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마의 인터넷이야기 EstimaStory.com

Thoughts on Internet

아이콘디자인을 웹에 올린 덕분에 애플본사에 취직한 청년 이야기

with 23 comments

우리는 SNS를 통해 세계가 하나로 연결된 세상에 살고 있다. 이 새로운 미디어를 잘 활용하면 전혀 생각지도 못한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김윤재님(사진출처:본인제공)

김윤재님(사진출처:본인제공)

최근 애플 쿠퍼티노본사에 취업해 샌프란시스코로 이주한 김윤재씨를 알게 되었다. 그의 사례를 들으면서 참 “세계가 하나로 좁아졌구나”하고 생각하면서”경쟁력이 있는 한국의 젊은이들을 해외기업에 빼앗기지 않도록 한국기업들도 노력해야겠다”고 느꼈다. 물론 애플처럼 능력있는 해외인재들을 한국기업으로 받아들이려는 노력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

지난해 여름 홍익대학교 디지털미디어디자인전공으로 2014년 2월 졸업을 앞둔 김윤재씨는 미니멀리즘 디자인의 아이콘을 디자인하는 것을 즐겨했다. 그는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세계의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피드백을 얻고 싶은 마음에 Behance라는 디자인사이트에 그의 아이콘디자인프로젝트를 올렸다. 교통편이나 세계의 명소의 모습을 간단한 아이콘으로 디자인한 여행관련 아이콘디자인이었다.

Screen Shot 2014-11-09 at 11.49.04 AM

2013년 10월 1일에 업로드한 그의 아이콘 디자인은 꽤 화제가 되면서 매일 몇개씩 댓글이 달렸다. 그런데 해가 바뀌어 2014년 1월에 생각지도 못한 일이 생겼다.

디자인계의 구루라고 할 수 있는 존 마에다 전 로드아일랜드디자인스쿨총장이 재윤님의 아이콘 디자인을 트윗으로 “Simplificons of world landmarks by Yoon J Kim”이라고 소개한 것이다. 디자인의 거장에게 인정을 받은 셈이 된 것이다. (존 마에다 인터뷰 조선일보 기사 링크, 그는 지금은 실리콘밸리의 명문VC인 클라이너퍼킨스의 파트너로 있다.)

그리고 나자 사이트에 적어놓은 이메일주소로 애플과 에어비앤비(Airbnb)본사에서 연락이 왔다. 그리고 몇번 이메일을 교환한 뒤 인터뷰를 보러오라고 애플에서 샌프란시스코 왕복비행기표를 보내줬다.

윤재씨는 샌프란시스코에 방문한 김에 애플, 에어비앤비 그리고 우연히 연결이 된 옐프(Yelp)까지 인터뷰를 했다. 그리고 애플과 옐프에서 잡오퍼를 받고 고민한 끝에 애플로 가기로 결정했다. 그는 지난 여름 삼성전자에서 인턴을 하기도 했었는데 예기치 않게 이처럼 애플과 이야기가 잘 진행되어 생각지도 않던 해외취업을 하게 된 것이다.

취업비자가 나올때까지 서울과 샌프란시스코를 오가면서 원격으로 일을 하던 그는 9월말에 완전히 미국으로 이주해 지금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쿠퍼티노 애플본사를 통근하면서 일하고 있다. 지도팀에서 일한다.

그는 어릴 적에 부모님을 따라 9살까지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등지에 살면서 국제학교를 1학년정도 다닌 일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후 초중고대학교를 모두 한국에서 나온 토종이다. 그래서 영어커뮤니케이션이 아주 쉬운 편은 아닌데 팀원들이 그에게 쉽게 설명해주는등 배려해주고 있다고 한다.

***

윤재씨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지난 4월에 썼던 ‘글로벌인재전쟁시대‘라는 칼럼의 내용을 다시 떠올렸다.

외국에서 일하다 보면 한국 인재의 우수성을 실감하게 된다. 머리가 좋고 근면하고 성실한 한국 출신 인재들은 어떤 직장에서든지 쉽게 두각을 나타내고 자리를 잡는다. 한국 출신 인재가 한명이라도 자리잡은 회사는 계속해서 한국 출신 인재를 채용하게 된다. 특히 억척스럽고 근면한 한국 여성들은 한국 남성보다 더 외국기업 적응력이 뛰어나고 환영받는다. 글로벌 인재를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는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한국인의 채용을 늘리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이런 시대 변화에 맞춰 한국 기업들도 변해야 한다. 상명하달식 군대식 조직문화를 평등한 조직문화로 바꾸어야 한다. 획일적인 문화를 다양성을 포용하는 문화로 바꾸어야 한다. 그래야 해외취업을 꿈꾸는 국내 인재를 품고 다양한 글로벌 인재를 끌어올 수 있다. 이제는 한국 대기업들도 글로벌 인재 전쟁에서 예외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러다가는 이공계 기피 현상으로 한국에서 품귀 상태가 되어가는 몇 안 되는 고급 엔지니어들도 해외기업에 빼앗기게 될지 모른다. 글로벌 인재들이 오고 싶어하는 매력적인 직장으로 한국 기업을 탈바꿈시키려는 연구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11월 9일 , 시간: 12:39 pm

23개의 답글

Subscribe to comments with RSS.

