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마의 인터넷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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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하나로 택시기사 되기-Ly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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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yft를 상징하는 핑크색 콧수염장식을 붙인 자동차(출처 Flickr)

Lyft를 상징하는 핑크색 콧수염장식을 붙인 자동차(출처 Flickr)

한달전 주말에 샌프란시스코에 갔다가 핑크색 콧수염 장식을 붙이고 다니는 자동차를 보게 되었다. 별 희한한 장식을 붙이고 다니는 사람도 있다고 생각하고 웃고 넘어갔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것은 리프트(Lyft)라는 일종의 승차공유(Ridesharing)서비스에 가입되어 있는 차였다. 집의 남는 방을 여행자에게 빌려주는 에어비앤비(Airbnb.com)처럼 내 차의 남는 좌석을 인터넷을 통해 남에게 제공해주는 서비스였던 것이다. 나중에 인터넷에서 그 서비스를 알게 되고 이미 사용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는 것을 알고 공유경제모델이 이 정도로 많이 퍼졌구나 하고 놀랐다. 지난해 6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된 리프트는 이미 로스앤젤레스, 시애틀, 시카고, 보스턴에 이어 샌디에이고까지 진출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의 리프트 이용경험

그래서 일때문에 어제 샌프란시스코에 갔을 때 일부러 리프트를 이용해 보았다. 리프트의 이용방법은 다음과 같다.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폰으로 리프트앱을 다운로드받고 페이스북 계정을 이용해 가입한 뒤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한다. 페이스북계정이 필요한 것은 최소한의 신원확인 때문인 듯 싶다. 그리고 전화번호와 카드를 통한 인증도 겸하는 셈이다. 이렇게 하면 일단 리프트 이용준비가 끝난다.

Screen Shot 2013-07-11 at 12.48.26 PM

마치 한국의 이지택시앱과 비슷하기도 하다. 운전사의 평점도 보인다.

어제는 샌프란시스코 칼트레인(Caltrain)역에 내려서 다운타운까지 가야했다. 일단 역에 내리자마자 앱을 구동하고 주위의 리프트자동차를 찾았다. 줄리아라는 드라이버가 가장 가까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고 “Call Driver”버튼을 누르자 바로 전화가 연결됐다. 그러자 줄리아는 바로 역앞 사거리에 있다고 내게 말했다. 두리번거리는 내게 신기하게도 “당신이 어디 있는지 보인다”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신호가 바뀌고 바로 내 앞에 다가온 핑크색콧수염을 단 차를 바로 확인하고 탈 수 있었다. 그녀의 안드로이드폰에는 승객인 내 사진이 떠 있었다.

약 10여분 거리인 다운타운쪽으로 같이 가면서 줄리아와 조금 이야기를 해봤다. 리프트드라이버는 파트타임으로 하는 일인데 시작한지 6개월이 됐다고 한다. 운전하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이 아주 재미있고 보통 10분내에 계속 콜이 오기 때문에 생각보다 꽤 바쁘다고 한다.

목적지에 도착해서 내리자마자 ‘기부’요청이 앱에 떠올랐다. 별점 5개를 주고 그녀는 훌륭한 드라이버라는 메모와 함께 제출(submit)버튼을 누르자 바로 영수증이 이메일로 도착했다. 지갑을 꺼낼 필요가 전혀 없다. 이 기부금액은 일반택시를 이용할 때보다 20% 싸다고 한다.

이런 서비스가 미국의 대도시에서 인기있는 이유

비교적 서울거리를 달리는 택시가 많고 외국에 비해 요금도 저렴한 편인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 택시는 그다지 편리한 교통수단이 아니다. 대도시에서 택시를 잡기도 힘들며 내부도 불결하고 운전사도 불친절한 경우가 많다. 게다가 요금도 비싼 편이다. 조금만 달려도 몇십불이 훌쩍 넘는다. 게다가 매번 20% 가까운 팁을 챙겨줘야 한다는 것도 불편하다. 그래서 나는 가급적이면 택시를 안 타려는 편이다.

콜택시를 부를때도 전화를 해서 지금 있는 위치를 설명하고 기다리는 것도 번거롭다. 그런데 스마트폰 앱을 통해서 이 모든 과정을 생략하고 택시를 쉽게 호출할 수 있고, 지갑없이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이런 승차공유서비스가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자투리시간과 차를 이용해 용돈을 버는 사람들

(리프트 드라이버 홍보비디오)

그리고 차량을 소유하고 있으면서 시간이 남는 사람들은 리프트운전사가 되어 돈을 벌수도 있다. 리프트앱에서 “Become a driver”버튼을 누르고 자신의 차와 운전면허증, 자동차보험증 등을 찍어 보내는 등 간단한 절차를 거치는 방식으로 지원할 수 있다. 운전사는 운행후 기부받은 돈의 80%를 받게 된다. 리프트에 따르면 시간당 35불+를 벌 수 있다고 한다. (캘리포니아의 시간당 최저임금이 8불인 것을 고려하면 꽤 괜찮은 편이다.)

안전에 대한 우려를 해결하기 위한 장치

하지만 안전문제는 어떨까? 교통사고가 났을 때 보상문제도 염려스럽고 으슥한 밤에 이용할 경우 운전사나 승객이 갑자기 강도로 돌변할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리프트는 운전사를 받을때 23세이상, 3년이상 운전경력자로 한정해 철저히 DMV 사고경력조회, 보험가입여부확인 등을 확인하고 전과여부, 성범죄자리스트확인 등을 통한 신원조회를 해서 그런 위험을 미연에 차단한다고 밝히고 있다. 사고가 났을 경우를 대비해 보상보험에도 가입해놓았다. 그리고 승객도 가입할때 페이스북계정을 연결하고 신용카드정보를 입력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신원조회가 되는 셈이다. 그리고 승객과 운전사간에 서로 별점을 통한 평가를 하기 때문에 이용하기 전에 어느정도 서로 평판조회가 가능하다는 잇점도 있다.

