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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터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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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에서 항공승무원에게 행패를 부린 모대기업 상무가 트위터 타임라인에서 대화제다. 기존 언론은 두리뭉실하게 몇줄만 보도했지만 인터넷과 트위터를 통해서 그 임원의 실명과 항공사의 내부 대응기록(?)이 전파되면서 겉잡을 수 없이 퍼지고 있다. 그러다 타임라인에서 “Waiter Rule”이란 것에 대해 알게 되었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싶어서 찾아보았다. (위키피디아 링크)

“If someone is nice to you but rude to the waiter, they are not a nice person.” 만약 누군가가 당신에게는 잘 대해주지만 웨이터에게는 거만하게 행동한다면 그는 좋은 사람이 아니다.

이것이 소위 “웨이터법칙”이다. 사실 웨이터뿐만 아니라 호텔메이드, 경비원, 청소부 등 우리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는가를 보면 그들이 자신의 부하들을 어떻게 대할지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적항공사 비즈니스클래스에서 일하는 항공사승무원의 경우는 우리 사회의 소위 ‘지도층인사’들을 항상 접할 텐데 정말 많은 것을 느낄 것 같다.

이 웨이터법칙을 소개한 USA투데이기사에서는 웨이터에게 자신의 힘을 과시하려고 하는 이런 사람일수록 “난 이 레스토랑을 사버리고 널 잘라버릴 수 있어”라든지, “난 이 레스토랑 주인을 잘 아는데 널 날려버릴 수 있어”라고 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불행히도 이런 발언은 그의 힘을 과시하기보다는 그가 얼마나 형편없는 인간인가를 나타낼 뿐이다.

절친한 선배의 형수가 모항공사승무원이셨다. 하루는 카운터에서 업무를 보는데 모대기업의 특급VIP가 체크인을 하려고 왔다. 그런데 규정을 넘어서는 가방을 기내로 체크인하겠다고 해서 규정상 안된다고 짐을 부치라고 정중히 말씀드렸단다. 그런데 내가 얼마나 대단한 고객인데 이렇게 대할 수 있냐며 엄청나게 화를 내면서 밀리언마일리지카드를 두동강 내면서 떠났다고 한다. 너희 회장에게 널 자르라고 얘기하겠다고 위협하면서… 이 일을 이야기하면서 격분하던 선배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이런 비슷한 일들이 정말 수도 없이 많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스튜어디스룰’이라는 것이 나와야하지 않을까 싶다…

Written by estima7

2013년 4월 21일 , 시간: 12:47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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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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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ㅎ

    박승용

    2013년 4월 21일 at 1:18 am

    • 매번 답글 감사합니다.^^

      estima7

      2013년 4월 22일 at 10:37 am

  2. 승무원에게 이정도였으면 부하직원에게는 어떻게 했을지 대충 짐작이 갑니다 (주먹질이나 안당했으면 다행?). 이번일로 그 임원이 짤린다면 그 부하직원들이 얼마나 좋아하겠냐는 말에 공감이 가네요.

    윤필구 (@philkooyoon)

    2013년 4월 21일 at 8:38 am

    • to clarify: 부하직원들이 얼마냐 좋아하겠냐라는 말은 다른 곳에서 들은 말입니다.

      윤필구 (@philkooyoon)

      2013년 4월 21일 at 8:41 am

      • 기사로 쓸 수 있는 내용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기자라면 그 임원의 회사내 부하들의 평판도 한번 취재를 해보고 싶습니다…. 평소엔 안그런 사람인데 그날 뭔가 기분이 안좋아서 그랬던 것인지… 항상 그런 사람이었는지…

        estima7

        2013년 4월 22일 at 10:41 am

  3. 트위터에서 봤던 어떤 글에는 모 언론ㅛㅏ편집장이 어학연수 갔다오는 자기 딸을 항공사 직원한테 에스코트하라고 했다는데요. 한국에서는 서비스직종이 봉급도 낮은데 이런 대우까지 받아야되는게 참 안타깝습니다.

    Ellery

    2013년 4월 21일 at 9:06 am

    • 항공사에는 공식적으로 에스코트서비스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혼자서 비행기탑승이 어려울 아이들이나 노인분들을 챙겨주는 것이라고 하던데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요?^^

      estima7

      2013년 4월 22일 at 10:42 am

  4. 와이프가 승무원인 입장에서, 이번 사건은 매우 불쾌한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지만, 승무원을 매우 업신여기는 분들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Perkyian

    2013년 4월 21일 at 5:27 pm

    • 전 매번 비행기에서 여성승무원들을 볼때마다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을 하는데요. 왜 그렇게 함부로 대하는 분들이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estima7

      2013년 4월 22일 at 10:43 am

  5. 높은 곳에서는 대기압이 낮기 때문에 끓는점이 낮아지므로, 정말 라면이 안익어서 일지도… 덜덜…^^

    Yu-Seok Oh

    2013년 4월 21일 at 9:15 pm

    • 저도 가끔 먹어봤는데 잘 익었던데요.^^ 그냥 컵라면에 뜨거운 물 부어주는 것도 아니고…

      estima7

      2013년 4월 22일 at 10:44 am

  6. 제 블로그에 퍼갑니다.
    문제가 되면 바로 삭제하겠습니다.

