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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티마의 심천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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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 세계최대의 가전제품전시회인 라스베가스 CES에 다녀왔다.2년만의 방문이었다. 삼성과 LG의 거대한 부스의 위용은 그대로였다. 하지만 깜짝 놀란 것이 있었다. 중국, 그중에서도 심천기업들의 부상이었다. 참조: CES 단상-한국경제의 미래가 걱정된다

전체 참가사 3천6백개의 기업중 1천개가까이 중국기업이었고 그중 절반이 센젠(Shenzhen)을 회사이름에 넣은 심천기업이었다. CES안내책자에 4백여 심천기업의 이름이 4페이지 빼곡이 들어있었다. 심천회사 부스에 있는 몇몇 서양인들과 이야기해봤다. 왜 이렇게 심천에서 많이 왔냐고 물어봤다. 그랬더나 “심천은 전세계 전자제품의 수도니까”, “심천은 하드웨어의 실리콘밸리”라는 약간 잘난 척하는 대답이 돌아왔다. 심천은 어떤 곳일까 궁금했다. 그래서 좀 무리해서 기회를 만들어 2월초 심천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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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X의 제네럴파트너인 벤자민 조프와 함께.

심천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하드웨어엑셀러레이터 핵스(HAX)였다. 설립된지 3년쯤되는 핵스는 하드웨어스타트업을 단기간내에 집중적으로 육성해주는 곳이다. 세계최대의 전자상가라는 화창베이역앞에 있는 고층빌딩에 자리잡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프랑스인 제네랄파트너 벤자민 조프는 한중일 등 아시아에서만 15년을 살다가 심천에 정착한 사람이다. 그는 심천의 강점을 이렇게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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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베이 전자상가내에 자리잡고 있는 부품가게들.

“심천에는 어떤 부품이든 쉽게 구할 수 있는 전자상가와 함께 소량으로도 시제품을 만들어주는 공장들이 가득합니다. 화창베이에는 10층짜리 규모의 전자상가빌딩이 한 20개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뭐든지 쉽게, 값싸게 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만든 제품을 대량생산해서  전세계 어디로든지 배송할 수 있는 글로벌배송시스템이 갖춰져 있습니다.”

심천이 세계최고의 하드웨어생태계를 갖춘 곳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핵스는 심천의 하드웨어생태계를 이용해 외지에서 온 하드웨어스타트업이 빠르게 제품화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전문화된 스타트업육성센터다. 심천을 이용하고는 싶지만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모르는 외국 스타트업들을 위해 다리를 놔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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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베이 전자상가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HAX의 사무실.

현재 6번째 기수를 받아 육성중인 핵스에는 스타트업 15팀이 들어와 있다. 벤자민은 “지금 프로그램에 참가중인 15팀중 절반이 미국과 캐나다에서 왔고 4분지 1이 유럽팀 그리고 2팀이 중국, 1팀이 한국출신이다”라고 말했다. 핵스는 시제품출시이전의 유망한 스타트업을 골라 2만5천불을 투자하고 6%의 지분을 받는다. 이는 3명팀이 심천에 와서 4개월간 지내면서 시제품을 개발하는데 적당한 금액이다. 4개월동안 시제품을 완성한 이들은 ‘졸업식’격인 데모데이는 샌프란시스코에 가서 한다. 제품은 심천에서 만들었지만 이들의 투자자와 잠재고객은 실리콘밸리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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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은 실제 스타트업 창업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라며 누군가를 데리고 왔다. 여기서 1년전에 IoT(사물인터넷)카메라를 만들어서 킥스타터를 통해 펀딩에 성공했다는 샌프란시스코 스타트업 오토(Otto)의 데이빗이다. 그는 “심천에 대한 전설을 예전부터 들어서 한번 꼭 와보고 싶었다”며 “6개월전에 프로그램에 들어와 심천을 경험한 뒤로는 계속 샌프란시스코와 심천을 왕복하며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심천의 강점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소량으로 주문하기도 어렵고 주문을 해도 받는데 몇달 걸리는 카메라부품을 심천에 와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그것도 10분의 1가격에 구했다. 그게 진품이었는지는 내게 묻지마라.(웃음) 어쨌든 제품을 테스트하고 만드는데는 문제가 없었다. 어떤 카메라 센서는 온라인 타오바오몰을 통해 5개를 주문했는데 45분만에 배달을 받는 놀라운 경험을 하기도 했다. 알고 보니 부품가게가 내가 있는 곳 바로 아래층에 있었던 것이다! 이곳은 하드웨어엔지니어들에게는 천국같은 곳이다.”

화창베이의 전자상가상인들이 크고 작은 공장들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스타트업에 아주 우호적이라는 것도 강점이다. 조프씨는 “몇십개, 몇백개의 소량을 주문해도 제품의 가능성을 보고 기꺼이 만들어 주는 공장주인들이 많다”며 “이중에서 백만개이상씩 파는 히트상품이 나올 수 있다는 가능성에 공장쪽도 같이 모험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핵스에서 제품을 준비하는 BBB의 최재규대표는 “한국의 공장들은 대기업눈치를 엄청보면서 스타트업을 상대해주려하지 않는다”며 “반면 영어가 잘 안통해도 어떻게든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오픈마인드로 스타트업을 대하는 심천의 분위기에 놀랐다”고 말했다.

핵스는 전세계에서 온 하드웨어스타트업이 심천의 하드웨어생태계를 이용해 빠르게 시제품을 만들도록 도와준뒤 4개월 프로그램이 끝나면 이 팀들을 모두 샌프란시스코로 데리고 가서 투자자들에게 제품을 선보이는 데모데이를 갖는다. 조프씨는 “심천이 훌륭한 하드웨어생태계를 가지고 있지만 중국은 얼리아답터마켓은 아니다”라며 “이들이 만든 혁신적인 제품을 사줄 최고의 얼리어답터마켓은 역시 아직도 미국이다. 그래서 미국에서 데모데이를 갖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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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천에는 세계최대의 전자제품 공장이 있다.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 애플의 제품 대부분을 위탁 생산하는 폭스콘의 공장이 심천시 북쪽에 자리잡고 있다. 한국스타트업과 협력하고 싶다며 공장구석구석을 안내해준 조슈아 다이씨는 “폭스콘은 혁신 전자제품을 스타트업과 같이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며 “사물인터넷(IoT)분야에서 같이할 스타트업을 전세계에서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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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만명이 일한다는 폭스콘공장은 그야말로 작은 도시였다. 1백여개의 건물들이 있고 12개의 구역으로 나눠져 있다는 심천 폭스콘내에는 공장직원들이 생활하는 아파트같은 모습의 기숙사들과 함께 수퍼마켓, 은행, 우체국, 식당 등이 자리잡은 상가건물들도 있었다. 이런 거대기업조차 스타트업과 일하겠다는 모습이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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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중국전자제품하면 짝퉁을 연상하지만 그런 면에서도 심천은 변화하고 있었다. 화창베이전자상가에는 생각보다 짝퉁제품은 별로 보이지 않았다. 대신 곳곳에 자리잡은 비공식 애플과 샤오미가게를 통해서 애플과 샤오미의 대결구도를 느낄 수 있었다.

아이폰6와 함께 다시 중국스마트폰 시장 1위를 탈환한 애플과 샤오미, 화웨이, 레노보와 각종 중국신생 스마트폰 브랜드들의 각축속에 삼성이 밀리고 있다는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참고 포스팅 : 중국시장에서 각축을 벌이는 애플, 샤오미 그리고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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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스마트폰 브랜드인 메이주. 지난 2월초 알리바바가 이 회사에 6천5백억을 투자한다는 뉴스가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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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시장에서 세계 1위인 심천의 DJI는 변화하는 중국의 신세대 전자업체를 상징한다. 2006년 프랭크 왕이 설립한 이 회사는 연간 수천억원규모로 추정되며 급팽창하고 있는 세계 민간드론시장의 1위업체로 드론시장에서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DJI 창업자 프랭크 왕. (사진 출처 DJI)

DJI 창업자 프랭크 왕. (사진 출처 DJI) RC비행기 매니아가 드론 스타트업의 창업자가 된 경우다.