  1. 한국기업의 경쟁력은 고립어인 한글에 있죠. 가령 하루아침에 모든 국민이 영어를 네이티브처럼 하게 됬다라고 가정했을때, 삼성이 망한다에 500원 겁니다. 능력있는 엔지니어중 몇퍼센트나 한국에 잔류할까요?

    dshwang

    2014년 11월 9일 at 8:36 pm

    • 천젠데?

      김상곤

      2014년 11월 10일 at 7:56 am

    • 이건공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정우

      2014년 11월 10일 at 8:58 am

    • 고립어인 ‘한국어’ 입니다 ㅎㅎ 저도 500원 받고 천원 더 겁니다

      팔로미

      2014년 11월 10일 at 10:05 am

    • 500원에 1000원 받고 10000원 더!

      2014년 11월 12일 at 2:57 am

    • 맞는 말씀이긴 한데 국적없는 영어는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천원 겁니다. 국적있는 인터내셔날이 중심이 있어서 무너지지 않습니다.

      이근영

      2014년 11월 14일 at 7:34 pm

  2. 정말로..

    강원태

    2014년 11월 10일 at 11:27 am

  3. 😀

    ansh997x

    2014년 11월 10일 at 12:18 pm

  4. 한국 같았으면 임원이 디자인 팀에게 “야야 니네들도 이렇게 디자인 해봐 그대신 저작권 소송 안걸리게 적당히 틀리게 하는 거 알지?”

    John

    2014년 11월 10일 at 3:35 pm

  5. 완전 멋진분이네요.
    상식을 뛰어넘는 이런 이야기 정말 신이 납니다.
    지도팀이라니… 이참에 한국 애플맵 제발 제대로 좀 만들어주시길..ㅋ

    kyoung

    2014년 11월 10일 at 11:38 pm

  6. 반대로.. 생각해 보면 애플이나 구글이 없을수도 있지 않을까요? ^^;

    박재준

    2014년 11월 11일 at 1:38 pm

  7. […] 최근에 SNS에서 화제가 됐던 아이콘디자인을 웹에 올린 덕분에 애플본사에 취직한 청년 이야기라는 글을 봐도 그렇다. 꾸준히 자기 실력을 쌓고 자기 포트폴리오를 […]

  8. 정말 대단한 분이군요. 이분은 글로벌 시대에 행운아 인것 같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준비된자의 행운인것 같습니다.

    ceci 설

    2014년 11월 15일 at 10:02 am

  9. 글내용도 좋았지만.. 다른 이야기로 오늘 지급결제 세미나에서 바로 코앞에서 이야기 하시는 부분을 들으니 좋습니다 ^^ 해외 사례소개해 주신 내용이 좋았습니다

    지후대디

    2014년 11월 28일 at 5:42 pm

    • ㅎㅎ 감사합니다.

      estima7

      2014년 11월 28일 at 6:06 pm

  10. 공감가는 글로벌 테크 인듯 합니다. ~~ 내용 공유 감사 합니다.

    rapael99

    2014년 11월 29일 at 11:16 pm

  11. “한국기업의 경쟁력은 고립어인 한글 (한국어)에 있”다는 얘기는 고립어인 한글때문에 경쟁력이 없다는 얘긴가요? 그건 아닌거 같은데요. 문제의 핵심은 콘텐츠지 콘텐츠를 어떻게 전달하느냐는 부차적인 문제아닐까요? 영어를 잘하는게 중요하다면 가령 미국 애플 같은 회사에서 사람을 뽑을때 우선영어를 잘하는가를 보나요? 전혀 아니죠. 미국에 오래 살면서 느끼게 되는게 특히 과학이나 공학같은 창의력이 필요한 부분에서 영어 혹은 언어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예술쪽도 당연히 마찬가지겠지요. 간혹 학회같은데서 보게 되는데, 영어 한마디도 못하는 일본 학자들 많은데요, 이분들 주최쪽에서 제발 오셔만 달라고 통역 다 제공하고 최고 대우로 모셔가지요. 발표때도 그사람 한마디 어떻게 더 들어보려고 사람들 꾸역꾸역 몰려옵니다. 영어 못한다고 무시하는 사람 없어요. 역으로 생각해 보세요. 영어 못해서 우리 이 디자이너가 더 답답할까요 아니면 애플이 더 답답할까요. 당연 애플이죠. 아쉬운건 콘텐츠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 그 콘텐츠가 필요한 사람입니다. 간혹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 중에서도 영어가 그래도 플러스 알파, 같은 값이면 잘하는게 좋다고 보는 분들이 있는거 같은데, 저는 그것마저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그동안의 우리를 보면 이 플러스 알파에 목숨 걸거든요.

    김성재

    2015년 3월 15일 at 9:44 am

    • 글을 반대로 이해하셨네요 한국기업이 경쟁력이 있는 이유는 고립어인 한국어 덕분이다 입니다.
      한국어만 할 수 있어서 외국으로 나가는 길이 좁은 것이죠
      ㅇㅋ?

      호롤롤

      2015년 5월 20일 at 11:13 pm

  12. 오오 우리학교 출신이었네요 홍대 조치원캠이네요

    김진희

    2015년 4월 22일 at 1:23 pm

    • 네 맞습니다. ^^

      estima7

      2015년 4월 22일 at 1:29 pm

  13. […] 김윤재님(사진출처:본인제공) […]

  14. […] 만들어준 기회로 외국회사에 취업하게 된 경우도 있다. 2014년 2월 홍익대 미대를 졸업을 앞둔 김윤재 씨의 경우 구직활동 […]


댓글 남기기