    이승철

    2013년 4월 22일 at 12:03 am

  7. 한국 서비스업을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사건인것 같습니다. 친절하고 상냥하면 좋기는 하겠지만, 본질을 벗어난 과한 친절은 오히려 좋은 서비스가 아니라는 생각을 해왔었습니다. 200명정도 되는 승객을 단 2-3명이서 모두 챙기는 미국 국내 항공사의 서비스가 저는 더 편합니다. 20년쯤 경력이 되는 스튜어디스들이 필요한 것들은 대충 이야기해도 다 알아서 챙겨주니까요. 친절한 서비스는 아니지만 편한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3년이내의 경력자가 대부분인 KAL이나 아시아나는 과하게 친절해 보이는데, 서비스 퀄러티가 친절하지는 않습니다. 뭔가 불편한 걸 이야기하면 해결을 못하면서 웃음만 판다고나 할까요. 이것 또한 한국 내 전문가 집단의 부재로 연결하는 것은 다소 비약인 것도 같지만요.

    Julian Lee

    2013년 4월 22일 at 12:29 am

    • 이야기의 본질이 뭔지를 모르고 하시는 말씀 같군요. 그 분들도 자기들 선에서 해결이 안되면 해결이 안된다고 말합니다. 설사 그 항공사 간부가 질은 밥만 좋아해 꼬두밥 타입의 비행기 밥이 맘에 안들었다고 칩시다. 그러나 일반 이코노미 클래스에서 그런 밥에 진상 부리면 어느 승객이 그거 가만히 쳐다볼까요? 결국 당신은 서비스가 후져서 그 대기업 간부가 당연히 할 말을 했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이 이야기는 자신의 사회적 지위와 권위를 내세워 사회적 약자에게 폭언과 물리적 폭력을 행사한 것에 대한 사건의 원인이 어디에 있나를 지적하는 것입니다. 논점에서 한참 빗나갔네요.

      mikstipe

      2013년 4월 22일 at 1:57 am

      • 이번건에 대해서 대기업이 임원이 잘못했다는 것은 100% 동의하구요. 단지 왜 이런일이 일어났을까라는 생각을 해본 것입니다. 이번일을 계기로 서비스 사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인권을 다룬 기사를 봤는데, 고객과 서비스 제공자의 관계 설정에 있어 서비스라는 상품을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 인간적 주종관계를 강요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서비스 상품에 대한 quality를 높이기 보다는, 고객에게 무조건적 복종을 하도록 강요하고, 이러한 행위가 반복되니 선을 넘는 고객이 많아지는 것이죠. 이번 건에 있어 개인의 잘못을 따지자면 대기업임원이 백번 잘못 했지만, 고객만족이라는 모호한 기준으로 직원들의 개인적 인권까지 포기하도록 만든 항공사측도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백화점들도 그렇구요.

        Julian Lee

        2013년 4월 22일 at 9:26 am

    • ㅎㅎ 미국 국내항공사의 서비스가 더 편하다는 것은 좀… 이젠 줄리안도 많이 익숙해져서 그렇겠지요. 다만 한국의 서비스업이 좀 기계적으로 친절할 때가 있고 과잉친절도 있다는 것도 느끼긴 합니다만… 불친절보다는 나은 것 같습니다. 다만 고객이 정말 불편을 느낄 때 해결해줄 수 있는 실무자의 재량권이나 유연함이 좀 부족하게 느껴질때가 있더군요.

      estima7

      2013년 4월 22일 at 10:52 am

    • 이런데서 만나뵙게 되네요. 정말 오랜만입니다. 잘 지내시죠? 그나저나 저도 미국 항공사를 종종 이용하는데, 미국 어느 항공사에서 그런 편함을 느끼실 수 있었는지 부럽습니다. 저는 미국 항공사에서 정말 덜 되먹은 승무원들을 심심찮게 만나곤 해서 미국 항공사를 이용하는 것이 좀 스트레스입니다. 그럴만도 한 것이 미국에서 승무원이라는 직업이 최하위 직업중에 하나입니다 (종종 최악의 직업 1위로도 꼽히곤 하죠). 연봉도 2~3만불밖에 안되어 일반 식당 웨이트리스 보다도 몇 배나 못합니다. 그런 수준의 compensation을 주면서 승객이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서비스를 기대하는 것은 애초에 좀 무리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매년 적자를 간신히 면하는 미국 항공사들도 그런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이미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한국 서비스업의 문제가 주종관계의 강요라는 점에 대해서는 저도 100% 동감입니다. 한국 한번 나갈때마다 느끼는게 너무 친절한 것도 부담스럽지만, 일반 사람들이 그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가 인간 이하의 취급을 한다는 걸 너무 많이 보게 되는데, 이건 분명 고쳐야 할 점인 것 같습니다.