한강시민공원에서 날려본 DJI 팬텀 2.

한강시민공원에서 날려본 DJI 팬텀 2.

카메라를 달아서 멋진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이 회사의 팬텀2 모델은 전세계에서 드론매니아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드론중 하나다. 전세계 드론관련 뉴스에 가장 자주 나오는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이 회사는 해외제품을 카피해서 빠르게 내놓는 다른 중국회사들과는 달리 자신만의 오리지널한 제품을 내놓는다.

최근 4년간 직원수가 50명에서 3천명이상으로 급증할 정도로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실리콘밸리의 명문VC들이 투자하겠다고 몰려드는 회사다. 얼마전 실리콘밸리에서 직접 들은 루머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의 명문VC인 시콰이어캐피털이 기업가치 2조원에 이 회사의 구주를 인수했으며 지금은 기업가치가 10조원까지 치솟았다고 한다. 사실 많은 드론매니아들은 DJI가 중국회사인지도 모를 정도다. DJI는 새롭게 떠오르는 신세대 중국테크회사를 상징하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실제로 팬텀2를 사서 날려보고 이 회사의 기술력에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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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심천은 급성장하며 전세계의 하드웨어혁신을 빨아들이고 있다. 생각이상으로 현대화된 심천시내 곳곳에 첨단빌딩이 속속 건설되고 있었다. 거리도 깨끗한 편이며 지하철 등 대중교통수단도 잘 정비되어 있었다. 심천에서 뻗어나가는 중국의 기세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소수의 대기업에 성장과 혁신을 의존하는 한국경제는 이대로 괜찮을 것인가.

Written by estima7

2015년 3월 22일 at 3:29 오후

보스턴의 스타트업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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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아시아비즈니스컨퍼런스에 초청받아 다녀왔다. 아시아의 창업분위기에 대한 패널토론에 참가.

MIT 아시아비즈니스컨퍼런스에 초청받아 다녀왔다. 아시아의 창업분위기에 대한 패널토론에 참가.

3월초 샌프란시스코와 보스턴을 일주일간 출장 다녀왔다.

나는 2009년부터 보스턴근교인 매사추세츠 월쌤(Waltham)에 위치한 라이코스CEO로 3년간 일했다. 덕분에 보스턴지역에서 3년반을 살았다. 미국 동부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그런만큼 그 지역의 분위기를 잘 아는 편이다.

보스턴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혁신지대다. 보스턴은 실리콘밸리에 밀리는 느낌이 있긴 하지만 하버드, MIT 등명문대를 비롯해 수많은 크고 작은 대학들이 포진한 세계적인 교육도시이자 연구센터다. 전세계에서 인재들이 밀려드는 곳이다. 훌륭한 병원들이 많이 있고, 그래서 그런지 바이오메디컬기업들이 특히 많다.

그런데 이번에 가서 보니 샌프란시스코만큼은 아니지만 보스턴도 스타트업붐으로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참고 : 스타트업의 성지가 된 샌프란시스코)

4년만에 두번째로 참가한 이번 MIT아시아비즈니스컨퍼런스의 중심테마는 스타트업이었다. (4년전에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컨퍼런스전날 컨퍼런스참가 스피커들에게 제공되는 캠퍼스투어의 첫번째 행선지도 MIT창업센터였다. (4년전에도 같은 투어에 참가했는데 그때는 이곳을 들르지 않았다.) MIT에서 만난 학생들도 상당수가 졸업하고 스타트업에 참여하는 꿈을 꾸고 있었다. 학교전체가 스타트업열병에 걸린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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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에서 일하시는 교포 지인분을 만났다. 내가 라이코스에 있을 때 알게 된 분인데 당시 대학을 갓 졸업한 아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라고 부탁하신 일이 있다. 그 아들은 자신이 어떤 일을 해야할지 진로에 대해서 고민하면서 이런저런 회사를 알아보던 중이었다. 자신이 앞으로 평생 계속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당시 만났던 그 청년은 지금은 어떻게 지내냐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그 청년은 이제 보스턴 시내의 한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에 다닌다고 한다. Yesware라는 회사인데 최근 급성장중이다. 찾아보니 지금까지 200억정도를 투자받은 회사로 영업사원들을 위해 기존 이메일에 추가기능을 넣는 소프트웨어서비스를 만드는 회사다. 회사가 얼마나 재미있는지 요즘 아들은 아침에 눈만 뜨면 바로 자전거를 타고 회사로 일하러 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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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코스 있을때 자문을 구하던 변호사분을 만났다. 하버드-코넬을 졸업하고 오래동안 이 지역의 테크기업들 변호사로 일하신 뉴잉글랜드토박이다. 몇년전 불황일때 법대를 간 딸의 진로를 걱정했었다. 그런데 그 딸이 캠브리지에서 잘 나가는 스타트업에 인턴으로 들어가서 열심히 노력한 끝에 정직원이 됐단다. 얼마전 상장까지 한 허브스팟이란 회사다. 그리고 곧 결혼을 하는데 엔지니어인 남편과 함께 언젠가는 실리콘밸리쪽으로 가는 것을 꿈꾸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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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바로 앞인 캠브리지의 켄달스퀘어. 오른쪽 빌딩이 CIC가 입주한 곳이다.

MIT바로 앞인 캠브리지의 켄달스퀘어. 오른쪽 빌딩이 CIC가 입주한 곳이다.

MIT바로앞 켄달스퀘어는 지금 여기저기 대형빌딩 건설붐이다. 많은 글로벌 바이오메디컬기업들이 들어오고 있고 기존 기업들은 사무실을 확장하고 있다고 한다. 스타트업들도 빠르게 늘고 있다.

MIT바로 앞에 있는 CIC(캠브리지이노베이션센터)라는 곳에 가봤다. 스타트업인큐베이터인데 그 규모에 깜짝 놀랐다. 상당한 규모의 큰 빌딩인데 거의 절반정도를 쓴다고 한다. 입주한 기업수가 800개쯤이라고 한다. 공짜로 사무실을 주는 것은 당연히 아니고 입주기업들이 다 임대료를 내고 쓰는 것인데도 그렇다. 그야말로 “스타트업을 키우는 사업이 급성장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Screen Shot 2015-03-10 at 11.32.53 PM 마침 그런 제목의 기사가 CIC게시판에 붙어있길래 사진으로 찍어놨다. “The business of growing startup is growing”. CIC는 찰스강건너 보스턴시내에도 지점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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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국제협력단 단장님. 식사를 하면서 "오늘은 내가 PC에서 맥으로 바꾼 기념비적인 날"이라고 했다. ㅎㅎ 적응이 어렵다고 토로.

MIT 국제협력단 단장님. 식사를 하면서 “오늘은 내가 PC에서 맥으로 바꾼 기념비적인 날”이라고 했다. ㅎㅎ 적응이 어렵다고 토로. (사진 MIT아시아비즈니스컨퍼런스팀 촬영)

MIT아시아비즈니스컨퍼런스 전날밤에 열린 VIP디너에 갔다. 나는 MIT 국제협력단장님 옆자리에 앉게 되서 이런 저런 얘기를 했다. 요즘 스타트업이 많은 것 같다고 했다니 “보스턴시내 워터프론트지역에는 스타트업이 흘러넘칩니다. 요즘엔 그곳에 들어가고 나가는 차들 때문에 길이 막혀서 몸살입니다. 난리예요. 난리..”라는 얘기를 했다. 정말 찾아보니 그렇다. 예전에 쓰레기매립장이었고 내가 있을때 조금씩 재개발되고 있었던 Seaport district이야기인데 요즘에는 켄달스퀘어에서 그쪽지역으로 스타트업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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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2월 내가 라이코스CEO로 임명되서 보스턴에 처음 갔을때는 정말 암울했다. 실업률이 두자리수를 넘으며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을까봐 공포에 떨었다. 집값은 곤두박질치고 있었다.

6년이 지난 지금 많은 것이 변했다. 샌프란과 보스턴을 보면서 진심으로 미국경제가 부럽다는 생각을 했다. 만나는 사람마다 활기가 넘치고 도시 곳곳에 새 건물이 올라가는 모습을 보니 마치 중국 심천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중국과 다른 점은 이곳에는 휠씬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독특한 회사들이 많다는 점일 것이다.