기존 택시회사, 시당국과의 충돌

미국에서는 이런 승차공유서비스로 리프트와 비슷한 승차공유 사이드카(Sidecar)가 뜨고 있고 일반택시나 리무진승용차를 불러주는 우버(Uber)같은 회사도 큰 관심을 모으며 급성장하고 있다. 스마트폰 덕분에 이처럼 예전에는 상상하기 힘든 서비스가 생겨나면서 기존 택시회사와 규제 당사자인 시당국과의 충돌도 일어나고 있다. 시당국은 “사실상 택시서비스”라며 규제의지를 불태우고 있고 리프트는 “우리는 택시서비스가 아니므로 규제를 받을 이유가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작년에 캘리포니아공공유틸리티위원회는 리프트와 사이드카에 금지가처분을 냈다가 안정성을 평가해 본 다음에 결정하기로 철회하기도 했다고 한다.

어쨌든 리프트는 지금까지 6천만불을 펀딩해서 현금도 많고 법적검토도 충분히 하면서 규제당국에 대응하고 있는 것 같다. 호텔업계의 Airbnb처럼 운송업계를 변화시켜가고 있는 독특한 회사다.

개인적으로 이런 공유경제모델의 약진을 긍정적으로 평가

나는  1년여전 Airbnb로 처음 남의 집에 묵어본 이후 Airbnb의 팬이 됐다. (참고: 직접 이용해본 Airbnb의 가능성) 벌써 오클랜드, 워싱턴DC, 뉴욕, 시카고 등에서 5번이나 이용해봤을 정도다. 그 경험도 매번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이제 처음 사용해본 리프트의 경험도 만족스러웠다. 이처럼 규제기관의 제재와 기존 업계의 저항이 있더라도 급성장하기 시작한 공유경제서비스의 물결을 막기는 앞으로 쉽지 않을 것 같다.

리프트에 대해 잘 설명한 USA투데이 TalkingTech 동영상

———————————

시사인최근호에 기고한 내용을 보완했습니다.

Written by estima7

2013년 7월 11일 at 6:17 오후

모바일웹트랜드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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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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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국내에서도 서비스하면 재미있을거 같해요. 물론 기존 택시 업계와의
    마찰은 피할 수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서비스가 될거에요

    살리아

    2013년 7월 11일 at 10:03 오후

    • 한국은 상대적으로 택시요금이 싼 편이고 잡기도 쉬운 편이라 이런 서비스가 잘 될까 생각해봤습니다. 하지만 택시를 잡기 힘든 심야시간대라든지 특정 구간에서는 가능할지도요. ㅎㅎ 하지만 말씀대로 기존 업계와 당국과의 마찰 때문에 실행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estima7

      2013년 7월 11일 at 11:07 오후

  2. 곰아저씨 지식창고에서 이 항목을 퍼감.

    jinkim45

    2013년 7월 11일 at 10:49 오후

  3. 공유경제라는 트렌드가 정말 다방면에서 진행되고 있네요ㅎ 재미있는 포스팅 잘 보고 갑니다ㅎ

    minbumkwon

    2013년 7월 12일 at 7:56 오후

    • 생각해볼 수 있는 아이디어입니다. 다만, 국내에서 성공여부 이전에 행자부에서 허가가 아마 어려울 것 같네요! 또한 택시조합, 버스조합등… 이익단체가 서울뿐 아니라 지방에도 많아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또 한 중요 한것 하나 말씀드릴께요! 택시운전자격증이 있어도 법인택시를 3년이상 운전해야 개인 택시를 한다는 것 명심해야 할 듯. (시행되면 개인택시 운전자들이 엄청난 반발 – 명약관화합니다) ..IT 투자엔젤로 우버(Uber)같은 스타트업 투자할려고 했으나 조합이나 이익단체로 부터 받는 어려움이 엄청많아요! 서울에만 운행 택시가 70,000대 있으나 50,000대로 줄여야 한다는 것 혹시 아시나요? (이하생략) – http://bit.ly/Bkorea

  4. 에스티마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는 현재 한국에서 라이딩쉐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리프트를 꾸준히 벤치마킹 하고 있었는데 한국에서 서비스가 안되고 있다보니까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이렇게 현지에서 체험한 것을 바탕으로 리뷰를 해주셔서 정말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본 내용을 요약해 출처를 밝히고 재발행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권영인

    2013년 7월 15일 at 4:18 오전

  5. 학교늦거나 바쁠때 가끔 탑니다. 당연 택시보다 훨씬나은 써비스, 친근감, 다양한 사람들과의 접촉, 정말 재밌는 경험을 많이합니다. 어제는 lutheran항공기 조종사였던분이 멋진카로 목적지까지 즐거운 얘기를나누며 역시나 조종사님의 운전실력은?하면서 그분의 아직도 몸에배어있는 승객에대한 배려가 인상깊게 남아있읍니다. 그래서 같은 값이면 택시를 타느니 lyft만 줄곧타왔죠. 운전을 해준사람에 대한불평이 있거나 요금이 운전수실수로 턱없이 많이나온것같다면 다시 refund도 됩니다. 그리고 손님들의 평가가낮아지면 lyft driver가 더이상 될수없죠. 한국에도 이런 carsharing이 생기면 좋으련만, 그날까지는 넘어야할 문턱이 넘 높을것 같네요.

    Eugene

    2014년 8월 22일 at 8:2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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