      Jaewook Chung

      2013년 4월 27일 at 12:46 pm

      • 그렇군요. 저는 한달에 최소 한번, 많으면 세번씩 미국 국내선을 탑니다. 처음에는 대한항공 서비스와 많이 달라서 이상했습니다. 짧으면 1시간 길어야 5시간정도되는 서비스를 받는데 국내선이 별로 해주는게 없죠. 밥도 사먹어야 되고, beverage service가 지나면 물도 가서 달라고 해야 주고. 가끔은 승객들을 위압적(?)으로 대하기도 하구요. 근데 애기들이 구토를 하거나, 승객이 술주정을 하거나, 뭔가 불편한게 있으면 간단하게 제압 및 정리를 해줍니다. 서비스가 퀄러티를 논하기 전에 일단 담당자 선에서 문제 해결을 해주는게 편하다고 생각들게 했을까요. 문제 해결이라는게 승객이 편하게 해결될 수도 있고, 어이없게 마무리 될 수도 있는데 일단 마무리를 시킨다는게 professional하게 느껴졌나 봅니다. 편하다라는 표현보다는 다른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은데… 그에 비해서 대한항공 승무원들은 일단 친절하게는 다가오는데 1-2년차 직원들이 많다보니 상황을 한참 설명을 해줘야 되고… 서비스 보다는 친절을 우선시한다고나할까요. 기분은 좋은데 깔끔한 느낌은 안드는… 제 개인적으로 백화점식 서비스가 불편하게 느껴져서 그럴 수도 있구요..
        재욱님 오랜만입니다. 회사 잘 다니고 계십니까? 영주권나오면 그만둔다 하셨던 기억이… ^^

        Julian Lee

        2013년 4월 28일 at 2:33 pm

      • ㅎㅎ…그런 디테일을 기억하시다니. 저는 영주권 받은지는 꽤 됐는데, 그 뒤로도 쭈욱 잘 다니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 미국과 한국은 양 극단인 것 같은데…한국 사정은 다들 아시는 부분이겠구요. 미국 항공사 승무원들을 보면 좀 공무원에 가깝죠. 미국 승무원들은 자기 해야 할일의 범주를 조금이라도 벗어나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고, 친절이란건 정말 기대하기 어렵고, 오히려 승객들에게 위압적이고…하지만 대신에 오랜 경력에서 나오는 routine task 에 대한 노련함이 있긴하죠. 그런데 이 어느것도 누가 애초에 의도해서 그렇게 된 것은 아니고, 사실은 미국 사회의 고질적 문제인 지나치게 강력한 노동조합 때문에 일어난 현상입니다. 몇가지 automatic dismissal 이 되는 룰에만 걸리지 않으면 짤리지 않으니 20년이고 30년이고 계속 승무원으로 가늘고 길게 가는 사람들이 종종 있어서 미국에서는 나이가 지긋한 승무원들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노조에서는 계속 월급 올려달라 처우 개선하라 난린데, 필요없는 사람을 자르지도 못하니 월급올려주는건 더이상 가능한 옵션이 아니고 그래서, 대신에 모두가 일을 덜하게 만들어주기 시작했습니다. 기내 서비스를 없애거나 축소하고, 오히려 더 질낮아진 기내 서비스는 유료화 되었죠. 그리고 더이상 승객들의 짐을 overhead bin 에 넣어주는 것을 도와주지 않아도 되게 되었고, 서비스 불만이 접수되도 어짜피 박봉에 더 물러설 곳도 없고 (대체적으로 초봉이 2만이 안될겁니다…), 왠만해선 짤리지도 않기 때문에 승무원들은 승객들을 고압적인 자세로 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운동경기에서 심판의 말도 안되는 판정에 대들면 퇴장 당하듯, 미국 비행기내에서 승무원들에게 아무리 정당하게 불만을 호소하더라도 자기 말에 복종 안하면 일단 비행기에서 내리라고 위협하는거 가끔 당하거나 목격합니다. 이게 올바로 된 거라고 말하기는 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저는 미국 (캐나다도 종종 타는데, 거기도 마찬가지…) 비행기 탈때마다 조마조마합니다. 오늘은 또 무슨 일을 당할까 하는 생각 때문에… 내일 아침도 타러가는데, 걱정에 잠도 안옵니다.ㅠ

        Jaewook Chung

        2013년 4월 29일 at 12:34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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