이번에 만난 분은 “임센터장, 그때 여기 살때 집 하나 사두었으면 정말 좋았을텐데”라고 말했다. 그만큼 부동산시장도 좋단다. 하지만 무엇보다 스타트업붐으로 인해 위에 쓴 것처럼 젊은이들에게 많은 기회가 열리고 있다는 것이 부럽다. 많은 건강한 스타트업의 탄생을 통해 대기업직원, 공무원, 변호사, 의사 같은 길외에 새로운 커리어기회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이런 자생적으로 활활 타오르는 스타트업생태계를 만들 수 있을까. 많은 연구와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Written by estima7

2015년 3월 15일 at 10:11 오전

스타트업의 성지가 된 샌프란시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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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1일부터 4일까지 샌프란시스코에 들러 구석구석을 누볐다. Launch Festival이라는 스타트업컨퍼런스에 참가한 스타트업들을 둘러보고 시내 곳곳에 있는 몇몇 스타트업을 방문하고 업계에 있는 지인들을 만났다.

그리고 든 생각은 샌프란시스코에 160년만에 제 2의 골드러시가 왔구나”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골드러시의 주인공은 스타트업이었다. 샌프란시스코는 스타트업을 성공시켜 세상을 바꾸고 일확천금을 하겠다는 꿈을 가진 사람들로 가득차 있었다.

나는 1993년 학생일때 미국에 처음 와서 여행하면서 샌프란시스코를 처음 방문해본 일이 있다. 그리고 기자로서 알타비스타, 야후 같은 IT기업들을 취재하러 90년대중반에 이 동네에 여러번 출장을 다녔다. 99년에는 스탠포드 경영대학원의 2주짜리 벤처창업프로그램(SEIT)을 이수했다. 2000년부터 2002년까지는 UC버클리 하스(Haas)경영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밟으면서 닷컴광풍이 쓸고 지나간 폐허 같은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의 모습을 목도했다. 그리고 이후 10년간 다음, 라이코스CEO 등을 거치며 샌프란시스코를 자주 들락거렸다. 2012년~2013년에는 실리콘밸리의 한가운데인 쿠퍼티노에서 살면서 가끔씩 샌프란시스코에 다녔다.

그런만큼 나는 지난 20여년간 이 도시를 아마 수백번은 들락날락했을 것이다. 이 아름답고 독특한 개성을 지닌 도시가 변하는 모습을 지켜봐왔다. 그러면서 나는 샌프란시스코에도 테크기업이 많기는 하지만 역시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중심은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이 자리잡고 있는 팔로알토, 마운틴 뷰 등지의 사우스베이(South bay)지역이라고 생각했다. 출장을 가도 항상 남쪽 지역을 중심으로 움직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스타트업붐의 중심이 팔로알토를 중심으로 한 실리콘밸리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완전히 올라오고 있다는 것을 실감한 것이다. 이번 출장에서는 새로운 많은 흥미로운 스타트업들을 만나는데 있어 남쪽으로 내려갈 일이 없었다. 정말 의미있는 변화라고 생각해 내가 느낀 점을 아래 간단히 메모해 봤다.

iPhoto에서 본 샌프란지도. 주로 내가 사진을 찍은 위치들이 보인다. 스타트업들이 있는 곳이 많다.

iPhoto에서 본 샌프란지도. 주로 내가 사진을 찍은 위치들이 보인다. 스타트업들이 있는 곳이 많다.

우선 샌프란시스코는 이제 도시곳곳이 스타트업으로 가득차있다. 흥미로운 것은 예전에는 거지와 노숙자들이 많아 슬럼화되어 있던 시빅센터(시청)근처와 남쪽 소마(SOMA-마켓스트리트 남쪽을 통칭한다)지역에 스타트업들이 빠르게 들어가면서 지역의 모습을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트위터가 2012년 중반에 새로 입주한 시빅센터근처의 빌딩.

트위터가 2012년 중반에 새로 입주한 시빅센터근처의 빌딩.

그 물꼬는 트위터가 텄다. 시빅센터앞에 비워져 있던 오래된 대형건물에 트위터가 들어오는 조건으로 샌프란시스코시는 트위터에 큰 세금혜택을 제공했다. 트위터는 2012년에 그 빌딩 내부를 멋지게 리모델링해서 들어가면서 동네분위기를 바꿨다. 이후 트위터를 따라 그곳에 스퀘어, 우버 같은 수천명단위의 직원을 채용하는 대형스타트업들이 들어가면서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근처에 고급 아파트개발이 시작되고 노후화된 건물들에 스타트업들이 따라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곳에서 멀지 않은 곳의 큰 빌딩에는 징가와 에어비앤비가 들어갔고 작년에는 핀터레스트도 팔로알토에서 이사왔다.

타파스미디어가 입주해있는 건물. 타파스미디어 사진은 아래쪽. 다른 스타트업들과 공간을 나눠서 사용한다고. 원래는 맥주공장이었던 건물.

타파스미디어가 입주해있는 건물. 타파스미디어 사진은 아래쪽. 다른 스타트업들과 공간을 나눠서 사용한다고. 원래는 맥주공장이었던 건물.

이런 분위기를 타고 예전에 창고, 맥주공장, 자동차수리가게, 차고 등으로 쓰이던 빨간 벽돌건물들이 깔끔하게 내부 단장을 마치고 매력적인 스타트업 공간으로 변신했다. 보면 이곳에서 새로 창업된 스타트업도 많지만 핀터레스트처럼 남쪽 실리콘밸리지역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이사해 오는 스타트업도 많다. 도시생활을 선호하는 젊은 인재들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회사가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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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데이터베이스 스타트업인 Realm.io 의 사무실. 밖에서 보면 안에 어떤 회사가 있는지도 안보이는 허름한 건물. 내부에 들어가보면 방마다 스타트업이 가득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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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페이롤이란 스타트업의 에드워드 리 CTO는 “팔로알토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일년전에 이사왔다”며 “요즘은 인재를 구하는데 있어서 시내에 있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말했다. 우버나 리프트, 스마트폰을 이용한 각종 배달서비스 등의 등장으로 옛날보다 차가 덜 필요해져서 도시생활이 휠씬 편리해져서 그런지도 모른다. 좋은 차를 갖는 것보다 스마트폰을 더 소중히 하는 젊은 세대들이 도시생활을 선호하게 된 것이다.

Launch Festival 행사장

Launch Festival 행사장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스타트업관련 행사도 매일처럼 열린다. 내가 방문한 주에는 스타트업들이 제품을 발표하는 론치페스티벌과 게임개발자컨퍼런스인 GDC가 동시에 열리고 있었다. 이 두 컨퍼런스를 참관하기 위해 방문한 외지인들이 거리를 가득 채우고 있고 호텔은 방이 동이 났다. 1박 4백불에도 방을 구하지 못해 난리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다. 샌프란시스코는 전세계 IT의 총본산이라고 해도 좋을만한 곳이기 때문에 애플, 구글, 삼성, 인텔 등 세계적인 IT기업들의 개발자컨퍼런스가 시도 때도 없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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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트스트랩랩스의 벤 레비의 사무실이 있는 Galvanize라는 비교적 최근 오픈한 스타트업캠퍼스는 너무 훌륭했다. 6층 건물전체에 코워킹스페이스, 스타트업 사무실, 강연장, 휴식공간 등이 마련되어 있다. http://www.galvanize.it/san-francisco-so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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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들이 수천개 이상 몰려있다보니 스타트업을 겨냥한 비즈니스도 성업중이다. 왜 골드러시때는 금을 캐는 사람들보다 그들을 위해 청바지를 만들어 판 사람들이 돈을 더 벌었다고 하지 않는가. 샌프란시스코 곳곳에 스타트업에게 사무공간을 제공하는 협업공간들이 속속 오픈하고 있다. 이런 곳마다 적게는 수십개에서 많게는 수백개의 스타트업들이 자리잡고 있다. 독립사무실도 아니고 열린 공간내의 책상하나를 한달 빌리는데도 월 5백불에서 최고 8백불까지 내야 하는데도 빈 자리가 없을 정도다.

