 뉴스에서 푸틴을 “Foe”라고 지칭하는 것을 들은 일도 있다.) 그리고 사실 좋은 제목 아이디어가 없어서 급하게 붙이고 한겨레에 보냈는데 수정 않고 그대로 내보내주셨다. 그래서 문제제기성 코맨트를 여러번 받았다. 내가 좀 경솔했다.

두번째로 Opposite-Editorial의 Opposite를 ‘반대’로 번역했는데 ‘반대편’이 조금 더 적절할 뻔 했다. 사실 ‘반대’와 ‘반대편'(다른쪽)의 두가지 의미가 혼재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NYT를 너무 미화한 것 같아서 찜찜하기도 했다. 짧은 분량 탓에 충분히 설명할 수가 없었는데 미국신문들도 자신들의 성향에 따라 입맛에 맞는 외부기고를 받는 경향이 물론 있다. WSJ 같은 경우 보수적이고 항상 오바마를 비판하는 칼럼으로 가득하다. NYT도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래도 이번 푸틴 칼럼의 경우처럼 전혀 의외의 인물의 다양한 시각을 담은 글을 게재하는 경우가 NYT는 많은 편이다. 그래서 소개하고 싶었다.

영어적인 표현이 많아서 문장이 부자연스럽다는 지적도 받았다. 미국에 살다보니 나도 모르게 영향을 받은 것 같고, 또 퇴고를 소홀히 한 탓이기도 하다.

어쨌든 한겨레 지면을 포함해서 너무 한쪽의 정치적인 주장만 넘쳐나는 글이 가득찬 한국신문의 오피니언면은 좀 피곤하다. (나만 그렇게 느낄 수도 있지만) 세상을 좀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보고 새로운 생각거리, 논쟁거리를 던져주는 좋은 글들이 실리는 오피니언면을 바라는 마음에서 좀 주제넘은 글을 써봤다.

Written by estima7

2013년 9월 17일 at 4:37 오후

생각의 단편에 게시됨

Tagged with , , , ,

NYT의 지면과 온라인버전 기사 비교

with 6 comments

뉴욕타임즈가 얼마나 온라인기사에 공을 들이는지 오늘 일요판 신문을 보면서 다시 실감했다. 종이신문으로 읽을 때는 평면적인 기사와 사진, 그래픽을 NYT가 어떻게 온라인에 맞게 다시 디자인했는지 두가지 버전을 비교해가면서 보면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마이클 블룸버그가 뉴욕시장으로 재임한 12년간 뉴욕시가 얼마나 변모했는가를 보여주는 기사.

마이클 블룸버그가 뉴욕시장으로 재임한 12년간 뉴욕시가 얼마나 변모했는가를 보여주는 기사.

위 기사는 1면톱과 속지에 걸쳐서 게재된 것이다. 이를 온라인에서 보면 다음과 같다. Reshaping New York 링크를 눌러서 꼭 한번 직접 보시길 바란다.

Screen Shot 2013-08-18 at 9.17.29 PM

그리고 오늘 일요판 스포츠섹션에 평생동안 5만회이상 출전한 55세의 경주마 기수에 대한 이야기가 실렸다. 자그마치 6개면에 걸친 소설같은 분위기의 심층 취재기사다. 종이지면의 모습은 다음과 같다. (이런 기사들이 실리는 일요판은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두껍고 양이 많다.)

Screen Shot 2013-08-18 at 8.30.37 PM

Screen Shot 2013-08-18 at 8.30.50 PM

Screen Shot 2013-08-18 at 8.31.14 PM

종이신문에도 정성들여서 사진과 그래픽을 곁들인 기사를 실었는데 위 내용을 온라인인터렉티브로 재가공해 올린 버전도 볼만하다. 기사의 제목은 ‘The Jockey’. 링크를 눌러서  이 기사를 스크롤하면서 읽어보자. 적절한 위치에서 성우의 목소리가 나오고 페이드인, 페이드아웃으로 동영상을 집어넣는등 온라인 독자에게 더 나은 읽기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느낄 수 있다. (데스크탑 브라우저에 최적화되어 있는 것 같은데 타블렛 등에서도 잘 보인다.) 역시 꼭 한번 아래 그림을 눌러서 NYT의 디지털스토리텔링기사를 경험해보길 권한다.