이렇게 스타트업들이 많아지다보니 주로 스타트업들이나 창업자들을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업체들도 많다. 홍보전문가, 변호사, 변리사, 회계사 등 이 동네에 있는 전문직종인들은 대부분 스타트업과 일하는데 특화되어 있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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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컨퍼런스 전시장내에는 스타트업을 위한 홍보서비스나 스타트업엔지니어들이 프로그램코딩을 얼마나 효과적으로하는지 측정해주는 소프트웨어서비스,  스타트업 팀웍강화서비스를 해준다고 알리는 부스도 보이고 전단지도 여기저기 많이 뿌려져 있었다. 샌프란시스코는 길거리의 택시나 버스광고를 봐도 코카콜라같은 일반소비재 광고보다 스타트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소규모 기업용 소프트웨어 광고가 더 많이 보이는 독특한 동네다.

벽의 광고는 Postmates라는 심부름앱, 택시에 붙은 광고는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하는 HR클라우드소프트웨어인 Namely.

벽의 광고는 Postmates라는 심부름앱, 택시에 붙은 광고는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하는 HR클라우드소프트웨어인 Namely.

심지어는 스타트업행사장에서 짐을 맡아주는 회사도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는 짐을 맡기는 사람이 자신의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본인 사진을 찍어놓는 방식으로 불편한 종이티켓없이 짐과 코트를 맡기도 찾을 수 있도록 해준다. (별로 편한 것 같지는 않지만...)

심지어는 스타트업행사장에서 짐을 맡아주는 회사도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는 짐을 맡기는 사람이 타블렛에 자신의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본인 사진을 찍어놓는 방식으로 불편한 종이티켓없이 짐과 코트를 맡겼다가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해준다고 한다. (별로 편한 것 같지는 않지만…)

샌프란시스코 시민들은 누구보다도 먼저 스타트업 서비스를 즐겨 사용하는 얼리아답터이기도 한 것 같다.

우버 시민들의 일상속에 완전히 스며들었다. 지난해 산타클라라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사무실을 옮긴 타파스미디어의 김창원대표는 “샌프란시스코 바깥동네사람들은 우버가 어떻게 40조원가치가 되는지 이해를 못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일상적으로 우버를 쓰고 그 편리함을 이해하는 샌프란시스코사람들은 대부분 우버가 정도 가치가 될거라고 수긍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스퀘어의 아이패드 카드결제기와 Fivestars라는 스타트업의 리워드시스템을 사용하는 샌프란시스코의 커피숍.

스퀘어의 아이패드 카드결제기와 Fivestars라는 스타트업의 리워드시스템을 사용하는 샌프란시스코의 커피숍.

집에 남는 방을 타인에게 빌려주는 에어비앤비를 가장 먼저 받아들인 사람들도 샌프란사람들이다. 또 도시전체에서 주차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SF파킹프로젝트도 잘 진행되고 있는 듯 싶고 자전거를 공유하는 바이크쉐어나 카풀앱 등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가 많이 보인다. 금전출납기나 기존 카드결제기 대신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 작은 동글을 꽃아서 카드결제기로 대신 쓸 수 있도록 해주는 스퀘어를 쓰는 소상인들도 무척 많이 보인다.

여기 사람들과 만나서 화제에 오르는 이야기도애플이 자동차를 개발할 같느냐“, “XX스타트업이 얼마를 투자받는다더라“, “XX앱을 써보니 뭐가 좋고 뭐가 나쁘다. 그 회사 성공할 것 같다” 등등의 내용이 많다. 도시, 이 지역 스타트업의 제품을 가장 먼저 써주는 얼리아답터들이 바로 샌프란시민들인 같다. 샌프란시민들의 상당수가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

스타트업을 통한 이같은 샌프란시스코의 열기는 전세계에서 꿈을 안고 인재들이 만들어낸 것이다. 다양성을 포용하는 샌프란시스코의 개방성이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왼쪽은 발음교정앱을 만들어 미국시장에 도전하는 베코스의 강진호대표, 오른쪽위는 태양광셀을 청소하는 드론을 개발한 이집트출신 창업가, 오른쪽 아래는 what3words라는 지도시스템을 개발한 영국출신 창업가.

왼쪽은 발음교정앱을 만들어 미국시장에 도전하는 베코스의 강진호대표, 오른쪽위는 태양광셀을 청소하는 드론을 개발한 이집트출신 창업가, 오른쪽 아래는 what3words라는 지도시스템을 개발한 영국출신 창업가.

론치페스티벌에 스타트업들이나 코워킹스페이스에 있는 스타트업사람들과 이야기를 많이 해봤다. 그런데  지역 토박이는 소수에 불과했다. 영국, 이집트, 폴란드, 인도, 한국, 시애틀, 라스베가스, 캐나다, 중국, 덴마크  다양한 지역에서 온 다양한 배경을 가진 열정적인 사람들이 열심히 독특한 제품과 소프트웨어를 선보이고 있었다. 확실히 다른 지역보다 수준도 높고 독특한 모델을 가진 스타트업들이 많이 보였다.

이들과 이야기를 해보니 비슷한 열정을 가진 스타트업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다 보니 서로 굉장히 자극이 된단다. 스타트업을 위한 정보와 좋은 서비스가 많다보니 쓸데없는 것은 아웃소싱하고 핵심역량에만 올인할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한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방문한 스트라이프(Stripe), 젠페이롤(Zenpayroll), 렐름(Realm) 회사가 우연히도 모두 Y콤비네이터출신들이었는데 서로에 대해서  알고 있고 서로의 서비스를 추천하고 사용하고 있었다. 이렇게 서로 끌고 당겨주는 가운데 시너지가 나오는 같다.

이런 샌프란시스코의 모습을 보며 한국도 스타트업붐을 지속시키고 혁신적인 회사들이 많이 나오게 하기 위해서는 스타트업계에서 해외인재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해외와 교류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야말로 창조경제가 불을 뿜는 지역을 탐험한 느낌이었다.

여기저기 새로운 고층빌딩들이 쭉쭉 올라가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시내를 보며 역시 건설붐인 중국도시들의 모습이 연상됐다.

여기저기 새로운 고층빌딩들이 쭉쭉 올라가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시내를 보며 역시 건설붐인 중국도시들의 모습이 연상됐다.

Written by estima7

2015년 3월 10일 at 10:31 오후

피터 틸 강연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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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25일 오후 3시반에 삼성동 도심공항터미널에 있는 서울컨벤션에서 피터 틸 강연회를 개최했습니다. 스타트업 얼라이언스는 피터 틸의 ‘제로투원’한국판을 발간한 한경BP와 함께 네이버 후원으로 이 강연회를 개최했습니다. 기록해 두고 싶어서 간단히 그 후기를 써봅니다.

원래 저는 Zero To One이라는 책이 지난 9월 미국에서 출간됐다는 것은 알았지만 미리 읽어보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한경BP에서 연락을 주셔서 “번역해볼 생각이 없느냐”고 하셔서 그때는 고사했습니다. 도저히 여유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그 뒤에도 계속 추천사를 부탁하시는등 제게 연락을 주셨습니다. 그런데 제가 유럽 출장 등으로 바빠서 사실 추천사도 쓰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책이 나오고 나서 1월에 연락을 또 주셔서 피터 틸을 초청하는 건으로 의논을 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도  피터 틸이 한국 강연을 하면 한국의 스타트업생태계를 위해서 좋은 자극이 될 것 같아서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했습니다.

고민은 어떻게 하면 피터 틸이 한국에 오게 할 수 있을까에서 시작됐습니다. 피터 틸이 대중강연에 적극적이고 일본에서도 책에 대한 반응이 좋아서 아시아투어를 할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국에 오도록 꼬셔보는 정중한 편지를 하나 써서 보내보기로 했습니다. 문제는 개런티를 얼마 줘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개인전용기를 타고 다니는 사람에게 퍼스트클래스 비행기표를 보내주는 것도 말이 안되고요. 돈이 아쉬운 사람은 아니니 일단 좋은 명분을 담은 편지부터 보내보자고 이야기했습니다. (피터 틸의 자산은 2조3천억원 내외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힐러리 같은 정치인들은 몇억을 줘야 옵니다.

그리고 나서 얼마 안되서 한경BP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피터 틸이 오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먼저 제안을 한 것이 아니라 그쪽에서 먼저 아시아 투어의 일환으로 한국에 가겠다고 연락이 왔다는 것입니다. 덕분에 강연료나 여비는 전혀 지불하지 않고 강연회를 가질 수 있게 됐습니다. (물론 행사장 대관료와 통역비용 등은 저희가 부담했습니다.)

그렇게해서 피터 틸의 내한 일정이 정해졌습니다. 그는 학생, 일반인을 대상으로 각각 한번씩 두번의 대중강연회와 방송, 신문 각각 한번의 인터뷰를 하겠다고 알려왔습니다. 그래서 학교에서는 연세대에서 강연회를 갖고 일반인 대상 강연회는 저희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에서 맡아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언론은 방송은 KBS, 신문은 조선일보와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저희 25일 일반강연회는 3시반에 시작하는데 가능하면 그가 한국의 스타트업사람들을 좀 만나서 잠시라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강연시작전에 조촐한 간담회를 준비했습니다. 비바리퍼블리카의 이승건대표, 미미박스의 하형석대표, 퓨처플레이의 류중희대표, 매쉬업엔젤스의 이택경대표 등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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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예상했던대로) 직전 일정인 KBS 녹화가 늦게 끝나서 피터 틸은 30분이상 지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정확히 25분 정도 가볍게 대화를 나누다가 강연장으로 이동했습니다.

그런데 피터 틸은 참 열정적인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그를 처음 만나면서 엄청나게 바쁜 일정에 지쳐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사실 첫인상이 조금 지쳐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피곤하지 않느냐”라고 했더니 아니라고 특유의 열정적인 목소리로 이야기하더군요. 그리고 자리에 앉자마자 열정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는 특히 한국이 활기차게 느껴진다는 얘기를 여러번했습니다. 빈말인 것 같지는 않더라고요. 자기 말만 하려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창업 생태계는 어떠냐?”, “한국에도 Y콤비네이터 같은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가 있느냐” 등등 질문을 하면서 이야기를 들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피터 틸 “아이디어만 좋으면 창의적 인재는 따라온다” 간담회에서 오간 이야기를 소개한 한국경제 박병종기자의 기사입니다.

전날 인터뷰를 한 조선일보 윤형준기자는 “피터 틸이 질문에 대해 아주 열정적으로 열심히 대답해줘서 아주 즐거운 인터뷰였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성공한 사람들을 실제로 만나보면 거만하거나 질문에 대해 대충대충 성의없이 대하는 경우가 많은데 피터 틸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물론 한국에 대해서 깊이 있게 잘 알고 있지는 못했습니다.

강연을 시작하기 직전에 저는 그의 강연 내용이야 사실 책 내용으 요약해 전달하는 것이니까 강연은 짧게 하고 Q&A를 길게 하면 좋겠다고 그에게 말했습니다. “인터렉션이 많은 것이 좋다”며 그도 동의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강연을 길게 해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한 20분만 해줬으면 했는데 한 30여분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피터 틸에게 어떤 질문을 해야 할지 며칠간 고심했습니다. 나름 고심해서 질문을 많이 만들어두었고 트위터, 페북을 통해서 사전질문도 받았습니다. 뻔한 내용보다는 제가 정말 궁금한 내용을 질문하고자 했습니다. 한국의 독자들에게 의미있는 질문을 하고 답을 받고자 했습니다. 질문내용은 강연회 시작 몇시간전에 미리 페이스북을 통해서 공개했습니다. 저는 특히 핀테크쪽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 질문을 2개 했습니다. “당신이 창업한 페이팔은 한국에서 서비스가 안되고, 당신이 투자한 트랜스퍼와이즈는 한국에서는 불법이다”라는 얘기를 하니 웃더군요.

현장에서는 Symflow라는 모바일 강연Q&A플랫폼을 통해 청중들의 질문을 직접 받았습니다. 거의 1천명의 청중이 오셨는데 직접 손을 들고 질문을 하기엔 어려운 분위기였기 때문이었습니다.

4시가 조금 넘은 시점에서 Q&A세션을 시작했습니다. 제가 준비한 질문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준비한 질문을 반정도 소화한 시점에서 4시30분에 세션을 끝내달라는 메시지가 메신저로 와서 당황했습니다. 피터 틸을 수행하는 매니저가 그렇게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그 메시지를 받은 시점에서 5분이내에 끝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끈질기게 더 질문했습니다. 그리고 청중에게서 질문도 Symflow를 통해 1개를 받아서 답변을 받았습니다. 그러자 분위기가 좋아서 그랬는지 피터 틸이 질문을 1개 더 받겠다고 해서 청중질문을 하나 더 추가했습니다. (당시 Symflow를 통해서 놀랍게도 총 79개의 질문이 들어왔습니다. 그중에 겨우 2개밖에 소화하지 못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그래도 제 질문이 재미있었는지 피터 틸이 미소를 지으면서 잘 대답을 해줘서 보람이 있었습니다. 원래 끝내달라고 한 시간보다 한 15분 더 한 것 같네요.

Screen Shot 2015-02-28 at 11.15.38 PM

피터 틸은 강연회가 끝나고 공저자 블레이크 매스터스와 나란히 앉아 책에 사인도 열심히 해주고 갔습니다. 솔직히 공항으로 바로 떠나야 하는 바쁜 일정이었는데 책 사인회시간을 냈다는데 좀 놀랐습니다. 굉장히 줄을 선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래도 다 사인을 해주고 갔습니다. (정작 저는 책에 사인을 못받았습니다.) 그는 행사를 마치고 대만, 일본, 한국에 이어 마지막 일정인 베이징으로 갔습니다. 전용기를 타고.

정신없이 행사를 진행하느라 정작 피터 틸과 무슨 얘기를 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가 대답하는 동안 스마트폰을 곁눈질하면서 남은 시간도 체크하고 Symflow로 들어오는 청중 질문도 신경쓰고 그러느라고 신경이 곤두서 있었습니다.

강연 Q&A내용은 워낙 많은 미디어에서 잘 정리해주셨습니다. 아래 기사들을 읽어보시면 됩니다.

제로투원 저자 피터틸 강연후기(아웃스탠딩)

피터 틸 9문9답 “독점이 나쁘다고? 성공하려면 독점하라”(이코노믹리뷰)

원래 영어가 짧은데다 그런 자리에서 영어로 대담을 하면 더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고 청중들에게 대화내용 전달도 좋지 않을 것 같아서 저는 한국말로 질문하고 피터 틸은 통역을 통해서 질문 내용을 전달받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질문 내용을 통역사에게 미리 전달하기도 해서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일본에서 그렇게 하기에 따라했습니다.)

어쨌든 저는 제로투원에 대한 한국독자들의 반응이 이렇게 뜨거울지는 몰랐습니다. 강연회 공지를 온라인에 올렸을때 1천명이 불과 몇시간만에 이렇게 빨리 매진될지 몰랐습니다. 그리고 무료강연이기 때문에 No show가 절반가까이 되지 않을까하는 걱정을 했습니다만 거의 1천명 다 와주셨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그만큼 지금 한국의 창업열기가 뜨겁다는 것으로 해석해도 될 것 같습니다.

이번 강연회는 총력을 다해서 SNS에서 밀어봤습니다. #ZeroToOne 해시태그로 페이스북과 트위터에서 최대한 많이 버즈(Buzz)가 일어나도록 했습니다. SNS를 많이 보시는 분들은 그래서 25일에 저희 강연회 내용을 담은 트윗이나 페북 포스팅을 피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피터 틸 강연 생중계 트윗 모음.

이번 강연회에 관심을 가져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상으로 피터 틸 강연회를 마친 간단한 소감 메모를 마칩니다.