Screen Shot 2013-08-18 at 9.32.38 PM

이렇게 비교해서 보면 NYT가 온라인에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 알수 있다. 예전에도 김연아관련기사의 예에서 고품질 NYT온라인기사에 대해서 언급한 일이 있는데 이 정도 투자를 하기 때문에 온라인유료화에 나서고 또 어느 정도의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출처: 동아일보

출처: 동아일보

NYT는 원래 콘텐츠에서 차별화된 신문이다. 세계적인 고품질의 신문이 또 이 정도로 온라인콘텐츠에 꾸준한 투자를 해서 유료화에 겨우 성공했다. 반면 기사품질은 신문마다 큰 차이가 없는데다 온라인기사에는 종이신문기사만큼의 신경도 쓰지 않고 낚시질로 트래픽을 올리는데 급급한 한국의 신문들이 과연 온라인유료화를 이뤄낼 수 있을까. NYT독자들처럼 기꺼이 월 몇만원씩의 돈을 내면서 온라인유료구독을 할까… NYT를 보면서 한국신문의 온라인유료화 성공가능성을 한번 생각해봤다. (지금의 수준으로는) 정말 어려울 듯 싶다.

추가 Update : 뉴욕타임즈라는 신문에 대해서 더 알고 싶은 분들에게 올해 5월 동아일보 토요판에 실렸던 ‘Why NYT’-세계는 왜 뉴욕타임즈를 열독하는가라는 기사를 추천한다.

Written by estima7

2013년 8월 18일 at 10:38 오후

하루 만에 모인 NYT신문광고비

with 4 comments

turkeyad

지난 6월 초 집에 배달되어 온 <뉴욕 타임스>를 읽다가 ‘터키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전면광고를 만났다. 당시 거세게 벌어지고 있던 터키 시민들의 반정부 시위에 대해 미국인들이 관심을 가질 것을 촉구하는 광고였다. 최루가스를 뿜어내는 최루탄 그림과 함께 “우리는 이대로 억압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터키 시민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고 쓰여 있었다. 어떤 단체가 이런 광고를 냈는지 궁금해서 살펴봤더니 “전세계의 뜻있는 개인들이 크라우드펀딩을 해서 모았다”고 적혀 있었다. 놀랍기는 했지만 예전에 가수 김장훈이 <뉴욕 타임스>에 독도 광고를 게재하는 것을 지원했던 것처럼 어떤 돈 많은 독지가가 이 광고비 대부분을 냈겠지 생각하고 지나갔다.

그런데 지난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한 포럼에 참석했다가 발표자인 인디고고의 슬라바 루빈 사장의 이야기를 통해 이 신문광고가 실리게 된 과정을 듣게 되었다. 인디고고는 누구나 자신이 하고 싶은 프로젝트 계획을 인터넷사이트에 올리고 그 소요자금을 다수의 개인으로부터 소규모 후원이나 투자 형식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크라우드펀딩 회사다.

지난 5월 말 미국 뉴욕의 터키인 3명은 터키에서 조용히 시작된 시민들의 시위를 터키 정부가 거세게 진압하는 것을 에스엔에스(SNS)를 통해 접하고 자신들도 뭔가 힘을 보태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터키의 조부모에게 연락했다가 이 뉴스의 보도를 외면하는 터키 언론 탓에 그들이 지금 돌아가는 상황에 대해서 거의 모르고 있는 것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이들은 <뉴욕 타임스>에 광고를 내는 방법으로 터키의 상황에 대해서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기로 마음먹었다.