Written by estima7

2015년 2월 28일 at 11:43 오후

스위스콤 경영진의 한국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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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의전사회’라는 제목으로 한국의 지나친 의전문화를 꼬집은 글을 쓴 일이 있다. 높은 사람들이 실질보다 형식을 너무 따지고 과도하게  대접받는 것에 익숙한 한국식 의전문화의 폐해에 대해서 써봤던 것이다. 그리고 이후 이런 과잉 의전문화가 관뿐만 아니라 일반 대기업에도 폭넓게 퍼져있다고 해서 더 놀랐다. 물론 모든 기업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기업 회장이나 고위임원을 제왕처럼 모시는 문화가 한국은 너무 지나친 감이 있다. 이런 귀빈이 행사에 나오거나 어디 출장을 간다고 하면 밑에 있는 사람들은 미리 동선을 짜고 예행연습을 하느라고 죽어난다. 이런 쓸데없는 일에 신경을 쓰느라 진짜 해야 할 일을 못한다. 의전에서 실수하면 진짜 중요한 업무에서 실수한 것보다 승진에서 더 큰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런 한국의 의전 문화를 보면서 해외기업들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이야 원래 수평한 문화로 유명한 곳이니 이런 의전문화가 별로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유럽의 대기업들은 한국회사와 비슷한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얼마전 한국을 방문한 스위스콤의 최고경영진을 만나면서 꼭 그렇지만은 않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어서 그때 경험을 메모해 둔다.

***

실리콘밸리에 있는 후배의 소개로 지난해 12월에 이야기는 시작됐다. 후배를 통해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스위스콤 벤처스의 헤드를 소개받았다. 우리는 이메일로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스위스콤의 CEO 및 최고경영진이 1월말에 한국에 방문할 예정인데 한국의 스타트업을 만나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스위스콤이 어떤 기업인가. 스위스의 KT, SKT 같은 기업이다. 2013년 전체 매출은 14조7천억원규모, 영업이익은 2조7천억원쯤 되는 공룡기업이다.(스위스콤홈페이지의 재무정보 링크) 스위스의 통신시장의 60%쯤을 점유하고 있으며 유선전화, 휴대전화, 브로드밴드, IPTV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KT와 흡사하다. (KT는 2013년 연결기준 매출 23조8천억원, 영업이익은 8천7백억원. SKT는 2013 매출 16조6천억원 영업이익 2조원) 스위스콤은 공개기업은 아니지만 구글파이낸스에서 검색해보니 현재 대략 37조원정도의 기업가치를 가진 회사다. 이 정도 기업의 최고경영진이 오는데 한국의 작은 스타트업들을 만나보겠다니 사실 좀 놀랐다. 어쨌든 후보 스타트업 명단을 만들어 보냈고 1월말의 금요일 오후에 우리 사무실에 방문해 스타트업들과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

그리고 1월말 스위스콤미팅에 앞서서 스위스대사관만찬에 초대받았다. 연륜이 풍부한 스위스대사와 함께 한국을 막 방문한 스위스콤 경영진 일행을 만났다. CEO와 CTO, 마케팅, 전략 담당 임원 등 4명이었다. 내가 놀란 것은 그들이 단 4명만 왔다는 것이었다. 최소한 (이번 미팅을 조율한) 스위스콤벤처스에서 누군가 올 줄 알았다. 아니면 비서실 소속 부장이나 과장정도 실무진이 CEO와 임원들을 직접 수행하고 다녀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데 최고경영진 단 4명만 왔다고 해서 좀 뜻밖이었다.

스위스콤 일행중 회사 홈페이지 경영진명단 제일 위에 나와있는 CEO와 CTO.

스위스콤 일행중 회사 홈페이지 경영진명단 제일 위에 나와있는 CEO와 CTO.

스위스콤 CEO는 이번 첫 한국방문을 1. 세계에서 가장 앞서있다는 한국의 막강 브로드밴드 환경에 대해서 배우고 2. 또 모바일인터넷서비스는 어떤 것이 나와있는지 살펴보고, 그리고 3. 한국의 스타트업들을 만나보고 싶어서라고 목적을 이야기했다. 급변하는 통신업계의 환경을 생각해보면 스타트업에서 혁신을 가져와야 한다는 얘기를 했다. 그리고 섣불리 스타트업을 인수했다가 그 혁신을 죽여버리는 경우가 많으므로 참 조심해야 하고 그래서 고민이 많다는 얘기도 했다. 어쨌든 그들은 이렇게 배우기 위해 한국에 왔기 때문에 KT, 네이버, 다음카카오, SK플래닛, 삼성전자 등을 방문하는 바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대사관만찬을 갖고 사흘뒤 스위스콤 일행은 귀국 직전 마지막 일정으로 스타트업을 만나기로 했다. 그리고 스타트업과 미팅을 갖기에 앞서서 국내VC들과의 점심식사를 갖기로 했다.

그런데 예기치 않은 헬리콥터 착륙지연으로 스위스콤 일행이 식사시간에 한시간 지각을 했다. 구미의 삼성공장에 다녀온다고 했는데 이번에도 그 임원 4명이 움직였을뿐 따로 수행을 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스위스대사관에서 상무관이 나오기는 했는데 그는 따로 연락을 받고 식사장소에 먼저 와 있었고 스위스콤 일행과 같이 움직이지는 않았다. 늦을 것 같다고 미안하다고 처음 알려온 것도 누굴 통해서가 아니라 김포공항에서 CTO가 직접 나에게 휴대폰으로 전화를 해왔다.

스위스콤 경영진과 한국VC오찬.

스위스콤 경영진과 한국VC오찬.

일정이 지체되고 있어 식사를 빨리 주문해놔야 할 것 같아서 메뉴 사진을 찍어서 CTO에게 문자(iMessage)로 보냈다. 식사장소는 양식당이었다. 그랬더니 “햄버거 4개를 주문해 달라”고 즉각 답이 왔다. 이 CTO는 스위스콤 경영진 홈페이지에서 CEO 다음으로 서열 2번째에 있는 사람이다.

대절한 차를 타고 일행이 레스토랑에 지각 도착했다. 식사하는 중에 임원이 한명 안와서 어디갔냐고 물어봤더니 스타트업미팅을 마치고 바로 공항으로 가야 하므로 짐을 우리 사무실로 올려두러 우리 직원과 같이 올라갔다는 것이다. 그는 짐을 가져다 놓고 10분뒤에 왔다.

가볍게 식사를 마치고 (늦게 왔다고 정말 미안해했다)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에 있는 큰 회의실에서 스타트업 6개사와 미팅을 시작했다. 2시15분부터 6개팀을 각 20분씩 만나고 아무리 늦어도 4시반에는 대기하는 차를 타고 공항으로 가야했다. 6팀이 모두에게 공평하게 만날 기회를 줘야 하므로 거의 쉴 시간도 안주고 6팀의 발표세션을 밀어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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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도 잘 안통하는 좁은 회의실에 모셨다는 생각이 들어서 미안했는데 이들은 게으름 피우지 않고 화장실에 잠깐 다녀오는 시간을 빼놓고 2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열심히 스타트업의 발표를 듣고 질문을 했다. 그리고 끝나자마자 바로 공항으로 떠났다. 미리 대절해둔 차가 와서 4명이 그대로 공항으로 향했다.

금요일밤 비행기를 타고 돌아간 스위스콤 CTO는 내게 토요일 오후 2시에 메일을 보내서 (미리 약속했던대로) 그룹내 스타트업 담당임원을 소개해줬다. 스위스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메일을 쓴 것 같다.

솔직히 이들의 출장일정을 보면서 말도 잘 안통하는 나라에 처음 갔는데 수행비서를 데리고 와서 같이 다니는 것이 더 효율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거대기업의 최고임원진이 거들먹거리지 않고 이렇게 소탈하게 출장 일정을 소화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으로 느껴졌다. 또 스위스인들이 참 실용적인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어쨌든 이 분들이 모처럼 한국스타트업에 관심을 갖고 방문했는데 준비부족으로 너무 누추한 곳에 정신없이 모신 것 같아서 미안한 생각이 계속 남아있다. 잘 될지는 모르지만 이것을 인연으로 스위스콤이 한국스타트업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길 바란다.

Written by estima7

2015년 2월 1일 at 2:07 오후

CES단상-한국경제의 미래가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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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대 가전쇼인 라스베가스 CES에 다녀왔다. 2년만에 다시 방문했는데 해가 갈수록 조금씩 더 커지는 규모, 여전한 인파, 엄청난 참가업체수에 정신이 없었다. 이틀동안 주마간산으로 대충 살펴봤다. 그리고 든 생각과 찍은 사진 몇장을 간단히 메모해서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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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의 CES와 비교해서 비슷한 점은 대기업들의 부스였다. 삼성, LG, 소니, 퀄컴, 인텔 등 주요업체들의 부스는 2년전과 똑같은 위치에 똑같은 크기였다. 세부 전시내용은 달랐지만 전체적인 부스디자인은 예년과 비슷한 경우도 많았다.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전자회사인 애플이나 요즘 한창 뜨는 샤오미가 참가하지 않은 CES에서 여전히 가장 미디어의 주목을 받는 회사는 삼성전자였다. 윤부근사장의 키노트발표는 미국언론의 CES 개막기사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하지만 주로 대기업관이 있는 센트럴홀과 노스홀은 지루했다. 개인적으로 보기에 불만이 없을 정도로 요즘 TV는 이미 충분히 화질이 좋다. 그런데 TV업체들은 4K다 8K다 SUHD다 퍼펙트블랙이다 퀀텀닷이다 온갖 마케팅용어를 가져다대며 홍보하고 있었다. 하지만 내게는 별 의미없이 공허했다. 혹자는 부스에 정신없이 장식된 대형TV스크린들을 보고 “하이마트에 온 것 같다”고 평했다. 포드, 아우디, 현대자동차 등이 나온 자동차관도 솔직히 2년전과 비교해 그다지 색다른 모습을 보기는 힘들었다.

반면 다양한 웨어러블, 사물인터넷(IoT), 스마트홈관련 스타트업이 나온 테크웨스트관(샌즈엑스포)와 수많은 작은 전자업체들이 나와 드론 등이 전시된 사우스홀은 달랐다. 이곳에서는 스타트업과 작은 중국중소업체들이 주인공이었다. 그리고 휠씬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었다. 많은 참관객들이 대기업관보다 스타트업과 작은 기업들이 모여있는 이곳에서 더 깊은 인상을 받았다. “혁신은 이쪽에서 나오고 있구나”라는 말을 하는 분들이 많았다.

수많은 심천에서 온 중국회사들. 이들의 회사명에는 거의 예외없이 'Shenzhen'이라고 써있다.

수많은 심천에서 온 중국회사들. 이들의 회사명에는 거의 예외없이 ‘Shenzhen’이라고 써있다.

전체적으로 무엇보다도 내 눈길을 끈 것은 중국의 부상이었다. 특히 심천(Shenzhen)의 부상이었다.

구글을 다니다 나와서 50여 스타트업에 엔젤투자를 한 미국친구와 CES에서 우연히 만나서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우리는 서로 “심천이 대단하다”는 말을 서로 했다. 아니 얼마나 많은 중국회사들이 CES에 온 것이냐며 놀랐다는 얘기다. ‘Shenzhen’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중국회사를 수십개는 본 것 같다는 얘기를 하자 그 친구가 말했다. “CES공식디렉토리를 보면 Shenzhen회사가 4페이지를 차지한다.” 찾아보니 정말 그랬다.

한페이지에 거의 1백개가까운 참가회사가 소개된 CES공식안내서. Shenzhen으로 이름이 시작되는 회사명이 자그마치 4페이지였다.

한페이지에 거의 1백개가까운 참가회사가 소개된 CES공식안내서. Shenzhen으로 이름이 시작되는 회사명이 자그마치 4페이지였다.

그밖에 심천인근지역인 동관, 항조우, 광조우 등지에서 온 업체들의 수도 만만치 않았다. 휴대폰배터리나 케이스, 주변기기 등을 들고 나온 이들은 다 비슷비슷해보이고 촌티나는 부스를 열고 있었지만 어떻게든 비즈니스기회를 잡겠다는 열정 자체는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그냥 지나쳐가려는 나를 불러세우고 제품을 열심히 설명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렇게 많이 왔다면 분명히 중국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물어봤다. 정부나 시당국의 지원을 받은 것이 있냐고. 단호하게 없다고 한다. 협의체를 구성해서 오기는 했지만 그런 것 없단다. 다 자기돈 들여서 왔다는 얘기다.

심지어 알리바바부스에 전시하고 있는 업체들도 알리바바의 지원은 커녕 "알리바바에 돈 내고 여기 전시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심지어 알리바바부스에 전시하고 있는 업체들도 알리바바의 지원은 커녕 “알리바바에 돈 내고 여기 전시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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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가전회사인 창홍은 화려한 중국식 부스인테리어로 눈길을 끌었다.

중국의 TV메이커 TCL의 부스도 2년전에 비교해 더욱 세련된 모습이었다.

중국의 TV메이커 TCL의 부스도 2년전에 비교해 더욱 세련된 모습이었다.

하이얼, 창홍, TCL, 하이센스 등의 중국대기업들이 큰 부스를 열어놓고 삼성, LG 못지 않는 대형TV를 전시하고 있다. 화웨이도 다양한 스마트폰모델을 내놓고 전시하고 있다. 중국세가 갈수록 CES를 압도한다는 생각을 했다. 전체 3천6백여 참가업체의 4분지1 쯤이 중국업체들인 것 같았다.

http://www.fabernovel.com 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CES에서는 800여개의 중국회사들이 참가했다.

http://www.fabernovel.com 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CES에서는 850여개의 중국회사들이 참가했다. 한국은 여기 그래프에서 보기로는 참가기업이 꽤 있는 것 같았는데 현장에서의 존재감은 대기업이외에는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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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다 죽은 것으로 생각하는 일본전자회사들도 많이 나와있다. 샤프, 파나소닉, 소니 같은 전통의 전자회사들외에도 니콘, 캐논, 샤프, 카시오 등의 전자회사들과 자동차관쪽에는 자동차부품업체인 덴소, 자동차스테레오를 만드는 파이오니어, 켄우드 같은 회사들이 열심히 전시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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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기업들이 은근히 많은 것도 눈길을 끌었다. 위딩스, 네타모 같은 흥미로운 IoT기기를 내는 이 분야에서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회사들이 프랑스회사다. 드론으로 유명한 회사 Parrot도 프랑스회사였다. 이들이 내놓은 제품들은 CES에서 대기업제품들보다 더 많은 주목을 받았다.

실내에서 실감나는 화면을 보면서 자전거로 운동할 수 있는 기기를 개발한 노르웨이의 스타트업.

실내에서 실감나는 화면을 보면서 자전거로 운동할 수 있는 기기를 개발한 노르웨이의 스타트업.

특히 스타트업들이 모여있는 ‘유레카파크’ 전시장에서는 이스라엘, 대만, 프랑스, 덴마크, 스웨덴, 우크라이나 등 다양한 국가출신 하드웨어 스타트업을 만날 수 있었는데 프랑스가 66개팀이 참가해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를 압도했다. 프랑스는 전략적으로 CES에 공을 들인 것 같기도 하지만 상당히 유니크한 IoT기업들이 많았다.

운동량을 측정하는 것은 물론이고 허리굵기를 측정해주는 스마트벨트. 역시 프랑스스타트업제품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운동량을 측정하는 것은 물론이고 허리굵기를 측정해주는 스마트벨트 Belty. 역시 프랑스스타트업 Emiota 제품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한국은 어떤가. CES 전체에서 한국은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이외에는 거의 존재감이 없었다. 열심히 돌아다녔지만 내가 실제로 만난 한국중소업체는 한군데밖에 없었다. (몇군데 더 있었지만 그렇게 눈에 띄지는 않았던 것 같다.) 코트라에서 지원한 한국관이 있었다고 했는데 구석에 있어서 그런지 나는 만나지 못했다.

이런 현상을 보고 나는 우리 기업생태계의 신진대사가 활발히 이뤄지지 않는다는 증거라고 생각했다. 특히 전자업계의 경우 글로벌하게 알려진 몇몇 재벌 대기업이외에는 눈에 띄는 기업이 없다. 지난 몇년간 전자업계의 패러다임이 헬스케어, 웨어러블, 드론, IoT 등을 중심으로 크게 바뀌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서 이 분야에서 새로 주목받는 기업은 거의 없는 것이다.