기술업계에서 일하는 그들은 트위터와 크라우드펀딩 웹사이트를 이용하면 필요한 광고비용을 효과적으로 모금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뉴욕 타임스>에 연락해 그들은 전면광고비를 대폭 할인된 5만2천달러로 협상해냈고 모금을 촉구하는 내용을 인디고고에 올렸다. 그리고 트위터를 통해서 이 계획을 홍보한 결과 놀랍게도 21시간 만에 목표 금액을 채웠다. 세계 50개국에 있는 사람들이 시간당 2500달러의 속도로 모금을 해줬다는 것이다.(Update:52만달러로 잘못 표기했던 것을 5만2천달러로 고쳤습니다.6월28일)

나는 이 이야기를 듣고 세계인들이 촘촘히 에스엔에스와 스마트폰으로 묶인 시대에는 권력의 힘이 점점 개인으로 옮겨가면서 생각지도 못한 놀라운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 거대자본이나 권력기관의 지원 없이도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가 있다면 몇 명의 개인이 거액을 하루 만에 모을 수 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그리고 한편 이런 시대의 변화에 맞춰 리더도 겸손하게 작은 개인의 목소리에 항상 귀를 기울이는 ‘겸허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아마도 지난 10년간의 경제성장 실적을 등에 업고 10년 이상 장기집권한 터키의 에르도안 총리는 높은 지지율에 취해 시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가 만들어낸 ‘주머니 속의 인터넷’은 이제 대중의 강력한 무기가 됐다. 일반 대중은 어떤 권력자 못지않게 자유롭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고, 힘을 가진 자의 오만을 접할 때마다 쉽게 조직화된 분노를 표출한다. 최근 대중교통 요금 인상으로 촉발된 브라질의 전국적인 시위 사태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시대에는 “내가 보스니까 내 말을 들어라”라는 리더보다는 공감 능력을 갖춘 겸손한 리더가 대중과 더 잘 소통할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터키에 대해 일말의 관심도 없던 나도 이 광고를 계기로 관련 정보를 찾아보고 터키 시민들이 왜 거리로 나섰는지 이해를 하게 되었다. 이런 작은 실행이 세상을 바꾼다.

————————————–

Screen Shot 2013-06-23 at 4.12.43 PM

지난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뉴욕타임즈 토머스 프리드먼 글로벌포럼에 참석했다가 들은 이야기를 칼럼으로 써봤다. 위 사진에서 왼쪽이 뉴욕타임즈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이고 오른쪽이 인디고고의 슬라바 루빈CEO다.

https://twitter.com/estima7/status/343011548752654337

위와 같은 트윗을 하긴 했지만 별 생각 없이 넘어갔다가 이야기를 듣고 보니 아주 인상적이었다. 크라우드펀딩이 꽤 활성화되어 있다는 생각을 했다. 다만 한국에서는 그다지 잘 되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그것은 시장이 워낙 좁고 이런 기부를 하는 문화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만나보니 통찰력 넘치는 달변에 겸손한 모습인 토머스 프리드먼은 사진을 찍어달라는 요청에 귀찮아 하지 않고 웃으면서 기꺼이 포즈를 취해주었다. (사진을 찍어준 매경 손재권기자 Thank you!)

Screen Shot 2013-06-27 at 10.23.48 PM

Written by estima7

2013년 6월 27일 at 10:44 오후

생각의 단편에 게시됨

Tagged with , ,

기본조차 지키지 않는 한국의 온라인신문들

with 12 comments

한국의 온라인신문을 보다가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바로 이 기사를 보고.

(조선닷컴캡처)

(조선닷컴캡처)

박근혜당선인이 계사년 새해 인사를 유튜브로 공개했다는 내용의 기사다. 그런데 기사 어디에도 유튜브동영상이 삽입되어 있거나 그 링크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덩그러니 유튜브캡처화면만 있다. 역시 연합뉴스기사를 포함해서 다른 기사 몇개를 검색해봤지만 다 마찬가지였다.

유튜브동영상을 삽입하는 것이 어려운가? 이 워드프레스 블로그의 경우 그냥 유튜브링크만 넣으면 아래처럼 그냥 동영상이 삽입된다. 그다지 어려운 일도 아닌데 독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당연히 해야하는 것을 하지 않는 온라인신문들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리고 또 아래와 같은 기사를 마주쳤을때도 아쉽다.