예전에 주목받던 팬택도 지금 빈사상태고 아이리버는 SKT에 인수됐고 예전에 뜨던 휴대폰회사인 VK는 사라졌다. 국산스테레오를 만들던 인켈이나 맥슨전자, 텔슨전자 등 이런 전시회에 나올만한 중견기업들은 다 사라졌거나 존재감이 없다. 그 많은 삼성, LG 협력업체들도 생각보다 별로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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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수많은 작은 심천출신의 중국중소기업의 창업자들에게는 열정과 패기를 느낄 수 있었다. 지나가던 나를 불러세워서 열심히 제품을 설명하는 모습에서 어떻게 해서든지 비즈니스를 만들어내겠다는 열의가 보였다. 이런 그들을 더이상 짝퉁이나 만드는 싸구려 회사라고 깔봐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들중에서 또 몇년뒤에 제 2의 샤오미가 나올 수도 있다.

얼마전 읽은 조선일보 위클리비즈의 뉴욕대 폴 로머교수 인터뷰기사에서 기억에 남는 부분이 있다. 혁신경제의 지표는 새로운 기업의 진입률로 따져야 한다는 얘기다. 기업생태계의 신진대사가 활발해야 한다는 얘기다.

“선도자로 가기 위해 정부는 어떤 정책을 펴야 합니까? -“경제 운용의 스타일이 변해야 합니다. 각 부문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자유를 허용하고, 더 많은 경쟁이 일어날 수 있게 진입 장벽을 낮춰야 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기업들이 등장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겁니다. 기존 기업들을 보호한다면 새로운 기업이나 새로운 혁신이 발생하는 것이 어려워집니다. 기업을 보호하기보다는 사람을 보호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다른 기업에서 새로운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기업을 보호하려다 보면 사람들을 보호하지 못합니다.”

“정책의 핵심은 성공을 어떻게 측정하느냐에 달렸습니다. 저라면 혁신 정책의 성공 지표로 특허에 집중하지 않을 겁니다. 새로운 기업들의 진입률을 지표로 삼을 겁니다. 나아가 새로운 기업에 밀려 도태되는 기존 대기업의 개수를 성공의 신호로 생각할 겁니다.”

이번 CES를 보면서 지나치게 대기업위주로 형성되어 새로운 기업이 나와서 성공하기 어려운 한국경제의 미래가 걱정된다는 생각을 했다. 최근 한국에 일고 있는 스타트업붐이 희망적이긴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다. 틀을 깨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새로운 한국기업들이 많이 나오길 기원한다.

Written by estima7

2015년 1월 14일 at 10:05 오전

허진호-VC로 변신한 한국인터넷의 산 증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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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een Shot 2014-12-11 at 11.56.20 PM

오늘 퓨쳐플레이, 빅베이신캐피탈, 더벤처스가 주최하는 송년파티에 잠깐 들렀다가 반가운 분을 만났다. 한국 인터넷의 산 증인이라고 할 수 있는 허진호박사님이다. 한국에 귀국해서 미리 인사를 드렸어야 하는데 못하다가 몇년만에 뵈었다. 정말 반갑게도 실리콘밸리의 유명한 VC인 Translink Capital이 한국투자를 위해 새로 만든 트랜스링크캐피탈 코리아에서 파트너를 맡게 되셨다고 한다. (트랜스링크는 실리콘밸리에 있을때 절친하게 지내고 항상 많이 배운 음재훈대표가 있는 곳이라 더욱 반가웠다.)

허박사님은 KAIST 전길남교수님의 직속 제자로 94년 아이네트를 설립해 한국 인터넷의 산파역할을 했다. 인터넷 대중화의 일등공신중 하나다. 나도 당시에 나우누리를 통해서 제공되는 아이네트의 PPP인터넷 접속서비스를 이용해서 웹을 즐겼다. 2003년부터 2011년까지 8년간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을 맡기도 했다.

허박사님은 내가 인터뷰해서 글로 소개한 최초의 IT업계인사이기도 하다. 찾아보니 1996년 1월5일자다. 나는 당시 신참 사회부기자였는데 신년호 아이디어를 내라고 해서 내가 평소에 만나보고 싶었던 아이네트 허진호사장을 인터뷰하겠다고 꾀를 냈다. 다행히 내 아이디어가 받아들여져서 당시 허대표님을 만나뵙고 인터뷰를 할 수가 있었다. 그런데 내 기사의 함량이 떨어졌는지  1월1일자로 내보내는데는 실패하고… 밀리다가 1월5일자로 나간 것이었다.

어쨌든 “인터넷, 전화처럼 쓰게 될 겁니다“라는 제목의 당시 인터뷰 기사를 찾아서 다시 읽어보니 격세지감을 느낀다. 인터넷보급원년인 당시 인터넷 이용자수는 ’20만’이었다. 지금은 4천만명이 넘는다. 그리고 당시 대성공을 거뒀던 아이네트의 인터넷개인가입자는 5천5백명이었다.(그중 한명이 나였다…) 지금은 페북에서 입소문만 잘 타면 몇천명이 앱 유료다운로드받게 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 않은 세상이 됐다.

그 당시에는 솔직히 누구도 인터넷이 이렇게까지 뜰줄은 몰랐다. PC통신의 좀 다른 유형으로 여긴 사람도 많았다. 그런데 이 기사를 쓴 시점으로부터 거의 19년 경과했는데 세상이 인터넷으로 인해 얼마나 엄청나게 변했는지 경이로울 지경이다.

어쨌든 이제는 VC로 변신해 창업 후배들을 양성하고 투자까지 된 허박사님의 소식은 한국스타트업생태계에 낭보가 아닐 수 없다. 스타트업을 격려하고 키워내는데 누구보다도 적임인 분이 벤처투자자로 들어오시게 된 것 같아서 기쁘다.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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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1월 5일자 조선일보 사회면 캡처

1996년 1월 5일자 조선일보 사회면 캡처

“인터넷, 전화처럼 쓰게 될 겁니다.”

『지금의 인터넷은 미래 「정보 고속도로」의 초기 모습입니다. 앞으로는 자동차와 항공기는 물론 일반 가전제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인터넷에 연결돼 마치 전화처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될 겁니다. 』

「인터넷 대중화 원년」이 될 96년을 맞이하는 「인터넷 전도사」 아이네트기술 허진호 사장(35.공학박사). 「전화처럼 쉽게、 편리하게 쓸 수 있는 인터넷」을 만드는 것이 그의 신년 최대 관심사.

지난해의 한국 컴퓨터계의 화두(화두)는 「인터넷」. 「인터넷 보급 원년」이라고 할 수 있는 95년엔 1년만에 국내 이용자수가 20만명을 넘어섰다.

허사장은 94년 8월 국내 최초로 인터넷 상용서비스제공 민간업체인 「아이네트기술」을 설립、 「인터넷 붐」에 불을 당긴 주인공.

그가 처음 인터넷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83년 과기원(kaist) 학생시절 「한국 인터넷의 대부」 전길남 박사(52) 밑에서 국내최초의 컴퓨터망인 sdn망을 구축하는데 참여하면서부터. 이후 kaist를 나와 잠시 휴먼-삼보컴퓨터에 몸담았던 그는 94년 「때가 왔음」을 느끼고 kaist시절 「인터넷 동지」 5명을 규합해 일을 벌였다.

『누구든지 쉽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면 결코 실패하지 않으리라는 확신을 가졌습니다. 』 결과는 대성공. 아이네트기술은 1년만에 개인가입자 5천5백명、 기관가입자 1백50여기관을 확보했다.

이후 아이네트기술은 「월드와이드웹(www) 서비스」、 「인터넷국제바둑서비스(igs)」를 국내최초로 제공하는 등 「인터넷에 관한 한 국내 최고」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아이네트기술은 우선 올해에는 5대 광역도시 등 전국에 인터넷서비스를 확대하고 인터넷을 통해 쇼핑을 할 수 있게 하는 등 여러가지 부가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아이네트를 10년안에 데이콤 같은 종합 정보통신회사로 만드는 것이 제 꿈입니다. 』 < 임정욱기자 >

 

Written by estima7

2014년 12월 12일 at 12:3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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