인터넷중앙일보캡처

인터넷중앙일보캡처

인터넷에서 어떻게 6~7면을 참조할까. 이건 기사를 올릴때 조금만 신경써서 관련기사를 찾아서 하이퍼링크로 묶어주면 된다. 아마 신문하나를 인터넷에 올릴 때 기사가 1~2백꼭지내외가 될텐데 이런 식으로 종이지면을 참조하라고 적혀있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편집자 한명이 종이신문을 비교하면서 한두시간만 작업해도 링크 몇개 연결해주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제대로 된 온라인신문이라면 이 정도 작업은 해줘야하지 않을까. 이것은 비단 위 중앙일보뿐만이 아니고 다른 신문들도 대부분 마찬가지다.

이런 경우와 비교해 외국에 비슷한 사례가 있을까 싶어 오늘자 뉴욕타임즈를 열어봤다. 바로 참고로 할만한 사례가 보인다.

NYT.com 캡처

NYT.com 캡처

미국 우체국이 적자를 견디다 못해 토요일배달을 중단하기로 했다는 기사에 대한 2월9일 토요일자 칼럼이다. 본문내용에서도 2월7일의 뉴스기사를 정확히 링크하고 있고, 관련뉴스로 그 기사를 또 링크하고 관련 사설까지 링크하는 친절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이 인터넷의 장점을 살린 정석아닌가?

또 어젯밤 미국 북동부를 강타한 눈폭풍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하는 뉴욕타임즈 페이지를 보자.

NYT.com 캡처

NYT.com 캡처

생생한 현장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적절하게 유튜브동영상 삽입은 물론 독자들의 인스타그램사진까지 집어넣은 생생한 편집을 보여주고 있다.

Screen Shot 2013-02-09 at 5.21.29 PM

NYT.com 캡처

NYT.com 캡처

물론 트윗을 그대로 삽입하는 것도 기본이다. 뉴욕의 교통당국에서 공항의 상황을 알리는 트윗자체가 정보로서의 가치를 지니기 때문이다.

인터넷의 장점이 무엇인가? 팀 버너스 리가 89년 처음 월드와이드웹(WWW)을 고안해냈을 때 그 최고의 가치는 하이퍼링크(Hyperlink)였다. 관련 정보, 더 깊이있는 정보를 링크로 연결해 바로 점프해서 갈 수 있는 것이 인터넷의 진짜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온라인신문을 처음 시작한지 15년도 넘은 한국의 온라인신문들은 이런 링크조차 제대로 해주는 곳이 별로 없다. 사진은 말할 것도 없고 유튜브동영상, 트윗 등 뭐든지 마음대로 집어넣어서 종이지면보다 휠씬 설득력있는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는 것이 인터넷의 장점인데 기본중의 기본인 링크조차 제대로 해주는 곳이 별로 없다.

온라인 스토리텔링, Narrative journalism 등을 열심히 실험하고 있는 뉴욕타임즈를 본받아야 하지 않을까? 아래 Snow Fall 같은 기사를 보면 그들이 얼마나 온라인저널리즘을 고민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는지를 알 수 있다. 입체적인 스토리텔링이 어떤 것인가 보려면 이 기사를 한번 참고해보시길 권한다. 슬라이드쇼, 비디오인터뷰, 지도 등이 기사에 자연스럽게 잘 녹아들어가 있다.

nyt.com캡처

nyt.com캡처

한국의 신문업계가 제대로 된 훌륭한 온라인신문을 만드는 것에 대해 깊이 있는 고민을 하거나 투자하지 않고 너무 네이버뉴스캐스트나 낮은 광고수입 등 외부환경에만 불평을 해댄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돈을 버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우선 어떻게 온라인의 장점을 살려 조금이라도 독자에게 더 나은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해줄 수 있을까 고민하고 개선해 나가는 것이 아닐까? 한국의 온라인신문은 지난 10여년간 제자리걸음을 하다못해 선정적인 제목, 내용, 광고로 점철되어 더 악화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NYT의 구독료수입이 사상 처음으로 광고수입을 추월했다는 뉴스가 있었다. 그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차별화된 온라인뉴스경험을 디지털독자들에게 제공하기 위해서 이들은 지난 15여년간 쉬지 않고 연구하고 개선해왔다. 그 결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하루 아침에 되는 일은 없다.

Written by estima7

2013년 2월 9일 at 1:46 오후

팔로우

모든 새 글을 수신함으로 전달 받으세요.

다른 1,080명의 팔로워와 함께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